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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박성민

김건희 코드: 김건희 대 한동훈

2024년 9월 11일 by 이상한 모자

지난 번에 써놓은 메모 일부를 다시 리바이벌 해보자. 때는 2023년 12월. TV조선이 이런 식으로 여사님을 저격을 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국민의힘에 마땅한 수도권 선거전략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수도권 의원들이 지역을 돌다보면 이대로는 필패한다는 여론을 듣게 되고, 그래서 위기감이 큰데 비수도권 인사들이 총선 전략을 짜면서 수도권 선거를 망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거죠.

그 논란의 핵심에는 바로 왕총장이라고 불리는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이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

이철규 인재영입위는 단순 인재 영입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공천할 지역과 공직 자리까지 조율하며 사실상 총선판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 바람에 이만희 사무총장은 역할이 미미해졌고, 이철규 위원장의 지휘를 받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다른 친윤들이 윤 대통령과 멀어진 이후에 윤심을 독차지하고 있어, 실세 중에 실세로 꼽힙니다.

[앵커]
대통령 측근들이 많이들 눈밖에 나서 멀어진 상태인데, 어떤 점 때문에 대통령의 측근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는거죠?

[기자]
정보 경찰 출신인 이 의원은 당내에서 대표적인 ‘마당발’로 불립니다. 이 의원의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는 친윤계 최대 외곽 조직인 한 보수단체에서 비롯되는데요.

먼저 면면을 한번 보시죠. 박진, 이상민, 원희룡 등 윤석열 정부 실세 장관들입니다. 최근 이들이 한 보수단체에서 강연을 했는데, 이철규 의원이 해당 조직에서 자문위원장을 맡으며 정책과 기획 수립 등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앵커]
조금전에도 봤지만, 배현진 의원이 당의 수도권 전략을 지적한 것도 대통령 측근인 이철규 의원과 박성민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데, 박성민 의원은 왜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겁니까?

[기자]
이철규 박성민 두 사람은 현재 여권을 움직이는 핵심 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울산 중구에 지역구를 둔 초선, 박성민 의원은 사무부총장을 지내다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이후 당직에서 물러났는데, 여전히 이철규 위원장과 인재영입 업무를 함께 다루며 막후 조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엇보다 김건희 여사와 수시로 소통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 당 지도부 일각에서 강서구청장 공천에 강력히 반대할 때도 혼자 공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철시켰고, 그 이후에도 실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3/12/11/2023121190123.html

저것만 딱 보면 요즘에 뭐 떠올라? 공천 개입 의심. 그것부터 생각나지? 특히 저 대목에서 우리는 뭘 떠올려야 돼? 그러면 지난해 10월 재보선 김태우 씨 공천도 여사님 의견이 반영됐던 거였나?? 그런 생각 안 들어? 어쨌든 이런 냄새를 괜히 막 풍긴단 말야.  근데 한 번이 아니에요. 또 그런다니까. 이때는 이제 한동훈이 비대위원장으로 온다더라, 이걸 거의 기정사실화 하던 때다.

12월 19일이 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께서 비대위원장을 받겠다는 취지의 뉘앙스를 딱 준다 이 말이야. 이 때 한참 뜨거운 감자가 김건희 특검이다. 어떻게 할 것이냐 기자가 물을 거 아닌가. 한동훈 장관님께서 대답을 해요.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 “국민이 보고 느끼기에도 그래야 한다”, “다만, 그 법안들은 정의당이 특검을 추천하고 결정한다. 수사 상황을 생중계하는 독소 조항까지 들어있다”, “무엇보다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 선동을 하기 좋게 시점을 특정해서 만들어진 악법” … 등등.

이걸 조선일보가 바로 받아서 진짜 대문짝만하게 기사 제목 바로 아래에다가 동영상을 붙여놔요. 한 번 링크 들어가서 보셔봐봐. 큰 화면으로 보시면 더 좋아. 동영상을 저렇게 대문짝만하게 붙이는 거 봤어??

https://www.chosun.com/politics/assembly/2023/12/19/KKRIBOHTPFHPVC3A47NGPDNTRI/

그리고나서 그 다음날 지면에 기사를 뭐라고 썼냐. 1면 헤드라인 제목이 <‘총선 후 김건희 특검’ 급부상>이야. 한동훈의 저 얘기가 ‘김건희 특검 조건부 수용’이라는 거야. 그 때는 참 꿈보다 해몽이다 그랬거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한동훈 대 김건희 매치업을 한 거지. 그런 기류가 더 확실해지는 건 이날 TV조선의 아래 보도.

