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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치 사회 현안

일본 극우 총리가 탄생하는 경우

2024년 9월 19일 by 이상한 모자

연휴 동안에 현지에 다녀왔다. 이 얘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월요일에 요미우리가 1면에 여론조사 결과를 딱 실었다. 그 이전에 닛테레의 여론조사도 있었고, 다음날인가에 교도통신의 여론조사 발표가 있었는데 다 비슷한 흐름이다. 당원투표가 다카이치 사나에, 고이즈미 신지로, 이시바 시게루의 3강 구도일 거라는 거다. 그런데 여기선 재밌게도 고이즈미가 처진다. 의원투표에서는 확실히 고이즈미가 앞서갈 걸로 예상된다. 부동표가 많이 남아있지만….

이번주 들어 일본의 평론가니 뭐니 하는 사람들이 추천자 및 지지 표명 등 의원들 움직임과 당원 여론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합산해서 결과를 예상하고 있는데 위의 여론조사 결과와 대략 일치한다. 그런 방식으로 정리한 게 요미우리의 월요일자 그래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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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같으면, 그러니까 고이즈미네 아빠가 개혁 담론으로 밀어 붙이던 시절 같으면 지방표와 도시표의 분산을 얘기했을 거다. 개혁에 관심있는 도시 당원들이 개혁을 표방하는 후보에 표를 주고 이익분점에 관심있는 지방 당원들이 그런 후보에게 표를 준다는 도식이다. 이시바 시게루가 지방표에서 강점을 보인다는 분석은 대체로 일치하는 것 같다. 고이즈미는 일부의 예상? 또는 우려대로 토론 과정에서 역시 좀 깬다는 평가가 있는 거 같은데(하나마나한 얘기를 자꾸 한다), 의원들의 평가는 아직은 괜찮은 거 같다.

관심거리는 다카이치 사나에의 저력이다. 다카이치 사나에의 경우 의외로 의원표가 쏠리지 않는다. 추천인 명단에 대한 평가를 보면 ‘질’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한다. 모으기 힘들었기 때문에 추천인으로 명기해서 도움될 게 없는 인사(가령 정치자금 문제가 있는 인사)도 포함됐다는 거다. 아베파의 다른 현역들 같은 경우 다카이치보다는 고바호크를 밀고 있다는 얘기도 있고 보도도 있고 했다. 실제 위 그래프에도 보면 고바호크를 지지하는 현역이 상당수다. 산케이가 은근히 고바호크의 편을 드는 게 아닌가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메인스트림이 지지하지 않는 다카이치의 저력은 어디서 왔는가?

SNS 등의 열성 당원들 논의를 보면 실체를 조금 알 수 있다. 내용을 잘 보면 한국의 ‘강성 지지층’이란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식이다. 이시바는 배신자고 자민당 내에도 매국인사가 많으며 야당은 중국 스파이들이고 산케이, 요미우리 이외에는 거의 좌익 신문이다 등등(교도통신의 여론조사는 지들한테 유리하게 나왔지만 성향이 성향이니만큼 무슨 꿍꿍이가 있을지 몰라 믿지 못하겠다고 하는 판이다)…. 이걸 그냥 극우라고 평가하고 말 게 아닌 게(극우가 아니라는 게 아니라 단순한 분석으로 끝낼 게 아니란 뜻), 과거에는 도시표로 분류될만한 흐름이 당원민주주의와 SNS의 교차점을 지나면서 자체적인 동력을 갖게 된 거라고 봐야 하지 않나? 개혁이 관저 주도 정치를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과 폐쇄적인 자기들끼리만의 소통으로 귀결되는 또 하나의 사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다소 주류에 기댈 데가 모자란 다카이치이다 보니 리플렛을 보낸 게 문제(선거 규정 위반)가 되는 모양이다. SNS의 일본 정덕들이 이시바도 보냈다, 또다른 누구도 보냈다 등등 얘기하다가 그것과 이건 경우가 다르다(후보 본인이 직접 지역구 외에 보낸 경우)는 반론에 부딪치자 이제는 다카이치 사나에를 주저 앉히는 건 중국의 음모에 놀아나는 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개막장 상황에도 어떻게든 다카이치 사나에가 결선에 진출만 하면, 그리고 이시바 시게루와 1대 1로 붙을 수만 있으면, 절대로 이시바를 선택할 수 없는 아소 다로가 다카이치의 손을 들어줘 게임을 끝낼 수 있을 거라는 게 이들의 기대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이들은 다카이치 사나에가 총리가 돼야 하는 여러 이유를 나열하고 있는데, 그 중에는 여성 총리 탄생의 당위라든가 이런 것도 있다. 기시다 내각이 LGBT 이해증진법을 통과시킨 게 매국이고 일본을 붕괴시키는 일이라면서도 여성 총리의 탄생은 역사적 사건이 될 거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뭐가 됐든 득이 되면 장땡이다.

