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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치 사회 현안

홍준표도 맞말 한다

2021년 7월 6일 by 이상한 모자

홍준표가 미군 점령군 얘기에 대해 견해를 밝혔는데, 정확하다. 뒤에 이재명 경솔한 발언이라고 한 대목은 논쟁을 해볼 수 있겠지만(독립운동가 기념 시설과 그 후손을 만나는 일정에 그 정도 말도 못하는가??).

우리윤총장님도 오늘 이거 주워 담느라고 논쟁할 생각 없다 하는데, 본인 생각을 그대로 올린 게 아니면 주변 참모진을 갈아버리든지 하시길 바란다. 우파적 메시지로 국힘 입당 간보기로 인한 보수층 동요를 메꾸고, 국힘 입당 간보기로 호남 및 중도 스킨십 강화를 시도하는 건데, 제3후보가 앞으로 쭉쭉 갈 때는 이게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수축 국면에선 양쪽에서 찌그러진다. 윤석열 지지층 특성상 한 번 망하기 시작하면 우르르 무너질 수 있다.

다시 홍준표로 돌아와보자. 홍준표는 정부 수립 이전 미군과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이후 미군에 대한 태도를 구분해서 ‘북이나 주사파 운동권’을 구분하고 있는데, 이게 정확한 시각이다. 왜냐.

1965년 이전까지 친일 청산이 잘 안 됐다는 얘기는 일반적인 반기득권적 논리에 가까웠다. 일제나 친일파나 이승만 독재나 기득권이고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는 점에서 다 거기서 거기라는.

이걸 가장 잘 보여주는 게 장준하의 사상계이다. 당시 사상계가 일본에 대한 태도를 다루는 논리는 단지 민족주의가 아니라 근대화의 맥락이었다. 반일은 전근대와 결별하고 서구식 민주주의로 가는 경로였다. 그런 점에서 이승만은 반민특위도 반민특위지만 독재를 했기 때문에 반일의 대상으로 묶인 것이다.

한국전쟁 이후 민족주의 담론은 1960년대 들어 확산되었다. 이게 좀 당연한 게, 1945년에 해방, 그리고 나서 전쟁, 전후 복구… 정신이 없었기 때문에 민족주의가 당대에 맞게 재규정 될 틈이 없었다. 4.19 이후의 혼란은 민족주의 담론 개화의 또다른 계기였다. 박정희는 민족적 민주주의를 주장했다. 그게 뭐냐? 4.19 이후 혼란이 서구식 민주주의 즉 비-민족적 제도의 무분별한 수용의 결과였다는 거다. 경쟁자 윤보선이 꺼낸 건 남로당 이력이었다. ‘민족적 민주주의’는 ‘공산주의’라는 거다. 이때는 민족주의와 공산주의란 개념을 넣고 서로에 대한 반대를 조직화 하는 맥락이 이렇게 혼란스러웠었다.

사상계 그룹은 4.19를 서구식 민주주의의 도입이라는 점에서 근대화의 완성을 기대했지만 곧 혼란에 직면하게 되었다. 대중은 여전히 전근대적이었다. 지식인으로서 전근대적 민중을 이끌기 위하여 부흥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새로운 주장이었다. 장준하를 비롯한 사상계 그룹 일부가 장면 정권의 근대화 프로젝트에 직접 뛰어들었으면서도 5.16을 긍정한 계기가 여기에 있다.

1964년부터 박정희 정권이 한일회담을 추진하면서 담론은 재정렬되었다. 이 선택으로 장준하 등이 전제했던 ‘근대화=반일’이라는 공식이 깨졌기 때문이다. 1965년 이후 사상계는 일제의 사실상의 재침략을 우려했고 이를 가능케 한 미국에 불만을 표하기 시작했다. 박정희가 자신의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친일(극일)-반공산주의로 명확히 하면서 장준하는 반공주의를 버리고 반일-민족주의로 완전히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가 1972년의 “모든 통일은 좋은가? 그렇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이다.

이 맥락은 북한의 인식이나 NLPDR적 규정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다. 80년대 학생운동의 시각으로 보면 반미는 해방 이후 정국에 그치는 게 아니다. 지금 한미동맹이 필요한가, 지금 주한미군은 철수해야 하는가, 이게 기준이다. 이재명의 발언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걸 북한이나 주사파의 인식과 동렬에 놓는 것은 오류이다.

이걸 보수세력이 모르냐? 안다. 홍준표가 바로 그 얘길 하고 있는 거다. 이 문제에 있어선 나름 주도면밀한 조선일보가 어제 이재명 발언 관련 문제제기성 보도를 하면서 사드 발언을 굳이 덧붙여 놓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공산주의, 민족주의, 박정희, 이재명, 장준하

윤 전 총장님도 386 입니까

2021년 7월 5일 by 이상한 모자

윤 전 총장님이 원자력박사를 만나고 나오는 길에 기자들 만나 나는 이념 논쟁 할 생각은 없고 먹고 사는 문제만이 걱정이라고 했는데, 앞의 글에도 썼지만 그게 윤석열 스탠스에 맞다. 근데 그럼 페이스북에 이걸 왜 올렸어! 그 문제를 얘기할라니까, 이념 논쟁은 하고 싶지 않지만 편향된 생각은 먹고 사는 문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개인의 역사의식을 논할 생각은 없지만 공직자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역사관을 가져야 한다… 이런 모순된 얘기를 하게 되지…

정치적 의도야 전에 쓴 글에도 말했지만 본질적으로 구태한 전략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뭔가? 먼저… 진보들 인용해봐야 신뢰 안 될 테니 주간동아를 인용해보자.

