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방송에서 장교수님이 방송에서 장의원님을 비판한 것에 대하여, 장의원님이 방송국에 전화를 해 항의를 하였다는 사실을, 장교수님이 폭로(?)하며 비판한 글을, 이대표님이 공유한 사건에 대하여 다루었다. 제작진의 주문은 이걸로 당내의 갈등구도를 살펴보자는 것이어서 그러한 방향으로 내용을 준비했다.
그런데 같이 출연하는 장기자님이 이 사안은 웃고 넘어갈 일이 아니고 세월호 보도에 대해 충성충성충성이가 항의한 일과 같은 것이며 방송국의 노조가 들고 일어날 일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에 대해 뭔가 답을 했는데 시간 부족으로 충분히 말하지 못했고, 내용을 정리하면서 이 내용을 생각 안 해본 것은 아니기에 여기에 적어 놓는다. 익숙한 분들은 아실텐데, 내 얘긴 끝까지 봐야 결론을 알 수 있다.
우선 장의원님은 절대로 방송국에 전화를 해서는 안 되는가? 그렇진 않다고 본다. 장의원님은 얼마든지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잘못 보도된 사실 등에 대하여 항의할 수 있다. 만일 장의원님이 방송국에 전화를 해서 “장교수라는 사람이 내가 만든 학습 모임을 계파 활동이라며 폄하하던데 그렇지 않습니다. 억울합니다”라고 하였다면 별 문제 없다고 본다. 본인에 대한 방송 내용을 당사자가 바로잡고 싶다는 것이니 그냥 들어주면 된다. 반론 인터뷰를 하도록 하던지. 앞으로 주의하라던가 이런 일이 반복되면 나도 뭔가 권리를 행사하겠다거나 하는 얘길 했다고 해도 뭐 마찬가지라고 본다. 정치인의 언론관과 방정맞은 품행을 따질 일일 뿐이다. KBS의 세월호 보도 문제와 곧바로 연결시킬 일은 아니다.
다만 장교수님의 하차를 요구하는 등 방송의 구성 혹은 내용을 바꾸기 위한 구체적 주문을 하였다면 제작자율성을 침해하려고 시도한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 이 정권은 검찰 경찰 국정원 등 인사에 아주 관심이 많은데, 과거를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 다음 타깃은 방송국이 되는 거 아니냐 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다만 방송국 측은 외압이라고 볼만한 사정은 없고 일상적 대응을 하는 정도의 수준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 장의원님이 뭐라고 말했고 뭘 주문했는지 구체적으로 나온다면 모르겠지만 일단 방송국의 입장이 그렇다면 밖에서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의문은 있다. 장의원님이 “난 억울하다”란 수준의 얘기를 한 것 정도로 장교수님이 “방송 하지 말라면 안 하겠다”란 글을 올리는 일이 벌어졌다고 보는 게 상식적인지? 물론 장교수님도 반쯤은 정치권 인사라 좀 주저되는 대목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상당한 의구심을 갖고 지켜볼 문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근데 내가 이런 얘기를 하면 곧이 곧대로 듣긴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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