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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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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이즈 베스트'라는 말을 아무데나 갖다 붙이는 것은 지양해야 할 일이다. 세상 만사가 다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해서 풀릴 수 있다면 국가는 왜 필요하며 국회는 무엇 때문에 존재하겠는가. 통합과 선거연합에 관련한 논의를 '사람들이 쓸데없이 복잡하게 생각한다'며 '단순하게 생각하면 길이 보인다'며 '일단 연합이 성사되면 국민들의 인식이 달라지는 데 괜히 복잡하게 생각해서...' 라고 되풀이해서 중얼거리는 것은 어떤 상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해야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판단하지 않으면 중요한 시기를 앞에 두고 낭패를 보게 될 것 아닌가? 진보대통합과 선거연합에 대한 진보신당 내부의 논의를 보며 요즘 하는 생각이다.

무엇보다도 이 문제와 관련하여는 민주노동당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어떤 노선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진보대통합의 순서도, 내용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논란은 사회당이 초동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가에 집중되고 있는 것 같으나 사실 핵심은 국민참여당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할 것이다. 이건 단지 호불호나 과거지사의 문제가 아니다. 냉정하게 2012년을 예측하여 볼 때에 그렇다는 것이다.

일단 정리를 해보자. 진보대통합의 대상은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이라 할 것이다. 미안한 얘기지만 창조한국당은 정치적 존재감을 사실상 상실했으니 대통합에 있어서 어떤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문제는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을 어떻게 합칠 것이냐 하는 것이 되는데 이것이 쉽지 않으리라는 점은 우리 모두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바이다.

민주노동당이 진보신당과 선(先)통합을 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진보신당 내부의 국민참여당에 대한 태도는 다수의 거부감과 소수의 호감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먼저 통합을 한다면 그 통합정당이 국민참여당과 통합할 가능성은 보다 줄어들 것이다. 만약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으로 시작한다면? 국민참여당과 통합할 가능성은 한층 줄어든다.

그렇다면 진보신당 또는 사회당의 당원과 지지자들이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에 긍정적일 수 있는 전제조건은 무엇인가? 그것은 국민참여당이 자당의 노선, 한미FTA, 의료민영화 등에 대한 입장을 일정 부분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정치지형에서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들은 참여정부의 노선과 가치를 계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그 노선과 가치의 핵심이었던 그들의 수장은 비극적인 죽음을 당했다. 많은 국민들이 그를 그리워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국민참여당이 자신들의 무엇을 바꿀 수 있겠는가?

2012년이 총선과 연동되는 대선이 있는 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총선과 대선이 연동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있다. 문제는 뭐가 어떻게 연동되냐는 것이다. 예를 들면 손학규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손학규는 민주당 대표이며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이다. 2012년에 손학규는 의원 배지를 달 의사가 없다. 오로지 대권만을 바라보며 달리고 있다. 누구나 예상하다시피 지금과 같은 정치 지형에서 차기 대선은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다. 때문에 손학규에게는 진보신당의 1%도 소중하다. 그러면, 총선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이번엔 이정희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정희가 대선후보로 나가면 얼마만큼의 성과를 얻을 수 있을까? 권영길보다야 낫겠지만 사실상 처참할 것이다. 게다가 이정희는 나이도 젊다. 2012년에 관악 을에서 야권연대를 통해 당선되고 그 반대급부로 대선을 양보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즉, 대선을 취하려면 총선을 양보해야 하고 총선을 취하려면 대선을 양보해야 하는 판이 2012년의 판일 것이다.

최근 제기된 주장들을 보면 실제로 민주노동당의 핵심 인사들은 총선을 취하고 대선을 주는 방향으로 전략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의 내용은 민주노동당의 2011년 사업계획 초안에서 발췌한 것이다.

2011년은 한마디로 ‘2012년 권력재편기를 준비하는 해’임. 따라서 당의 모든 사업은 2012년 권력재편기에 반드시 승리하는 것에 맞춰져야 함. 이는 구체적으로는 2012년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 실현, 2012년 대선에서 ‘진보적 정권교체’를 통해 실현될 것임. 여기서 ‘진보적 정권교체’라고 함은 한나라당 재집권 저지를 넘어서 진보적 방향으로 정권을 교체하여 진보적 가치와 정책이 실현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함. 

- 민주노동당 2011년 사업계획 (초안) 中


물론 대선을 앞둔 당의 사업계획은 집권을 염두에 둔 것이어야 할 것이다. 민주노동당 2011년 사업계획 초안의 흥미로운 점은 이 '집권'의 의미가 '진보적 정권교체'이고 진보적 정권교체는 '한나라당이 재집권 하지 않는 진보적 방향의 정권교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집권의 주체는 민주노동당이 아니다. 진보대통합을 통해 만들어진 새로운 진보정당도 아니다. 정권교체를 하는 세력이 '진보적 방향'을 갖고 있기만 하면 그게 어디든 상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주체가 불명확한 대상에 대하여 2011년과 2012년의 당 사업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 방향은 대선 국면에서 소위 민주, 평화, 개혁세력이 승리하였을 경우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경우까지도 포함할 것이다. 그리고 사실 이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이다. 민주노동당 인사들의 다음과 같은 발언을 눈여겨보자.

