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버스 보도의 배경과 의도에 집중하다 보니 결국 제보자 얘기다. 어제 김웅 씨의 태도는 곧 제보자가 누군지 다 불 것 같았다. 뉴스버스 보도 내용이 제보자 주장 만으로 이뤄져 있으면 그런 의문이 중요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아니다. 나름 의혹의 물증이 제시돼있다. 그러면 제보자가 누군지 의도가 뭔지가 무슨 큰 상관인가. 뉴스버스가 그 제보자를 대동하고 함정취재를 해서 김웅을 낚았다면 또 얘기가 다르다. 그러나 그런 것도 아니다. 그러면 그냥 의혹에 대해서 말하면 된다. 대체 뭔가.
제보자 색출만큼 황당하게 하는 것은 모든 걸 대선후보 윤석열 기준으로 말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은? 낙마 가능성은? 윤석열 지시 드러날까? 지시 했을까? … 검사 출신 동기들끼리 사고 친 것에 불과하다며 윤석열은 연루 안됐다며 다행이라는 사람도 있다. 윤석열만 괜찮으면 만사 오케이?
손검사가 윤석열 최측근이 맞냐 아니냐를 두고 입씨름이다. 이쪽에서는 윤석열이 유임시켜달라고 할 정도로 최측근이라고 주장하는데, 윤석열 쪽은 추미애 라인의 공작이라고 한다. 당시 대검 공공수사부장을 두고도 추미애 라인이다 아니다 대립한다. 그 검사는 추장관님이 연초에 꽂은 인사 맞다. 그런데 여름에 교체됐다. 추미애가 추미애 라인을 날린 것인가? 마지막에 보면 충신 조남관 고기영도 다 도망갈 정도였다. 윤석열의 수족을 잘랐다는 항변과 윤석열 라인이다라는 평가, 그리고 추미애로부터 불이익 받았다와 추미애 라인이다 라는 것은 모두 참일수도 모두 거짓일 수도 있는 거다.
그럼에도 뉴스버스가 손검사를 ‘최측근’으로 지칭한 것은 손검사가 대검 소속, 그것도 민감한 범죄정보를 능동적으로 다루는 업무의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윤석열과 죽고 못사는 사이여서가 아니다. 윤석열 지시 없이 손검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거나, 심지어 대검에서 나름대로 분담을 해서 한 일 아니냐는 추측까지 내놓는 건 이런 이유다. 예를 들어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모든 부적절한 일을 대통령 책임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청와대의 어떤 직책을 맡은 인물이 뭔가를 했다면 언론은 대통령의 책임을 논할 수 있다. 뉴스버스와 제보자의 의도, 공작정치 얘기나 하는 게 과연 맞는가?
여러 사람과 얘기를 했지만, 중대한 사안임에도 범죄 성립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윤석열 지시 여부도 안 나올 거다. 그런 것보다, 사건의 핵심은 그럼 무엇인가를 논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난 그래서 조선일보의 4월 3일 보도에 관심이다. 실제로 고발을 하고 수사를 컨트롤하기 위해서라기 보단 ‘제보자X’의 정체와 관련한 여론전의 성격이 컸다고 본다. 여당과 공영방송의 공작에 맞선다는 명분으로 검찰 보수야당 보수언론이 같은 편 먹은 사건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야 검사가 보수야당에 뭔가 보낸 자료와 단독보도의 내용이 사실상 같고, 검사가 보낸 고발장이 실제 고발로 이어진 정황의 배경이 설명이 된다. 그리고 이런 양상은 처음이 아니고 시작부터 모두가 해온 일이다. 이 정권 초에 한겨레 팟캐스트에서 검경수사권조정과 검찰개혁에 대해 명분을 지키면서 하는 개혁이 중요하지 경찰은 여당편 검찰은 야당편이라는 구도로 가서는 목적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 차원에서 정권재창출 또는 정권교체라는 것은 서로 대립하지만 사실상 같은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이 자리를 서로 바꿀 거냐 말 거냐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보자의 의도에 집착하면서 윤석열이 실제로 지시 했니 안 했니(물론 사건이라는 차원에서 이것은 중요한 문제다)에 진심으로 집착하는 사람들 보면 그래서 좀 소름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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