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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잡감

복수의 미러링

2022년 3월 15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신문을 보다 보니 뭔 미러링 기사가 있는데… 이것의 유용성은 그렇다 치고. 사람들이 말하다 막히면 결국 ‘네가 먼저 했잖아’란 초딩 논리로 가는 것에 질려버려서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움찔하게 된다.

어차피 다 예정돼있다. 좌착맨은 뇌절 아니냐 이런 저런 반론하면 좌빨들도 똑같이 했잖아~~ 라고 할 것이다. 메갈이랄지 미러링이랄지 얘기하면서. 근데 애초에 미러링도 남들이 하는 걸 똑같이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나왔던 거 아니냐. 이게 꼭 젠더갈등에만 등장하는 논리가 아니예요. 운동권 운운은 색깔론 아니냐 하면 민주당도 아무데나 적폐라지 않았느냐~~ 라면서 반드시 등장하는 한 마디가 “내로남불이다”이다. 뭐가 색깔론이고 뭐가 적폐인지는 온데간데 없다.

하도 지긋지긋해서 지난 번에 무슨 인터넷 방송에서 “물론 문재인 정권도 내로남불이란 공격에 대해선 억울한 부분도 있다”고 했는데 바로 보수 평론가님이 끝까지 듣지도 않고 도대체 그게 뭐냐며 말해보라고 하는 게 아닌가. 갑자기 물어봐서 잘 생각이 안 났지만, 강남 다주택자는 1주택자 위주 정책을 펴면 안 되는 거냐, 보수언론이 내로남불이라고 엄청 떄렸는데 그게 왜 내로남불이냐, 다주택자는 다주택자들더러 임대사업자를 하든지 집 팔라고 하면 안 되는 거냐, 주겠다는 불이익을 자기도 감수하면 되는 거 아니냐… 근데 이러면 얘기는 안드로메다로 간다. 그래서 다시 강조했는데, 정책의 효과나 구체적인 사건을 놓고 평가하자는 거면 몰라도 내로남불 타령만 해서는 진전이 없다… 윤석열 당선인도 똑같이 당할 거다… 보수정치가 “그런 무리한 내로남불 타령은 하지 마라”고 하면 민주당이 뭐라고 할 것 같나… “너네도 무리한 내로남불 타령 하지 않았는가!”라고 할 것이다… 내로남불의 내로남불인 셈이다… 끝이 없다… 언제까지 그럴 거냐? 뭐 그제서야 끄덕끄덕 하더라.

이렇게 블로그에 쓰는 것조차 피곤. 내 소박한 꿈 중 하나는 언젠가 RPG쯔꾸르로 일본식 롤플레잉 게임을 만들어 완성하는 것이다. 일본식이니까 스토리가 중요하지. 어렸을 때는 구체적인 세계관 그런 걸 막 상상하기도 했는데 요즘 들어선 다 쓸데없는 것 같고. 복수의 복수, 끝없는 복수를 체감하게 하는 시나리오면 어떨까 한다. 예를 들어 영웅전설 가가브트릴로지를 보면 주인공들이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 상황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과거에 한 잘못 때문에 복수당하고 있는 거였잖아. 그걸 유사-예수 하얀마녀가 대속하는… 근데 이걸 몇 번 더 꼬는 거야.

예를 들면… 주인공은 저항군이다. 인종청소의 범죄에 항거하고 있지. 그런데 알고보니! 그것은 우리 민족이 저쪽 민족을 먼저 탄압한 것의 복수였어! 이럴수가 우리에게 원죄가 있었군요. 그런데, 또 알고 보니 그 복수는 저쪽이 먼저 이쪽을 공격해서 나온 거였어! 아, 원죄도 정당한 이유가 있었군요. 그런데! 그 복수 역시 그 이전 잊혀진 역사 속 이쪽이 저쪽을 먼저 친 분쟁… 끝도 없이 이걸 반복하다 ‘최초의 분쟁’은 현세의 이쪽 민족이 민족갈등의 뿌리부터 제거하기 위해 과거로 타임머신 타고 돌아가 뭔가 노력을 했지만 의도치 않게 실패한 결과로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하는 거지. 그리고 그 실패자는 바로 미래의 너 즉 주인공이다!