[기자]
잠깐 인요한 혁신위 때로 돌아가보면요, 희생이라는 키워드를 아무도 받아주지 않으면서 큰 위기에 몰렸었습니다. 그걸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 선언으로 간신히 숨통을 틔웠습니다.

그 이후 희생 이슈는 수면 아래로 꺼졌는데요, 한동훈 비대위가 들어서면 자발적 희생이 아니라 시대흐름에 따른 물갈이, 그러니까 ‘강제적 희생’이 대세가 될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앵커]
대통령 측근들과 영남 중진들이 고민이겠어요.

[기자]
현재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 그리고 김건희 여사와 자주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성민 의원 등이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다 대구 5선 주호영 의원, 부산 5선 서병수 의원을 비롯해 영남의 3선 이상 중진들도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됩니다.

물론 선수나 나이만으로 기준을 삼을 순 없을테고, 지역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으면서 대통령 눈치만 살피는 초선들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3/12/20/2023122090126.html

마치 이렇게 들리지. 한동훈님! 윤석열 라인 이철규, 김건희 라인 박성민을 쳐내고 물갈이 공천을 주도해주십시오! 그리고 이런 얘기를 하는 기자가 등장하는 방송의 진행자는 누구다? 지금의 박정훈 씨…. 여기서부터 오늘날의 이 난리가 다 예고가 되었던 것임.

그런데 가만히 있을 누님이 아니지. 용산이 바로 반격 들어가야지. 이관섭 당시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크리스마스 이브이자 일요일인 12월 24일에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특검 반대론을 늘어 놓는다.

이관섭 : 지금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법에 대해서 제가 지금 방송에서 이런 얘기를 드리는 것은 대단히 성급한 그런 말씀일 수가 있습니다. 다만 저희들이 두 법안에 대해서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들 입장은 총선을 겨냥해서 어떤 흠집내기를 위한 그런 의도로 만든 법안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습니다만 실제 28일날 법안이 통과된다든지 그래서 국회에서 정부로 넘어오게 되면 저희들이 입장을 잘 정해서 어떤 대응을 할지 고민해보겠습니다.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49642

그리고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 월요일, 여당 정부 대통령실은 집에도 안 가고 총리 공관에 모여 당정협의를 열고 ‘조건부 수용’을 포함 김건희 특검은 절대 안된다고 입장을 정리한다.

경향신문의 이날 취재를 종합하면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등은 이날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비공개 고위당정을 열었다. 이 자리에선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특검법에 대한 대응 방향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특히 여권 일각에서 거론된 총선 후 추진 등 ‘조건부 수용’도 불가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특검법과 관련해 “조건부 수용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특검법 관련해서는 우리 당 입장은 한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12252037001

경향신문 기사에도 나오지만, 당시 뉴스1은 윤통이 대노했다고도 보도했다. 아래는 당시 뉴스1이 기사 제목과 일부 내용을 바꾼 정황을 소개한 미디어스의 기사.

뉴스1이 25일 오전 게재한 <尹 ‘총선 후 특검’ 보도에 격노…’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고심> 기사에서 여권 관계자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김건희 특검법의)독소조항과 시점을 제하면 (특검법을)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기사가 유력 보수지에까지 나왔다”며 “(윤 대통령이)그에 대해 대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뉴스1은 해당 기사의 제목을 <‘총선 후 김건희 특검’ 불쾌감 드러낸 용산…윤 대통령, 거부권 고심>으로 수정하고 여권 관계자의 통화 발언도 “대통령실에서 매우 불쾌해했던 것으로 안다”고 바꾸었다.

