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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조국

민주적 통제

2020년 12월 26일 by 이상한 모자

한겨레 사설의 한 구절이다.

대통령이 사과하고 검찰총장은 업무에 복귀했지만, 중요한 논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법원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행정부 일원인 검찰총장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한 것을 집행 정지시키는 것은 공공복리를 침해한다’는 법무부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정무직 공무원인 검찰총장을 징계한 것을 두고 ‘선출되지 않은 판관’인 사법부가 최종 판단하는 게 과연 적절하냐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 이 문제는 대통령제의 효시인 미국에서도 오랜 논쟁거리였다. 삼권분립과 대통령 권한 및 책임에 관한 건설적인 논쟁은 앞으로도 필요하리라 본다.

거의 안드로메다로 가고 있다. 선출된 권력이 모든 걸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되는 체제란 무엇인가? 아돌프 히틀러도 선출된 권력이었다. 그래서 법이란 게 있는 것 아닌가? 법은 누가 만드나? 선출된 권력이 만든다. 징계도 법에 맞게 하라는 취지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게 문통일 거다. 보도를 보니 참모들은 사과를 말렸다는데, 결과적으로 문통이 동의는 했겠으나 징계를 통한 우리윤총장 내쫓기 프로젝트에 대한 판단은 적극적이지 않았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튼, 법관 포함 모든 걸 선출하면 지금과 상황이 다를까? 정파의 대립은 그대로일 것이다. 서초동 촛불과 태극기를 보면 안다. 그럼에도 이런 주장을 하는 건? winner takes all 인가? 전에 한겨레21 글에 미국 잭슨주의 얘기를 괜히 언급한 게 아니다.

민주주의라는 게, 모든 걸 대중이 직접 결정하면 만사형통이라는 게 아니다. 모든 사람이 결정에 참여하면 모두를 위한 대안이 마련될 거라는 이상은 자동으로 현실이 되는 게 아니다. 그 안에는 당파성의 경합이란 요소가 포함돼있는 거고, 이걸 보장하는 것 또한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를 불편부당으로 바꿔 말하면서 실제로는 정파적 이해관계의 관철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게 오늘날 사람들이 말하는 민주적 통제의 본의이다. 그게 위의 사설과 같은 사례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이건 ‘불순한 의도’란 차원도 있지만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민주주의의 한계이기도 하다. 촛불혁명과 조국 숭배, 검사장 직선제와 검찰총장에 대한 초법적 징계는 어떻게 하나의 바구니에 담길 수 있는가? 이것은 은화자유주조를 민주주의와 등치시키고 농민의 편에 서서 자본 독재를 비난한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이 말년에 창조론의 수호자가 된 ‘일관된’ 과정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검찰개혁, 윤석열, 잭슨주의, 조국

웬 안중근

2020년 9월 16일 by 이상한 모자

이 사건은 이제 코미디의 영역으로 가는 것 같다. 개그콘서트가 망한 이유가 있어요. 나는 순흥 안씨는 또 무엇이며… 윤봉길 의사 손녀는 뭐고… 고부군수 조병갑 이런 거 또 얘기해야? 최근 이 분야의 괄목할만한 성과는 중앙일보 조강수 씨의 글인데 지난 번에 링크했지만 다시 한 번 인용해본다.

지난 24일 조연행 한양조씨대종회 부회장과 통화해 심경을 물었다.

조국을 조광조 선생에 비유했는데

“급이 다르다. 현실 정치인들이 조국을 끌어올리려고 갖다 붙인 것이다. 양측에 항의해 정식 사과를 받았다.”

이런 일은 처음인가.

“그렇다. 망발이다.”

그는 한양조씨 종중회원은 6개파 35만명이고 정암 선생은 양절공파라고 했다. 요샌 ‘n번방 사건’ 주범, 심지어 조선 좀비 드라마 ‘킹덤’의 간신까지 ‘혜원 조씨’라서 ‘조씨 전성시대 같다’고 눙쳤더니 이런 답이 왔다.

“조씨라고 다 같은 조씨인가요?”