격리 중이니 너른 이해 바랍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미러링, 복수

현실을 인정하되 구조적으로 파고 들어야

2022년 3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은 무슨 글을 두개를 봤는데 하나는 주장이고 하나는 무려 언론사의 팩트체크였다. 주장은 이런 내용이다. 이대남이 민주당의 페미 정책에 등을 돌렸는가? 아니다. 이미 2016년부터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었다… 라는 내용. 그담에 팩트체크라는 거는 지난 대선과 비교해 오히려 민주당의 ‘이대녀’ 지지율은 빠졌다 라는 거…

첫째의 주장에 대해. 단순히 페미 정책 문제 아니다 라고 할 게 아니고, 그게 뭐에 대한 어떤 반대였는지를 재구성할 수 있어야 문제의 본질을 볼 수 있다. 저의 최근 저서… 꼭 보시기 바라고… 2016년… 그 2016년이 뭡니까? 2015년의 다음해잖아. 강남역 살인 이후에 메갈이니 워마드니 뭐니해서 염병염병 난리난리 치던 것 기억하실 것. 그때 진보=선비질=페미=민주당이 된 것.

뭐 민주당이 언제 페미 정책 했습니까 라고 하실텐데,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제 저서를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뭐를 반대를 하면서 그 반대해야 할 대상끼리의 동질성을 끝없이 찾아가는 게 중요한 사람들이다 라는 거… 마치 침착맨이 무슨 생각을 어떻게 했듯 좌착맨일 수밖에 없는 것과 동일.

그담에 둘째 팩트체크에 대해. 그게 팩트체크냐? 이재명이 문재인이냐? 지금이 2012년 2017년이냐? 말도 안 되는 비교를 하고 있어. 지난 재보궐선거를 보면 젊은 여성 표심은 온갖 군소정당을 찍으면 찍었지 더블민주당은 별로 찍기 싫다는 맥락이 이미 형성돼있었다고. 게다가 후보가 이재명이야. 찍을 수가 없는 거였음. 그러나 이러다가 이준석식 인질정치가 주류가 되겠다는 공포감과 박지현 씨 등을 등판시켜 구실을 만들어 준 덕에 그나마 지금 수준에라도 득표한 것. 다들 이렇게 얘기하는데 그걸 팩트체크한다고 지난 대선 득표와 비교… 지금이 통계학 시간이고 내가 교수님이면 매일경제는 F임.

쓰다 보니까 열받아서 길어졌는데, 그니까 상황을 놓고 어떻게 우리한테 유리한 얘기를 만들어 볼까 하는 마음으로 주장을 하지 마시고, 드러난 현상은 현상대로 인정을 하되 그 배후 맥락을 구성하는 에너지란게 뭘까를 생각을 하시라고. 물론 현상에 대한 규정 자체가 다를 순 있음. 근데 그걸 주장하려면 엄밀하게 해야. 피곤하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대선, 이대남, 이대녀

냉전 이전

2022년 3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https://www.ifans.go.kr/knda/ifans/kor/pblct/PblctView.do?pblctDtaSn=13964&menuCl=P07&clCode=P07

방송에 가서는 편의적으로 신냉전의 시대이다 라고 얘기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푸틴의 의도가 알렉스선생 말씀처럼 이데올로기적인 것이든, 어떤 신비주의적인 것이든, 아니면 실성이든 간에 그 결과가 냉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냉전 이전’으로 가는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는 상당한 것 같다.

트럼프 시대만 해도 각자 이익을 챙기는 시대에 국익을 최대화 하자 막 이랬는데, 바이든이 가치 외교를 다시 한다니까 편을 제대로 먹자 또 막 이런다. 이리저리 휩쓸리는대로 살면 되는 시기가 아니고 중심이 있어야 되고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어느 방송에서 그랬다. 그리고 그건 그냥 지도자가 알면 되는 철학이 아니고 국민적 합의의 대상이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설득하고 또 그것에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무슨 말만 꺼내면 오만가지를 다 내로남불이라고만 하고(내로남불만 아니면 뭐든 된다는 것인가? 늘 말하지만 내로남불 타령은 사안 그 자체에 대해서는 알고 싶지 않다는 강력한 냉소적 인식을 전제한다) 그래서 너는 친미 친일 친중 친러 어느 쪽이냐고 묻는 이런 저질스런 공론 환경에서 뭘 설득하고 하겠느냐만. 그래도 결국 내가 이런 얘길 잘난 듯이 여기다가 쓰는 것도 어디엔가 누군가 언론 지면에 비슷한 얘기를 썼고 내가 그걸 주워 듣듯이 봤기 때문 아니겠나.

격리돼있으려니 생각이 많아진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냉전, 러시아, 우크라이나,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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