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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치 사회 현안

해임건의와 침대축구

2022년 12월 12일 by 이상한 모자

누가 댓글 달은 걸 봤는데 그런 얘기였다. 진보들은 지들 말 안 듣는다고 지랄할 줄만 알지 보다 나은 쪽에 힘을 실어주는 일에는 관심도 없다! 최악이다! 피가 거꾸로 솟는듯 했다. 피꺼솟. 알겠냐? 당장 지난 대선에 거의 울면서 내가 정의당 지지자지만 이재명을 찍었노라 말한 사람이 내 주변에만도 수두룩하다. 이번만 그런 게 아니고 문재인 두 번 연속 찍고 손가락을 어떻게 하고 싶다고 말하고 뭐 그런 사람들 부지기수다. 다시 말하지만 그 사람들 민주당 지지자 아니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이 염병을 몇십년째 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 말할 거면 진보들한테 오히려 고맙다고 해야지, 싫은 소리 요만큼 좀 했다고 남은 백원마저 다 내야 천원이 맞춰질 게 아니냐며 역정 내는 게, 그게 양심을 가진 사람의 짓거린가? 내가 정의당 욕도 맨날 하는 사람이야! 그 당으로는 이제 뭐가 안 된다라고 한 적도 있어. 그러니까, 좀 그냥 누가 욕을 하면 그런가보다 하고 좀 들어 좀… 반박을 할 게 있으면 구체적으로 하든지. 더 나은 쪽에 힘을 실어줘라???? 뭐 어떻게 하라고? 나더러 어떻게 하라고? 방송이든 인터넷이든 무조건 문재인 이재명 만세 만세 윤석열 나쁜놈 살인자 정치보복 내가 죽일거야 김건희 주가조작 검찰공화국 오로지 이런 얘기만 말하고 써야 된다는 건가? 그 심보가 엠비씨 조지는 윤석열 하고 뭐 다르냐?

아무튼. 민주당이 무슨 해임건의라고 하는 걸 보면서 잘 이해가 안됐다. 방송에서도 말하고 글에도 썼다. 해임건의 그래. 이건 박진 때하고는 다르다. 명분있다. 해임건의 할만하다. 유가족들도 원한다. 유가족 심정 돼봐라… 알겠어? 명분있다!!!!!!!!!!!!!!!!!! 명분있다고!!!!!!!!!!!!!!!!! 할 만 하다고. 못 알아들어? 명분이 있다고 했어 분명히. 그런데, 정치라는 게 그냥 명분 있으니까 지금 할게요 ㄳ 이렇게 해갖고 되는 게 아니잖아? 실제 거둘수 있는 효과 이런 걸 같이 고려하는 게 당연하지 않냐? 해임건의안 낼 거면 진작 냈어야지 왜 국정조사 합의한 다음에 갑자기 던져가지고 다 하나로 묶어버리냐? 연환계냐? 연환계 같이 됐으면 또 말을 안해. 아니잖아 결국 해임건의는 해임건의대로 무시당하고 예산은 예산대로 진전없고… 국정조사는 또 침대축구로 가고…

사실은 국정조사도 국힘 제끼고 하는 게 편하고, 예산안도 국정조사를 이유로 양보하기보다는 계속 밀땅하는 게 더 좋고, 이상민 이상민 노래부르면서 우리편끼리 할 말 생기는 것도 좋고, 뭐 그런 거 아닌가? 오히려 원하는 그림 아니냐는 거지. 그래 뭐 그럴 수 있어. 근데 그게 좋은 거냐? 좋은 거다라고는 얘기 못해주지. 그래서 글에다 이렇게 쓴 거다.

오늘날의 양당정치는 양당 내의 강경파들에 끌려가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능동적인 적대적 공생 관계를 이룬다. ‘윤핵관 중의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애초에 국정조사를 수용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주호영 원내대표를 다시 흔들기 시작했다. 민주당 내 강경파들은 애초에 해임건의안이 아니라 탄핵소추안을 냈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이 조건으로 보면 앞으로 일어날 일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까울 걸로 보인다.