이날 연합뉴스는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부 언론이 여권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윤 대통령이 조건부 수용안에 격노한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보도한 데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전했다.

https://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397

이 난리가 나고, ‘조건부 수용’의 공간은 없어져버린 상태로, 당정협의의 다음날인 12월 26일에 한동훈이 비대위원장으로 취임을 한다. 그리고 이틀 뒤인 12월 28일에 김대기 비서실장이 날아가 버리고, 당시 ‘왕수석’에서 정책실장이 된지 1달 밖에 안된 이관섭 정책실장이 비서실장으로 기용된다. 그때는 다들 김대기 실장이 뭔가 인사와 관련된 비리 등에 연루되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조선일보의 사설이 심상찮았다. 제목부터가 <대통령실 개편 한 달 만에 실장 교체, 무슨 일인가>이다. 근데 이게 제목이… 정말 무슨 일인지 궁금해 하는 취지라기 보다는, 아는데 ‘정말 이럴 거냐?’ 라는 뉘앙스로 느껴지지. 이 사설의 아래 대목에 주목을 해보면 더욱 그렇다.

비서실장은 격무에 시달리는 자리여서 역대 정권에서도 5년 임기 동안 실장은 두 번가량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럼에도 이번 3실장 전원 교체 인사는 상궤를 벗어났다는 인상을 준다. 지난달 30일 대통령실을 2실장 체제에서 3실장 체제로 조직 개편한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인 데다, 그때 신설된 정책실장에 “정책 조율의 최적임자”라는 배경까지 설명하며 임명했던 이관섭 실장을 한 달도 안 돼 비서실장으로 이동시킨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하다. 비서실장을 교체할 계획이었다면 대통령실 조직 자체를 뜯어고치는 수술을 했던 그 시점에 새 인물로 바꾸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또 대통령 마음속 새 비서실장이 이관섭 실장이었다면 정책실장을 맡을 사람을 따로 찾는 것이 합당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인사가 급작스럽게 이뤄지게 된 다른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궁금증을 낳게 되는 것이다.

지난 3월 초대 김성한 안보실장 교체도 전 세계에 나가 있는 해외 공관장들이 1년에 한 번 서울에 모여 회의를 갖는 시점에, 의전비서관, 외교비서관의 사퇴에 이어 뚜렷한 설명도 없이 이뤄지면서 여러 가지 뒷말을 낳았다. 대통령실 인사는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목표를 향해 어떤 방식으로 국정을 이끌고 가겠다는 대국민 메시지이기도 하다. 어떤 면에선 내각 장관 인사보다 더 중요하다. 그런 중요한 인사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상식적이어야 하고 안정감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3/12/29/56UKXTJ2VJDKNIKDMEW7AHLKC4/

자. 이례적이란 걸 지적하면서 굳이 김성한 안보실장 교체 얘기는 왜 끼워넣었나? 김성한 씨는 그 당시 왜 날아갔지? 기억을 더듬어 보십시오. 블랙핑크…. 기억나니? 아래 한겨레 기사를 보시라.

김 실장은 이날 오후 5시3분, 입장문을 내어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사의를 표했다. 이후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은 오후 5시55분, 윤 대통령은 조태용 주미 한국대사를 김 실장 후임으로 내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만류했으나, 김 실장이 (사의를) 거듭 피력했다”고 전했다. 전날 김 실장 교체설이 불거졌을 때만 해도 김 실장과 대통령실 양쪽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으나 하루 만에 교체가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께 외교안보라인의 방미 관련 ‘보고 누락’ 사태를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이 3박5일 일정으로 방미해 워싱턴에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일정을 조율하던 때다. 국가안보실은 미국 쪽 제안을 받아 케이팝 그룹 블랙핑크와 미국 가수 레이디 가가의 합동 공연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안보실 실무진은 여러차례 보고를 누락해 윤 대통령과 미국 쪽의 불신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가 참석하는 여성 관련 행사도 보고가 누락됐다는 말도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에 “윤 대통령이 뒤죽박죽인 안보실에 대해 최근 김 실장을 호되게 질책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으로서는 이 일로 김일범 의전비서관과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줄줄이 교체된 상황에서 자리를 지키기가 난처해진 면도 있다.

일부에선 외교가에서 널리 알려진 김 실장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알력과 갈등도 급작스러운 교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사람은 지난 6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해법 발표와 한-일 정상회담 의제 등 한-일 관계를 두고 갈등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대통령실 주변에서는 김태효 차장이 김 실장보다 더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는 말도 적지 않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1085759.html

저 기사에 나오는 교체된 의전비서관 대신 들어갔던 분이 누구냐. 기억 나십니까?

