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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베 신조

오늘 생각한 것

2020년 3월 6일 by 이상한 모자

2주째 월화수목금금금 체제이다. 왜 내가 이런 처지에? 물론 멀쩡히 직장 다니는 사람들이 하루에 10시간 씩 일하는 것에 비할바는 아니다. 준비 좀 하고 떠들고 왔다갔다 하고 뭐 고작해야 몇 시간 수준이니까. 그래도 하루를 모두 할애해서 쉴 날이 없다는 건 좀 타격이다.

1.

최근 어느 기업에서 신천지 신도를 찾아내라는 지시를 막 했다는 얘기를 건너 건너 들었다. 자기 회사에 혹시라도 정체를 숨긴 신천지 신도가 있으면 큰일이라는 것이다. 신천지는 이제 거의 바이오해저드의 좀비 수준이 되었다. 삼성이 연말정산 내용을 뒤져본 것에서 알 수 있듯 대기업도 비슷한 일이 있겠지만, 하여간 특히 요 근래 중견기업 중소기업에 황당한 일이 많을 걸로 생각된다.

요즘은 거의 낮에 잠들기 때문에 아침에 라디오를 실시간으로 듣는 일이 많다. 얼마 전에 엠비씨 라디오에서 아예 고용노동부 차관을 불러다 놓고 청취자들로부터 비슷한 사연을 받아서 답을 요구하는 시간을 편성하기도 했다. 얼마나 황당한 사례가 많겠는가.

◎ 진행자 > 5649님이 이런 이게 말이 되는 얘기인지 잘 모르겠는데 따님이 여행사를 다니고 있다고 그래요. 휴직 중이라고 합니다. 휴직 기간이라고 하는데 ‘정부지원금 나오면 30% 현금인출해서 대표한테 달라고 했다’는데 말이 되는 얘기입니까?

◎ 임서정 > 안 될 것 같은데요. 이건. 어떤 상황인지 제가 자세히.

◎ 진행자 > 뭐 이런 대표가 다 있습니까?

◎ 임서정 > 지금 상황이 물론 기업도 경영이 어려운지는 알고 있습니다만 이 상황이 정리되면 어차피 근로자들 다 복귀해야 되고 이 근로관계라는 것은 신뢰를 바탕으로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지 않습니까? 조금 더 어렵더라도 근로자들 같이 안고 가셔야 그 어려운 상황들 때문에 근로자를 너무 어렵게 하거나 하는 것은 바람직스럽게 않다고 보여집니다.

(중략)

◎ 진행자 > 그러게요. 그리고 가장 많이 들어오고 있는 내용 중에 하나가 연차인데요. 이제 그 일감이 떨어지고 뭐 이러다 보니까 회사 쪽에서 강제로 연차 하도록 강제하는 사례가 많다고 하는데 4050님도 그런 문자를 주셨고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 임서정 > 연차는 강제로 우선 보낼 수 없고요. 연차라는 것은 당사자가 쓸 수 있는 계획을 가지고 신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기는 조정할 수 있겠지만 회사 상황에 따라서 강제로 보낼 수는 없어서 나중에 못 쓰게 됐을 때 유급으로 받는 연차를 이번에 강제되는 건 아닙니다.

◎ 진행자 > 강제로 연차를 쓰도록 강제를 하면 고발을 할 수 있나요?

◎ 임서정 > 지금 현재는 연차를 안 주는 경우에 대한 건데요. 실질적으로 연차를 강제해서 하게 되면 그건 정상적인 연차라고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그런데 실제로 저도 주변에서 많이 듣거든요. 강제로 연차 쓰게 한다는 회사 많다는 얘기. 비일비재한 걸로 저도 알고 있는데,

◎ 임서정 > 당사자간 협의가 돼야 될 것 같은데 본인들이 봤을 때 도저히 동의가 안 되거나 회사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서로 간 협의를 해서 이 정도는 양해가 되겠다 라고 하는 경우도 아마 있을 걸로 생각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회사 입장만을 생각해서 강요한다면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그건 연차라고 보긴 어려울 것 같고 나중에 연차 일수 중에서 본인이 획득한 연차 일수 중에서 공제하지 않고 공제하지 않고 본인은 생각했는데 그걸 임금보상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럴 때는 고용노동부의 임금지급이라든가 이런 형태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정을 제기하시면 저희가 구체적인 내용을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 진행자 > 4381님은 ‘우리 회사는 개인회사라 연차도 없어요’ 이런 문자도 보내주셨네요. 그리고 7564님,

◎ 임서정 > 개인회사도 연차는 있습니다.