만약 지금처럼 진보정당들이 분열되어 있는 상황에서 2012년 대선을 치르게 된다면 진보진영의 후보가 의미 있는 득표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 선거연합을 하더라도 민주당 후보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주게 되거나 아니면 정권 교체 자체가 아예 불가능하게 될 수도 있다.  

더구나 진보진영의 조직적 기반이 줄어들고 있고 정치적 힘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의 상태로 2012년을 맞이하는 것은 진보진영 스스로 자멸을 재촉하는 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진보진영이 하나로 뭉쳐 대통합정당을 만들어 보수-중도-진보가 3정립된 한나라-민주-대통합정당의 ‘천하삼분지계’의 정치지형을 만든 다음 2012년에 선거연합을 통해 진보적 정권교체를 추진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진보세력의 단독 집권가능성을 열어가야 하는 것이다.

- 이상현, '진보대통합 어떻게 할 것인가' 中


이렇게 진보대통합 당과 전선체가 건설될 경우, 2012년 총선에서 울산, 창원, 사천, 거제 등 영남권과 광주전남, 그리고 수도권에서 지역구 의원을 배출하고 국민들의 신선한 기대를 모아 비례대표를 확보하여 국회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을 얻을 수 있다. 그 힘으로 201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재집권 저지와 진보적 정권교체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현재와 같이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참여당이 대선구도의 2012년 총선에서까지 각개 약진하여 민주당과의 거래를 앞세우면, 정권 교체에도 진보정치 발전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지만, 진보정치의 단결과 혁신으로 우리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면 대안의 정치세력으로 우뚝 서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 정성희, '진보정치대통합의 대의와 과제'


위에서 보이는 이상현과 정성희의 견해는 민주노동당 내에 실재하는 두 가지 견해를 대변하고 있다. 한 축은 선거연합과 민주당 일각을 포함하는 야권연대를 강조하고 있고 또 한 축은 민주당과 구별되는 진보정치세력의 재편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상반된 견해는 현실적으로 큰 차이를 가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쨌든 결국 선거국면이 닥치면 세팅된 선거연합 테이블에 앉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소위 정권교체에도 협력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하여 유력한 대권후보 중 한 사람인 유시민의 움직임을 잠시 들여다보자.


2012년에 총선에 출마하겠는데 심상정의 지역구인 고양시 덕양 갑에는 안 나간다고 한다. 그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첫번째 가능성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다른 지역구에 출마하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과천의왕에 출마하여 안상수와 정치적 각을 세우는 것이다. 좋은 방법일 수 있으나 정치인 유시민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미 유시민은 덕양 갑에서 대구 수성 을로 지역구를 바꾼 바 있기 때문이다. 이 번에 또다시 다른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 선거 국면에서 비난을 면키 어렵다는 점은 누구라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좀 더 현실성 있는 가능성은 후순위의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다. 비례대표 출마 후보는 정해진 방식으로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있고 특히 공중파의 TV토론, 연설 등에도 참여할 수 있다. 유시민의 출마가 2012년 대선과 연계될 수 있다면 이 경우를 생각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다. 즉, 유시민은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여 정치적 부담을 줄임과 동시에 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으면서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8번이었던 노회찬의 경우를 떠올려보라) 대선을 겨냥한 합법적인 사전선거운동의 길을 열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유시민은 2012년 대선을 겨냥한 행보를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2012년에 국민참여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것이다. 그리고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벌어졌던 일이 다시 한 번 전국단위로 벌어지는 것이다. 국민참여당의 유시민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의 지지를 요구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당 대선후보와 단일화 협상을 시도할 것이다. 그리고? 유시민의 희망사항대로라면 유시민은 대통령이 되어 제2의 노무현이 될 것이다. 아마 이 시기가 되면 이정희나 강기갑이 고용노동부 장관이나 보건복지부 장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자신들의 생각하는 일정한 진보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즉, 이는 민주노동당의 '진보적 정권교체'의 로드맵과 사실상 동일한 수순이다.

따라서 지금 선거연합과 진보대통합 논의에 국민참여당의 참여를 고려한다는 말의 의미는 바로 이 판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물론 2012년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고 총선에서는 일정한 수준의 선거연합을 하되 대선에서는 독자출마를 하는 등의 방법도 없는 것은 아니겠으나 현재 시점에서 우리를 둘러싼 정세의 흐름이 이렇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 할 것이다.

