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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치 사회 현안

통치기계

2020년 7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미통분들이 언제부터 여성인권을 그렇게 챙겼나? 그리고 더블민주당은 여성인권을 말한다는 당이 아아니 그래서야~ 늘상 이렇게 말하고 있는데 실은 별거 아니다. 우리가 발견하는 진실은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란 거다. 다시 말하지만 인권과 사회정의를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다. 도움이 안 돼서 안 한다! 2차 가해가 결과적으로 유리한가? 그럼 한다! 원칙론이 유리한가? 그럼 또 그렇게 간다. 이거로 100을 설명할 순 없지만, 많은 것들이 설명된다.

옛날에는 감의 정치라는 게 있었다. 삼김시대 같은 때지. 김들이 동물적 감각으로 결단을 하면 뭐가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해. 되면 총재님의 능력이고 안 되면 가신들이 나눠져야 하는 짐이지. 그런데 요즘은 그런 시대니? 아니야. 이런 저런 제갈공명들이 나와서 이런 전략 저런 전략 말하지만, 근본적으로 야구 몰라요.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고 뭐가 어디로 가서 어떻게 될지를 몰라. 지난주 목요일 오전 9시에 지금 이러고 있을 줄 알았냐?

감도 못 믿어 훈수도 못 믿어… 믿을 거라고는 여론조사? 그거 하나 믿고 가는 거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그러다가 누구 하나가 손 들고 이거 정치가 너무 하는 거 아닙니까 하면, 딱 멱살 잡고… 야 이 새끼야 네가 다 책임질거야? 정권 놓으면 어떻게 되는지 겪어 놓고도 이래?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게 아니야! 기계가 하는 거야! 이게 무슨 타협과 협치를 말하는 정치-기술론의 아이러닉한 결말이다.

그런데 기계의 결론에도 불구하고, 통치권자가 의지를 갖고 찍으면 또 그건 그대로 가야 되거든. 그게 통치철학이지. 그럼 대통령 권력을 뒷받침하는 여당은 통치철학을 관철하면서 유실되는 권력을 이런 저런 자원을 동원해 틀어막아야겠지. 이 정권에서 그 대표적 사례가 뭣이냐, 조국이다.

우리는… 글쎄 아마 기계가 해도 안 된다는 시대를 목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 가짜뉴스와 대안적 사실이 판을 치는 세상, 뭔가 잘못된 거 같고 옛날로 다시 돌아가야 할 것 같지. 시대가 어찌 이리 됐나 한탄에 또 한탄… 하지만 길게 보면 기계가 인간을 내쫓고, 인간이 돌아이로 돌아와 다시 기계에 복수하는 것은 벌써 수백번이나 반복된 역사일 뿐이다. 인간사에는 그런 보편성이란 게 있는 것이니 너무 슬퍼하지들 마세요.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여론조사

거기나 여기나

2020년 7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은 여의도를 가려고 5호선을 탔는데, 저쪽에서 시끄러운 거야. 그래서 뭔가 하고 봤지. 어떤 아저씨랑 할머니가 시비가 붙었더라고. 아저씨가 할머니한테 막 마스크 쓰시라고… 할머니가 소리를 빽빽 지르는데 솔직히 뭐라는지는 잘 모르겠고, 난 코로나 아니다 마스크도 있다 내가 우습냐 이런 얘긴 거 같더라고. 그리고 주섬주섬 뭘 쓰는데, 아저씨가 저러는 거는 그렇다 치고 마스크가 있으면 진작 좀 쓰시지…

여튼 아저씨는 다른데로 가버렸는데 갑자기 할머니가 이쪽으로 걸어오면서 뭘 얘기하면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는 거야. 난 아 이거 포교활동인가 했어. 근데 내용을 잘 들어보니까 아니야. 최근 일어난 모든 사건을 엮어서 음모론을 만들었더라고.