정작 여성 현역들은 기시다파인 가미카와 요코로 좀 쏠려있는 게 아닐까 한다. 아소파인 이마이 에리코(스피드 출신의 그 에리코다)가 추천인으로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 원래 이마이 에리코는 번촌정책연구소, 이른바 구 미키파 소속이었으나 여기가 아소 다로에게 통합을 당하면서 지금은 아소파가 돼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장면으로는 마찬가지로 기시다파인 하야시 요시마사의 황당한 시원시원함이랄까. 타이완 유사시에 어떻게 할 거냐 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법적 범위를 넘는 수단까지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한 후 그러고 나서 총리를 사임하면 된다고 했다. 윤손뇨루 다이토료가 기시다랑 왜 그런 양해각서 체결을 말했는지 약간 감이 오지 않는지?

하여간 이 자민당 총재선이라는 게, 파벌의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조건(물론 결선투표에서의 처신은 파벌이 좌우할 것이다)이 결국 누가 아베 신조 같아 보이느냐로 귀결되는 느낌도 있다는 것. 저의 저쪽이 싫은 책의 내용과 함께 한 번 생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고바야시 다카유키, 고이즈미 신지로, 다카이치 사나에, 이시바 시게루

윤통의 일본 국빈 방문을 바라는 사람들

2024년 9월 12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아침에 박지원 의원이 얘기했다.

◎ 박지원 > 네, 염려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아니 그런데 사실 아니에요? 오늘 조선일보 양상훈 칼럼, 중앙일보 안혜리 칼럼, 경향신문 구혜영 칼럼, 또 한겨레 기사를 보면은 김건희 대통령 아니에요?

◎ 진행자 > 근데 아침에 신문을 몇 개나 한 얼마나 읽으세요.

◎ 박지원 > 전 11개를 보는데요.

◎ 진행자 > 다 봐요?

◎ 박지원 > 다 보죠. 쭉 넘겨가면서 보면 삼라만상이 기사 속에 다 들어있고 미래와 정책은 칼럼과 사설에 있어요. 꼭 봐야 돼요.

http://imbbs.imbc.com/view.mbc?list_id=7247743&bid=focus03

근데 꼭 이런 얘기하면, 그런데~ 박지원이가 글쎄~ 뭐 이러는 분들 있는데, 아 됐고 그냥 신문을 읽으래잖아. 그냥 좋은 얘기로구나 하고 받아들이세요.

오늘 신문에 보면 윤손뇨루 다이토료오가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뭘 구상할 것인지에 대한 대략의 힌트가 나와있다. 먼저 경향신문. 경향신문은 ‘아베 유훈 통치’를 논했는데….

윤석열 외교는 아베가 짜놓은 일본의 대외전략이 완성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윤석열 정부가 2022년 12월 발표한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2012년 아베가 만든 ‘인도·태평양 구상’의 복제판이다.

(…)

대외전략이 일본과 ‘싱크로율 100%’가 되면서 한국이 ‘독자적 외교’를 펼칠 공간은 사실상 사라졌다.

(…)

윤석열 정부는 안보협력 수준과 신뢰 수준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 대신 놀랍게도 대일 저항의 역사를 지우는 방향으로 질주했다. 국가보훈부가 ‘간도특설대’ 백선엽 장군의 친일 경력을 삭제하고, 국방부는 1920년대 가장 빛나는 항일독립투쟁의 주역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사 교정에서 치우려 했다. 지난달 발간된 군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서는 안중근·홍범도의 항일투쟁이 삭제됐고, 조선은 ‘부국강병은커녕 치안조차 유지할 수 없는 나라’로 기술됐다. 머잖아 일본의 군사력이 한반도에 전개되는 데 따른 저항감을 줄이기 위해서인가.

(…)

인·태 전략을 창안한 아베는 2015년 ‘종전 70주년 담화’에서 “우리의 아이나 손자, 그리고 그 후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과라는 숙명을 계속 짊어지도록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기시다는 고인이 된 아베의 유훈(遺訓)을 충실히 이행했다.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를 책임진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며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다. 2년여에 걸친 윤석열·기시다의 브로맨스로 ‘아베 유훈 체제’가 등장했다. 두 사람의 마지막 정상회담을 저세상의 아베도 흐뭇하게 지켜봤을 것이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409112049025

현실 인식 틀 자체는 뭐 익숙한 얘긴데, 특이한 건 ‘아베 유훈 통치’라는 명명이다. 아베 신조 사망 이후 여러모로 거론된 바 있는 단어이다. 오늘 중앙일보가 전문가들이 포럼에 모여 논한 바를 기사로 썼는데, 여기에도 등장한다.