김승희 신임 비서관은 지난달 10일 김일범 전 의전비서관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퇴한 뒤 선임행정관으로서 의전비서관 직무대리로 일해왔다. 김승희 비서관을 승진 임명한 것은 오는 26일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과 한-미 정상회담을 정상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판단으로 보인다.

김승희 신임 의전비서관은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이벤트 대행회사 대표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 홍보기획단장을 맡았고,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해왔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2009년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 과정을 함께 수료한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의전비서관은 대통령 부부의 각종 국내외 행사를 밀착해서 보좌하는 업무를 맡는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87995.html

결국 김성한 사퇴 미스터리는 여사님 얘기랑 엮지 않으면 얘기가 안 되는 대목이 있는 거다. 그런데 내막을 뻔히 알고 있을 조선일보가 김대기 사퇴를 굳이 김성한 사퇴랑 동렬에 놓고 비판을 한다? 그러면 나 같은 녀석은 자연스럽게 ‘아 이거 김대기 씨가 사퇴한 것도 여사님이랑 무슨 관계가 있는 거 아냐?’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된다고. 여기서 좀 의심스러운 게 TV조선의 2024년 1월 5일날 보도.

[김반장]
오늘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게 따로 좀 물어봤는데요, 핵심은 ‘공약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많은 국민이 원한다면 접근법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공약을 어기는 것에 거부감이 컸던 윤 대통령도 이번엔 “생각을 달리 해볼 수 있겠다”며 2부속실 설치를 검토해보자고 했답니다.

[서반장]
저는 이 시점에 궁금해지는 게, 얼마 전에 ‘총선 이후 특검 수용’ 이런 얘기가 나오다가 다시 쑥 들어갔잖아요. 단순 해프닝 이었던 건가요?

[김반장]
정확하게는 ‘야당이 넣은 독소조항들을 다 제거한 특검법을 여야 합의 과정을 거쳐 총선 이후 수용할 수 있다’는 정도가 될 겁니다. 그리고 이제는 말씀드릴 수 있는데, 지난 12월 중순쯤 여권 핵심부에서 이러한 내용들이 검토됐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한동훈 위원장이 추대 직전 특검법에 대해 ‘악법’이란 걸 전제로 ‘법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냈고요, 그리고 이를 ‘총선 후 특검’ 으로 연결시킨 보도가 나와버렸죠. 당시 윤 대통령은 이런 방안에도 부정적이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여권으로선 일종의 카드가 먼저 노출되면서 없던 일이 된 걸로 볼 수도 있습니다.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1/05/2024010590137.html

12월 중순이면 앞서도 봤듯 누가 혁신을 하니 마니 비대위원장을 하니 마니 개판오분전일 때다. 근데 그때 ‘여권 핵심부’가 특검 조건부 수용을 검토했다는 거다. 그런데 한동훈의 발언을 조선일보가 ‘조건부 수용’으로 해석하면서, 윤통이 격노를 했고 그러면서 물 건너 가버렸다, 지금와서 보면 이 뉘앙스로 읽힌다. 그러면 그때 조선일보든 보수의 어떤 브레인이든 ‘조건부 수용’으로 특검론을 타고 넘어가는 방안을 대통령과 여사에게 설득을 하려 한 주체가 있어야 된다. 그럴 수 있었던 자는 누구였을까? 비서실장 정도 아니었을까? 그래서 윤통이 처음에는 제2부속실 얘기처럼, ‘그래? 글쎄, 그런 방법도 있나?’ 그러다가 한동훈과 조선일보가 오버를 하니까 ‘이거 딱 보니까 자기 정치하려고 배신하는 거구만!’ 이런 모드가 되면서 판 깨지고 비서실장한테 ‘너 사퇴’ 이런 거 아니냐고.

윤통의 ‘너 사퇴’가 이미 한동훈 비대위 시작하자마자 시작됐다는 것은, 지난 전당대회 때 나온 다음의 JTBC 보도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JTBC 취재 결과, 한 후보는 비대위원장 취임 1주일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김건희 특검’ 문제로 이미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받은 걸로 파악됐습니다. 발단은 위원장 취임 직전 특검 ‘조건부 수용’을 시사했던 이 발언입니다.