진보대통합이라는 어휘 안에서 각 정치세력은 서로 동상이몽을 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진보대통합은 총선에서 일정 정도의 성과를 얻고 그 힘을 바탕으로 유력한 개혁적 대선 후보로부터 정치적 지분을 획득하기 위한 것이다. 국민참여당류의 진보대통합은 유시민의 대통령 당선을 통한 참여정부 세력의 복권과 그들이 주장하는 가치의 부활을 위한 것이다. 우리의 진보대통합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지금 진보대통합을 이야기 하는 진보신당의 당원과 지지자들은 이 물음에 시원한 답변을 내놓을 수 있는 고민을 계속하지 않으면 안된다.

멀리서

2010.12.28 23:58:14
*.171.215.139

이거슨 누가 쓴 글입니까?

이상한 모자

2010.12.29 00:18:48
*.208.112.113

제가 썼습니다만...

ㅇㅇ

2010.12.29 00:50:18
*.141.215.61

민주당 지지하는 사람이라 잘은 모르지만 세칭 촛불당원들이 가장 많지 않습니까. 개인적으로는 유빠들과 싸울 때 가장 질리는 것이 유시민과 진보신당을 동시에 지지하는 촛불당원 부류들이었죠. 뭐 이제는 국참당으로 갔을려나?

뭐, 얄밉게 들리시겠지만 빨리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양당제가 오길 바라는 입장에서는 망한 배인 국참호에 여러분들이 승선하시는 것도 괜찮게 느껴지곤 하니다. (무례하게 들리겠군요) 그나저나 이 글은 여기 주인장님의 글 같은데 노정태씨와 달리 이상한 모자님은 확실히 유시민과 노무현에 대해서는 나름의 호감 같은 걸 가지고 계신 듯 하네요.

ㅇㅇ

2010.12.29 01:21:27
*.141.215.61

아 그러시군요. 그러고보면 유시민의 트위터에다가 다소 골계미 있는 댓글을 남기셨던 적이 있으셨지요? 뭐 아이템 같은거 파실 생각이 있으시냐 그런 댓글로 기억하는데...

PD쪽 사람들은 NL의 비지에 대한 반감이었는지 몰라도 김대중과 민주당에는 좀 더 박하다는 인상을 갖고 있어서 그리 봤는지도 모르겠군요. 아마 유시민에게 상당한 악의를 가지고 계시다면 그건 골수 민주당 지지자가 국참당과 유시민에게 갖는 것과 차원은 비슷할 것 같은데, 저는 앞으로 유시민이 어디까지 판을 흐트리며 세를 유지할지 궁금한 사람입니다.

아마 지역주의 글에서 노무현에 대한 코멘트 때문에 그렇게 기억을 했던 것 같네요. 뭐 노무현의 선택에 있어서는 PD쪽에선 노빠들과 마찬가지로 긍정적 기조에 있었으니....

이상한 모자

2010.12.29 01:04:57
*.208.112.113

저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는 글에 개인의 호불호를 드러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미 고인이 되어 '역사적 인물'이 되었기 때문에 어떠한 감상도 가지지 않습니다. 다만, 유시민에게는 상당한 정도의 악의와 혐오를 가지고 있습니다. 뭐 악의는 악의고 판단은 판단이지요.

볼빵

2010.12.29 09:27:43
*.204.226.18

PD가 노무현의 선택에 긍정적 기조에 있었다니...
저랑 다른 세상에 살다 오셨나요?

윤형

2010.12.29 17:49:53
*.149.153.7

저분은 노무현의 선택 일반에 대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 분당-열우당 창당" 얘기를 하고 계신듯 합니다. 당시 진보누리에서 진중권이나 평검사 등이 열린우리당 창당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었지요. 뭐 그게 PD들의 일반적인 경향이라고 볼 수 있는 문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요샌 PD가 뭔지도 잘 모르겠어서....ㅡ.,ㅡ;;;

염화칼슘

2010.12.29 11:05:17
*.114.22.136

딱1년전까지만해도 그래도 합치는게 낫지 않겠느냐...이런 생각으로 살았었는데... 솔직히 요센 합쳐도 그만 안 합쳐도 그만입니다. 사실 민노나 진신이나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게 요즘 느낌임 ㅋ 그렇다면 전 어디로 가야하죠?ㅋㅋㅋ 전태일 노동대학? 여러분 혁명을 위해선 공부를 해야합니다. 전노대로 오세요~ㅋㅋㅋ

이상한 모자

2010.12.29 14:02:13
*.114.22.131

이러지 마세요 곧 눈도 올 것인데..

염화칼슘

2010.12.30 09:37:17
*.114.22.136

ㅋㅋㅋ 전 올해 넘어가면 전노대에서 육년째 유급인데ㅋ 거긴 뭐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설명좀;;; 거기도 가면 혁명 할 수 있는건가요?

멀리서

2010.12.29 23:05:33
*.171.215.139

노동사회과학연구소가 있소이다

http://www.lodong.org/

1월부터 세미나 하니 오셔서 가열찬 학습에 매진하시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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