▶신각수 전 주일본 대사=‘포스트 기시다’ 체제에서 관저 주도의 정치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유훈 정치가 지속할지, 일본의 대외 정책은 얼마나 연속성을 보일지, 그 속에서 한·일 관계는 어떻게 변화할지 등을 주목해야 한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7405

단 한 문장인데, 여기에 사실 많은 게 들어있다. 먼저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관저 주도의 정치’이다. 제가 저쪽이 싫은 책에서도 상당히 인용한 나카노 고이치 선생의 <우경화하는 일본 정치>에서도 주요하게 다루는 개념이다. 관저 주도의 정치란 원래 구주류와 대립되는 것이다. 안정지향적-유착적-비효율적-합의에 기반한 통치 모델을 변화지향적-개혁적-효율적-중앙집중적 모델로 변화시켜 온 일련의 시도를 말하는 건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조류의 시초는 나카소네 야스히로라고 볼 수 있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아베 신조가 관저 주도 리더십의 대표적 사례들이다. 아베 신조의 독주와 이에 기반한 외교안보 모델은 이 모델이 없었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아베 신조의 ‘유훈 정치’라는 것 역시 이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데, 기시다의 스탠스 역시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거다. 뒤집어 말하면 기시다 후미오는 독자적인 관저 주도의 리더십을 펼친 총리는 못 된 거라고 볼 수 있지. 그래서 자민당 총재선거 포스터에도 조그맣게 나온 거 아닌가.

그런데 위 중앙일보에서 요약한 발제를 보면,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짚고 있다.

이번 총재 선거의 특징은 10여 명의 후보가 난립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후보군의 외교안보 정책과 이념은 스펙트럼이 넓지 않고 대동소이하다. 또 자민당 내 파벌이 사실상 해체되고 결속력이 약해진 상황이라 파벌 간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이 선거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정치 자금 스캔들, 통일교와의 유착 논란 등으로 기시다 정권은 퇴진하게 됐다. 이에 따라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는 개혁파, 쇄신파 인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보통 개혁을 외치는 인물은 관저 주도 정치를 강화하는 쪽으로 움직인다. 그러면 새로 총리가 되는 인물에 따라 정책의 방향은 크게 바뀔 수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인물이 그 시점에선 앙시앙레짐일 수 있는 아베 신조의 ‘유훈’을 이어갈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불안 요소는 일본의 리더십 교체 뿐만이 아니다. 발제의 다음 부분을 보면…

한편 한국 내에선 윤석열 정부의 대일 유화 정책에 대한 비판이 여전히 거세다. 독립기념관장 인선을 둘러싼 역사관 논쟁도 가열되고 있다. 식민지 근대화론, 일제강점하 조선인의 국적, 건국의 시점, 이승만 정권에 대한 평가, 친일파의 정의 등을 둘러싼 논쟁이 정치적 진영 논쟁과 결부됐다. 친일 대(對) 반일 프레임이 표면화하는 상황에서 ‘역사 갈등’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윤석열 정부가 결단한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 해법의 완성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이외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잔여 재산의 처리 문제, 사도 광산과 군함도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관련 이슈, 한·일 대륙붕(7광구) 공동개발 협정 등 현안이 도사리고 있다.

가장 큰 숙제는 한·일 협력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대국민 설득이다. 국민적 지지가 없다면 한·일 협력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모멘텀으로 삼아 구체적인 협력의 ‘액션 플랜’을 마련할 때다.

이렇게 돼있다. 즉, 대일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없는 상황에서는 한일 양국 모두에서 샌드위치 되기 쉬운 구조인데 정권이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 상황에 대한 경고가 담긴 발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자리에서 자타칭 전문가들이 한 마디씩 한 얘기를 보면 앞의 발제와 비슷한 얘기들이 많은데, ‘액션플랜’이란 측면에서 제안에 가깝거나 참고가 될만한 것은 다음과 같은 얘기들이다.

▶박홍규 고려대 교수=윤석열 정부는 지난 4월 총선에서 국회 다수석을 확보해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특별법을 만들어 ‘제3자 변제’ 자금을 충당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구상이 실패했을 때에 대비한 ‘플랜B’는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제라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퇴행하지 않는 장치가 필요하다. 김대중·오부치 선언 2.0을 만들어야 한다.

(…)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내년 오사카 박람회를 계기로 한·일 관계를 풀어나가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윤 대통령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2003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국빈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재임 시절 두 차례(2002년, 2004년) 평양을 방문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차기 총리가 되면 반드시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전망이다. 

