배현진 얘기의 무서운 점
앞서 TV조선의 맥락과도 이어지는 건데, TV조선은 배현진의 ‘수도권 전략’ 운운이 이철규 등을 겨냥한 거라고 해석하고 있다. 배현진씨가 실제 올렸다는 글의 맥락을 보면, 섬뜩하다.
배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부산에서도 손꼽히는 초강세 지역 의원으로서 덕분에 유세차 한번 안 타고 당선됐다는 전설이 돌던 사람, 그러나 그는 자기 지역이 아닌 대전에 거주하며 서울 중앙 언론활동에만 몰두한다는 기가 차는 소문의 주인공이 있다. 최근에는 헌신을 하며 수도권 험지 출마를 주장(?)했다가, 동료 의원이 버젓이 있는 정치 1번지 출마를 공식 발표하여 모두를 기함하게 하였는데 이 조차 소위 ‘ 다른 지역 네고’를 위한 기똥찬 꼼수라는 뒷말이 무수하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실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해당 인사가 부산해운대구갑 지역구에서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이라는 사실은 유추할 수 있다.
배 의원은 또 “서울 초강세 지역 의원으로서 전략공천으로 낭낭히 21대에 들어온 초선의원. 그러나 의정 4년만에 그는 지역을 전혀 돌보지 않는다는 지역 주민들의 냉랭한 평가에 휩싸인 것은 물론, 유력 일간지의 지역 평가에서 기어이 자신의 지역을 ‘열세 지역’에 들게 하였다. 가까이 4년을 지켜보며 참으로 안타깝고 어처구니 없을 뿐이다”라고 했다. 역시 실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서울 송파구갑 지역의 김웅 의원을 추론할 수 있게 적었다.
배 의원은 이어 “그런데 본인들의 무능을 백번 자성해도 모자랄 이들이 되레 김기현 지도부를 향해 ‘수포자(수도권 포기자)라며 사퇴’를 종용하고 나섰다.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배 의원은 김기현 지도부를 향해 “지금이라도 명분없이 떠드는 무실력 인사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수도권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새로운 인사들과 새로운 전략으로 수도권 총선의 큰 수레바퀴를 굴려야만 한다”며 “김기현 1기 지도부로서, 과연 김기현 대표가 황교안 시즌2로 전락하지 않기를 염원하며 다시 한 번 촉구한다. 두려워 말고 움직이시라”고 조언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일어난 일을 시계열로 정리해보면 이렇다. 인박사 혁신위가 빈 손으로 활동을 끝내고 김기현 지도부는 조기 공관위 구성으로 공천권을 휘두르는 방법으로 쐐기를 박으려는 태세였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인박사 혁신위가 끝난 바로 다음날 서울 6석 보고서 은폐 의혹을 지면에다가 썼다. 이걸 기점으로 해서 김기현 지도부 사퇴 여론이 당 내에 다시 불이 붙었다. 하태경 서병수 등 비주류가 잽싸게 사퇴 요구 등을 내걸었다.
그러자 오늘 이른바 친윤 초선들이 거의 이지메에 가까운 반격에 나섰고, 그 화룡점정이랄까 장제원이 불출마 시사를 했다. 김기현이 조만간 뭔가 입장을 밝히면 자기들이 희생할 일은 다 하는 셈이고, 그 다음부터는 남을 쳐내는 일만 남게 된다. 배현진 주장은 지금 비주류를 쳐내고 그 자리에 주류를 공천하라는 뜻이다. 여기서 주류란? 이제 그게 윤심공천이 되는 거지. 하태경씨는 오늘도 탈당은 없다고 외쳤는데, 비주류들은 이제 당적을 옮겨 이준석의 품에 안겨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