◎ 진행자 > 있어야 되는 거죠. 당연히 있어야 되는 거죠.

◎ 임서정 > 연차는 5인 이상으로 지금 돼 있는데요. 법적으로 5인 이상인데 15일부터 보통 25일 정도까지 있고요. 제가 알기로 5인 미만이라고 하더라도 보통 90%이상이 10일 약간 미만 정도 되는 연차를 주는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그 다음에 이 문제를 안 여쭤볼 수 없는데 마스크 문제인데 7564님 그대로 읽어드릴게요. ‘동생이 병원 물리치료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주부터 병원에서 마스크를 지급해주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시골에 사시는 어머니가 우체국에서 3시간 줄서서 사오신 마스크를 동생에게 택배로 보내줄 예정입니다. 참으로 슬프네요’ 문자가 이렇게 돼 있는데 회사에서 근무시간에 마스크를 쓰라고 업무 지시가 내려오면 회사에서 마스크를 지급해주는 게 맞는 거죠? 차관님.

◎ 임서정 > 네, 그렇습니다. 당연히 지급해줘야 되고요. 저희들도 이번 코로나 사태 때문에 사업장에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여러 가지 대응지침을 만들어서 내려 보냈습니다. 거기서는 일하면서 필요한 도구들은 당해 근로자뿐만 아니라 사업주가 협력업체나 파견근로자까지 챙기도록 그렇게 공고를 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이제 다만 사업장에서 그런 게 제대로 안 되는 부분들은 사업장이 잘 몰라서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고요. 지금 마스크 유통 자체가 제대로 많이 안 되다 보니까 한편 그런 부분도 있을 걸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스크 유통도 제대로 되면서 사용자들이 일을 시킬 때는 반드시 근로자들이 일하면서 필요한 도구들, 특히 최근 같으면 마스크와 손소독제는 반드시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요. 저희들이 매주 근로감독관들이나 산업안전감독관을 통해서 전국에 있는 사업장들에 전화를 해서 유선을 통해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업장 자체점검표도 보내서 잘 모르고 있는 부분은 인지를 시켜주고 또 알면서도 못했던 부분들이 있으면 서둘러서 지킬 수 있도록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사장님께서 우리도 지급하고 싶은데 못 구해서 지급 못하는데 어떻게 하냐, 이런 식으로 나와 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 임서정 > 그 부분에 대한 우려 때문인데요. 어떻든 간에 전국적으로 마스크 유통 문제에 대한 노력들 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해소 될 수 있을 걸로 보여지고요.

나도 나름대로는 겪었다고 생각하는데, 법으로 이런 저런 보장이 돼있고 보호를 받게 돼있고 어쩌고 한다는 건 알지만 ‘우리는 해당 안 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거다. 그냥 허울뿐인, 그나마 사정이 나은 사람들만을 위한 사회안전망! 뭐 국민연금? 물론 그 혜택을 받고 있는 사람들도 부족하다고 투덜거릴 수밖에 없는 불행. 그래서 그 혜택의 밖에 있는 ‘나’는 이 불평들을 째려 보게만 되고, 그러다가 트럼프 찍고 그러는 거지.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정규직인 게 의미가 없어지는 이유이기도 한데 코로나19가 와서 새삼 드러난다. 앞서 사례는 한겨레 같은 데다가 제보하시라 그랬다.

2.