최악의 시나리오란 무엇인가? 대통령이 해임건의안 불수용 의사를 밝히고 국민의힘은 국정조사를 보이콧하며 예산안 합의는 이뤄지지 않고 지지부진하는 끝에 민주당이 단독으로 수정안을 제출해 의결하는 것이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국민의힘이 빠진 상태에서 원인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것보다는 성토대회 비슷하게 진행될 것이다. 정권과 여당은 야당들끼리 일방적으로 진행한 국정조사의 결과는 인정할 수 없다며 폄훼할 것이고 유가족 단체의 요구에 대해선 정파적 프레임을 씌우며 무시로 일관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정권의 대응과 유사하게 흘러가는 거다. 권성동 의원이 소셜미디어에 괴상한 주장을 적는 것도 다 이런 결말을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듯한 이런 구도가 정작 양당의 정치공학으로 보면 오히려 윈-윈 구도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어떻게 봐야 할까? 정치공학에 포커스를 맞춰 상황을 다시 재구성해보자. 양당이 예산안 처리와 국정조사에 합의한 것은 각자의 정치력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기회가 됐다. 그런데 예산안 처리 이후 국정조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로 한 합의는 민주당의 협상력을 저하시키는 조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에서 ‘국정조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국회 다수당으로서 예산안 합의를 빨리 이뤄달라’고 주장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야당인 민주당에게 있어서 이번에 예산안 관련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렇잖아도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 개발 의혹 등 리스크 때문에 조직적 뿌리를 제대로 내리는 데에 실패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지층의 선택을 받은 배경에는 도덕적으론 불안할지 몰라도 유능하다는 평가가 작용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 취임 100일이 되도록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평도 나오는 상황이 됐다. 이재명 대표로서는 예산안 협상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지역 조직에 나름의 실리를 안겨주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인 거다.

이런 조건 하에서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은 민주당의 협상력을 다시 복구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잖아도 대통령이 국정조사 합의를 달가워 하지 않는 판국에 국민의힘이 해임건의안을 핑계로 보이콧을 주장할 수 있는 국면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이제 민주당은 ‘이상민 장관을 지키고 국정조사를 파행시키기 위해 예산안도 버릴 수 있는 정부 여당’이라는 방식의 공세를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국정조사의 실효성’과 연계돼 있다는 예산안 협상의 성격은 중립화(neutralize)된 것이다. 이제부터는 국민의힘은 ‘대선 불복’과 ‘이재명 방탄’ 타령으로 일관하고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 반대’를 외치며 서로 대립하는 익숙하고도 쉬운 구도를 서로 반복하면 된다.

정부 여당 입장에선 민주당이 그들이 주장하는 ‘서민감세안’을 단독으로 제출해 처리하더라도 큰 걱정은 없다. 내년 초에 바로 추경안을 제출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다시 서로 손가락질 하는 지리한 예산안 협상의 줄다리기 2라운드가 시작될 것이다. 올해를 넘기더라도 이런 방식으로 예산안 협상은 어떻게든 합의가 되는 방식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결과로 우리 사회는 이태원 참사를 둘러싼 갈등을 모범적으로 해소할 기회를 잃게 된다.

… 그래서 이 모든 게 이태원 참사를 우리 사회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극복하느냐를 기준으로 보면 지금 상황은 양쪽의 침대축구에 불과한 거다 이 말이다. 이런 얘기하면 또 양비론이라고 지랄하지. 글의 결론은 윤통이 이상민을 잘라야 한다는 거다. 가서 봐라.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724

보고도 똑같은 소리가 나온다면, 본인 스스로를 돌아보라. 온세상이, 모든 결론이 이재명 만세 불러야 직성이 풀리는 그 정신머리라는 게 도대체 뭔지. 피곤하다… 개발자 같은 게 됐어야 했는데… 개발자는 안 피곤하다는 게 아니고, 프로그래밍이라는 건 적어도 뭘 입력하면 뭔 결과가 나오는지 정해져 있잖아.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오면, 뭐가 잘못됐는지를 거슬러 올라가서 찾아서 고치는 게 가능하잖아.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 특히 정치 현안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그게 가능한가요? 아뉘. 윤통이 운동권 초년생 같이 구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거야. 운동권 초년생! 그 얘기는 나중에 해봅시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이상민, 해임건의안

노동자들의 삶에 관심이나 있냐

2022년 12월 10일 by 이상한 모자

안전운임제는 거의 끝났다고 본다. 정치적 효과만 생각하지 실제 노동자의 삶에는 아무도 관심을 안 갖기 때문이다. 지금 예산도 합의를 못하는데, 예산 합의하고 나서 연내에 처리해야 할 소위 쟁점법안이 여러가지일텐데, 거기 안전운임제 일몰 연장이 낄 수 있을까? 끼더라도, 대통령과 정부가 저런 태도인데 여당이 용인할까? 여당이 용인하더라도, 피 맛을 본 맹수가 돼버린 윤통이 거부권 행사 안 하고 그냥 넘어갈까? 장담 못한다. 말일까지 수를 내지 않으면 뭐 그냥 끝나는 거다. 그러면 시멘트와 컨테이너 운송 업종은 직접적인 임금 하락 효과가 바로 발생한다. 하지만? 뭐 아무도 책임 안 지는 거지.

