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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KBS

KBS에 관심도 없는 분들이

2023년 11월 16일 by 이상한 모자

◆ 김병민> 한 가지만 첨언하고 싶은 것은 이제 이렇게 교체가 됐잖아요. 지난 문재인 정부 때를 보면 최강욱 의원이 아침 라디오 최강욱의 최강시사를 시작을 해요. 그 최강시사가 그대로 쭉 이어집니다. 그런데 갑자기 느닷없이 라디오 진행을 하다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들 막 가잖아요. 그리고 어느 정도의 정치적 성향이 분명하다 싶은 외부 사람들이 와서 방송을 하기 시작합니다, 공영방송에서.

그래서 지금 만약 KBS 박민 사장이 취임했는데 이렇게 여러 가지 조정 과정들에 혼란스러운 상황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새롭게 오는 사람들이 굉장히 정치적 성향이 뚜렷한 외부인사가 와서 똑같이 그 자리에 앵커 자리 차지하고 있다 그러면 이건 해도 좀 너무한 것 아니냐는 비판 받을 수 있겠죠.

그런데 지금 내부에 있는 기자들 중심으로 현재 보도들이 진행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 KBS가 정말 중립적이고 공정한 방송을 위해 노력하는지. 과거에 지난 정권이 이렇게 해서 편향적으로 갔으니까 정권이 바뀌었다고 더 오른쪽으로. 오른쪽에 있는 외부 인사들을 대거 투입해서 방송 편향적으로 이끄는지는 시청자분들이 보시고 판단할 거라고 봅니다.

◆ 김성회>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박민 사장님 본인이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파괴적 혁신가다라고 시론까지 쓰시는 분인데 뭘 다른 패널을 찾겠습니까?

◆ 김병민> 앵커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을 한번 보시죠.

◆ 진중권> 일단 문제는 뭐냐 하면 주진우니 김어준이니 최강욱이니 신장식이니 딱 보면 알잖아요, 그 사람들 정치성향을. 예를 들어서 손석희 씨 그러면 도대체 저분이 뭐지? 저는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이 사람들 그동안 해 왔던 것들을 보면 사실상 거의 정당의 프로파간디스트로 역할을 했던 사람들을 진행자로 앉혀놨거든요. 그래서 문제가 되는 거라고 생각하고.

그다음에 국힘 쪽에서는 문제는 뭐냐 하면 보수 패널이 없는 건 말이죠. 그냥 보수 패널이 없어요, 진짜로. 오죽하면 나한테 와서 찾아달라고 그러거든요. 그러니까 없어요. 쉽게 말하면 보수가 잘하면 그때는 할 말이 생기고. 지금 2년 전쯤에 민주당 막 헤맬 때 그때는 오히려 민주당 패널을 찾지 못했거든요. 민주당 패널을 못 찾았는데 지금 보면 국힘이 못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는 거죠. 그러니까 남 탓할 것 없이 그런 부분도 좀 있다. 제가 이번에는 뭐냐 하면 이상한 사람 시킬 게 아니라 제대로 정말 중립적인 인사. 적어도 진행만은 중립적으로 하는 사람을 불러서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그니까 여당이 자꾸 쟁점을 ‘불공정한 외부인사 진행자’가 문제인 걸로 자꾸 얘기를 하는데, 도대체 알고 말하나 싶은 생각이 계속 드는 거다. 가령 지난 번에 국감인지 뭔지 그거 할 때 홍석준씨라는 분이 낸 자료를 보고 내가 한참을 웃은 일이 있다. 이거를 단독까지 달아갖고 보도한 서울신문 기사를 가지고 얘기를 해보자. 기사에는 이렇게 써있다.

홍석준 의원실(대구 달서갑)이 KBS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2년 차인 2018년부터 현재까지 KBS1 라디오 진행자 가운데 KBS 내부 구성원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 정부 이전인 2016년에는 진행자 6명 가운데 4명(기자 3명, 아나운서 1명)이 내부 인사였다. 홍 의원실에 따르면 그동안 KBS는 관례상 내외부 비율을 유지해왔다.