북일정상회담의 경우는 꼭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실제 그런 방향으로 전개된다면 우린 또 왕따가 된다. 통미봉남에 이어 통일봉남의 신세가 되는 것이다. 이게 뭘 시사하는지 대통령이 알아들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등의 얘기는 지난 번에도 여기 쓴 바 있고 돌아다니면서 떠들기도 하는 얘기다. 내년에 되돌릴 수 없는 어떤 개념틀에 대한 합의를 할 수 있다는 데 대하여….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윤상현 씨의 일본 국빈 방문 제안이다. 내년 오사카 박람회는 기시다가 생색을 좀 내보려고 했으나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여러 일들 중 하나다. 아무튼 면을 좀 세워주면서 국빈 방문이다 라는 건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냥 아이디어 수준이라고 보기에는 최근에 대통령하고 ‘번개’를 치는 짱짱하신 분으로 소문이 나있어 그냥 넘어가기가 어려운 얘기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근데 이와 관련해 중앙일보의 어떤 아저씨가 또 자기 생긱인 것처럼 길게 뭘 썼더라 이거다. 이걸 보면 무슨 생각인지를 알 수 있다. 다음과 같은 대목이다.

당장 국교 정상화 60년을 맞는 내년이 문제다. 한국은 1998년의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버금가는 획기적 공동선언을 희망한다. 하지만 일본은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공동선언을 내려면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고, 사과의 수위와 표현을 두고 또 실랑이를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사과는 불가능하다”는 매뉴얼 속에 일 외무성 관료들이 ‘총대’를 메고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설령 한다 해도 그 수위는 한국 국민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들의 책임을 덜어주면서 동시에 대체안을 마련하도록 하는 ‘푸시’가 필요하다. 난 그게 일본의 윤 대통령 국빈 초청이라고 본다.

(…)

무엇보다 내년에 22년 만에 국빈 방문을 하게 되면 일본 천황과의 만남이 이뤄지고, 이때 ‘오코토바’라고 불리는 천황의 양국 관계에 대한 발언이 나온다. 천황의 입에서 나오는 과거사 발언은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또 자연스럽게 그에 맞춰 양국 정부 간에도 공동 발표문이 나올 공산이 크다. 못다 한 말들이 있으면 일본 의회연설에서 할 수 있다. 한마디로 형식이나 책임 면에선 일 외무성이나 정치인들이 반걸음 뒤로 빠질 수 있고, 우리로선 60주년에 걸맞은 결과물을 대부분 챙기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국내의 ‘친일 굴종 외교’ 공격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단, 1년에 국빈 초청을 두 번 이내로 제한하는 일본의 관례상 다소 서두를 필요는 있다. 당장 새로운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일을 우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봄 오사카 엑스포의 한국관 오픈에 맞춰 가거나, 새로 뽑힌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견제할 수 있는 전략적 시기 선택도 좋겠다. 다시 말하지만 일본은 우겨야 물러선다. 아니, 우긴다기보다 물러서지 않고 설득하면 된다. 고분고분 ‘좋은’ 사람 행세만 하면 그들은 아무것도 내놓지 않는다. 습관적 관성이다. 최근의 한·일 외교 결과를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7406

이런 식으로, 총리가 말이 안 통할 거 같으면 덴노의 입을 빌어 핑계를 만들고 그걸로 윤석열-윤손뇨루 선언과 그에 기반한 한미일 군사 협력을 밀어 붙이면 된다 이런 생각 아닐까 하는 건데…. 이게 아직 일각의 바람 수준인지 아니면 용산과 구체적인 교감이 있는 것인지는 아직 지켜봐야 알 거 같고, 아무튼 내년은 대단할 것 같다. KBS가 일본 노래를 틀거나 그런 거는 좋은데, 정권이 일본의 재무장을 축복하고 용인하는 쪽으로 가는 것에 대해선 좌파가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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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코드: 김건희 대 한동훈

2024년 9월 11일 by 이상한 모자

지난 번에 써놓은 메모 일부를 다시 리바이벌 해보자. 때는 2023년 12월. TV조선이 이런 식으로 여사님을 저격을 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국민의힘에 마땅한 수도권 선거전략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수도권 의원들이 지역을 돌다보면 이대로는 필패한다는 여론을 듣게 되고, 그래서 위기감이 큰데 비수도권 인사들이 총선 전략을 짜면서 수도권 선거를 망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거죠.