안전운임제 효과를 정확히 확인하자고 그러는데, 그럴려면 오히려 일몰 연장과 품목확대를 다 해야 한다. 지금 벌크시멘트랑 컨테이너에만 초점에 맞춰가지고는 대량의 인원을 동원해 실질적 추적조사를 하지 않는 한 효과 확인은 어렵다. 가령 아래의 KBS 기사를 보자.

정부와 화물연대가 이처럼 같은 연구보고서를 보고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리게 된 건 한국교통연구원의 연구보고서 내용 자체가 충분한 근거가 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충분치 않은 근거로 양측 모두 각자의 논리에 도움이 될만한 부분만 인용해 주장 하다 보니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것입니다. 국토부와 화물연대도 해당 보고서가 안전운임제의 효과를 판단할만한 객관적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고 평가합니다.

더욱이 일부 데이터에는 조사 방식과 대상이 다른 데이터가 혼재돼 있어 일관된 추이를 파악하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맥락 설명 없이 단순 수치만 나열돼 있어 각자 해석의 여지를 남겨둔 점도 문제입니다. 가령 코로나19 발생 이후 2020년 상반기 수출입 컨테이너와 국내 시멘트 물동량이 전년 대비 급감했다가 이후 대폭 늘어난 상황이나 수에즈운하 선박 좌초 사고 등 전례 없는 해운물류 대란으로 수출입 컨테이너 시장이 출렁인 계절적 효과 등은 수치만 보고 파악할 수는 없는 내용입니다. 교통사고 발생을 유발하는 요인이 안전운임제 외에도 관련 제도나 도로상태, 날씨 등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지만, 해당 보고서 내용이 그런 변수까지 반영된 건 아닙니다. 보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또한, 위 그래프에도 나와 있다시피 양측이 내세운 조사 대상 자체가 ‘견인형 화물차’, ‘사업용 특수자동차’, ‘화물차’ 등 제각각입니다. 현재 안전운임제 대상인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송차량만 따로 떼어내 조사한 자료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해당 결과들 역시 ‘오차’나 ‘착시’가 생길 수밖에 없어 각 데이터 간 비교를 하는 것도 적절치 않습니다. 꼭 들어맞는 데이터가 없다 보니 관련 데이터를 통해 ‘추론’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안전운임제를 시행한 지 3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축적한 데이터로 교통안전 개선 효과가 있다, 없다를 논하는 것 자체가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교통연구원 보고서에도 그런 한계점이 있다는 점이 분명히 명시돼있습니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13849

예를 들면 추레라도 다 추레라 나름이다. 추레라에 대해서 아니? 내가 담쁘에 있었을 때는 말이다. 추레라는 공공의 적이었다. 무슨 얘기냐. 덤프트럭은 법적으로 건설기계로 분류된다. 화물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유가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한다. 그런데 추레라라는 게, 앞에 끌고가는 차가 있고 뒤에 끌려다니는 차가 있는 거잖아. 그게 각각 별개의 차량이다. 번호판이 각각 나옴. 근데 앞에는 일반적인 트레일러인데 뒤에가 덤프인 경우가 있어요(이거 하려면 앞의 트랙터도 유압펌프를 추가하는 등의 일부 개조를 해야 됨). 덤프트럭이랑 사실상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거지. 근데 그렇다면 가격경쟁력은 어디가 유리하겠어? 유가보조금 받는 덤프-트레일러가 더 많이 깎을 수 있다는 거지. 그러니까 덤프아저씨들은 덤프트레일러를 미워하게 되고 우리도 유가보조금을 달라 이러다가, 안 줄거면 쟤네도 주지 마라고도 하고… 이렇게 되는 것임. 추레라를 쫓아내자는 게 거의 구호이고 요구사항인 현장도 있었음.

여기서 알 수 있는 거. 화물노동자가 평생 한 종류의 차량만 하는 것도 아니고, 앞의 트랙터와 뒤의 트레일러가 어떻게 연결돼있는지에 따라 업종이 다 다를 수 있는 건데 이걸 그냥 나와있는 통계나 이런 것만 가지고 안전운임제가 효과가 있는지를 과연 파악할 수 있느냐는 거. 차라리 넓게 적용하고 장기적으로 보는 게 답이지. 근데 그럴 생각은 전혀 없지. 이번 기회에 부담스러웠던 거 그냥 치우자… 이렇게 갈 가능성이 높겠지.

