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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 다르고 어 다른 언론의 세계

2022년 7월 7일 by 이상한 모자

기자들의 전화를 가끔 받는다. 아주 가끔이다. “어떻게 보세요”류의 뜬구름 잡는 질문을 해오면 이런 저런 답을 하는데 보통은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것 같다. 말한 걸 제대로 들었는지도 늘 의문이다. 뭘 기대하고 나 같은 사람에게까지 전화를 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지방선거 끝나고 어느 기자의 전화를 받았다. 사전투표율이 높아서 투표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니더라 하기에, 그건 충분히 예상된 바 아니었느냐고 했다. 사전투표날부터 방송에 나가서 계속 한 얘기고 다들 비슷한 생각이었다 했는데, “제가 모든 방송을 보지는 못해서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내가 당신이 방송에서 하고 다니는 얘기를 다 알아야 하느냐’란 뜻인가 해서 잠시 고민… 그런데 내 얘기의 취지는 그만큼 대체적인 의견 일치가 있었던 문제 아니냐란 뜻이었다. 아무튼 이런 식으로 특히나 아 다르고 어 다른게 언론과 정치의 세계이다.

우리 한겨레의 박모라는 분이 글을 썼는데 이런 대목이 나온다.

지난 5일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에 관한 질문에 “전 정권에서 유능한 사람이 하나라도 있었나”라고 답변한 건, 검찰총장 시절 자신을 핍박했던 문재인 정부에 대한 트라우마와 집착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49903.html

큰 따옴표니까 직접 인용이다. 윤통이 저렇게 말한 게 있던가 싶어 검색을 해봤으나 안 나온다. 발언의 의도를 살리는 방향으로 마사지한 거 아닌가 싶은데, 여기서 아 다르고 어 다른 세계의 문제가 발생한다.

윤통이 당일에 했다는 명언은 처음에 속보로 이렇게 전해졌다.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훌륭한 사람 봤나”

두 눈을 의심했고, 기사를 검색해봤는데 이때만 해도 기사에 다 이렇게 써있었다. 나도 이 발언을 근거로 인터넷 방송에 가서 얘기를 했는데, 같이 출연한 사람들은 다른 말을 봤다고 했다. 나중에 검색을 해보니 발언이 바뀌어 있는데, 그것도 하나가 아니고 두 개의 예가 있었다.

1)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나”
2)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나”

그런데 추가된 부분이 ‘그렇게’냐 ‘이렇게’냐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렇게’라고 할 때는 ‘전 정부 장관들도 다 문제있는 사람들이었다’라는 거다. ‘이렇게’라고 하면 ‘내가 지명한 후보자는 전 정부 장관들 보다 훌륭한 사람이다’란 뜻이다. 즉, 전자는 ‘전 정부 문제’가 핵심이고 후자는 ‘내가 지명한 사람의 능력’이 핵심이다.

한겨레 박모님의 글은 내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윤통의 발언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면 큰따옴표를 쓴 것부터가 잘못인데, 그건 그렇다치고 어쨌든 마사지라고 봐도 ‘그렇게’의 경우인 때에야 대강 맞는 얘기가 된다. ‘이렇게’인 경우에도 갖다 붙이면 못할 얘기까진 아니지만, 확대해석이다.

그러면 실제 윤통은 뭐라고 말했을까? 현장 동영상을 돌려보면 ‘이렇게’가 맞다. 그럼 애초에 왜 속보는 저렇게 전달됐을까? 이후 보도에 혼동이 있는 이유는 뭘까? 윤통이 이 말을 할 때 하필이면 카메라 셔터음이 파바박 하고 막 플래시가 터진다. 현장에서 펜기자가 잘못 들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지 않았나 한다.

그러니까 박모님과 제가 후원회원인 그 신문은 잘 좀 하시고.

그건 그렇고, 윤통의 문제가 된 이 발언과 최근 지인찬스 논란 등은 뭘 보여주나? 오늘 대통령실이 6촌이라는 이유만으로 채용이 안 된다면 그것도 차별이라고 했다. 권력의 무게를 아주 우습게 아는 발언이다. 저런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건 대통령의 세계관을 거스르지 않는 한도 내에서 수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윤통의 인사관이란 뭘까? 전 정권은 운동권 출신들 막 갖다 쓰고 민변으로 도배를 했으면서, 능력있는 사람을 나랑 가깝단 이유만으로 배제해야 할 이유가 뭐 있냐! 이런 항변 아닌가? 그러나 오늘날 운동권이니 뭐니로 폄훼되고 있지만 그건 어쨌든 최소한 지식인 사회의 어떤 네트워크의 연장이긴 한 것이다. 그 안에서의 평가와 판단에 대한 체계는 어쨌든 돌아가는 게 있단 말이다. 엘리트 시스템에서 못하는 걸 해보라는 취지의 정책 판단을 실현하는 수단이란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

반면 윤통식 측근인사는 크게 두 개의 필터로 이뤄지는데 첫째는 검찰에서 잘 나가던 사람이란 필터, 둘째는 나와 가깝고 내가 써봤고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는 필터이다. 대통령실은 대검찰청이 아니고 후자는 그저 정실인사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건 ‘운동권 출신’이나 ‘민변’에 댈 것 조차도 아니다.

