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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치 사회 현안

선택적 선택

2021년 3월 26일 by 이상한 모자

내일자 한겨레라는 신문에 또 전형적인 윤석열 씨 욕설이 실리는 모양이다. 논리는 맨날 똑같다.

  1. 윤석열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 거라고 했다.
  2. 그런데 ‘우리 편’ 권력만 수사하고 ‘쟤네 편’ 권력은 수사하지 않는 선택적 수사를 한다.
  3. 윤석열 검찰은 역시 ‘쟤네 편’이고 개혁이 필요하다.

그 글은 여기에 윤석열 정계진출의 맥락을 덧붙여 놨는데 그건 뭐 길게 얘기 안 하련다.

하여간. 선택적이지 않은 수사는 무엇일까? 이쪽 저쪽 봐주지 않는 공평한 수사이다. 이 스토리에서는 예를 들면 왜 조국만 수사하냐, 나경원도 수사해라… 이렇게 균형을 맞추라는 것이다. 요즘도 그런지 모르겠으나 한참 시끄러울 때는 노골적으로 이렇게들 썼다.

근데 균형이라는 걸 꼭 여야라는 기준에서 맞춰야 할 이유가 있을까? 가령 친문 비문, 친박 비박은 어떠냐? 친문이라지만 그 내에도 여러 성향이 있지 않느냐? 이렇게 확장해나가면 결국 공평한 수사란 죄를 지을 가능성이 있는 전국민을 상시적으로 조지는 것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검찰 조직은 지금보다도 훨씬 비대해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이들이 그렇게 경계하는 검찰공화국이 아닌가? 그렇다면 가능한 다른 선택지는 뭘까? 유일한 대안은 검찰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다. 여당 사람들이 말하는 검수완박이란 수사 기소 분리가 아니고 이것을 의미한다.

정파의 균형 추구가 아니고 법과 책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체제에 의해 공식적으로 주어진 권력은 법의 잣대를 쉽게 무력화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그러니 견제의 필요가 더하다는 것에 무슨 이견이 있을 수 있는가? 봐주기 수사는 봐줬으니까 문제인 거고, 과잉수사도 인권침해 등이 문제인 것이지 균형을 맞추지 않아서 문제인 게 아니다. 보수정치인이 100명 쯤 이미 죄를 지었는데 죄를 지은 진보정치인을 10명 밖에 찾지 못했다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나머지 90명을 봐줘야 하는가?

보수정치와 검찰과 관료와 기타등등은 오랜 기득권일 수 있다. 또 그들을 엮는 비공식적 권력 네트워크가 ‘봐주기 수사’나 ‘과잉 수사’를 초래하는 세태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개별 수사에 대한 문제제기를 벗어나 이걸 메타-적으로 다룬다면 그건 정치사회문화적 논의이지 재판의 논리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선택적 선택 타령을 하시는 분들은 이 둘을 뒤섞은 후 재판의 논리, 그러니까 법과 책임, 즉 제도(수사기관)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얘기가 안 되는 것이다.

백보 양보해서, 윤석열 그 양반 문통이 총장 시켜준 은혜도 모르고, 등에 칼을 꽂아? 뭐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같은 정파에 속한 사람들끼리 술이나 마시면서 할 수 있는 얘기다. 신문에 왜 쓰는가? 그런 게 용인되는 신문이란 무엇인가?

이런 얘길 누구에게 한들… 갑자기 다른 소리지만 요즘 조남관 씨를 보면, 그 양반이 어떤 검사든 뭐든 간에 좀 서글퍼진다. 그 치도 나름 노력한 건데…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윤석열

순발력

2021년 3월 24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은 낮에 무슨 방송을 하였는데, 여기서는 상대로 국민의힘에서 오신 분이 나온다. 그러니까 지금은 오세훈 캠프이다. 신문과 방송쟁이들의 박영선 후보 초청 토론회를 보면서 무슨 얘기를 해보자는 거였다. 마침 오세훈이 안철수를 이겼으므로 사전 토크에서 발언하였다.