홍 의원실은 친민주당 성향으로 일컬어지는 ‘열린민주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김진애 전 의원과 열린민주당 대표를 역임한 최강욱 전 의원, 지난 대선 직전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보도로 논란이 된 ‘뉴스타파’의 최경영·김경래 기자, 2010년대 대표적인 좌파 팟캐스트 방송 ‘나는꼼수다’ 출신 김용민·주진우, ‘미디어오늘’ 출신 김성완 기자, ‘프레시안’ 이사 출신 정관용 평론가,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전략컨설팅을 한 ‘주식회사 박시영’ 출신 최영일 평론가 등을 좌편향 진행자로 분류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1026500138

국민의힘이라는 분들은 가짜뉴스에 대해서 아주 엄격하고 가짜뉴스라고 지들이 규정한 것에 대해서 인용보도만 해도 과징금을 3천만원씩 때리는 게 정의라고 믿는 분들이라고 내가 요즘에 배웠다. 자… 그런 관점에서 보면… 김진애, 최강욱, 김용민, 주진우 등은 그렇다 치자. 오케이.

김경래는 원래 KBS 기자인데 이명박 정권이 KBS를 장악을 하고 거기에 항의하는 분들을 마구 탄압해서 견디다 못해 뉴스타파로 옮긴 건데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냐? 어쨌든 그 시점에 외부인이니 맞지 않냐고? 좋다. 그럼 최경영은 뭐냐? 진행자 맡은 시점에 직함이 KBS 기자인데 이렇게 쓰는 게 맞냐? 한 번 나갔다 들어온 사람은 KBS로 인정을 안 해주는 거냐? 뭐야 이게?

그리고, 외부인이면 이력을 뭐 아무렇게나 써도 되나? 미디어오늘 출신 김성완… 이거는 언제적 이력이야? 한 번 미디어오늘은 영원한 미디어오늘이냐? 그 다음에 정관용 선생… 정관용 선생은 너네 당사 벽에다가 사진 걸어놓은 김영삼 정권 청와대 출신이다. 그리고 프레시안이 뭘 잘못했냐? 프레시안은 너네들이 좋아하는 고성국도 기획위원 출신이다. 그게 좌편향의 무슨 근거가 되냐? 이게 뭐냐?

화룡점정은 최영일인데, 이건 뭐 답도 없다. ‘문재인 후보 전략컨설팅을 한’ 이라는 부분은 실제 그랬는지 어쨌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간에 윈지컨설팅을 지칭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주식회사 박시영’은 박시영씨가 유튜브 등 사업을 하려고 만든 개인 회사이다. ‘최영일’과 ‘문재인 전략컨설팅’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다.

이런 헛소리는 대부분 KBS 상황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KBS 내 전 집행부 반대파들이 작성한 내부 문건을 얼기설기 짜깁기해 만들면서 발생한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론 원본에 해당하는 그 조악한 문건들에도 황당한 얘기가 많았던 것은 물론이다. 출연하는 동안에는 아무 말도 안 했지만 이제 갈 일도 없으니 이제와서나 말하는 것이지만, 거의 가짜뉴스 수준의 주장이 담긴 것들도 많았다.

어쨌거나 이렇게 뭘 모르는 분들이 여당 지도부라고 라디오에 나와서, 지금 내부 출신이 진행하니까 외부 진행자가 하는 것보다는 괜찮을 거다라고 하는 게 책임있는 얘기냐? 제가 여기다가 썼잖아요. 지금 아침에 진행하는 분, 과거에 어떤 이력을 가진 분인지. 욕설은 그렇다 쳐. 여러분이 그렇게 막 소중하다고 하는 천안함 유족들에 대해서 조현오씨가 나쁜 말을 했는데 그걸 보도하려고 한 추적60분을 회사가 찍어 눌렀다고, 그거 비판하려니까 구사대가 되어 갖고 그 비판 막으려고 뛰쳐 나왔던 분들 중 하나라니까? 그게 기자입니까? 지금 그게 다 옛날 일이고 하니까 지금 가만히 있는 거지, 옛날 일 다 얘기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어… 9시 뉴스 진행하는 분? 그 분에 대해서, 할 말이 없겠습니까 지금? 결국 미주알고주알 다 얘기하게 될 거라고 본다. 그니까, 좀 가만히들 계셔 차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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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아침에 KBS에 가지 않기로

2023년 11월 13일 by 이상한 모자

진행자가 바뀌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마지막 인사를 할 겨를도 없이 단칼에 목이 달아났다. 이전과는 경우가 다르다. 마무리 투수 비슷한 역할을 요구받았던 것이지만, 이번에는 의도와 방향이 명확하다. 새 세상이 열렸다는 취지다. 새로 아침 프로 진행을 맡게 되는 분은 어떤 분일까? 내가 알기로는 좀 알려진 분이다. 2010년 정연주씨 글에 언급된 일도 있다. 아래의 대목이다.

