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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잡감

대한민국이 좋아하는 사유리

2020년 11월 21일 by 이상한 모자

사유리 씨 문제에 호의적인 대한민국 여론은 긍정적이다.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이야기도 좋다. 다만 나 같이 비뚤어진 사람은 그 이면의 일부를 생각하게 된다.

이른바 비혼모 문제인데, 이 나라에서 비혼모가 감당해야 하는 비난은 두 가지다. 첫째는 문란하다는 것, 둘째는 대안도 없으면서 무책임하게 출산했다는 것. 둘을 공격적으로 연결하면, 탕녀에 대한 응징 서사이다. 당근마켓에 아이를 올린 사건(물론 이러한 행위는 잘못되었다)에 대한 비난에도 이런 게 있었다. 비혼모에 대한 이 나라의 제도적 지원책은 이 서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너의 ‘부도덕’은 너 자신이 책임질 일이나 죽지는 않도록 도와주겠다…

그런데 사유리 씨 사례는 이러한 비난으로부터 자유롭다. 정자는 ‘부도덕한 쾌락’이 아닌 ‘은행’으로부터 왔고 아이를 키울 여력도 충분하다. 남는 것은 재생산 기계로서의 여성이다. ‘부도덕’한 욕망은 없고 오직 출산 육아의 의무(?)만 있는… 이것이 우리 사회가 환영하는 여성의 모습이다. 호의적 여론의 일부는 이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해를 하지 마세요. 사유리 짱짱맨 했으면 모두 반동? 노노노. 어떤 경우는 그렇지 않은가 하는 얘기임. 분명히 썼습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비혼모, 사유리, 정상가족

대안적 사실 대 대안적 사실

2020년 11월 20일 by 이상한 모자

대안적 사실 얘기하면서 “우리는 팩트”이러는 거 보면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한심하기도 하고 그렇다. 일베도 그랬다. 저들은 선동하지만 우리는 팩트… 그러나 나 같은 사람이 보기엔 대안적 사실과 대안적 사실, 선동과 선동의 충돌이다.

가령 우리가 밥을 먹는 이유가 뭔가? 허기를 해결해 생존하기 위해서인가 맛을 느껴 쾌락을 얻기 위해서인가? 둘 다이다! 당연하지 않나? 저 자식이 맨날 평론가랍시고 방송 나가서 떠드는 건 먹고 살기 위해서인가 그래도 뭔가 공적 사명의 실천을 위해서인가? 둘 다야! 그러나 우리가 보는 건 한쪽은 “맛을 모르고 허기만 채우면 된다는 무식한 놈들아!”, 다른 한쪽은 “남의 고통은 외면하면서 맛에만 관심이 있는 쾌락주의자들아!” 뭐 이러는 거다.

그러니까 한쪽이 대안적 사실을 갖고 장난을 친다고 해서 반드시 반대쪽이 얘기하는 대안적 사실을 ‘팩트’라고 해야 할 이유가 뭐냔 말이다. 뉴욕타임즈에 누가 또 트럼프 현상을 갖고 좌파들아 우린 왜 이렇게 편협하냐, 우리가 종교는 아니잖냐, 반성하자 이렇게 썼다는데 어떤 인간적인 태도의 문제라기 보다는 한쪽 거짓에 대한 분노로 반드시 다른 쪽 거짓을 진실로 믿어야 한다는 시대적 행동 양식이 원인이다. 여기엔 또 반드시 ‘속았다’는 서사가 들어간다. 내가 원래는 저쪽의 대안적 사실을 믿었는데 정신차려보니 거짓말이더라… 이거 어디서 많이 본 말… 냉소사회는 읽었습니까?

이래서 얘기를 하기가 싫어요. 무슨 얘기를 하면 양쪽에서 왜 상대편 대안적 사실을 인정하기 위한 꼼수를 펴냐며 난리 난리… 요즘에는 양쪽도 아니고 삼파전 사파전이야. 조국백서, 조국흑서, 진보, 태극기…

그러나 진지하게 ‘팩트’를 다루고 싶은 사람들이 할 일은 어느 쪽 버전의 대안적 사실을 선택해서 밀어줄 거냐 이게 아니다. 대안적 사실이라고 하는 것들, 그러니까 음모론은 대개 한 톨만큼이라도 진실을 포함하고 있기 마련이다. 이런 것들을 영끌해서 각자의 ‘진짜 사실’을 재구성하는 게 필요하다. 당연히 이 ‘진짜 사실’은 진실과 같지 않을 거다. 그러나 각자의 ‘진짜 사실’들을 이루고 있는 각각의 요소들을 서로 따져봐서 진실에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다가서는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하는 게 언론이고 이상적인 의미로서의 정치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냉소주의, 대안적 사실, 음모론

늘 생각하는 언론과 인터넷의 문제

2020년 11월 20일 by 이상한 모자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70695.html

이런 글을 볼 때에는 마음이 좀 그렇다. 한겨레의 전체적인 기획이나 방향 등은 좋다고 생각한다. 정치면은 문제다. 최근 월성1호기 조기폐쇄 관련 수사에 대한 논설들은 하나같이 문제였다. 그건 다음에 또 얘기하자.

쓰여있는대로 인터넷 공간에서 사람들의 뉴스 소비는 파편적이다. 그게 확증편향이든지 아니면 정치적 음모론과 만나 요즘 중궈니횽이 자꾸 얘기하는 ‘대안적 사실’에 포섭되고 또 정파논리에서 스스로 그걸 재생산하는 사람들을 양산한다. 태극기부대 욕 같지? 좌우 마찬가지다. 정파불문 다 똑같다. 매일 같이 확인하는 바다.

그러나 편집이 정돈된 상태의 신문을 보면 그게 아니란 걸 알게 된다. 그걸 어떻게 할 거냐의 고민보다는, 더 이상 신문은 안 되니 방송을 하자고 그러는 모양인데, 그런 마음도 이해는 되지만 그게 해결책은 아니다. 방송은 방송의 문법과 역할이 있다.

인터넷 전략 하면 삐까뻔쩍 보여주기식 온라인 콘텐츠 만드는 얘기로 받아들이는데, 기본이 돼야 한다. 종종 여기저기서 떠들어 온 얘기는 이렇다. 신문사의 인터넷 사이트는 지면 편집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 독자들은 포털사이트와 SNS가 ‘가져다 주는’ 기사를 보지만 이렇게는 안 된다. 편집 맥락을 접하게 해야 한다. 오늘 일에 대해서 저 사람은 무슨 입장일까 궁금하면 그 사람 SNS에 들어가 보는 것처럼, 신문사 홈페이지를 그렇게 접근할 수 있게 해야 된다. 그리고 기사 형식도 바꿔야 한다. 서구의 메이저 언론사 방식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특히 맥락과 큰 관계없는 스트레이트나 속보는 완전히 달라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해 글을 포기하고 요약만 보여줘도 된다.

네가 얘기하는 거 다 검토해봤고 또 해보기도 했다고요? 미안합니다. 나도 할 말 더 있거든? 다음에 합시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신문, 언론,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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