그러니까 이런 식이야. 김여정이 돈을 달라고 했는데 우리가 안 주니까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대. 그래서 문통이 앗 뜨거 해서 대북송금을 했대. 아마 그러려고 국정원장을 갖다가 대북송금 전문가로 그렇게 했겠지? 그런데 돈이 부족했든지 하여간 서울시가 갖고 있는 통일기금 그걸로 보냈다는 거야. 그런데 이게 밝혀질 위기에 처하게 되니 문통이 박시장한테 시켰다는 거지. 네가 안고 가라… 그래서 일이 이렇게 됐다 너희는 아느냐 너희 젊은 것들은 빨리 탄핵을 안 하고 뭐하냐 너희가 가만히 있으니 치매 걸린 이 할머니가 나서서 이렇게 떠든다…

말하다 답답한지 마스크는 벗어버리더라고. 내가 분명히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도 할머니 구취가 느껴져서 아 이거 큰일났다 싶었어. 내 눈빛을 알아차렸는지 바로 내 앞에 딱 붙어서 계속 소리를 질러… 내가 개저씨나 할아버지한테는 들이받을 수 있겠는데 할머니는 안 되겠더라고. 이게 그림이 너무 좀 그렇잖아. 최대한 눈을 피해서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 전염되나? 감염이 되셨으면 이렇게 멀쩡하게 다니시진 않을 거 같고… 아니 그래도 잠복기에 무증상 감염이… 뭐 오만 생각을 다했어. 뭐 한 두어 정거장 남았는데 다행히 옆칸으로 가더라고.

그러고 나니 저 할머니가 말하는 거랑 내가 하는 일이, 물론 퀄리티나 뭐 그런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얼마나 다른가 싶기도 하고, 좀 그렇더라 이 말이야.

오늘 아침에 인터넷 방송한 거 주제가 백선엽 씨 문제예요. 아마 친일이력 대 6.25전공 구도로 얘기를 만들고 싶었겠지. 근데 난 솔직히 어디다 안장을 해도 상관없거든. 그거에 하나 하나 의미부여를 하는 것도 국가주의 아니야? 그런데 굳이 말을 하라고 하면 친일 대 전공 이런 식으로 하고 싶지는 않아. 내 생각을 정리해보면 이래.

현충원에다가 누구를 모신다는 거는 그냥 상을 주는 게 아니고 우리 사회가 뭔가 그것에 대해 기억을 하고 기린다는 것이다. 백선엽 씨의 무엇을 왜 기억하고 기려야 하는지를 그럼 따져야 한다. 백선엽 씨의 전공이라고 회자되는 건 첫째 전쟁을 잘했다, 둘째 국군을 조직적으로 추슬렀다, 셋째 고속승진을 했고 친일이니 뭐니 논란에도 오랫동안 잘 먹고 잘 살았다… 이런 걸 뭐 특별하게 기억할 필요가 있나?

대비되는 예로 채명신 중장 얘길 많이 하는데 이 양반은 베트남전의 영웅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중에 베트남 군인 불러서 대화도 하고 나름대로 화해의 제스추어 비슷한 걸 연출하려고도 했다. 사후에 서울현충원에 안장됐는데 장군 묘역을 거부하고 사병들과 함께 묻혔다. 나름 책임을 다하려 한 모습 아닌가? 이런 건 뭐 기억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백선엽 씨는 잘한 건 본인이 했다고 하고 좀 안된 건 어쩔 수 없었다거나 아랫사람들 잘못이라고 하는데 무슨 귀감이 되는 건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논란을 계속 만드는 건 결국 정체성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거다. 백선엽 씨의 이력, 친일 전력에도 불구하고 능력으로 평가받아 실제 능력을 발휘해 미국과 손을 잡고 한미동맹 파워로 공을 세워 공산주의자들의 침략을 막아내고 국군을 사실상 만들었다… 이런 거. 이런 게 메이저이고 이 땅의 주인이다 라고 하고 싶은 거지. 근데 문통은 지난 번에 뭐라 그랬냐면 국군의 뿌리는 광복군이라 그랬다. 김원봉 합류를 붙여서 사회주의는 왕따시키냐 논란을 우회한 것 같기도 하고 한데, 어쨌든 이런 거는 사짜고 혹시 빨갱이세요 이 얘기다. 그래서 역사 논쟁 정체성 논쟁 이거를 계속 하자는 게 미통분들의 뜻…