[한동훈/당시 법무부 장관 (2023년 12월 19일) :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들이 보시고 느끼시기에도 그래야 합니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후 대통령실의 비서관급 인사가 한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사퇴하라’는 압박을 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 후보가 당황해하자 ‘대통령의 뜻’이라고 했다는 겁니다. 당시 윤 대통령은 한 후보를 지칭해 거친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한 후보는 더 이상 김건희 특검 문제로는 각을 세우지 않았고 갈등은 봉합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약 2주 뒤 ‘명품백 수수 논란’으로 윤 대통령과 한 후보의 갈등은 재차 수면 위로 드러났고 김 여사의 문자는 이미 두 사람의 숨겨진 갈등이 있었다는 걸 드러낸 셈입니다.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204898

취임 1주일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라는 것은, 취임이 12월 26일이니까 2024년 1월 3일 이전에 한동훈을 향해 ‘너 사퇴’가 시전되었다는 것이다. 그 사이인 12월 28일에 김대기가 날아간 것이지. 그러면 그 때 분위기는 ‘조건부 수용’ 말하면 죽는 거야…. 뭐 그런 거 아니었을까. 그리고 나서 1월 15일 정도 되면 여사님이 동훈쓰한테 회유성인지 사과를 안 하겠다는 통보인지 뭔지 모를 문자를 보내기 시작하고, 1월 21일에 ‘너 사퇴’가 한 번 더 시전되고, 23일에 눈발 속 폴더 인사가 이뤄지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2월 초중순 쯤에 여사님은 김영선 씨한테 지역구를 옮기라는 둥 메시지를 보내고, 김영선 씨는 지역구를 옮겼는데도 공천이 안 되자(누가 안 되게 했을까) 이걸 들고 개혁신당 쪽으로 갔고, 뭐 그런 거지. 근데, 앞의 비대위원장 취임 직후 상황을 주욱 봤을 때 여사님하고 동훈쓰가 뭣하러 이렇게 사생결단 했겠어? 결국 공천에서 어떻게 할 거냐 이 문제가 같이 걸려있는 거잖아. 그런 것으로 볼 때, 저는 여사님이 많은 것을 하셨다고 본다 이 얘기임. 지금 밥 먹어야 해서 급하게 마무리….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김건희, 김대기, 김성한, 김영선, 박성민, 윤석열, 이관섭, 이철규, 한동훈

친윤 감별사 비판의 매운맛 버전

2023년 12월 11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한겨레 방송에서 친윤감별사 얘기를 하는데, 이철규씨 얘기를 했어야 되는데 건너 뛰고 결과만 갖고 윤심 공천이라고 할텐데 어떡할거냐, 이런 얘기를 했다. 지금 다들 윤심을 등에 업었다고 주장하거나, 업은 걸로 여겨지거나, 이런 사람들이 양지에 간다고 경쟁하는 구도라는 비판인데, 이걸 정리하려면 용산이 김기현 지도부하고 조율을 해야 한다. 조율을 어떻게 하든 결국 그 결과는 윤심공천인 거 아니냐. 그런데 선거 결과는 안 좋겠지? 윤통이 뒤집어 쓰는 것임. 알고 하는 건가 이거?

근데 오늘 TV조선이 하는 얘기를 보는데, 친윤감별사 얘기를 하는 거다. 이철규씨 얘기를 하는 건 예상 가능 범주지. 이철규씨가 김기현 지도부에서 사무총장이었고 지금은 인재영입위원장이다. 친윤감별사 하는 자리지. 거기다가 4대윤핵관 중 유일하게 아직도 실세인 자이다. 이걸 봐도 용산과 김기현을 대립 구도로 보는 건 무리다. 같은 편으로 봐야지. 오늘 벌어진 상황은 김기현 대 용산 구도라기 보다는 수도권 대 영남 구도여서(이것도 공천 앞두고 늘 나오는 구도이다) 용산은 어느 한쪽 편에 서기는 뭐하고 대충 광이나 팔고 김기현 지도부더러 정리하라고 하는 표지션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아무튼 이철규씨가 친윤감별사이고 영남-강원(물론 강원을 싸잡아서 깃발 꽂으면 당선되는 데라고 하면 안 되지만… 하여간) 위주로 총선판을 짜다보니 수도권 전략이 없다는 취지인데… 눈에 띄는 건 이 대목.

