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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윤석열

윤씨 인터뷰를 보고

2021년 7월 9일 by 이상한 모자

경향신문의 인터뷰. 대략 그동안 언론이 전한 입장을 다시 한 번 재확인 한 건데 본인의 육성이니 가치가 있다. 본인이 경험한 것과 검찰과 수사의 영역에서는 대부분 정확한 얘기를 하고 있다고 본다. 다만 오판이 있었다는, 그리고 중간에 미싱링크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게 검수완박 얘기다.

물론 징계청구가 되고 그게 뒤집히는 마당에 문통을 믿기는 쉽지 않았을 거라고 본다. 그러나 어찌됐건 문통의 메시지는 제도 안착에 가까웠고 여당 지도부의 스탠스도 강경파들의 주장을 연착륙 시키려는 것에 가까웠다. 김경수 등의 언급도 임기 말에 여당이 청와대 들이받는 그림을 만들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봤는데, 여기서 오판이 있었다는 생각이다. 누가 옆에서 ‘해석’을 가미한 것인지, 그냥 본인이 익숙한 언론의 해석을 따른 것인지 그건 모르겠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 문제. 방송에서도 몇 차례 얘기한 일이 있는데, 윤석열 본인이 이념적인 반공주의자라고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시장주의자에 가깝다. 검찰총장 시절 자유민주주의를 얘기한 것도 그 맥락이었다. 그 때는 나도 그 틀에 맞게 해석했다. 가령 작년 8월에 쓴 아래의 글을 보라.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9061.html

이 글에서 나는 이렇게 썼다.

문제의 연설에서 ‘독재’와 ‘전체주의’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의 관계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나왔다. 우리 헌법 가치를 독재의 그것과 구분하는 핵심은 법치(rule of law)라는 것이다.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이란 표현은 독재국가들도 대개는 민주주의의 외형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가리킨 걸로 보인다. 가령 북한의 국명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진보’들은 자유민주주의란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민주주의라고만 표현해도 충분한데 굳이 ‘자유’를 붙인 것은 평등이나 인권 같은 다른 가치를 부차적인 것으로 만든다는 생각에서다. 윤석열 총장이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 것은 이를 의식한 걸로 보인다.

과연 이걸 정권을 비난하기 위한 정치적 주장으로 볼 수 있을까? 해석은 자유라지만 그렇게 주장하긴 아무래도 쉽지 않다. 윤석열 총장은 취임사를 포함해 과거에도 수차례 자유민주주의를 언급했다. 그런 사실로 미뤄보면 신임 검사들에게 검찰의 지위와 임무에 대한 설명을 본인 철학을 동원해 한 거라고 보는 게 더 자연스럽다.

하지만 정치를 하겠다고 나온 사람이 하는 얘기라면, 그 맥락에 맞게 봐야 한다. 정치 참여 선언 이후의 자유민주주의 발언은 반공주의에 가까운 의미다. 참모의 문제도 있고 하겠지만 본인 인식의 문제도 있다고 본다. 그게 이번 인터뷰에서도 드러나는 게…

–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의 자유민주주의 주장이 극우와 통한다는 지적이 있어요.

“전혀 아니죠. 저는 문재인 정부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인식하기 위해선 자유와 자유민주주의가 뭔지 국민들이 다 함께 성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산주의도 민주주의라고 해요. 독일민주공화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 하잖아요. 하지만 개인이 중시되고 자유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이런 가치를 우리가 소중히 여기고 국가가 시스템 관리자로서 또는 개입자로서 행동할 때 이 정신을 투철하게 가져야 해요. 그래야만 정책 효과도 있고 취약한 사람도 보호할 수 있어요. 이 정신을 잃으면 양극화가 더 심해져요.”

– 문재인 정부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나요.

“민주당 핵심그룹이 개인의 자유를 과연 존중하는 철학적 기반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많습니다.”

이 ‘민주당 핵심그룹’이라는 표현,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려 했다”는 서사의 형식을 보면, 이 정권이 왜 자신에게 그렇게 까지 했는가, 그것은 주사파의 후예들이어서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한다. 여기서 중궈니횽의 민중민주주의라는 비판과 만나는 거다. 그러나 이것 자체가 386적 세계 인식이라는 점은 지난 번에 쓴 메모에서도 얘기했다. 그게 결과적으로 반공주의와 붙고 있고, 그러한 인식이 지난 정권들에서의 국가 권력 행사 한계가 없었던 사건들, 가령 국정원 댓글 사건과 같은 것들의 원인이 되었다. 윤석열 씨가 이런 악순환을 진지하게 끊고 싶다면 주변 인물과 참모 뿐만이 아니라 본인의 생각에서도 반공주의를 덜어내야 한다. 기왕 정치를 고집하겠다면, 이 정권 문제의 인식을 ‘주사파여서’ 말고 다른 차원에서 다시 시도해보시라.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윤석열, 자유민주주의, 주사파

윤 전 총장님도 386 입니까

2021년 7월 5일 by 이상한 모자

윤 전 총장님이 원자력박사를 만나고 나오는 길에 기자들 만나 나는 이념 논쟁 할 생각은 없고 먹고 사는 문제만이 걱정이라고 했는데, 앞의 글에도 썼지만 그게 윤석열 스탠스에 맞다. 근데 그럼 페이스북에 이걸 왜 올렸어! 그 문제를 얘기할라니까, 이념 논쟁은 하고 싶지 않지만 편향된 생각은 먹고 사는 문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개인의 역사의식을 논할 생각은 없지만 공직자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역사관을 가져야 한다… 이런 모순된 얘기를 하게 되지…

정치적 의도야 전에 쓴 글에도 말했지만 본질적으로 구태한 전략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뭔가? 먼저… 진보들 인용해봐야 신뢰 안 될 테니 주간동아를 인용해보자.