‘도리도리 윤석열’에 주목하는 이들은 총장 사퇴 후 3개월 동안 그가 도대체 뭘 했느냐는 질문도 한다. 연설 연습은 물론이고 사람을 모아 국가를 이끌 계획을 세웠어야 하는데,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을 위해 모인 포럼 관계자들은 고생하느라 입술이 부르틀 지경이라지만 보여준 아웃풋이 아직 없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는 이해찬 전 대표와 조정식 의원의 지휘 아래 공약과 선거 전략을 차곡차곡 마련해가고 있다.

정치를 하려면 판세를 잃고 다른 세력과 거중 조정을 해줄 원로 정치 전략가가 필요하다. 전모 씨는 그러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데, 윤 전 총장 측과 접촉을 시도한 그는 떨어져 나왔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이 대광초와 서울대 법대 동문에 의지하려는 성향을 강하게 내비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성 정치인을 피하다 보니 윤 전 총장은 교수와 법조인을 주로 캠프에 배치했다. 이들은 깨끗할 수는 있지만 사회의 당면 문제에 현실성 있는 즉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윤 전 총장의 연설이 ‘윤석열에 의한’ ‘윤석열의’ 잔치가 된 것은 이 때문이다.

https://weekly.donga.com/3/all/11/2764807/1

이런 이유라고 한다면, 페이스북의 괴상한 메시지와 윤석열 직접 발언의 온도 차는 ‘대광초와 서울대 법대 동문’의 범주에 속하는 이들의 반공주의적 정치관이 반영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건 그렇다 해도 이런 인식이 외부까지 나올 수 있는 이유는 뭔가? 결국 윤석열 선에서 통과가 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본인의 정치 인식이 반공주의적인 것 또는 조선일보 등에 사실상 판단을 위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오늘은 또 조선일보가 재미있는 얘기를 한다.

79학번인 윤 전 총장은 대학 재학 중 학내 이념서클인 ‘국경(국제경제학회)’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열혈 운동권 학생은 아니었지만, NL(민족해방) 관련 서적을 두루 읽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마르크스 경제학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이 애독하던 폴 스위지의 ‘자본주의 발달의 원리(The Theory of Capitalist Development)’를 탐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경’은 윤 전 총장이 1학년 때 이 학회 소속 주요 선배들이 불법 시위 혐의로 구속돼 해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79학번이 국경에서 NL 관련 서적을 두루 읽었는데 그 중에는 폴 스위지가 있다는 얘기를 어떻게 해석하는 게 좋을지, 하여간 알았어. 이게 본인이 얘기하는 경험담임지 주변 인물들의 얘긴진 모르겠으나, 그러니까 NL은 내가 잘 안 다 기본 이런 인식이 있다는 거 아니냐. 그런 차원이면, 님들이 민중민주주의 타령하고 미군이 점령군이란 것은 북한의 인식이다 딱지 붙이는 거, 그것도 역시 386 세계관의 일부일 수밖에 없는 거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윤석열, 폴 스위지

나는 윤석열이 더 큰 충격입니다

2021년 7월 5일 by 이상한 모자

새벽부터 이 얘기 계속 떠들고 있는데… 윤석열 입장 표명에 대한 해설은 아래를 참고하시고.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8167

윤석열의 아래와 같은 주장은 황당하다.

요즘 저를 포함해 많은 국민들께서 큰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광복회장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란 황당무계한 망언을 집권세력의 차기 유력후보 이재명 지사도 이어 받았습니다. “대한민국은 친일세력들과 미 점령군의 합작품으로 탄생했다.” 온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다는 것이 더 큰 충격입니다.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무슨 입장 표명을 왜 하나? 완전히 헛다리를 짚고 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이 대목이다.

6.25 전쟁 당시 희생된 수 만 명의 미군과 UN군은 점령지를 지키기 위해 불의한 전쟁에 동원된 사람들입니까? 죽고 다친 수많은 국군장병과 일반국민들은 친일파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싸웠습니까?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역사의 단편만을 부각해 맥락을 무시하는 세력은 국민들의 성취에 기생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권위주의 정권을 청산하고 민주화를 달성한 국민들과 뒤섞여 “더 열심히 싸운 민주투사”로 둔갑했습니다. 대한민국을 잘못된 이념을 추종하는 국가로 탈바꿈시키려 합니다. 시장을 부정하는 주택정책과 소주성 정책 등 모두 잘못된 이념에 취해 나온 것들입니다. 이런 황당한 시도는 집권세력을 넘어 학교현장에서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런 “그렇게 따지면~” 논법은 황당하다. “그렇게 따지면~” 논법은 정확해야 효과가 있다. 억지와 갖다 붙이기로 귀결되면 구사하는 사람만 바보가 된다. 실제 바보로 보인다. 개념과 맥락에 엄밀해야 할 검사 출신이 아니신가? 본인이 당한 걸 똑같이 하는 것입니까? 가령 이렇게 말하는 것과 비슷한?

특권층 검사들이 일선의 묵묵히 일하는 검사들과 뒤섞여 “거악과 싸우는 칼”로 둔갑했습니다. 대한민국을 검찰공화국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검찰 개혁을 부정하는 조국 수사와 탈원전 수사 등은 모두 잘못된 검찰제일주의에 취해 나온 것들입니다. 이런 황당한 시도는 대검찰청을 넘어 룸싸롱과 골프장에서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근데 PGA 투어 우산은, 본인이 샀습니까?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반공주의, 색깔론,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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