어제 인터넷전문은행법 때문에 난리였는데, 그게 이렇게 된다니까. 애초에 인터넷은행 자체가 문제다. 인터넷은행은 금산분리 완화로 반드시 가기 때문에 막아야 된다고 그랬다. 하지만 4차산업헥멩 어쩌고 하면서 열어줬다. 거기까진 뭐 좋다. 핀테크 어쩌고 하면서 ICT기업의 지분을 늘려주지 않으면 인터넷은행의 경쟁력이 확보가 안 된다고 떠들어댔다. 결국 34%까지 늘려주기로 했다. 그런데 KT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때문에 대주주적격성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 사건이 뭐였는지에 대해서는 링크 참조. 그래서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있어도 금융기관 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열어줬다. 이제 은행을 하고 싶으면 무조건 ICT 기업을 해라. 은행은 한 번 만들면 무를 수가 없다. 질질 끌려가야 된다. 지금 케이뱅크가 사실상 영업을 안 하는데 뭐가 본격적으로 되기 전에 이렇게 된 게 차라리 다행이다.

근데 카카오페이 많이들 쓰는지 모르겠다. 카카오톡을 안 써갖고… 나는 카카오톡을 증오한다. 뭐 NHN 페이코는 인터넷상거래 할 때 잘 쓰고 있다. 예를 들면 페이코만으로는 안 되는 거니? 다 똑같은 사업자가 하는 서비스에 다닥다닥 붙여야 되는 건가? 카카오는 해피? 타다금지법인지 뭔지 통과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간접적으로는 이득 아닌가? 카카오만 노나는 거 아니냐 이러기 시작하면 케이뱅크한테도 잘해줘야 되고 이재웅씨 한테도 배려를 해줘야 되겠지. 그래야 네이버 횽님들도 안심하고 인터넷은행을 하는 방향으로 다시 생각을 하고 말이야. 이게 다 뭐하는 건지…

3.

김정은 김여정 남매의 쑈를 어떻게 볼 것이냐, 이게 또 하나의 떡밥인데 의도에 대한 이런 저런 추정이 있으나 김여정의 지위와 관계가 있다고 보는 편이다. 어제 라디오 방송인가에서 좀 얘기했는데. 김여정 입장문 보면 비난의 프로들이 큰 방향은 디렉팅 했겠지만 완전한 통제력을 발휘했다고 보기엔 약간 좀 어색한 데가 있다. 김여정 본인 의도가 많이 들어간 걸로 보인다는 거다. 감히 백두혈통이 썼는데 함부로 첨삭이 되겠니… 그런데 그 의도라는 것은 너무나 화가 나서 분기탱천하는 이런 거라기 보다는 일종의 예행연습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연습을 계속 시켜서 김여정을 통치구조 핵심에 실질적으로 완전히 진입을 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아예 유화적인 메시지로 갔어야 되는 거 아니냐 할 수 있는데, 큰 방침은 여전히 남북교류를 안 하는 거다. 거기서 예외적 행위를 할 수 있는 건 최고존엄이고 김여정이라도 그건 침범할 수 없다. 기존 방침 내에서 행동해야 한다. 역으로 말하면 그래서 김정은의 친서는 가능한 것이다. 물론 친서에 좋은 말만 있는 건 아니라는 분석도 있는데, 물론 그건 그런데 어쨌든 좋은 그림 만들 생각이 애초에 없으면 친서도 안 보냈을 거다. 최소한 진단 키트라도 얻어야 바이러스 대응을 할 것 아닌가.

아무튼 김여정을 이렇게 한다는 거에 대해서 여러 생각을 해볼 수도 있는데 엘리트 그룹의 결속력이나 이런 데에 문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고, 그러면 김정은의 건강 문제 염려가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정신이라도 잃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김정일 때 비슷한 문제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그때는 그래도 김정은이 있었으나 지금은 아무도 없다. 김정철은 영 세상 일에 관심이 없고. 김여정은 미숙하고. 장성택의 사례가 있으니 더더욱 김여정 본인이 해야 한다.

4.