화물노동자들이 월 5백씩 벌면서 뭐 그렇게 말이 많냐, 이러는데… 화물노동자가 한 달에 얼마를 버냐, 그건 아무도 모른다고 본다. 예를 들면 또 연합뉴스의 기사를 참고해보자.

https://www.yna.co.kr/view/AKR20221202080500502

이런 저런 항목을 막 얘기하고 있지. 저게 노동자마다 다 달라. 예를 들면 애초에 상당한 자본을 들고 시작하는 노동자라면 차량 할부금 부담이 경감되겠지. 할부금 다 내면 차량은 어차피 자산이 되는 거 아니냐 할 수 있는데, 감가상각이라는 게 있고, 업종에 따라서는 할부금 다 갚을 때 되면 차량을 바꿔야 되는 경우도 있다. 옛날에 담쁘에 있을때 소위 말하는 앞사발이 24톤 덤프트럭 노동자 중에 그런 아저씨가 있었음. 최대한 적재함이 상하지 않는 업종을 해야 하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나. 또 어느 시기에는 일감이 없기도 하는 등… 결국 다 지나봐야 내가 얼마를 벌었는지가 나오는 거지, 월급쟁이처럼 딱딱 월급명세서 찍혀 나오는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 보니까 대부분 돈 쓸 때는 자기가 실제보다 더 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차 바꾸면서 옵션 같은 거 추가하면서 한 탕 더 뛰면 되지 뭐 하는거) 또 한편으로는 결산하면 어떨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과노동하는 것이기도 함.

그니까 이게 맞냐고. 이런 삶이 맞습니까? 그건 온데간데 없고 뭔 불법 타령만 하고… 뭘 부쉈습니까 어딜 점거를 했습니까 도대체… 그러나~~ 말해봐야 소용없지요. 지지율 40% 고지로 가즈아~~~!!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특수고용노동자, 화물연대

어려운 하루

2022년 12월 9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새벽에는, 어려웠다. 화물연대가 파업을 선언한 이후 정부 대응과 사람들의 여러 발언, 가령 노동자가 아니니까 파업이 아니랄지, 본때를 보여줘야 한달지… 내가 화물연대 조합원도 아닌데, 존재를 부정당하고 인생 전체를 모욕 당하는 느낌이었다. 그런 와중에 거의 백기투항을 해버린 것은, 그럴 수 밖에 없다 것은, 그리고 그 뉴스를 말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가슴이 아픈 일이다.

옛날 같았으면 이렇게 접더라도 누가 어디 올라가기라도 했을 거다. 그리고 그걸 부여잡고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훗날을 기약하며… 어떻게든 상황을 해소하고 마무리를 했겠지. 그런데 지금은 그마저도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권이 강공인 것은 처음 겪는 일도 아니고 그러니 놀랄 일도 아니다. 그러나 마치 소리 한 번 못 질러보고 우르르 무너진 것처럼 돼버렸다는 것은, 민주당의 빈 발길질을 그나마 아닌척 명분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은, 그게 마치 전부 당연한 일인양 얘기한다는 것은… 밖에 있는 사람이 함부로 할 얘기는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기분상, 굴욕이 아닌가. 그러니까 지금은, 그런 굴욕을 감수하는 것 외의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아닌가. 여러분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내 기분이 그렇다는 거다.

왕년에 잠깐 특수고용조직에 몸을 담았다는 것 뿐이지만, 그때 비슷한 처지라는 이유로 이래 저래 화물연대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왜 우리는 저렇게 못하나 하는 얘기도 하고… 그때 그들의 사무실에 갈 일도 종종 있어 왕래도 했다. 심 모 국장이라고 특이한 분 있었는데 잘 사시는지 모르겠다. 그 양반 빼면 얘기가 안 되는 사람이었는데… 아무튼 조직의 전환 과정에 떠나야 했지만, 그 때의 기억을 잊지 않으려고 늘 노력한다. 화물과 구조가 거의 유사했기 때문에 할 말이 많고 남의 일 같지 않다. 무슨 이상한 기사 같은 거 나오면 반박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해서 뭐하나 싶고, 그런 게 요즘 분위기고 정서이다.

노옥희 선생은 갑자기 돌아가시고… 정신차려보니 주변이 다 휑하고 막막하다는 기분이다. 다들 그렇겠지. 그런 기분으로 뭔가를 떠드는데 진행자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유튜브 막말 댓글을 보고 참지 못했다. 나는 라디오 방송에서 자꾸 유튜브 얘기 하는 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 기분 십분 이해한다. 한겨레 유튜브 방송 할 때 건너편 큰 화면에 실시간 댓글을 띄우는데, 이태원 참사 이후 뭘 집어 던지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렇게 어렵게 시작한 하루지만, 오늘은 한가하다. 속보를 받고 싶지 않다. 잠이나 자빠져 자야겠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화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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