문방위 회의에서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KBS 결산’을 위해 나온 김인규 KBS 사장을 상대로 ‘KBS 사장실 내 수천만 원대 호화 집기 구입’, ‘안전관리팀 인사청탁·상납 비리 감사 결과’ 등에 대한 질의를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날 따라 회의장은 KBS 기자들로 북적였다. KBS 카메라 두 대, 펜 기자만 7~8명 등 KBS 소속 기자들이 ‘대거 출동’했다. 최문순 의원은 먼저 이를 문제 삼았다.

“여기 KBS 기자들이 왜 이렇게 많이 들어와 있느냐. 사장이 국회에 왔다고 기자들을 부른 것 아니냐… (김인규 사장이) 기자들을 사병처럼 부렸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닌데, 이건 군사정권 때나 하던 짓이다….”

이 때 회의장 바로 옆방인 문방위 위원장실에서 국회 텔레비전을 통해 이 장면을 지켜보던 전종철 기자가 최 의원을 향해 “X 만한 새끼!”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바로 이 자리에는 민주당 의원의 보좌관도 있었다. 이 보좌관이 “의원에 대해 그렇게 욕을 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고, 전종철 기자는 “당신이 누군데 그러느냐”고 되물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문방위 회의가 끝나자 문방위 소속 의원과 보좌진이 회의장 밖으로 나왔다. 이 때 전종철 기자가 복도로 나가 “도저히 못 참아, 최문순 나오라 그래!”라고 소리를 질렀다. 최문순 의원 보좌관들이 이에 거세게 항의하자, KBS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최문순 의원실 보좌관을 비롯해 민주당 보좌진과 KBS 기자들 사이에 ‘사병 발언’, ‘의원 모독’ 등을 가지고 고함을 지르며 부딪쳤다.

이상의 상황은 당시 이 사건을 전한 최문순 의원 홈페이지 글과 내가 몇 군데 확인해 본 결과를 모아본 것이다. 이날 난장판에서 단연 눈에 띈 활동을 한 인물로 언론에 조명을 받은 사람이 전종철 기자였다. “X 만한 새끼” “도저히 못 참아, 최문순 나오라 그래!” 그렇게 욕설을 해대고 고함을 질렀던 탓이었을 게다.

김인규 사장의 ‘사병’이라는 발언에 화가 났다는 그는 결과적으로 충실한 ‘사병’ 노릇을 한 셈이었다(전종철 기자는 당시 욕설과 폭언에 대해 언론에서 이렇게 해명했다. 자신이 민주당의 최문순 의원을 지칭해 ‘X 만한 새끼’라는 욕설도 하지 않았고, 회의가 끝난 뒤 “최문순 나오라 그래”라는 폭언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문순 어디 갔어, 이리 와”라고 말했다는 부분도, 최 의원이 “‘사병’이란 표현을 썼기에 진짜 그렇게 생각하느냐 물어보려고 기다리다가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468290

앞의 글에서 이 분은 ‘수요회’의 핵심 중 하나로 묘사된다. 정연주씨는 ‘수요회’에 대해 이명박 정권 당시 자기를 끌어 내리고 김인규씨를 사장으로 앉히기 위해 케비에스 내에 만들어 졌던 사조직이라고 다른 글에서 주장했다. 당사자들은 이 글이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하며 법적대응했고 결국 재판에서는 정연주씨가 졌는데, 그 이후에 당혹스럽게도 소위 민간인 사찰 문건에 관련 자료가 등장하면서 진실이 드러나게 되었다.

<리셋 KBS뉴스9>는 “KBS 노조의 성향 분석은 물론, 김인규 특보 사장과 그 측근들에 대한 인물평까지 담겨 있다”며 ‘KBS 최근 동향 보고’라는 이름의 문서를 공개했다. 노조는 “총리실은 김 사장이 가장 먼저 KBS의 색깔을 바꾸고, 인사와 조직 개편을 거쳐 조직을 장악할 거라고 분석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포항 출신을 인사실장으로, ‘수요회’ 회장을 보도본부장으로 임명하는 등 측근들을 주요 보직에 배치해 친정체제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문건은 ‘수요회’에 대해 “2008년 사장 선임 김인규를 지지하기 위해 결성”이라고 적었다. 이는 그동안 KBS가 이 모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해 오고, 지난 2010년 10월 <오마이뉴스>가 수요회에 대해 보도했을 때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고발한 것과는 정반대의 사실을 가리키는 것이다.