오늘 시비에스 라디오에 아사히 신문 기자가 나왔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는 거랑 똑같은 얘기를 했다.

◆ 사메지마> 대개 한국인들이 아베 정권을 평가할 때는 아베 정권은 일본 우파를 대변하고 있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그러나 내부에서 일본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볼 때는 우파를 대변하는 부분도 있지만 특히 아베 정권은 일본의 경제계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이렇게 한마디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최근 1년 사이에 그 두 그룹의 이익이 서로 부닥치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 갈등의 이유는 중국 부분입니다. 일본 아베 정권은 철저하게 중국 친화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계로부터는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마는 우파들의 입장에서는 아베 정권의 흐름을 대단히 반대하는 입장인데 이 코로나19에 대해서도 대단히 유화적인 정책을 쓰고 있다. 그래서 중국으로부터 발원된 이 병을 키우고 크게 문제화하면 중국이 부담을 가지기 때문에 소극적인 자세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발언에 나온 내용들에 대해서 국내의 자칭 아베전문가들과 많은 나눌 말씀이 있는데, 여튼 그건 미뤄 놓고… ‘반대’의 프레임을 아베-재계의 이익-중국으로 설정한 것이다. 조선일보가 문재인-운동권의 이익-중국으로 설정한 것과 똑같다. 일본 리버럴인 아사히와 한국 극우인 조선일보 둘이 똑같다는 게 아니고, 대개가 다 똑같다는 거다. 일본의 방역 및 의료시스템의 문제를 논하는 것보다 이런 반대 프레임을 짜는 게 문제 해결엔 도움이 안 되어도 얘기하기는 훨씬 좋기 때문이다.

제 일본인들이 인터넷에서 이 얘기 많이 하는 걸로 안다. 과거 민주당 정권도 중국 편드는 정권이라고 욕을 먹어서 하토야마 유키오의 경우 넷우익들에 의해 완전 중국인 취급을 받고 있을 정도이다. 그러니까 어딜 가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래서 요즘 얘기들하는 혐오 담론이라는 거는 어떤 특수성이라기 보다는 보편성 아니냐… 근대의 증상 아니냐 라고 혼자 생각하는 거다.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가 아니고, 그러니까 우린 좌파를 해야 된다 이것이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김여정, 김정은, 아베 신조, 아사히신문, 인터넷은행, 카카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복고풍 당명에 대한 방송 내용

2020년 2월 17일 by 이상한 모자

요즘 뉴스는 입에 올리고 싶지도 않다. 염증이 느껴진다. 트위터를 보니 경향신문 필자 선정이 구리다는 이 정권 지지자의 볼멘소리가 올라와 있다. 그 중 누가 내 이름을 언급했다. 나는 경향신문은 물론 어떤 메이저-일간지에서도 고정 칼럼을 맡아본 일이 없다. 그건 약간 컴플렉스 같은 것이기도 하다. 어디가서 글쟁이를 자처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고. 물론 어쩌다보니 저술가니 칼럼니스트니 하는 직함으로 불리게 됐지만. 그건 필요하니까 대는 타이틀인 거고, 근본적으로는 운동권이다.

그런데 그건 어떤 지향인 거고, 지금의 나는 남들 보기에 그저 시사 보따리 장수이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방송국의 요구대로 떠들 뿐이다. 신세가 이렇다 보니 모든 것에 더 무감각해지는 것 같다. 주변 사람들 중에는 모 당에서 누구를 국회의원 만들기 위해 뭔가를 할 거라는 얘기도 한다.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내 마음은 그저 냉담자이다. 하지만 단 하나 포기하지 않는 것은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는 거다. 내 방은 하수구다. 몰래 땅굴을 파서 거사를 준비하는 곳이고, 동시에 분수에 맞지 않는 일을 벌이다 실패해 결국 돌아올 곳이다. 기분 상으로는, 분수에 맞지 않는 일을 하다가 또 돌아왔다. 그래서 방에 대해서 집착을 하고 있다.

