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짤린 얘기
YTN의 TV에 일주일에 두 번 나가고 있었는데 다 짤렸다. 하나는 그 시간대의 정치 코너를 아예 없앤다 했다. 오케이. 그럴 수 있다. 선거 끝났으니까. 다른 하나는 총선도 끝나고 했으니 패널을 바꾼다 했다. 그래서 물었다. 그런 이유 뿐인가요? 요즘 분위기가 워낙 험해서, 뭐 다른 이유 있는 거 아닌가? 원래대로면 아유 그런 거 아니예요~~ 라는 얘기가 나와야 되는데, 총선도 끝나고 해서 바꿔보자… 이 얘기만 반복하더라. 정치 얘기 말고 다른 얘기를 하나요 라고 하니 그것도 아니라 하고…
이 ‘당신은 잘렸다’는 통보를 해주시는 분은 결정권을 갖고 있지 않다. 오히려 패널들에 호의적인 입장에 있을 수밖에 없다. 누가 짤리면 그 빈 자리 섭외는 또 이 분들이 해야 한다. 그러니까 이 분들에게도 누구를 자르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입장의 분이 ‘네가 문제다’라고 하지는 않지만 정해진 답만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얼마 전에 미디어오늘에서 전화가 와서 아침 라디오 그만 둔 얘기를 좀 해달라 하더라. 그래서 했다. 기사도 나왔다.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7308
이 기사에서 나는 “새로 온 사장이 취임사에서 노골적으로 ‘김건희 여사 관련 보도 때문에 민영화됐을 가능성’을 얘기하지 않았나”, “과거 (경영진에 의해 방송이 물갈이되는) 사례는 KBS나 MBC처럼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안에서 일어난 사건이었지만, 이번 사건은 YTN를 완전히 민영화하느냐, 또 지배구조를 어떻게 바꾸느냐는 문제와 묶어서 벌어진 사건이다. 그래서 더 악질적”, “공영방송의 경우 지배구조를 개선할 제도적인 틀을 대안으로 말할 수 있지만, 민영화한 방송사에는 이런 대안을 논의할 수 없다. 그래서 현 상황은 더 안 좋으며, 그런 점에서 윤석열 정권의 언론 정책은 최악”이라고 말하고 있다.
기사 나온 이후 YTN 갔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잘 봤다”고 하더라.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었을 거다. 그런데 어느 날은 전혀 기대하지 않은 보수 성향의 모 진행자로부터도 얘기를 들었다. 아침 라디오 안 나간다고 했다면서요? 라는 식으로… 여기서부터 불안했다. 저 양반이 미디어오늘 기사를 찾아보고 하는 얘긴 아닐테고, 비슷한 성향의 인사들에게 들은 얘기를 하는 걸텐데, 좋은 맥락에서 나온 얘기가 아닐텐데… 회사 내에서 뭔가 화제가 되는 모양이구만… 김모라는 놈이 회사 험담하고 다닌다고…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이런 일이 일어나니 혹시나? 하는 거지. 물론 그런 맥락이 맞다 하더라도 절대로 ‘당신이 문제야’라고 하지는 않을 거다. 빌미를 주고 싶지 않을 테니까. 이런 저런 이유를 대겠지. 어차피 내일부터 오지마 하면 못 가는 게 맞으니까. 그러나… 마음이라는 게… 사람이 좀 똑바로 살고 싶어도 똑바로 살지를 못하게 해, 하여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