지겹고. 근데 박원순은 되는데 왜 백선엽은 안 되냐 이 난리 난리를 치니까 결국 다들 조문을 갔잖아? 그게 이 사태의 가장 웃긴 지점이라고 본다. 배트맨과 조커는 동전의 양면인 거니? 그러니까 이 두 역사적 파벌이 서로 싸우지만 뿌리는 비슷해요. 그거는 저 책을 보면 나와. 그 저 책… 제목 잊어버렸네. 대한민국을 맨든 사람들? 찾아보긴 귀찮으니까 나중에 얘기하고…

아무튼 이런 얘기를 하려고 그랬어. 한 70% 정도 얘기한 거 같아. 그랬더니 진행자가 그러더라고. 그래서 결론이 뭐예요? 설명이 왜 이렇게 장황해요? 끝에는 반드시 반대한다로 끝내야 하는 겁니까? 아무튼 갑자기 그 할머니 보니까 생각나더라고. 횡설수설 하는 걸로 보면 결국 다 비슷한 얘기로 되는 거다 이거야… 이게 인생?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백선엽, 음모론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2020년 7월 13일 by 이상한 모자

일이 벌어진 아침인 금요일에 원래는 없는 스케쥴이 생겼다. 라디오에 가서 상황을 전달하는 것이었는데, 원래 월요일 수요일에만 나가지만 이 일로 특별히 금요일인데도 가게 된 것이다. 워낙 분위기가 좋지 않고 진행자도 조심스러운 태도였다. 이날 아침에 김여정의 대미 입장문 전문이 나왔는데, 왜 디브이디를 달라고 하는 건지에 대해 사담을 했다.

바로 이날 저녁 방송 아이템도 서울시장 문제였는데, 주제를 ‘애도와 2차가해’로 정했다.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비슷한 조건에 있는 여성 하급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고 피해 발생 초기에 비밀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사건을 처리할 수 있는 공직사회 내 시스템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그 대상이 사망했는데 진상규명을 어떻게 하느냐고 질문했다. 원고에는 없는 내용이었다. 사건을 보는 어떤 전형적 태도로 느껴져 잠시 우려됐다. 즉흥적으로 답변했는데, 오늘은 또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말미에, 애도를 하면 피해자의 어려움과 가해 사실에 대해 외면하는 사람이 되고 피해자에 대한 연대 의사를 밝히면 예의가 없는 소시오패스라는 소리를 듣는 건 성숙하지 못한 사회라고 했다.

일요일은 2개 방송이 있는데, 앞의 방송 진행자의 경우 방송 시작 전에는 좀 우려가 됐으나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다. 다만 진행자가 특정 상황을 전제로 ‘사자명예훼손’을 거론하여 ‘그런 식으로 볼 것은 아니고…’란 말머리를 붙여 애도는 애도대로 하되 고소장이 제출된 건 사실이니 만큼 2차 가해에 해당하지 않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뒤의 방송에선 다음 주에 하면 안 되냐고 해서 문제의 주제를 다루지 않았다.

오늘 아침 방송에 가면서는 좀 우려가 되었다. 지난 주엔 그런 분위기였는데, 진행자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기우였고 오프닝도 썩 괜찮았다. 뉴스를 전하는 내용에도 나름대로는 균형을 잡았다. 오늘부터는 매주 또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의 유튜브 방송에 나가기로 했는데, 거기서도 그 정도면 괜찮았다. 카페에서 글을 쓰려다가 커피를 옷에 다 흘려 급히 집에 와서 다시 썼다. 아주 모범적인 얘기, 완벽한 얘기는 아니었겠으나 나만의 세계에서 볼 때는 그만하면 나름의 역할을 했다. 세상… 어디까지나 생각보다는, 아직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뒤돌아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뭐 이게 어딘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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