아무튼. 그래도 방송 내용에 약간의 고집을 넣는 걸로 마지막 포기하지 않은 일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되짚으려고 하고 있다. 뭐 어차피 이제와서는 식상한 얘기들이지만, 그냥 올린다. 일요일의 방송 내용이다.

1.

오늘은 일본 코로나19 대책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요코하마 항 인근에 정박해있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70명의 감염자가 새로 확인됐고. 이 배에 있는 감염자 수는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내린 홍콩 주민을 빼고 355명으로 늘어났다. 일본 전체 감염자 수는 408명으로 집계됐다.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중국에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확진된다든지 감염 경로를 추적하기 어려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 내놓고 있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후생노동상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상황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일본은 의사와 환자 간을 포함한 병원 내 감염 사례도 있는 상태다. 거의 통제할 수 없는 국면으로 갈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왜 이렇게 된 걸까? 언론에서 지적하는 바를 보면 전염병을 치료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일본에 들어오는 걸 막으려고만 하다가 일을 키웠다고들 한다. 이른바 미즈기와 작전이라는 건데 미즈기와는 한자를 읽으면 물 수에 가 제 자… 물가란 뜻이다. 육지에 도착하기 전 물가에서 승부를 본다는 뜻으로 일본 방역대책을 한 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크루즈선을 해상에 격리한 것도 그렇다. 이 배를 방치하는 바람에 확진자 수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 입항을 거부하는 바람에 거대한 세균배양접시가 됐다는 비유가 나올 정도이다. 이 배의 탑승객 다수가 외국인이라는 점도 일본 정부의 대응에 영향을 미쳤을 걸로 보인다.

바이러스가 국내로 번지는 것을 원천 차단할 수는 없으니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최선이었지만 그게 안 된 이유 중 하나는 의료체계의 문제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 검사가 가능한 의료기관은 국립감염증연구소와 전국 83곳에 있는 지방위생연구소인데 이들 기관을 완전히 가동하면 산술적으로 하루 최대 1500명 정도의 검사가 가능할 거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 전염병 대응에 대한 숙련도가 부족하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훨씬 적은 숫자를 언급하고 있다. 앞서 다이어몬드 프린세스호에 있는 승객과 선원은 모두 합치면 3700명이 넘는데, 이 때문에 초기부터 승선 인원 전원에 대한 검사 등은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관광 산업을 보호 논리도 있다. 한일 갈등으로 지자체 관광 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중국으로부터의 관광 수요도 급감할 수밖에 없게 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내에 확진자가 늘어나 다른 국가에서 여행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면 일본 관광산업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더군다나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더 타격이 클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크루즈선의 확진자 통계를 따로 내기도 한 것이겠지만 망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일본의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정책은 바이러스 침입을 막는게 아니라 늦추는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면서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 서비스를 신속하고 제공하는 쪽으로 정책 전환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도 타산지석 삼아야 할 대목이 있다. 예를 들면 일본 네티즌들이 정부가 중국 눈치를 보느라 이렇게 된 거 아니냐는 얘기를 한다는 점이다. 국내 보수언론의 논조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일본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염병 발생 이후엔 특별히 중국을 배려한 뭔가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중국 정부가 초기에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지금도 그런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보건기구 등 국제기구 대응이 늦어진 측면이 작용했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것이다. 물론 세계보건기구 등의 대응 문제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건예산 삭감이 있다.

중국눈치설의 부당한 점은 이게 결국 지금까지 일본의 잘못된 정책의 근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세계는 더 강하게 이어지고 있고 한 지역에서 발생한 전염병으로부터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세상이 되고 있다. 우리가 숨을 수 있는 안전한 곳은 없다. 그렇기 떄문에 전염병은 같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아야 하고 중국에도 그런 점에서 책임있는 태도를 촉구해야 한다.

2.