그 논란의 핵심에는 바로 왕총장이라고 불리는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이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

이철규 인재영입위는 단순 인재 영입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공천할 지역과 공직 자리까지 조율하며 사실상 총선판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 바람에 이만희 사무총장은 역할이 미미해졌고, 이철규 위원장의 지휘를 받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다른 친윤들이 윤 대통령과 멀어진 이후에 윤심을 독차지하고 있어, 실세 중에 실세로 꼽힙니다.

[앵커]
대통령 측근들이 많이들 눈밖에 나서 멀어진 상태인데, 어떤 점 때문에 대통령의 측근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는거죠?

[기자]
정보 경찰 출신인 이 의원은 당내에서 대표적인 ‘마당발’로 불립니다. 이 의원의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는 친윤계 최대 외곽 조직인 한 보수단체에서 비롯되는데요.

먼저 면면을 한번 보시죠. 박진, 이상민, 원희룡 등 윤석열 정부 실세 장관들입니다. 최근 이들이 한 보수단체에서 강연을 했는데, 이철규 의원이 해당 조직에서 자문위원장을 맡으며 정책과 기획 수립 등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앵커]
조금전에도 봤지만, 배현진 의원이 당의 수도권 전략을 지적한 것도 대통령 측근인 이철규 의원과 박성민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데, 박성민 의원은 왜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겁니까?

[기자]
이철규 박성민 두 사람은 현재 여권을 움직이는 핵심 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울산 중구에 지역구를 둔 초선, 박성민 의원은 사무부총장을 지내다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이후 당직에서 물러났는데, 여전히 이철규 위원장과 인재영입 업무를 함께 다루며 막후 조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엇보다 김건희 여사와 수시로 소통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 당 지도부 일각에서 강서구청장 공천에 강력히 반대할 때도 혼자 공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철시켰고, 그 이후에도 실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3/12/11/2023121190123.html

저것만 딱 보면 요즘에 뭐 떠올라? 공천 개입 의심. 그것부터 생각나지? 특히 저 대목에서 우리는 뭘 떠올려야 돼? 그러면 지난해 10월 재보선 김태우 씨 공천도 여사님 의견이 반영됐던 거였나?? 그런 생각 안 들어? 어쨌든 이런 냄새를 괜히 막 풍긴단 말야.  근데 한 번이 아니에요. 또 그런다니까. 이때는 이제 한동훈이 비대위원장으로 온다더라, 이걸 거의 기정사실화 하던 때다.

12월 19일이 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께서 비대위원장을 받겠다는 취지의 뉘앙스를 딱 준다 이 말이야. 이 때 한참 뜨거운 감자가 김건희 특검이다. 어떻게 할 것이냐 기자가 물을 거 아닌가. 한동훈 장관님께서 대답을 해요.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 “국민이 보고 느끼기에도 그래야 한다”, “다만, 그 법안들은 정의당이 특검을 추천하고 결정한다. 수사 상황을 생중계하는 독소 조항까지 들어있다”, “무엇보다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 선동을 하기 좋게 시점을 특정해서 만들어진 악법” … 등등.

이걸 조선일보가 바로 받아서 진짜 대문짝만하게 기사 제목 바로 아래에다가 동영상을 붙여놔요. 한 번 링크 들어가서 보셔봐봐. 큰 화면으로 보시면 더 좋아. 동영상을 저렇게 대문짝만하게 붙이는 거 봤어??

https://www.chosun.com/politics/assembly/2023/12/19/KKRIBOHTPFHPVC3A47NGPDNTRI/

그리고나서 그 다음날 지면에 기사를 뭐라고 썼냐. 1면 헤드라인 제목이 <‘총선 후 김건희 특검’ 급부상>이야. 한동훈의 저 얘기가 ‘김건희 특검 조건부 수용’이라는 거야. 그 때는 참 꿈보다 해몽이다 그랬거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한동훈 대 김건희 매치업을 한 거지. 그런 기류가 더 확실해지는 건 이날 TV조선의 아래 보도.

[기자]
잠깐 인요한 혁신위 때로 돌아가보면요, 희생이라는 키워드를 아무도 받아주지 않으면서 큰 위기에 몰렸었습니다. 그걸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 선언으로 간신히 숨통을 틔웠습니다.

그 이후 희생 이슈는 수면 아래로 꺼졌는데요, 한동훈 비대위가 들어서면 자발적 희생이 아니라 시대흐름에 따른 물갈이, 그러니까 ‘강제적 희생’이 대세가 될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앵커]
대통령 측근들과 영남 중진들이 고민이겠어요.

[기자]
현재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 그리고 김건희 여사와 자주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성민 의원 등이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다 대구 5선 주호영 의원, 부산 5선 서병수 의원을 비롯해 영남의 3선 이상 중진들도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됩니다.