추신. 당일 가족묘에 참배하러 갔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묘비명에 ‘양절공파’라는 글귀가 뚜렷했다. 내가 조광조의 직계 후손임을 이번에야 알았다.

조강수 사회에디터

https://news.joins.com/article/23764584

여당은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거의 포기한 건가? 이 사건 관련 글을 세 개나 썼다. 일주일에 한 번 쓰는 잡지 글 주제를 뭘로 해야 되나 고민인데, 일주일 내내 이 얘기 뿐이니 또 써야 할 것 같다.. 어차피 다 똑같은 내용인데… 아래는 지난 주에 낸 글이다.

엘리트의 대중 지배는 합의된 통치 방식을 대중이 수용함으로써 정당화된다. 의혹이 제기되면 물의를 일으킨 것에 일단 사과하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해 명예회복의 길을 찾겠다고 하는 것도 이런 행태의 하나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의 태도는 이런 ‘합의’가 무너졌다는 걸 보여준다. 합의된 통치가 아니라 양대 엘리트 파벌의 아귀다툼에 모든 사회적 자원이 동원되는 것이다.

…

이런 사건은 개혁이란 명분이 대립을 정당화하는 근거로만 쓰이는 현실을 드러낸다. 하지만 바람직한 것은 그 반대, 즉 개혁하기 위한 대립이다. 이걸 위해선 개혁을 위해 포기하는 것도 있어야 한다. 다 가질 순 없다. 정치적 책임이란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포기할지 정하는 게 본질이다. 여당 사람들은 정치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9221.html

추가. 메이저 언론의 좀 더 진지한 접근으로 한겨레의 아래 두 글을 특별히 이어 붙인다.

추 장관 부부 중 누군가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했다는 건 논외로 해도 될 듯하다. 민원을 받는 곳에 청탁할 바보는 없다. 민원실에는 청탁을 들어줄 사람도 없다. 그냥 민원 전화다.

보좌관의 전화는 문제가 다르다. 그는 집권여당 대표의 지시를 받는 신분이다. 보좌관과 통화했다는 상급 부대 장교는 수화기 너머 아른거리는 집권여당 대표 추미애를 의식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렇지 않았다면 직접 부대까지 찾아가 휴가 연장 처리를 하라고 당직병에게 지시했을까 하는 의심은 합리적이다. 보좌관의 전화는 문의도, 민원도 아닌 청탁 전화다. 추 장관이 아닌 아들이 직접 보좌관에게 전화를 부탁했더라도 상급 부대에 청탁했다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아들이 여당 대표 보좌관이라는 ‘청탁 루트’를 활용할 줄 알았다는 사실만 도드라질 뿐이다.

법적인 책임 문제는 뒤늦게 발동을 건 검찰이 따지면 된다. 그렇다고 추 장관이 지금처럼 “제가 (보좌관에게 전화를) 시킨 사실이 없다” “(보좌관에게) 확인하고 싶지 않다”라는 무책임한 태도를 유지하면 민심은 더 나빠질 것이다. 뻔히 보이는 잘못에 그저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버텨 상황을 더 험악하게 만든 경우를 우리는 너무 많이 봐왔다.

공정의 기준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억울해할 일도 아니다. 추 장관은 검언유착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이나 인사권·감찰권 행사 등을 통해 전보다 훨씬 높은 기준을 검찰에 요구하고 있다. 중요한 기준을 엄격하게 높인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도 그러한 기준이 적용되는 게 자연스럽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62453.html

휴가를 연장하는 과정에서 보좌관이 개입했다면 군 입장에선 그를 추 장관의 대리인으로 볼 수밖에 없다. 설사 추 장관이 여기에 개입하지 않았다 해도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추 장관이 아들에게 ‘엄마 찬스’를 제공하려 했다는, 이른바 갑질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더욱 문제 되는 건 추 장관을 비롯한 일부 여당 인사들의 일반 정서와는 동떨어진 언행이다. 추 장관은 “소설 쓰시네”라는 거친 말로 논란을 증폭시켰고, 여당 의원들은 “카투사는 편한 군대” “국민의힘에 군대 안 간 사람이 더 많다” “제보 사병은 단독범”이라는 등의 막말로 국민 정서를 자극했다. 추 장관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비유한 여당 대변인의 궤변은 낯뜨거울 지경이다.