오세훈의 승리 비결은 국민의힘에 붙은 비호감을 LH사태가 정권심판론을 키우면서 상쇄시킨 게 오세훈 경선 승리 컨벤션 효과를 배가했고 이게 다시 선순환이 된 덕이다… 안철수의 경쟁력은 국민의힘에 비호감 딱지가 붙어 있다는 것에서 출발하는데 이 전제가 해소됐으므로 조직과 배경이 확실한 오세훈으로 쏠린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상황에서 이를 공략할 박영선의 전략은 명약관화이다. 첫째, 비호감을 다시 되살리자… 비호감의 핵심인 과거 정권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오세훈=이명박 프레임을 만들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둘째, 이걸 검증 전략으로 포장하고 정치 냉소를 유발, 정권심판으로 기울어진 중도층의 투표 유인을 날려 버린다. 셋째, 장점인 조직을 최대 가동해 빈 공간을 메꾼다. 여기에 대응하는 오세훈의 전략은 현재를 강조하는 것일 게다. 지금 이 정권에서 얼마나 살기 어렵냐? 정권심판 해야 한다. 과거와 현재의 대결. 그럼 미래가 남는데, 오세훈 쪽의 미래 전략은 심플하다. 정권교체를 위해 구태세력은 빼고 나머지가 다 모이는 선거이다, 이걸 보여주면 된다. 안철수가 꼭 필요하다. 2012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안철수도 응할 것이다. 박영선 쪽의 미래 전략은 좀 어렵다.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이력을 살려 21분 컴팩트 도시? 수직정원? KS뭐시기코인? 더 크게 가야한다. 문재인 2.0의 예고편 같은 거? 여기서 2.0이란 하던 걸 더 세게 하라는 게 아니지. 버그는 고치고. 계승할 것은 계승하고. 근데 이게 잘 안 되겠지…

여튼 이런 뭐 말같잖은 얘기 하고 토론회 시청으로 넘어갔다.

보니까 가끔 같이 방송하던 논설우원님이 의외로? 날카로운 질문을 했다. 그리고 아마도 과거에 치킨 얘기 같은 것으로 남의 인터넷 신문에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PD님… 작년에 무슨 인터뷰 편집 논란도 있고 했는데 여튼 이 분은 좀 남의 다리 긁는 얘기를… 동아일보 기자는 왜 왔는지 모르겠고…

여튼 그걸 보고 나서 진행자의 질문에 적당한 답을 스케치북에 적어 내고 뭔가를 떠드는 거였다. 점수를 줘라 하기에 70점 줬다. 숫자가 중요하냐? 뒤에 좋은 얘기 안 나올 거 같아서 좋은 얘기를 여기서 많이 해줬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얘기를 쓰라기에 이명박 썼다. 박영선은 자기가 잘한 걸 얘기할 때도 BBK 이명박… 오세훈 공격할 때도 이명박이 연상된다 이명박… 도쿄아파트 방어할 때도 BBK 이명박… 가장 아쉬운 얘기 쓰라기에 박원순 썼다. 집토끼 전략? 이 주제만큼은 아니잖아! 임종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했더니 잘 모릅니다… 뭐냐…

그 다음이 하이라이트. 박영선의 당선 가능성을 쓰라는 거였다. 잘 봐라, 상대는 오세훈 캠프에서 왔다. 그러니 당선이 안 된다고 할 거다. 그런데 패널이 둘이 나오는데 둘 다 박영선은 끝났다 이러면 되겠어? 프로정신을 발휘해 내가 총대를 메야지. 그래서 그랬다. 60%이다… 무난한 숫자 70에서 10%를 비관적으로 봤다… 앞의 전략 등을 구사해 결과가 좋으면 박빙선거. 조직력은 여당이 우위이니 승산이 제로인 것은 아니다… 란 틀에 박힌 해설.

이게 관건은 오세훈 캠프에서 오신 분이 숫자를 뭘 적어 내냐는 건데… 관계자인데 0% 써내는 거 너무 야박하게 보일 수 있어 어렵다. 10? 20? 50? 뭘 써내도 자연스럽지 않다. 이거 어렵다. 과연 저 분이 어떻게 할까… 뭘 써낼까… 결국 나온 답을 보고 무릎을 쳤다.