당명 재활용 때문에 잠을 못 이루고 있다. 안철수 전 의원이 추진하는 당명은 결국 돌고 돌아 국민의당이 됐다. 원래 안철수 전 의원이 만드는 당이라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리기 위해 안철수신당이라는 당명을 추진했지만 선관위가 불허했고, 그래서 과거 국민의당 창당을 연상케하는 국민당으로 하려고 했지만 이것도 다른 정당명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불허했다(이 당은 남재준이 대선 후보로 출마하려고 했던 곳이다). 결국 아예 과거에 만들었던 당 이름인 국민의당을 쓰기로 한 것이다.

민주통합당도 등장할 예정이다.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이 합당하고 당명은 민주통합당으로 하기로 합의했다는 건데, 민주통합당은 과거 오늘날의 더불어민주당이 당 외의 세력과 통합하면서 썼던 이름이다. 앞서 국민의당은 2016년, 민주통합당은 2011년에 나왔던 당명이다 보니 여기가 어딘지 나는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느낌이다.

이런 복고풍의 이름을 선택한 이유는 첫째로 두 정당 모두 호남지역에 우선 어필해야 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두 정당명 모두 호남지역 유권자들에게 익숙한 이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호남지역 여론이 얼마나 호의적일지는 알 수 없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보면 그다지 좋은 반응은 없다.

여기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한국정치의 부실이다. 노선이나 정책으로는 유권자들에게 당을 설명할 수가 없기 떄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인물, 당명, 색깔 정도로만 자기 정체성을 설명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당명과 색깔에 집착하게 된다. 국민의당이 민중당과 오렌지색 주황색 싸우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자꾸 새로운 당을 만드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때만 되면 뭔가 혁신을 한다며 새로운 세력을 만들면서 더 이상 쓸 색깔도 없고 이름도 없는 복잡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자꾸 새로운 당을 만드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앞서 말했듯 내세우고 싶은 분명한 노선이 없기 때문에 새롭다는 걸로 승부하고 싶은 마음이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이 미래통합당으로 통합을 하고 색깔도 밀레니엄 핑크로 한다는데, 이들은 과연 새로운 세력인가? 인적구성을 보면 새누리당의 재판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둘째는 새롭다고 하지만 사실은 새롭지 않다는 점 때문에 유권자들이 정치에 대한 염증을 느끼면서 다시 ‘진정한’ 새로운 세력을 갈망하는 악순환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서에 편승하려다 보니 새롭지 않은 사람들이 새로운 세력으로 포장지를 바꿔서 자꾸만 등장한다. 이런 현실은 우리 뿐만이 아니고 세계적으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프랑스의 에마뉴엘 마크롱 대통령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마크롱 대통령 본인은 전형적인 기득권 엘리트고 사회당 올랑드 정권에서 장관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정치세력을 표방하면서 기존의 사회당과 지금의 공화당으로 대표되는 양당구도를 붕괴시켜버렸다. 이게 될 수 있었던 에너지는 기성 정치를 증오하는 프랑스 유권자들로부터 왔다. 안철수 전 의원이 마크롱 대통령을 계속 거론하는 것은 비슷한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기성 정치를 증오하는 에너지는 마크롱과 같은 중도적인 정치로 귀결되기도 하지만 극우정당인 국민연합을 지지하는 쪽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그래서 극중주의 마크롱과 극우주의 마린 르 펜은 어떤 면에서 동전의 양면이다.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는 유권자들의 바람과 기성 정치의 충돌은 정치가 양극화되는 현상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최근 유럽 정치는 한쪽에서는 녹색당 세력이 선전하고 다른 한쪽에서 극우정당이 선전하는 구도가 강화되고 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미국 정치에서 진보적 의제가 중심에 놓이고 있으면서도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 확률이 여전히 높은 것도 똑같은 현상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정치라기보다는 제대로 된 정치이다. 기득권과 엘리트가 아니라 일반 시민이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체제가 돼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동시에 이 결과가 극우적 구호가 아니라 모두에게 득이 되는 바람직한 정치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도 당연하다. 이런 선순환을 만들 책임이 정치와 언론에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이를 관철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Posted in: 작품 감상, 잡감 Tagged: 국민의당, 민주통합당,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아베 신조, 에마뉴엘 마크롱,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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