물론 선수나 나이만으로 기준을 삼을 순 없을테고, 지역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으면서 대통령 눈치만 살피는 초선들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3/12/20/2023122090126.html

마치 이렇게 들리지. 한동훈님! 윤석열 라인 이철규, 김건희 라인 박성민을 쳐내고 물갈이 공천을 주도해주십시오! 그리고 이런 얘기를 하는 기자가 등장하는 방송의 진행자는 누구다? 지금의 박정훈 씨…. 여기서부터 오늘날의 이 난리가 다 예고가 되었던 것임.

그런데 가만히 있을 누님이 아니지. 용산이 바로 반격 들어가야지. 이관섭 당시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크리스마스 이브이자 일요일인 12월 24일에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특검 반대론을 늘어 놓는다.

이관섭 : 지금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법에 대해서 제가 지금 방송에서 이런 얘기를 드리는 것은 대단히 성급한 그런 말씀일 수가 있습니다. 다만 저희들이 두 법안에 대해서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들 입장은 총선을 겨냥해서 어떤 흠집내기를 위한 그런 의도로 만든 법안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습니다만 실제 28일날 법안이 통과된다든지 그래서 국회에서 정부로 넘어오게 되면 저희들이 입장을 잘 정해서 어떤 대응을 할지 고민해보겠습니다.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49642

그리고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 월요일, 여당 정부 대통령실은 집에도 안 가고 총리 공관에 모여 당정협의를 열고 ‘조건부 수용’을 포함 김건희 특검은 절대 안된다고 입장을 정리한다.

경향신문의 이날 취재를 종합하면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등은 이날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비공개 고위당정을 열었다. 이 자리에선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특검법에 대한 대응 방향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특히 여권 일각에서 거론된 총선 후 추진 등 ‘조건부 수용’도 불가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특검법과 관련해 “조건부 수용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특검법 관련해서는 우리 당 입장은 한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12252037001

경향신문 기사에도 나오지만, 당시 뉴스1은 윤통이 대노했다고도 보도했다. 아래는 당시 뉴스1이 기사 제목과 일부 내용을 바꾼 정황을 소개한 미디어스의 기사.

뉴스1이 25일 오전 게재한 <尹 ‘총선 후 특검’ 보도에 격노…’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고심> 기사에서 여권 관계자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김건희 특검법의)독소조항과 시점을 제하면 (특검법을)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기사가 유력 보수지에까지 나왔다”며 “(윤 대통령이)그에 대해 대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뉴스1은 해당 기사의 제목을 <‘총선 후 김건희 특검’ 불쾌감 드러낸 용산…윤 대통령, 거부권 고심>으로 수정하고 여권 관계자의 통화 발언도 “대통령실에서 매우 불쾌해했던 것으로 안다”고 바꾸었다.

이날 연합뉴스는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부 언론이 여권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윤 대통령이 조건부 수용안에 격노한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보도한 데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전했다.

https://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397

이 난리가 나고, ‘조건부 수용’의 공간은 없어져버린 상태로, 당정협의의 다음날인 12월 26일에 한동훈이 비대위원장으로 취임을 한다. 그리고 이틀 뒤인 12월 28일에 김대기 비서실장이 날아가 버리고, 당시 ‘왕수석’에서 정책실장이 된지 1달 밖에 안된 이관섭 정책실장이 비서실장으로 기용된다. 그때는 다들 김대기 실장이 뭔가 인사와 관련된 비리 등에 연루되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조선일보의 사설이 심상찮았다. 제목부터가 <대통령실 개편 한 달 만에 실장 교체, 무슨 일인가>이다. 근데 이게 제목이… 정말 무슨 일인지 궁금해 하는 취지라기 보다는, 아는데 ‘정말 이럴 거냐?’ 라는 뉘앙스로 느껴지지. 이 사설의 아래 대목에 주목을 해보면 더욱 그렇다.

비서실장은 격무에 시달리는 자리여서 역대 정권에서도 5년 임기 동안 실장은 두 번가량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럼에도 이번 3실장 전원 교체 인사는 상궤를 벗어났다는 인상을 준다. 지난달 30일 대통령실을 2실장 체제에서 3실장 체제로 조직 개편한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인 데다, 그때 신설된 정책실장에 “정책 조율의 최적임자”라는 배경까지 설명하며 임명했던 이관섭 실장을 한 달도 안 돼 비서실장으로 이동시킨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하다. 비서실장을 교체할 계획이었다면 대통령실 조직 자체를 뜯어고치는 수술을 했던 그 시점에 새 인물로 바꾸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또 대통령 마음속 새 비서실장이 이관섭 실장이었다면 정책실장을 맡을 사람을 따로 찾는 것이 합당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인사가 급작스럽게 이뤄지게 된 다른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궁금증을 낳게 되는 것이다.

