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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치 사회 현안

어려운 하루

2022년 12월 9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새벽에는, 어려웠다. 화물연대가 파업을 선언한 이후 정부 대응과 사람들의 여러 발언, 가령 노동자가 아니니까 파업이 아니랄지, 본때를 보여줘야 한달지… 내가 화물연대 조합원도 아닌데, 존재를 부정당하고 인생 전체를 모욕 당하는 느낌이었다. 그런 와중에 거의 백기투항을 해버린 것은, 그럴 수 밖에 없다 것은, 그리고 그 뉴스를 말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가슴이 아픈 일이다.

옛날 같았으면 이렇게 접더라도 누가 어디 올라가기라도 했을 거다. 그리고 그걸 부여잡고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훗날을 기약하며… 어떻게든 상황을 해소하고 마무리를 했겠지. 그런데 지금은 그마저도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권이 강공인 것은 처음 겪는 일도 아니고 그러니 놀랄 일도 아니다. 그러나 마치 소리 한 번 못 질러보고 우르르 무너진 것처럼 돼버렸다는 것은, 민주당의 빈 발길질을 그나마 아닌척 명분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은, 그게 마치 전부 당연한 일인양 얘기한다는 것은… 밖에 있는 사람이 함부로 할 얘기는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기분상, 굴욕이 아닌가. 그러니까 지금은, 그런 굴욕을 감수하는 것 외의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아닌가. 여러분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내 기분이 그렇다는 거다.

왕년에 잠깐 특수고용조직에 몸을 담았다는 것 뿐이지만, 그때 비슷한 처지라는 이유로 이래 저래 화물연대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왜 우리는 저렇게 못하나 하는 얘기도 하고… 그때 그들의 사무실에 갈 일도 종종 있어 왕래도 했다. 심 모 국장이라고 특이한 분 있었는데 잘 사시는지 모르겠다. 그 양반 빼면 얘기가 안 되는 사람이었는데… 아무튼 조직의 전환 과정에 떠나야 했지만, 그 때의 기억을 잊지 않으려고 늘 노력한다. 화물과 구조가 거의 유사했기 때문에 할 말이 많고 남의 일 같지 않다. 무슨 이상한 기사 같은 거 나오면 반박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해서 뭐하나 싶고, 그런 게 요즘 분위기고 정서이다.

노옥희 선생은 갑자기 돌아가시고… 정신차려보니 주변이 다 휑하고 막막하다는 기분이다. 다들 그렇겠지. 그런 기분으로 뭔가를 떠드는데 진행자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유튜브 막말 댓글을 보고 참지 못했다. 나는 라디오 방송에서 자꾸 유튜브 얘기 하는 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 기분 십분 이해한다. 한겨레 유튜브 방송 할 때 건너편 큰 화면에 실시간 댓글을 띄우는데, 이태원 참사 이후 뭘 집어 던지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렇게 어렵게 시작한 하루지만, 오늘은 한가하다. 속보를 받고 싶지 않다. 잠이나 자빠져 자야겠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화물연대

축알못이 축구 얘기를 하면서 정치 얘기 한 얘기

2022년 12월 6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저녁 라디오 방송에 아이템을 여러 개 보냈는데 좀 부실한 거 같아서 마지막에 한국 축구 16강과 벤투 리더십을 써서 냈다. 그냥 웃으라고 낸 건데, 개그를 다큐로 받네… 시간 줄 테니까 그걸 하라고…

뭐 이런 저런 얘기 했지만 사실 정치 뉴스 떠드는 게 직업인 축알못 입장에서 얘기할 수 있는 게 이런 정도다. 벤투 리더십에서 정치가 배워야 할 점… 이러면 이제 축구팬들이 난리치지. 벤투가 100점 짜리가 아닌데 뭘 배우냐… 운때가 맞았다… 이런 저런… 알어요 알어 나도 축구는 모르지만 축구 뉴스는 봅니다, 알고요. 근데 아무튼 좋은 결과가 있으면 또 그 결과의 어떤 좋은 점들은 응용해서 말할 수 있는 거 아니냐. 길에 사람 셋이 가면 그 중 하나는 스승이다, 꼰퓨시어스님 말씀 몰라?

이렇게 말했다. 첫째, 자기 철학과 그림이 분명해야 한다. 국힘 민주당 정의당 할 거 없이 지금 이게 없다. 둘째, 이 비전을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지지를 이끌어 내는 내적 논리가 있어야 한다. 각론에서는 이견이 있더라도… 셋째, 결정적 승부처에서는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하나를 정했다고 그것만 고집하면 그건 독선이 된다…

뭐 뻔한 얘기지. 근데 또 아침에 방송하고 나오면서 사담으로 한 얘기가 있어요. 결국 플랜B, 플랜C라는 거는 플랜A가 분명해야 성립하는 얘기다…. 뭐냐면 벤투 축구가 뭐 빌드업 축구래매. 내가 축알못이니까 그게 뭔지는 잘 모르지. 근데 하여튼 개욕먹어 가면서 머리박고 잘 되든 안 되든 플랜A는 그거라는 거를 이미 팀 내에선 강령화 해놓은 거잖아. 그런 담에 상황에 맞춰 뻥축구로 가든 갑자기 이강인을 넣든 하는 이런 게 기본 강령이 있으니까 변칙이 될 수 있는 거지. 플랜A가 돼야 지금 플랜 유지할지, 플랜B 또는 C로 갈지를 논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 그게 아니고 플랜A, 플랜ㄱ, 플랜1 세 개가 경합하는 조직이라는 거는 콩가루 집안이지. 이 차이를 가르는 게 이른바 리더들의 역량일 거라는 것…