이처럼 ‘불법이 아닌데 뭐가 문제냐’ 식의 생경하고 뻣뻣한 대응은 자칫 진보의 오만이나 독선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거친 대응은 일시적으로 지지자들을 불러모아 위기 국면을 벗어나는 수단이 될지 모르지만 길게 보면 국민들로부터 멀어지는 길이다.

지난 주말 추 장관이 페이스북 글에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고 적은 대목도 논란거리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을 흔들려는 악의적인 의혹 제기에 쐐기를 박겠다는 뜻이겠지만, 자칫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자신에게 쏠린 의혹을 피해 가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국민들은 첨예한 이슈에 대해 누가 말하지 않아도 직감적으로 사안의 성격과 무게를 감지한다. 모든 사안을 불법과 합법으로만 볼 수는 없다. 불법 여부 못지않게 소중히 여겨야 할 기준과 가치가 있기 마련이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62474.html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안중근, 안철수, 엘리트주의, 조광조, 조국, 추미애, 피플파워

제2의 조국 사태

2020년 9월 8일 by 이상한 모자

추다르크가 재산이 56억씩 되는 것도 아니고 사기꾼 5촌조카가 있는 것도 아닌데 무슨 제2의 조국 사태인가. 그냥 아들 병역 문제지… 보좌관이 전화했다는 얘기 나온 날 누가 물어보기에 그랬다. 대한민국에서 군대 갔다 온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상하게 생각할 거다… 뻔한 거 아닌가?

그날 라디오 방송 아이템도 이 문제였는데, 병가 연장이 어쩌고 설명을 하고 있는데 진행자가 말했다. 그런데 이 내용을 우리가 다 알아야 해요? 그래서… 뭐 시간도 없고 중간 건너뛰고 결론으로 바로 갔는데, 검찰이 수사를 빨리 해야되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후 정치권 논란이 어떨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거라고 했다. 수사 결과 문제 있다고 하면 또 개혁에 저항하는 검찰이 어쩌고 할 것이고, 문제 없다고 하면 검찰은 못 믿으니 특검이나 이런 걸로 가야 된다고 할 거고… 얼마 전 무슨 글에도 썼지? 진상을 밝히라 하는 사람만 바보 된다…

또 며칠 전에는 대기실에 무슨 박사님이 있기에 하소연을 좀 했다. 요즘에는 진보가 뭐만 하면 다 해먹는다고 하고 무슨 말만 하면 양쪽에서 난리다. 무슨 통치의 합의구조가 있어야 될 거 아니냐… 의혹이 어느 정도 중한게 제기되면 일단 사퇴하고 명예회복을 노린다든지… 기사가 이 정도 나면 장관 임명은 포기한다든지… 대한민국 어디로 가는가.

어제는 또 한 명의 추씨, 추 전 의원님 엘지유플러스 문제에 대해 말했다. 그러면서 지도부 선거 얘기까지 갔는데… 옛날에는 진보가 뭐 한다고 그러면 시기상조이고 방법이 거칠 수는 있어도 방향은 맞다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게 다 없어졌다… 정파적 차원에서 선긋기도 좋지만 대의명분에서 우위를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의 고민이 있어야 하고 추 전 의원 사례는 그런 근거가 될 때에야 쓴 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썩은 정치 종쳐라, 저녁 때 쏘주 한 잔 나눌 수 있는 구청장 후보 종철이횽이 출마했다. 이제 이 분들도 50세… 세월이 야속하다. 본인만의 재치와 임기응변으로 상황을 바꾸고 돌파할 수 있다는 그런 근자감은 이제 버렸으면 한다. 소속은 다르지만 뭐 하여간 잘 됐으면 하는데, 잘 안 될 것 같고, 된다고 크게 달라지지도 않을 것 같고, 그럼에도… 이 분들 생각하면 마음이 늘 복잡하다. 그만하고 좀 자야겠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김종철, 조국, 추미애, 추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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