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안내
  • 이상한 모자
  • 야채인간
  • 김민하 공화국
  • 신간 안내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김준일 탄압

2024년 4월 19일 by 이상한 모자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을 조롱·희화화했다는 이유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가 법정제재 ‘경고’를 받았다.

(…)

민원인이 문제 삼은 김 평론가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특별법’ 관련 9번째 거부권 행사한 것을 놓고 “윤석열 대통령 가는 길이 역사가 되는구나”라고 한 것과 국민의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에 대해 “참 미래가 여기저기 고생이 많다”, “여기서 욕먹고 저기서 욕먹고”라고 한 내용이다.

의견진술자로 나온 유창수 CBS 부장은 “김준일 평론가가 이전 방송에서 ‘새로운미래’, ‘개혁미래당’ 등의 당 이름이 나오는 것을 놓고 ‘좋은 건 갖다 붙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며 “그래서 이번에도 ‘미래’라는 좋은 단어가 또 사용됐구나 하는 의미이지 ‘국민의미래’를 조롱하는 의미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유창수 부장은 “‘대통령 가는 길이 역사가 된다’는 것이 조롱이라고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저는 비판의 일종으로 보인다. 당시 방송을 모니터했는데 조롱으로 받아들이는 댓글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 부장은 “민주당에 대해선 ‘내로남불’이란 표현도 쓰지 않나. 대통령을 향해 ‘역사가 된다’는 표현이 더한 조롱인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심의위원들은 중징계 의견을 유지했다. 최철호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김준일 평론가는 친민주당 패널이다. 몇 번 방송 봤는데 그런 시각이라는 걸 실제 확인할 수 있다”며 “민주당 위성정당은 왜 질문하지 않거나 공격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유창수 부장은 “당시 민주당은 위성정당을 만들지조차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형기 위원(TV조선 추천)도 “일반 청취자, 제가 들어도 조롱 느낌이 온다”며 “물론 김 평론가가 민주당 비판할 때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김 평론가는 상당히 편향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고 오히려 그것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5대3으로 법정제재 ‘경고’가 의결됐다.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7461

정말 한심한 인간들 아닌가? 백보양보해서, 징계 논리를 만들려면 가령 비판을 하더라도 품위있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든지 이런 논리를 만들 수는 있다고 본다. 물론 그것도 구시대적인 논리고 과하지. 특히 그걸로 법정 제재, 웃기지. 근데 적어도 그런 거라면 그건 그래도 ‘표현’에 대한 얘기라는 거다. 그러면 표현 수위에 대해 얘기를 할 수 있겠지.

근데 이건 뭐다? 그냥 밑도 끝도 없이 ‘원래 저 사람 성향이 친민주당이어서 문제다’ 라고 하는 거다. 그럼 보수패널로 바꿔도 문제겠네? 완전히 칼로 자른듯이 중립적인 패널이 아니면 이런 구성은 애초에 불가능하네? AI가 해야겠네? AI도 뭘로 학습했는지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겠네?

이걸 심의라고 하고 있으니… 실제로는 보수패널이 이런 걸 해서 문제가 되는 건 앞으로도 거의 제로에 가까울 것이다, 제가 500원 건다. 그리고 계속 이런 것들로 김준일님을 거는데, 거의 이지메라고 본다. 말이 되는 걸 갖고 심의를 하면 저도 그건 그럴만하다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말도 안 되는 걸로 계속 시비를 걸고 있다. 특히 사실상 국힘이랑 한몸인 사람들이 저기 들어가서 이런 식으로 한다. 내가 법은 잘 모르지만 법적대응을 해야 된다고 본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김준일, 선거방송심의위

YTN 짤린 얘기

2024년 4월 19일 by 이상한 모자

YTN의 TV에 일주일에 두 번 나가고 있었는데 다 짤렸다. 하나는 그 시간대의 정치 코너를 아예 없앤다 했다. 오케이. 그럴 수 있다. 선거 끝났으니까. 다른 하나는 총선도 끝나고 했으니 패널을 바꾼다 했다. 그래서 물었다. 그런 이유 뿐인가요? 요즘 분위기가 워낙 험해서, 뭐 다른 이유 있는 거 아닌가? 원래대로면 아유 그런 거 아니예요~~ 라는 얘기가 나와야 되는데, 총선도 끝나고 해서 바꿔보자… 이 얘기만 반복하더라. 정치 얘기 말고 다른 얘기를 하나요 라고 하니 그것도 아니라 하고…

이 ‘당신은 잘렸다’는 통보를 해주시는 분은 결정권을 갖고 있지 않다. 오히려 패널들에 호의적인 입장에 있을 수밖에 없다. 누가 짤리면 그 빈 자리 섭외는 또 이 분들이 해야 한다. 그러니까 이 분들에게도 누구를 자르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입장의 분이 ‘네가 문제다’라고 하지는 않지만 정해진 답만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얼마 전에 미디어오늘에서 전화가 와서 아침 라디오 그만 둔 얘기를 좀 해달라 하더라. 그래서 했다. 기사도 나왔다.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7308