‘윤석열 사단’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굳이 대통령실을 대검찰청으로 만든 효과는 조만간 보게 될 것이다. 국정원의 움직임은 그 신호탄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윤석열, 인사

박지현 씨의 오해에 대해

2022년 7월 6일 by 이상한 모자

그제 어제 방송에서 이 얘기 많이 했다. 당내 선거 피선거권 그니까 우리 옛날에 쓰던 말로 당권에 대한 박지현 씨의 개념은 당의 운영 방식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걸로 보인다. 이거 정당활동 했던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거다. 하지만 언론의 질문 방식이 너무 피상적이어서 여기다가 쓴다.

먼저 예외적으로 당권을 부여하는 조항을 박지현 씨에게 적용하는 것의 정당성 문제이다. 나는 그거 쉽지 않다고 말로도 하고 글로도 쓰고 그랬다. 그런 조항은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를 공직선거 후보로 선출하기 위한 것이거나 정치세력간 통합에 따른 합의 이행을 위해 쓰는 거다. 가령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한 직후에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했는데 안철수 씨가 대표 출마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논의의 경우.

그러나 박지현 씨는 대선 때 영입됐고 비대위원장까지 한 후에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는 것이므로 이런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 다만 더블민주당이 정치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선 젊은 세대의 참여를 촉진해야겠기에 일정 연령 이하 등을 기준으로 일반적으로 특례를 적용한다는 식의 접근은 가능할 걸로 보이는데, 박지현 씨 주장은 그런 게 아니었다. 흐름 상으로는 대선 때 가입한 당원들에게 당권을 부여하자는 ‘개딸 투표권’ 문제와 같이 처리됐어야 했다. 지금 이러는 건 늦었다.

둘째, 박지현 씨가 비대위원장이 될 때는 당규 조항에 따라 중앙위 결정으로 피선거권이 주어졌는데 왜 이번에는 없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다. 첫째, 당시 안건 처리를 어떻게 했는지를 봐야겠지만 비대위 구성안을 의결하는 게 상식적이고 이건 당내선거의 선출과는 다른 거다. 둘째, 어떤 안건을 처리했든 당시 당권에 관하나 예외규정이 적용됐다 하더라도 그게 영원히 피선거권을 부여한다는 취지는 아니다. 그 당시의 선거나 안건에 국한하는 거다. 가령 김동연 지사도 이 조항 적용하지 않았느냐 하는데, 그게 앞으로 김동연 지사에게 영원히 당권이 부여된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거다. 당비 안 내면 상실되고, 당연히 당내선거 때마다 확인할 거다.

내가 궁금한 거는 이런 주장을 하는데 왜 주변에서 아무도 바로잡아주지 않느냐 하는 거다. 얘기하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본인이 너무 많은 공격을 받다 보니 그런 어드바이스 모두를 어떤 공격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더블민주당의 선배 정치인이란 사람들은 박지현 씨가 다시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너도나도 나서서 손가락질만 하니 그냥 젊은 사람 한때 잘 써먹은 걸로 하고 버릴 모양이다.

또 하나 궁금한 거. 박지현 씨가 자꾸 김남국 의원, 김용민 의원, 우상호 의원 얘기하면서 이 사람들도 이 예외조항 적용된 거다 라고 주장하는데 마찬가지로 뭔가를 오해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뭔가가 있는 건지 궁금하다. 현역의원들은 당비 안 내도 되는 건지, 내는 방식이 다른 건지 뭔지? 뭐 아무래도 내 입장에선 상관없는 거지만.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박지현

문정부 컴플렉스가 있나

2022년 7월 4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도 윤통이 전 정부 인사와는 비교할 바 아니다 했는데, 왜 자꾸 전 정부 얘기를 하나. 혹시 기자 질문에 전 정부 얘기가 포함돼있나 싶어서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보는데, 기자는 인사 문제와 지지율 얘기하면서 “여당에서도 지적이 나오는데…”라고 했다. 그런데 윤통이 별안간 전 정부 인사 얘길 힘주어 말하는 것이었다. 한참 보는데 동영상이 삭제돼서 뒷부분은 잘 못봤다. 어찌됐든 문정부 컴플렉스가 있든지 아니면 “여당에서도”란 대목을 어떤 의미로든 더불어민주당으로 알아들었든지다.