21%……

그 분이 그랬다. 제가 21분 컴팩트 도시 홍보 좀 해드렸습니다. 기념할만한 순발력이라고 생각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박영선, 오세훈

내셔널리즘 동원 전략

2021년 3월 23일 by 이상한 모자

중궈니횽 같은 사람들은 옛날 버릇대로 이 정권이 뭘 하면 다 주사파적 세계관이라고 하는데, 그런 것도 있겠지만 아닌 것도 있고… 그래 보이지만 아닌 게 많다는 게 내 생각이다. 가령 문통이 김원봉 얘기 하면서 술 한 잔 올리고 싶다 이러는 거는 주사파적 세계관과 관계가 없다. 그 세계관이라면 김원봉은 숙청을 해야겠지…

이건 안티 박정희적인 민족주의 세계관일 뿐이다. 한일회담-일본군-독재의 대립항으로서 친일청산-광복군-민주주의의 조합을 내세우는… 1960년대 이후 장준하 계열의 특징이다. 이 정권이 대북 문제의 성과에 집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문통의 후보 시절 행보나 임기 초 행동을 봐도 나타나는데, 이 흐름은 기본적으로 반일과 자신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한도 내에서의 북한을 용인한다는 태도를 깔고 간다. 실제로는 대북 성과를 내는 게 정무적으로 이익이라는 점을 겨냥하고 있고, 민족주의적 서사에서 대북 온건론이 용인된다는 점을 알리바이로 활용하는 것이다. 개성공단은 왜 재개가 안 됐는가? 결국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이런 것 말고 권력의 의도된 내셔널리즘 동원 전략이라는 것도 있다. 권력에 별달리 호소할만한 조직기반이 없거나 이게 훼손된 상태일 때 이런 게 등장한다. 가령 양제츠가 블링컨 거의 멱살잡고 자기 동네 가서 영웅된 것 봐라. 중국의 내셔널리즘 부상은 덩샤오핑 이후 공산당 지배의 근거가 훼손된 것으로부터 기인한 현상이다. 공산당이 부정부패와 반민주로 타겟팅 되면서 새로운 대중동원전략이 필요해진 것이었다. 이게 시진핑대에 와서 완전히 무르익었는데, 꼬리가 개를 흔드는 형상이다. 즉, 공산당이 내셔널리즘 동원전략을 통해 지지기반 유실을 막고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내셔널리즘의 동원전략이 시진핑 독재 강화를 정당화하게 된 것이다. 이게 지금 우리가 보는 광경의 실체이다.

일본 정치의 극우화 역시 아베 신조의 가문이 아니라 자민당이 조직 기반을 스스로 파괴하는 ‘개혁’이 수반한 변화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관저 주도의 정치는 아베 신조 대에 이르기까지 민주당까지 포괄, 정파 불문의 개혁 과제 중 하나였다. 파벌정치가 나눠먹기와 ‘삼각동맹’의 원흉으로 지목 되었기 때문에 그 반대를 택한 결과이다. 메이지 유신에서 ‘막부가 아니니까 천황’으로 간 것과 비슷한 거다. 자민당이 휘청하면서 비자민연립정권과 그 여파로서의 지샤사 연정이 성립됐고, 정권을 잃기 직전의 고노 담화라든지 지샤사 연정의 무라야마 담화라든지 이런 게 중도화 의제로 제시됐던 거다.

그러나 실제 대중이 호응한 것은 교과서 문제로 대표되는 백래쉬였고 자민당이 ‘삼각동맹’ 즉 자기 지지기반을 파괴하는 대신 기댄 것도 극우주의였다. 우정민영화와 극우화를 동시에 추진한 고이즈미 정권은 이러한 현상을 여실히 드러냈다(이 시기 동아시아라는 공간 내에서 일본 외교가 장쩌민의 내셔널리즘에 대응하였다는 특성 또한 있다). 또한 고이즈미가 구현한 극우주의는 신자유주의 개혁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분열할 시장주의와 국가주의를 봉합하는 아교로 기능했다. 해외 자본에 국가 사업을 넘겨줄 수 있다는 국수주의자들의 우려를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잡아 맨 것이다. 대중적 백래쉬의 배경은 고이즈미의 방북 전후 납북자 문제가 쟁점화 됐다는 것도 작용했다. 이제 일본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로서 뭔가를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국가로 거듭난 것이다.

이 정권에선 조장관님이 죽창가 올리고 김현종 씨가 다카스키 신사쿠 언급하고 유니클로 불매하고 이런 게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극우주의, 내셔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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