이 기사에서 나는 “새로 온 사장이 취임사에서 노골적으로 ‘김건희 여사 관련 보도 때문에 민영화됐을 가능성’을 얘기하지 않았나”, “과거 (경영진에 의해 방송이 물갈이되는) 사례는 KBS나 MBC처럼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안에서 일어난 사건이었지만, 이번 사건은 YTN를 완전히 민영화하느냐, 또 지배구조를 어떻게 바꾸느냐는 문제와 묶어서 벌어진 사건이다. 그래서 더 악질적”, “공영방송의 경우 지배구조를 개선할 제도적인 틀을 대안으로 말할 수 있지만, 민영화한 방송사에는 이런 대안을 논의할 수 없다. 그래서 현 상황은 더 안 좋으며, 그런 점에서 윤석열 정권의 언론 정책은 최악”이라고 말하고 있다.

기사 나온 이후 YTN 갔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잘 봤다”고 하더라.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었을 거다. 그런데 어느 날은 전혀 기대하지 않은 보수 성향의 모 진행자로부터도 얘기를 들었다. 아침 라디오 안 나간다고 했다면서요? 라는 식으로… 여기서부터 불안했다. 저 양반이 미디어오늘 기사를 찾아보고 하는 얘긴 아닐테고, 비슷한 성향의 인사들에게 들은 얘기를 하는 걸텐데, 좋은 맥락에서 나온 얘기가 아닐텐데… 회사 내에서 뭔가 화제가 되는 모양이구만… 김모라는 놈이 회사 험담하고 다닌다고…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이런 일이 일어나니 혹시나? 하는 거지. 물론 그런 맥락이 맞다 하더라도 절대로 ‘당신이 문제야’라고 하지는 않을 거다. 빌미를 주고 싶지 않을 테니까. 이런 저런 이유를 대겠지. 어차피 내일부터 오지마 하면 못 가는 게 맞으니까. 그러나… 마음이라는 게… 사람이 좀 똑바로 살고 싶어도 똑바로 살지를 못하게 해, 하여간…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YTN

홍세화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2024년 4월 18일 by 이상한 모자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37136.html

20년도 더 된 옛날 일이다. 꺠손이니 진보누리니 하는 웹사이트에서 이 생활을 시작했다. 안티조선 운동으로 유입된 인사들이 많았기 때문에, 홍 선생님을 모르고 살 수 없었다. 다들 톨레랑스니 뭐니 하면서, 홍 선생님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나도 글 몇 줄 읽고 멋모르고 존경했다. 그때 뜨거웠던 주제가 언론인의 정치적 의사 표명과 관련한 거였다. 홍 선생님이 한겨레 기획위원 자격으로 100분 토론에 나가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에 대해, 한겨레가 직무정지로 대응한 거였다. 그때 다들 나서서 1인 시위를 하고 그걸 지지한다고 쓰기도 하고 그랬는데, 아래는 그 때의 일을 쓴 기사이다. 익숙한 이름들이 많이 보일 것이다.

http://www.peoplepower21.org/Magazine/714383

그 시절에 오프라인 모임에서도 몇 번 뵈었던 거 같다. 빵에서 나온지 얼마 안 된 박용진이 그런 자리에 함께 있었던 거 같기도 하다. 그 때만 해도 홍 선생님은 나에게 셀렙 같은 거였다. 좀 다른 관계가 된 건 통합진보당 창당 이후 남겨진 진보신당에 대표로 오셨을 때다. 나는 당직자였다. 극히 불리한 상황에서 총선을 치러야 했다. 홍 선생님을 비례대표 후보로 내보내야 하는데, 극구 거부하셨다. 청소노동자이자 비례 1번이었던 김순자 선생님과 묶어서, 배제된 노동과 사상이 함께 국회에 진출하는 모양새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로 편지를 써 겨우 설득했다. 아침에 출근한 홍 선생님은 나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나쁜 사람”이라고 했다. 하지만 다른 이의 ‘좋은 후배를 뒀다’는 말에는 그러하다는 취지로 답하셨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홍 선생님을 당에서 만드는 팟캐스트에 출연시키고는 ‘실비’ 농담 같은 것을 하면서 무리하게 부려먹었지만, 결과는 정당득표 1.13%로 아쉽게 되었다.