또한 이 문건에는 KBS에 두 개의 노조가 있는 것에 대해 “KBS 내 노-노 대립으로 세가 약화되겠지만, 그 과정에서 강성 집행부가 집권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며 분석한 내용과 김인규 사장이 “자신감이 지나치고 언행에 거리낌이 없어 경솔하게 비춰질 가능성이 많다”고 평가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15145

뭐 하여튼. 어떤 분들에겐 이런 게 다 그냥 권력 내부의 밥그릇 싸움처럼 보일 수도 있다. 뭐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한 번 더 생각해볼 것은, 이러한 분들이 보도나 제작 일선에 설 경우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는 이미 경험을 해보았다는 점에서 그것은 전혀 다른 일이 될 수 있다는 거다. 가령 한겨레21에 이런 얘기가 실린 일이 있다.

2010년 8월17일 민주당 문방위 의원들이 정론관에 섰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천안함 유족에게 막말한 동영상을 <추적 60분>이 입수하고도 ‘내압’에 의해 불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추적 60분> 제작진도 “특종 보도를 준비 중이던 <추적 60분> 제작진에게, 소속 국장에 의해 아이템이 엎어지는 KBS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별도 성명을 냈다.

성명을 읽고 복도로 나온 민주당 의원들 앞에 한국방송 정치부 전종철 기자가 섰다. 그는 두 의원에게 “(성명이) 사실과 다르다. 이렇게 성명 내면 국민이, KBS가 조직원을 억누른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15분간 설전이 벌어졌다. 기자들이 모여들었다. 최종원 의원이 전종철 기자에게 “고만하시라”고 했지만 전 기자는 “(동영상을 보도하지 않은 것은) 조정의 문제였다. 누른 게 아니다”라고 대꾸했다. 최종원 의원이 “KBS가 공영방송다운 짓을 했어야지!”라고 외쳤다. 서 있던 다른 한국방송 정치부 기자가 “짓이라니요!”라고 받아쳤다.

백보 양보해 의원들의 추측성 성명이라면 애사심에서 항의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같은 한국방송 동료인 <추적 60분> 제작진이 성명을 냈던 터다. 그날 한국방송 정치부 기자들은 홍보실 직원이었다.

https://h21.hani.co.kr/arti/reader/reader/29955.html

뭐 그런 이유로, 내일부터는 어렵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다. 이전 진행자가 그만두게 되면서 내부의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별 생각없이 회사 근처의 카페에 앉아 있다가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게 된 일도 있었다. 특히 지난 주부터 어제까지 벌어진 인사 파동 이런 얘기는 상당히 많은 연구를 해볼만한 얘기가 아닌가 싶은데…

하여간, 다 잘했을 수 없을 거고 틀린 얘기도 종종 했을 거다. 여러모로 부족했다. 그러나 맹세코 양심에 거리낀 얘기를 한 일은 없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감사했고 건강하시기 바라고, 또 뵙지요.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KBS

상투적 비난으로는 MBC 흑역사 본질 알기 어려울 것

2023년 7월 19일 by 이상한 모자

책 찍는 기계로 유명한 강준만 겨수님이 MBC의 흑역사라는 책을 냈다고 조선일보가 기사를 실어줬다. 책 한 권에 대해서 이렇게 기사를 쓰는 거 아무한테나 해주는 일이 아니다. 한겨레… 제가 책 냈을 때 어떻게 했습니까? 그거 안 잊어버린다. 잠깐 개인의 앙심을 이렇게 표현을 하고…

아무튼 MBC에 대해선 저도 이런 말 저런 말 많이 했는데, 조선일보 기사로 미루어 봐서는 뭐 그저 그런 얘기 같다.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됐다, 자신들이 절대선을 독점했다고 착각한다, 반대편을 악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 등등. 모르겠다. 실제 책을 읽어보면 더 대단한 인사이트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이런 얘기의 연속이라면 저는 뭐 그냥 강준만이 또 강준만 한 얘기라고 본다(제가 시사초보로 입문하던 때가 중궈니횽과 준마니횽이 무슨 준마니교니 어쩌니 하면서 죽기 살기로 싸우던 시절…).

이런 생각을 해보세요. 여기도 때되면 쓰는 얘긴데, 이명박 때 방송장악 이후 KBS MBC 내의 밀려난 사람들이 뭐라고 주장했느냐. 공영방송이 권력의 주구 노릇을 하며 공공성과 공정성을 스스로 훼손해 시민들의 외면을 받은 결과 시청률이 하락하고 경영상 위기를 걱정할 정도가 됐다… 더 이상 회사가 망가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이런 거였거든? 즉, ‘공영방송(공공성+공정성) 훼손 -> 시청률 하락’… 이 논리 세트이다.