지난 3월 초대 김성한 안보실장 교체도 전 세계에 나가 있는 해외 공관장들이 1년에 한 번 서울에 모여 회의를 갖는 시점에, 의전비서관, 외교비서관의 사퇴에 이어 뚜렷한 설명도 없이 이뤄지면서 여러 가지 뒷말을 낳았다. 대통령실 인사는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목표를 향해 어떤 방식으로 국정을 이끌고 가겠다는 대국민 메시지이기도 하다. 어떤 면에선 내각 장관 인사보다 더 중요하다. 그런 중요한 인사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상식적이어야 하고 안정감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3/12/29/56UKXTJ2VJDKNIKDMEW7AHLKC4/

자. 이례적이란 걸 지적하면서 굳이 김성한 안보실장 교체 얘기는 왜 끼워넣었나? 김성한 씨는 그 당시 왜 날아갔지? 기억을 더듬어 보십시오. 블랙핑크…. 기억나니? 아래 한겨레 기사를 보시라.

김 실장은 이날 오후 5시3분, 입장문을 내어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사의를 표했다. 이후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은 오후 5시55분, 윤 대통령은 조태용 주미 한국대사를 김 실장 후임으로 내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만류했으나, 김 실장이 (사의를) 거듭 피력했다”고 전했다. 전날 김 실장 교체설이 불거졌을 때만 해도 김 실장과 대통령실 양쪽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으나 하루 만에 교체가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께 외교안보라인의 방미 관련 ‘보고 누락’ 사태를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이 3박5일 일정으로 방미해 워싱턴에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일정을 조율하던 때다. 국가안보실은 미국 쪽 제안을 받아 케이팝 그룹 블랙핑크와 미국 가수 레이디 가가의 합동 공연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안보실 실무진은 여러차례 보고를 누락해 윤 대통령과 미국 쪽의 불신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가 참석하는 여성 관련 행사도 보고가 누락됐다는 말도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에 “윤 대통령이 뒤죽박죽인 안보실에 대해 최근 김 실장을 호되게 질책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으로서는 이 일로 김일범 의전비서관과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줄줄이 교체된 상황에서 자리를 지키기가 난처해진 면도 있다.

일부에선 외교가에서 널리 알려진 김 실장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알력과 갈등도 급작스러운 교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사람은 지난 6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해법 발표와 한-일 정상회담 의제 등 한-일 관계를 두고 갈등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대통령실 주변에서는 김태효 차장이 김 실장보다 더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는 말도 적지 않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1085759.html

저 기사에 나오는 교체된 의전비서관 대신 들어갔던 분이 누구냐. 기억 나십니까?

김승희 신임 비서관은 지난달 10일 김일범 전 의전비서관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퇴한 뒤 선임행정관으로서 의전비서관 직무대리로 일해왔다. 김승희 비서관을 승진 임명한 것은 오는 26일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과 한-미 정상회담을 정상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판단으로 보인다.

김승희 신임 의전비서관은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이벤트 대행회사 대표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 홍보기획단장을 맡았고,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해왔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2009년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 과정을 함께 수료한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의전비서관은 대통령 부부의 각종 국내외 행사를 밀착해서 보좌하는 업무를 맡는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87995.html

결국 김성한 사퇴 미스터리는 여사님 얘기랑 엮지 않으면 얘기가 안 되는 대목이 있는 거다. 그런데 내막을 뻔히 알고 있을 조선일보가 김대기 사퇴를 굳이 김성한 사퇴랑 동렬에 놓고 비판을 한다? 그러면 나 같은 녀석은 자연스럽게 ‘아 이거 김대기 씨가 사퇴한 것도 여사님이랑 무슨 관계가 있는 거 아냐?’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된다고. 여기서 좀 의심스러운 게 TV조선의 2024년 1월 5일날 보도.

[김반장]
오늘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게 따로 좀 물어봤는데요, 핵심은 ‘공약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많은 국민이 원한다면 접근법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공약을 어기는 것에 거부감이 컸던 윤 대통령도 이번엔 “생각을 달리 해볼 수 있겠다”며 2부속실 설치를 검토해보자고 했답니다.

[서반장]
저는 이 시점에 궁금해지는 게, 얼마 전에 ‘총선 이후 특검 수용’ 이런 얘기가 나오다가 다시 쑥 들어갔잖아요. 단순 해프닝 이었던 건가요?