[기자]
이철규 박성민 두 사람은 현재 여권을 움직이는 핵심 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울산 중구에 지역구를 둔 초선, 박성민 의원은 사무부총장을 지내다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이후 당직에서 물러났는데, 여전히 이철규 위원장과 인재영입 업무를 함께 다루며 막후 조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엇보다 김건희 여사와 수시로 소통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 당 지도부 일각에서 강서구청장 공천에 강력히 반대할 때도 혼자 공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철시켰고, 그 이후에도 실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3/12/11/2023121190123.html

오늘 한겨레 방송에서 조선, 중앙 등의 스탠스에 대해서 좀 얘기했는데, 요즘 왜 이렇게 세게 나오는지 속내 일부를 알듯한 대목이라고 해야 할까? 심상찮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김건희, 박성민, 이철규

이준석도 낙하산이라고 해봐야 소용없다

2021년 6월 25일 by 이상한 모자

능력주의 능력주의 신나는 노래… 무슨 개념이나 주장이 유행처럼 되풀이 되는 현상이 있지. 가령 안녕들하십니까 시절에 철도파업에 막 사회공공성 강화 요구하고 그랬던 거. 그게 어떻게 이렇게 순식간에 정규직 전환도 시험봐야 공정한거라는 세상이 돼버릴 수가 있니? 이쪽과 저쪽은 다른 사람이고 머릿수에 밀린 것 뿐? 아니다. 확신범도 있으나, 그게 사회공공성 강화든 시험마니아든 상대가 싫어서 구매한 무기일 뿐이다. 실제로 어떤 무기가 무기-본질적으로 대단한지는 사실 관심없어. 오늘은 식칼 던지다가도 내일은 짱돌 던지고… 그런 거야. 식칼이든 짱돌이든 뭐 어떠냐 쥐만 잡으면 되지.

그래서 이준석도 낙하산인데 왜 이준석은 되고 박성민은 안되냐든지, 이런 얘기는 ‘우리들’끼리나 좋은 거고 상대쪽은 귀담아 듣지도 않는 거야. 애초에 ‘이준석도 낙하산’ 이것도 이쪽이 저쪽을 반대하기 위해서 하는 얘기지. 자기 세계에 들어가면 또 다들 나한테만 유리한 기준을 찾아서… 나는 아니고 너는 그렇다, 너는 되고 왜 난 안돼, 이런 것만 얘기할 거거든 어차피.

근대+민주주의가 합의한 것은 귀족을 반대하자는 것 뿐이다. 그것만 합의가 되지. 저번에 말했잖아. 100명이 하나에 합의하는 건 어렵지만 1명에 대한 반대를 99명이 합의하는 건 쉽다고. 그래서 이 귀족은 시대와 공간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무한회귀를 한다. 386이 어쨌다는 얘길 하지만, 그들이 한 것도 독재라는 당대의 귀족을 반대한 것 뿐이다. 학삐리 시절에 어쩌구 저쩌구 한 거, 그게 다 그 얘기 뿐이였다고! 서로의 정치적 조직화에 필요하기 때문에 귀족은 심지어 발명된다. 끝도 없이! 알겠어? 나머진 다 핑계야!

가령, 한겨레는 왜 삽질을 하게 되었는가! 이명박근혜 반대할 때는 어려울 게 하나도 없었어요. 이명박근혜 귀족 반대 심플한 대의 하나 걸고 이 귀족을 반대하기 위한 온갖 기예를 각자가 막 펼치면 돼… 근데 이젠 아니지. 할 게 얼마나 많냐? 귀족을 반대해기 위해 스스로가 귀족이 되었지만 여전히 귀족은 반대해야 한다. 그러면… 1) ‘이른바 진보’가 귀족이 아님을 증명해야 하고 2) 그런데 구-귀족을 타파하기 위해 ‘이른바 진보’가 신귀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정당화해야 하며 3) 이를 위해 구-귀족의 존재를 끝없이 증명해야 하고 4) 그러면서 본인들 포함 ‘이른바 진보’가 신-귀족이 된 걸 반성까지 해야한다. 이게 일관성있게 되겠니? 안되지. 그러니까 이렇게 되는 거다.

마징가는 임마! 신도 악마도 될 수가 있어!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능력주의, 박성민, 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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