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편에겐 따뜻하겠지
홍선생님의 비분강개를 보고 좀 의아했다. 인터뷰를 읽었지만 100% 이해되진 않는다. 이재용과 한동훈을 나란히 놓으면 안 될 이유가 뭔가. 수사심의위의 문제를 짚는 맥락 안에서 말이다.
물론 홍선생님의 반응이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홍선생님이 언급한 한겨레의 윤석열 접대 얘긴 이상한 보도였다. 무슨 음모가 있는 것 아닌가 해서 당시에도 추론을 여러모로 했었는데 (이 블로그에도 기록이 있다. http://weirdhat.net/blog/archives/3898 ) 결국 그냥 삽질한 걸로 된 거 같다. 아무튼 한겨레의 검찰 문제 나아가서는 조국 문제에 대한 보도 태도로부터 누적된 불만을 표현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홍선생님의 윤석열을 쫓아내기라도 하면 진보가 할 일을 다 하는 시대라는 말은 종종 잘 인용해서 써먹고 있다.
아무튼 음모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게 문제라기 보다는 독자층에 대한 눈치보기와 안이함의 문제라고 본다. 독자 다 떨어져 나가면 뭘로 장사하나, 높으신 분들은 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 하루이틀 얘기도 아니고. 그런데 그걸 지면에서 표현하는 건 또다른 문제다. 이재용 한동훈을 동렬에 놓은 사설보다 그런 안이함이 더 문제라고 본다. 그냥 넘겨 짚듯이 생각하는 것이지만 결국 끼리끼리의 논리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읽는 사람이나 쓰는 사람이나 다들 끼리끼리…
예를 들면 이런 칼럼이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53937.html 이런 걸 막 자랑스럽게 쓴다. 기자가 청와대 관계자에게 무슨 루트로 정책제안을 했다는 건지 궁금하다. ‘무슨 루트’는 중요하다. 출입처 폐지 필요성을 말해왔는데, 뭐 그래도 소용은 없을 거 같다. 한겨레를 보면 이 분이 공정거래유공자상도 받았다는 기사가 있는데, 때가 되면 직업을 바꾸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 저기 다니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박시장 문제에 있어선 너무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안 그럴 것 같은 사람들(그러니까 페이스북에 막 쓰는 음식칼럼니스트 그런 사람들 말고)이 ‘박시장이 그랬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더라. 대개는 중년 남성들이다. 여성단체가 지목하면 무조건 가해자가 되는 거냐 라는 말도 들었다. 이제는 인수인계서를 갖고 막 흔드는데, 그럼 거기다가 박시장은 이러저러하니 조심해라 뭐 이렇게 쓰겠나? 비서가 비번을 어떻게 알았냐는데, 아마 ‘상대편’이 그랬으면 비서가 핸드폰 비번 풀고 알아서 전화까지 걸어서 귀에다가 가져다 주는 사례까지 얘기했을 거다.
자기 편일수록 엄격해야 되지 않느냐는 글을 쓴 일도 있었다. http://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48894.html 7월 3일에 쓴 거니까 지금과는 분위기가 또 달랐지만 엊그제 쓴 글과 맥락은 같다. 이렇게 써도 그래서 누가 옳다는 거냐 이런 식으로만 볼 것이다. 이런 시대에 뭘 떠들고 다니려면 스스로 왕따가 되는 것만이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