근데 설사 질문이 “야당도 비판하는데”였더라도 거기다 대고 전 정부는 뭐 얼마나 잘했습니까 라고 하는 게 대통령의 답으로서 적절하다고 보지 않는다. 그건 누구라도 마찬가지야. 더블민주당은 뭐 조국 원죄가 있으니까 아무것도 말하지 말아야 되는 거냐? 모든 질문에 대해서 답을 그렇게 하면 어떻게 하냐.

아무튼 이런 거는 동아일보라는 신문에 어떤 분도 지적을 하니 귀담아 들으시라는 거다. 님들이 야당지로 보는 한겨레 경향 이런 불충한 신문들은 아예 들이밀지도 않어요. 천모라는 분이 이렇게 썼어.

다음으로 중요한 점은 윤 대통령의 입이 향해야 할 ‘청중’은 야당도 아니고, 눈앞의 기자도 아니라는 것이다. 청중을 눈앞의 기자로 착각하면 “대통령은 처음이라… 어떻게 방법을 알려주시라” 같은 엉뚱한 답변이 나온다. 입이 야당을 향하면 “과거에 민변 출신들이 아주 뭐 도배를 하지 않았습니까”와 같은 문제 발언이 나온다. 청중이 국민이라고 생각했다면, ‘민변 도배’ 같은 짓을 하지 말라고 선거에서 소명을 부여받은 대통령의 입에서 과거 정권을 구실 삼아 똑같은 행태를 되풀이하겠다는 말이 나올 수는 없었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의식해야 할 청중은 오직 국민뿐이다. 단 한순간도 카메라 너머 있는 국민들의 눈과 귀를 놓쳐선 안 된다. 그래야 도어스테핑이 심각한 정치적 리스크로 비화하는 일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703/114268674/1

근데 이 신문이 왜 이러는지 요즘에 참 불충한 칼럼을 많이 쓴단 말이다. 여기 송모라는 분도 있는데, 이 분 옛날에 이상한 말 많이 썼거든. 근데 좀 들어보시오.

한 장관이 미국의 인사 검증 방식을 배우기 위해 FBI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한다. 인사 검증 방식이나 기계적으로 배워오지 말고 FBI같이 독립적인 수사기관은 어떻게 가능한지부터 배워오길 바란다. 행안부에 경찰국 같은 걸 만들어 국가수사본부를 통제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생긴다면 중수청을 어느 부처에 두더라도 관할국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만 깨닫고 와도 큰 수확이다.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628/114190076/1

근데 이런 얘기하면 문정부 윤정부 다들 미국 얘기만 하는데, 그런데 우리의 형사 사법 뭐 검찰이런 거는 다 DNA가 일본산 아닌가? 수사 기소 완전분리 그것도 사실 옛날에 다 일본에서 했던 얘기거든? 한장관님이 미국에 가면 뭐해. 뛰어 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인데. 물론 진짜 관심은 FBI가 아니고 뉴욕남부검찰청이라고 하는 얘기도 있던데… 예를 들면 문화일보는 그 얘기 너무 쓰고 싶어서 안달이 났는지 이렇게 썼지.

한 장관은 오는 5일 미국 뉴욕남부연방검찰청을 방문하는 일정을 추가했다. 이곳에서 한 장관은 그리스울드 수석법률고문(전 증권금융범죄 수사단장)과 하트만 증권금융범죄수사단장 등과 만난다. 뉴욕남부 연방검찰청은 기업부패 및 금융·증권 범죄 대응의 본거지로 통하는 곳으로 월스트리트의 저승사자로 불린다. 한 장관이 당초 일정에 없던 이곳을 가는 것은 한 장관이 취임과 동시에 부활시킨 증권범죄합수단을 통해 금융 증권범죄를 엄단하겠다는 의지와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관이 미국까지 가서 ‘금융증권범죄 엄단 의지’를 불태울 일이라면 뭘까?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뭐 이런 얘기 하러 간거란 거 아녀? 수사 필요하면 해야지. 잘 해야지. 근데 그런 관측이 맞다고 하면, 법무부 장관이 이러는 게 맞냐? 그냥 웃고 맙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도어스테핑, 동아일보, 윤석열,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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