당은 법에 따라 해산됐고, 최소한의 인건비 보전을 위해 당직자들 상당수가 그만두는 안까지 거론됐지만, 홍 선생님이 그러한 안을 거부했다. 더디더라도 함께 가야하고, 우리가 지향하는 세상의 모습을 지금부터 만들어 가야 한다는 이유였다. 홍 선생님은 선거 전부터 하방을 말했다. 그만두고 떠난다는 게 아닌, 좀 더 철학적인 얘기였다. 당사를 여의도에서 젊은이들이 많은 홍대입구로 옮겼다. 젊은이들로의 하방이랄까. 물론 우리는 의도한 바를 다 이루진 못했다. 대선 과정은 혼란스러웠다. 어머니의 병으로 직업을 조금 더 돈을 벌 수 있는 매체전문비평지 기자로 바꾸면서, 직업인으로서는 당을 떠났다. 그 시기에 홍 선생님을 조금 원망했던 것도 같다. 어찌되었건 어려운 시기에 대표를 하면서 여러 결정을 할 수밖에 없으셨던 거고, 아랫사람으로서는 어느 정도 이해를 하면서도 서운함이 없을 수는 없는 거 아니겠나.

그리고 시간이 지나 냉소사회를 썼을 때, 출판사에서 추천사 같은 걸 써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홍 선생님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원망했던 것에 대한 죄스러운 마음으로 연락을 드렸다. 홍 선생님답게 원고를 다 보고 말씀을 주겠다고 했다.

당에 있을 때 홍 선생님 앞으로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엄청나게 두꺼운 책이 배달된 일이 있었다.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것이었는데, 자비출판을 한 걸로 추정됐다. 가끔 그런 사람들 있다. 자기가 평생 마르크스주의를 연구했노라, 두꺼운 노트 10권 들고 와서 내가 한국 마르크스주의의 대가인데 세상이 알아주지 않노라 하는 사람들. 그런거 아닌가 싶었고 홍 선생님에게는 필요가 없는 책으로 생각이 되었다. 그래서 그런 말씀을 드리면서 얘기했다. 이 책은 저를 주십시오. 어차피 버려질 것 같은데. 홍 선생님은 좀 망설이며 답했다. 나도 책을 주고 싶지만, 이 책은 어쨌든 나에게 온 것이니 함부로 남에게 줄 수가 없네. 홍 선생님은 실제로 그 책을 소중히 집에 가져갔다.

그런 홍 선생님이 원고를 읽지도 않고 추천사를 쓸리는 없는 것이다. 며칠 후 홍 선생님에게 답이 왔다. “좋은 글 썼네” … 실제로 그렇게 생각을 해서 말씀하신 건지, 아니면 인사치레였는지… 그건 아직도 잘 모르겠다. 추천사는 이렇게 적어 주셨다. “저자가 냉소주의를 붙들고 파헤친 게 사회변화의 가능성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되었기에. 그 실천 과정에서 열등감, 냉소주의, 소비주의에 대해 극복이 아니라 화해해야 한다고 말하는 섬세함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박근혜-새누리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바라볼 시점에 수많은 시민이 이 책과 만나기 바란다.” 실제 이 보잘 것 없는 원고를 읽지 않았다면 쓸 수 없는 말이었기에, 나로서는 큰 영광이었다. 원망이랄까 그런 마음도 깨끗하게 없어졌지만, 다음에 직접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겠다 말만 하고 행동에 옮기지는 않았다. 다음에 직접 찾아뵙겠다고 말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 다음에는… 그렇게 오다 가다 몇 차례 스쳐 지나간 게 전부다. 실제로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렸어야 했다. 부고를 접하고, 당에서의 관계가 끝난 이후에 홍 선생님이 왜 그렇게 어렵게 느껴졌을까를 생각했다. 그건 어떤 고결함 때문이 아닌가. 홍 선생님이 여러 영역에서 한 결정이나 주장에 한 점의 오류도 없었다고 말하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부정할 수 없는 건 고결한 분이라는 거다. 그런 고결함 앞에서 세상사든지 뭐든지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니까 부끄럽게 되고 싶지 않았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다.

잊혀지지 않는 두 장의 사진이 있다. 둘 다 야간에 찍힌 사진이다. 하나는 홍 선생님이 누군가를 끌어 안고 우는 모습, 또 하나는 분향소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뒷모습. 특히, 무릎 꿇은 뒷모습은 떠올릴 때마다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저기에 저렇게 있어야 하는데… 이제 ‘우리’가 누군지도 모르게 되었지만… 앞으로 몇 십 년을 더 살아도 그런 모습으로 남는 것은 어려울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러한 고결함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것을 잃지 않기 위해, 그러니까 그런 노력을 하기 위해서, 홍 선생님의 뒷모습을 앞으로도 떠올릴 거 같다.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홍세화
« 이전 1 … 76 77 78 … 465 다음 »

최근 글

  • 엘리트-포퓰리즘과 포퓰리즘-엘리트주의
  • 좋은 말로 하면 악플이 아니게 되나?
  • 이단이 되어야
  • 주식 투자를 10억씩 하는 사람들의 훈계
  • 행복한 사람, 오지 오스본

분류

누적 카운터

  • 1,496,138 hits

블로그 구독

Flickr 사진

추가 사진

____________

  • 로그인
  • 입력 내용 피드
  • 댓글 피드
  • WordPress.org

Copyright © 2025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Omega WordPress Theme by ThemeH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