그러다 이제 자기들이 주류가 됐잖아? 그러면 뭘 해야 하냐면, 앞서의 논리 세트를 반대로 뒤집어서 ‘공영방송(공공성+공정성) 회복 -> 시청률 상승’… 이걸 증명해야 되는 거거든? 이걸 절대적으로 증명해야. 그래야 자신들을 탄압한 대상에 대한 반대를 조직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유지할 수 있음. 근데 이게 저널리즘적으로는 모순이지. 공영방송이 공영방송답게 하면 필연적으로 일반적 상황에서의 시청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음. 황색언론이 달리 황색언론인가? 공공성 공정성을 훼손해야 부수 판매든 시청률이든 늘어나니까 황색언론이지… 그러니까 이게 처음부터 말이 안 됨.

그런데 말이 안 되는 걸 되게 해야 되잖아? 그럼 어떻게 해야 되겠어? 공공성 공정성 회복을 ‘더블민주당은 정상이고 국민의힘은 비정상이다’란 민주당-정파성과 연결하고 ‘시청률 상승’을 도모하는 걸 더블민주당 성향 시청자층 잡는 걸로 치환하는 거지.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은 지난 정권에서 이런 방식으로 정파성에 굴복한 것.

제가 공영방송에서 일어난 모든 일이 이에 따라 일어났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 몇몇 사건? 사례? 요인?에서 이 경향이 나타난 것임. 이 경향이 나타나는 것도 KBS와 MBC에서 좀 방식이 다른데, 그러니까 KBS는 MBC와는 다름. KBS는 태어나기를 공영방송으로 태어났고 형식적으로도 공사이기 때문에 공공성-공정성에 대한 어떤 점잖은 태도? 그런 게 있음. 그래서 앞서의 경향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계속 브레이크가 걸리는 것들이 있다고. 반대편에서 보기엔 그게 그거겠지만…

근데 MBC는 공영방송이고 싶었던 적도 없고 지금도 별로 공영방송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형식적으로도 수입원이 광고수익이잖나. 이 난리가 나기 전인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에 MBC가 KBS와 비교해 훨씬 적극적이고 과감한 방식으로 상업적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성격에 기인하는 것임. 그래서 공공성-공정성에 대한 어떤 강박이랄까 그런 게 KBS보다 훨씬 덜한 측면이 있고, 그게 앞서의 경향이 더 급속하게 급진적 방식으로 나타나는 촉매가 되는 거 아니냐는 게 저의 생각.

여튼 이게 그래서 보수정권이 정권 잡고 공영방송에 관여하고 조지고 하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매커니즘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됐다 이런 거는 어떤 정서적인 측면에선 그런 면도 있겠지만(좌천당해있다 권력을 잡게 되면 상대를 혼내주고 싶은 생각이 분명 들겠지…), 그게 어떤 본질적인 문제라고 하면 ‘차카게 살자’ 이상의 결론이 나올 수가 있겠나. 공영방송이란 뭐고, 공영방송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와 그 합의에 따른 시스템 마련을 촉구하는 게 필요한 때라고 본다.

가령 공영방송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경우 시청률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공영방송에 대한 평가 기준은 어때야 하나? 지금도 시청률 하락이 공영방송이 잘못한 증거인양 하는 세태가 일반적이잖아. 그럴 게 아니라 최소한의 보조적 지표(그러니까 공영방송의 역할을 인정하더라도 이것만큼은 시청률이 높았어야 한다는 식으로)로 얘기할 수 있어야 하는 거고, 내부 조직 논리도 그에 따라야 하는 거지. 유튜브 조회수 얘기나 하고 그게 낮다고 조지고 이런 건 안 된다는 것. 또, 공영방송이 그런 존재라는 걸 인정하면 소유구조는 어떤 방식으로 설계돼야 하나? 이런 걸 얘기해야 되는데, 좌파단체다 이런 얘기나 하고…

근데 또 이런 얘기하면 MBC PD같은 사람들이 그런다니까. 아니 공영방송이라고 해서 꼭 진지빠는 것만 해야 하나요? 공영방송도 재밌고 화끈하면 안 된다는 법 있나요? 공영방송이라고 기계적 중립 꼭 지켜야 하나요? 아휴~~ 됐씁니다 그만얘기하자…

추가. 강준만 교수님은 무엇보다도 그걸 아셔야 한다. ‘흑역사’는 건담 용어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KBS, MBC, 공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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