내가 가끔 유튜브가 이천수 추천하면 봐요. 여기 슨슈 얘기 들어봐. 플랜A는 중요하다.

https://youtu.be/KxVuBrHT6tI?t=871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벤투, 월드컵, 축구

불법과 윤리

2022년 12월 5일 by 이상한 모자

일전에 윤통의 이태원 참사 이후에 대한 대응에 대해 얘기한 일이 있다. 불법이냐 아니냐를 말하는 것에 맞서 윤리적 기준을 논하는 게 필요하다… 이런 얘기하면 대부분의 정치-덕후들은 코웃음이나 치지. 근데 정치-덕후들, 한 번 생각해봐라. 윤통이 화물연대 때려서 지지율 올리는 건 통치-엔지니어링의 기준에서 보면 선택할 수 있는 카드 아닌지? 더블민주당 성향 정치-덕후들은 이 점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화물연대 탄압에 분노하는 듯한 외양을 띄는 것은 그것 역시 그들 입장에선 ‘선택할 수 있는 카드’인 것이란 것이고, 그렇다는 건 결국 세간에서 말하는 마키아벨리스트적 처신인 것이지. 뒤집어 말하면 이 정치-덕후들이 정권을 잡는다면 혹은 정권의 스핀닥터가 된다면 윤정권이랑 똑같이 하면서 ‘전 정권은 안 했나요 왜 우리한테만 이러나요’ 하는 거다.

그래서 이 구조가 지긋지긋한 저 같은 인간들 입장에선 뭐가 더 나은 것인지 공통의 기준을 논하고 그것을 업데이트 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그러려면 윤리적 기준이 중요하다는 말씀 드리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 쓴 글이 그런 얘기. 링크. 쫌 읽어봐.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634

화물연대를 대하는 정권의 방식이 실용적 기준에서도 아주 악랄한데, 팔과 다리를 정확하게 타격하고 있다. 안전운임제 3년 연장 해준다고 했는데 파업 왜 해!! 이거는 화물연대 입장에선 답이 안 된다. 품목확대가 있어야 한다. 왜냐면 지금도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적용되기 때문에, 일부 조합원이나 비조합원 일부에선 결국 추레라 좋은 일만 하는 거 아니냐, 우린 호구냐, 역시 파업 동참 안 하고 일이나 하는 사람이 현명했다… 이런 반응이기 때문이다. 근데 3년 연장 받고 끝내봐라. 난리나지. 그게, 원래 특수고용 조직이, 원래 이래 원래… 파업을 해도 내홍 끝내도 내홍 원래 그래… 특고가 본질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어.

가령 같은 회사에 다니면 보통은 이해관계가 동질하잖음? 파업에 동참한 사람이 있고 안 한 사람이 있다고 해도, 임금이 인상되면 적용받는 건 마찬가지잖어요. 근데 특고는 일상이 서로 경쟁관계임. 화물 중에서도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원론적으로 볼 때 같은 업종이면 서로 가격경쟁하면서 제살 깎아먹기 하는 거지. 이런 환경에서 화물연대라는 틀로 여러 업종이 동일한 행동에 들어가는데, 성과는 특정 업종에만 주어지게 된다고 생각을 해봐. 그럼 성과를 적용받지 못하는 ‘나’는 그 특정 기간 동안에 그냥 일을 안 한 것만 남는다니까. 더군다나 내 일거리는 비조합원이 다 채가는 거지. 2배로 손해인 것.

이걸 아니까 절대 품목 확대는 안 해주겠다는 것이다. 품목 확대를 안 해줘야 화물연대가 죽는다 이거지. 애초에 안전운임제 같은 것도 생각도 없어. 그리고 비조합원 차 부수는 거. 이거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잘했다고 절대 말할 수 없는 일이지. 근데 이런 행태가 왜 발생하냐면 앞서 말한 사정, 그러니까 이것도 특고여서 그런 게 큰 것임. 어쨌든 파업을 한다는 건 화물노동자 전체를 위한 일이기도 한데, 비조합원들은 투쟁의 과실은 과실대로 챙길 거면서 남들 일 안 할때 열심히 일도 한다… 이러면 열받는다는 거지. 그래서 막 부수기도 하고 협박도 하고 무슨 응징한다고 하고 그러는 거거든. 그러나, 하면 안 되는 일이지. 어쨌든 여길 윤정권이 타격하는 것도 급소를 짚는 것. 명분 꺾으면서 협상력 강화라는 실리도 짤라버리는…

이게 그래서 윤통 본인은 화물연대가 북핵이라는 둥 조선일보가 할법한 얘기를 마구잡이로 하고 있는 것이지만, 그 대응방법이라는 거는 이 바닥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관료들이 입안하는 거거든. 이게 정치권력이 방향만 제대로 설정해주면 관료조직-수사기관은 노조든 무슨 단체든 뭐든 무력화 시키는 거는 아주 얼마든지 효율적이고 악랄하게 할 수 있음. 오히려 이런 악랄함이 윤통의 마구잡이 워딩에 가려진 측면도 있다고 할까?

그러니까… 이런 환경을 봐도, 우리가 저 위에 링크한 글처럼 화물노동자의 여건과 개선 방법에 사회가 어떻게 합의할 것이냐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면, 백약을 논한들 무슨 소용이냐는 것. 그리고 그게 시작이 되려면 어쨌거나 우리 모두가 각자에게 윤리 판단을 요청해야 가능. ‘안전운임제’니까 우리 안전의 측면에서도 같은 이해관계가 걸려있다 정도로는 부족. 일단 화물노동자들의 삶에 대해 관심부터 갖길 추천합니다. 나? 내가 담쁘연대 출신이라는 걸 잊지 마라…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파업, 화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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