‘도리도리 윤석열’에 주목하는 이들은 총장 사퇴 후 3개월 동안 그가 도대체 뭘 했느냐는 질문도 한다. 연설 연습은 물론이고 사람을 모아 국가를 이끌 계획을 세웠어야 하는데,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을 위해 모인 포럼 관계자들은 고생하느라 입술이 부르틀 지경이라지만 보여준 아웃풋이 아직 없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는 이해찬 전 대표와 조정식 의원의 지휘 아래 공약과 선거 전략을 차곡차곡 마련해가고 있다.

정치를 하려면 판세를 잃고 다른 세력과 거중 조정을 해줄 원로 정치 전략가가 필요하다. 전모 씨는 그러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데, 윤 전 총장 측과 접촉을 시도한 그는 떨어져 나왔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이 대광초와 서울대 법대 동문에 의지하려는 성향을 강하게 내비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성 정치인을 피하다 보니 윤 전 총장은 교수와 법조인을 주로 캠프에 배치했다. 이들은 깨끗할 수는 있지만 사회의 당면 문제에 현실성 있는 즉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윤 전 총장의 연설이 ‘윤석열에 의한’ ‘윤석열의’ 잔치가 된 것은 이 때문이다.

https://weekly.donga.com/3/all/11/2764807/1

이런 이유라고 한다면, 페이스북의 괴상한 메시지와 윤석열 직접 발언의 온도 차는 ‘대광초와 서울대 법대 동문’의 범주에 속하는 이들의 반공주의적 정치관이 반영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건 그렇다 해도 이런 인식이 외부까지 나올 수 있는 이유는 뭔가? 결국 윤석열 선에서 통과가 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본인의 정치 인식이 반공주의적인 것 또는 조선일보 등에 사실상 판단을 위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오늘은 또 조선일보가 재미있는 얘기를 한다.

79학번인 윤 전 총장은 대학 재학 중 학내 이념서클인 ‘국경(국제경제학회)’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열혈 운동권 학생은 아니었지만, NL(민족해방) 관련 서적을 두루 읽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마르크스 경제학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이 애독하던 폴 스위지의 ‘자본주의 발달의 원리(The Theory of Capitalist Development)’를 탐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경’은 윤 전 총장이 1학년 때 이 학회 소속 주요 선배들이 불법 시위 혐의로 구속돼 해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79학번이 국경에서 NL 관련 서적을 두루 읽었는데 그 중에는 폴 스위지가 있다는 얘기를 어떻게 해석하는 게 좋을지, 하여간 알았어. 이게 본인이 얘기하는 경험담임지 주변 인물들의 얘긴진 모르겠으나, 그러니까 NL은 내가 잘 안 다 기본 이런 인식이 있다는 거 아니냐. 그런 차원이면, 님들이 민중민주주의 타령하고 미군이 점령군이란 것은 북한의 인식이다 딱지 붙이는 거, 그것도 역시 386 세계관의 일부일 수밖에 없는 거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윤석열, 폴 스위지

나는 윤석열이 더 큰 충격입니다

2021년 7월 5일 by 이상한 모자

새벽부터 이 얘기 계속 떠들고 있는데… 윤석열 입장 표명에 대한 해설은 아래를 참고하시고.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8167

윤석열의 아래와 같은 주장은 황당하다.

요즘 저를 포함해 많은 국민들께서 큰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광복회장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란 황당무계한 망언을 집권세력의 차기 유력후보 이재명 지사도 이어 받았습니다. “대한민국은 친일세력들과 미 점령군의 합작품으로 탄생했다.” 온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다는 것이 더 큰 충격입니다.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무슨 입장 표명을 왜 하나? 완전히 헛다리를 짚고 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이 대목이다.

6.25 전쟁 당시 희생된 수 만 명의 미군과 UN군은 점령지를 지키기 위해 불의한 전쟁에 동원된 사람들입니까? 죽고 다친 수많은 국군장병과 일반국민들은 친일파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싸웠습니까?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역사의 단편만을 부각해 맥락을 무시하는 세력은 국민들의 성취에 기생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권위주의 정권을 청산하고 민주화를 달성한 국민들과 뒤섞여 “더 열심히 싸운 민주투사”로 둔갑했습니다. 대한민국을 잘못된 이념을 추종하는 국가로 탈바꿈시키려 합니다. 시장을 부정하는 주택정책과 소주성 정책 등 모두 잘못된 이념에 취해 나온 것들입니다. 이런 황당한 시도는 집권세력을 넘어 학교현장에서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런 “그렇게 따지면~” 논법은 황당하다. “그렇게 따지면~” 논법은 정확해야 효과가 있다. 억지와 갖다 붙이기로 귀결되면 구사하는 사람만 바보가 된다. 실제 바보로 보인다. 개념과 맥락에 엄밀해야 할 검사 출신이 아니신가? 본인이 당한 걸 똑같이 하는 것입니까? 가령 이렇게 말하는 것과 비슷한?

특권층 검사들이 일선의 묵묵히 일하는 검사들과 뒤섞여 “거악과 싸우는 칼”로 둔갑했습니다. 대한민국을 검찰공화국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검찰 개혁을 부정하는 조국 수사와 탈원전 수사 등은 모두 잘못된 검찰제일주의에 취해 나온 것들입니다. 이런 황당한 시도는 대검찰청을 넘어 룸싸롱과 골프장에서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근데 PGA 투어 우산은, 본인이 샀습니까?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반공주의, 색깔론,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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