[김반장]
정확하게는 ‘야당이 넣은 독소조항들을 다 제거한 특검법을 여야 합의 과정을 거쳐 총선 이후 수용할 수 있다’는 정도가 될 겁니다. 그리고 이제는 말씀드릴 수 있는데, 지난 12월 중순쯤 여권 핵심부에서 이러한 내용들이 검토됐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한동훈 위원장이 추대 직전 특검법에 대해 ‘악법’이란 걸 전제로 ‘법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냈고요, 그리고 이를 ‘총선 후 특검’ 으로 연결시킨 보도가 나와버렸죠. 당시 윤 대통령은 이런 방안에도 부정적이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여권으로선 일종의 카드가 먼저 노출되면서 없던 일이 된 걸로 볼 수도 있습니다.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1/05/2024010590137.html

12월 중순이면 앞서도 봤듯 누가 혁신을 하니 마니 비대위원장을 하니 마니 개판오분전일 때다. 근데 그때 ‘여권 핵심부’가 특검 조건부 수용을 검토했다는 거다. 그런데 한동훈의 발언을 조선일보가 ‘조건부 수용’으로 해석하면서, 윤통이 격노를 했고 그러면서 물 건너 가버렸다, 지금와서 보면 이 뉘앙스로 읽힌다. 그러면 그때 조선일보든 보수의 어떤 브레인이든 ‘조건부 수용’으로 특검론을 타고 넘어가는 방안을 대통령과 여사에게 설득을 하려 한 주체가 있어야 된다. 그럴 수 있었던 자는 누구였을까? 비서실장 정도 아니었을까? 그래서 윤통이 처음에는 제2부속실 얘기처럼, ‘그래? 글쎄, 그런 방법도 있나?’ 그러다가 한동훈과 조선일보가 오버를 하니까 ‘이거 딱 보니까 자기 정치하려고 배신하는 거구만!’ 이런 모드가 되면서 판 깨지고 비서실장한테 ‘너 사퇴’ 이런 거 아니냐고.

윤통의 ‘너 사퇴’가 이미 한동훈 비대위 시작하자마자 시작됐다는 것은, 지난 전당대회 때 나온 다음의 JTBC 보도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JTBC 취재 결과, 한 후보는 비대위원장 취임 1주일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김건희 특검’ 문제로 이미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받은 걸로 파악됐습니다. 발단은 위원장 취임 직전 특검 ‘조건부 수용’을 시사했던 이 발언입니다.

[한동훈/당시 법무부 장관 (2023년 12월 19일) :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들이 보시고 느끼시기에도 그래야 합니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후 대통령실의 비서관급 인사가 한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사퇴하라’는 압박을 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 후보가 당황해하자 ‘대통령의 뜻’이라고 했다는 겁니다. 당시 윤 대통령은 한 후보를 지칭해 거친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한 후보는 더 이상 김건희 특검 문제로는 각을 세우지 않았고 갈등은 봉합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약 2주 뒤 ‘명품백 수수 논란’으로 윤 대통령과 한 후보의 갈등은 재차 수면 위로 드러났고 김 여사의 문자는 이미 두 사람의 숨겨진 갈등이 있었다는 걸 드러낸 셈입니다.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204898

취임 1주일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라는 것은, 취임이 12월 26일이니까 2024년 1월 3일 이전에 한동훈을 향해 ‘너 사퇴’가 시전되었다는 것이다. 그 사이인 12월 28일에 김대기가 날아간 것이지. 그러면 그 때 분위기는 ‘조건부 수용’ 말하면 죽는 거야…. 뭐 그런 거 아니었을까. 그리고 나서 1월 15일 정도 되면 여사님이 동훈쓰한테 회유성인지 사과를 안 하겠다는 통보인지 뭔지 모를 문자를 보내기 시작하고, 1월 21일에 ‘너 사퇴’가 한 번 더 시전되고, 23일에 눈발 속 폴더 인사가 이뤄지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2월 초중순 쯤에 여사님은 김영선 씨한테 지역구를 옮기라는 둥 메시지를 보내고, 김영선 씨는 지역구를 옮겼는데도 공천이 안 되자(누가 안 되게 했을까) 이걸 들고 개혁신당 쪽으로 갔고, 뭐 그런 거지. 근데, 앞의 비대위원장 취임 직후 상황을 주욱 봤을 때 여사님하고 동훈쓰가 뭣하러 이렇게 사생결단 했겠어? 결국 공천에서 어떻게 할 거냐 이 문제가 같이 걸려있는 거잖아. 그런 것으로 볼 때, 저는 여사님이 많은 것을 하셨다고 본다 이 얘기임. 지금 밥 먹어야 해서 급하게 마무리….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김건희, 김대기, 김성한, 김영선, 박성민, 윤석열, 이관섭, 이철규,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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