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성장과 병든 개
오늘은 어쩌다보니 탈성장과 대안 연구소라는 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여러가지 얘기를 했다. 요즘은 운동권들의 토론회도 각자 자기들 하고 싶은 말만 하지 서로 의견을 나누려 하지 않는다… 근데 정말 그렇다. 사회 전체가 다 그렇다. 가짜뉴스와 확증편향을 말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건 다 남 욕하는 수단적 의미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의 주장을 가짜뉴스라고 규정하는 가짜뉴스’, ‘남의 인식을 확증편향이라고 인식하는 확증편향’이 인기인 것이다. 혐오는 어떤가? 혐오를 혐오하는 혐오, 혐오를 혐오하는 것을 혐오하는 혐오, 혐오를 혐오하는 것을 혐오하는 것을 혐오하는 혐오…… 다들 수박 겉껍질이나 핥듯이 하는 거지, 거기에 뭐가 있는가?
뭐 나라고 다를 바도 없는게, 나는 이제 무슨 소통 같은 것을 다 거부하는 사람이 돼버렸다. 말을 하기 싫다. 어차피 님들끼리의 어떤 ‘인증’마크, 정파든 권위든 학벌이든 사회적 지위든 뭐든 간에 그런 게 없으면 말해봐야 듣지 않고, 믿지 않고, 기억하지 않지 않는가. 그러나, 어쩌겠는가. 말을 하지 않고서! 남을 설득하려 하지 않고서 좌파가 될 수 있겠는가!! 뭔가를 꾸역꾸역 해나가야 한다…
어쨌든 이 연구소는 3무를 표방한다고 한다. 무슨 3무? 첫째는 관(官)의 자원에 기대지 않는 거다. 그건 좋고. 둘째는 연구용역을 통한 이익 추구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도 좋고. 셋째는 후원회원을 두지 않는 것이다… 아니 그런데 후원회원은 있어야 하지 않나!? 일단 살고 봐야지… 아마도 소장이신 김선생님이 반박하였다. 가령 누가 후원금을 1억원을 냈다 쳐보자. 우리도 사람인데 그 사람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나는 말했다. 자유로울 수 있다! 후원금은 대의명분에다가 내는 것이지 어딜 점령하고 통제하려고 내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러나, 세상살이라는 게, 그러한 시도는 늘 있다. 뭔가를 해주면서 자기 마음대로 움직여주길 바라는… 나도 아주 가~~ 끔 그런 일을 겪는다. 팬이었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 뭔가를 철회하겠다든지 하는 거지. 사적인 관계도 아닌데 피차 그런 얘기 할 필요가 있나? 그냥 떠들다가 이건 그래도 들을만한 얘기다 싶으면 참고하고 개소리다 싶으면 스킵하고 그런 거지… 만약에 내가 정치병연구소장인데 누가 후원금을 1억을 냈어. 고맙습니다 했는데, 내가 1억을 냈으니 내가 원하는 주제를 연구해라… 이러면 나는 1억을 다시 꺼내서 그 사람 얼굴에 집어 던질 거다. 꺼져라! 근데 천만원은 사무실 보증금 냈으니까 9천만원만 일단 준다…
나는 선의와 대의명분에 약한 사람이다. 똑같은 걸 요구해도 그런 논리로 요구하면 잘 거절 못한다. 근데 내가 너한테 뭘 해줬으니 너도 뭘 해야 한다는 거래로 접근하면 나는 판을 깨버린다. 나한테 그런 기대하고 선의를 베풀었다가 좋은꼴 본 사람 거의 없다. 언젠가도 여기 썼듯, 병든 개 같은 거다. 아무리 쓰다듬어도 길들여지지 않고 손을 문다.
쓰고 보니 좀 웃기네. 나는 ~~한 사람이다~~~ 라고 남이 쓴 걸 비웃는 일이 많았는데… 죄송하고요. 제가 뭐 그게 되겠습니까. 그런데 퍼뜩 든 생각. 김 모 변호사가 유튜브 얘기를 해놔서 자꾸 유튜브 생각을 하게 되는데, 유튜브 채널… 탈성장 깔대기 어떠냐? 그니까 무슨 주제로 얘기를 하든 결국은 탈성장으로 가는 거야.
언젠가 유튜브에서 그런 영상을 본 적이 있어. 에스비에스가 만든 다큐 같은 건데, 과연 운동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까? 그렇지 않습니다! 라는 거지. 운동으로 어떤 기능이 좋아질 수는 있어도 아주 뭐 운동선수가 아닌 이상에는 오직 절식 뿐입니다… 그럼 왜 운동으로 다이어트를 한다는 얘기들을 하는 거냐? 그것은 바로 식품회사의 음모이다… 운동으로 살을 뺄 수 있으니 걱정말고 마음껏 드십시오 라는 주장을 펴기 위해 관련 연구를 하는 학자들을 연구비로 포섭하였다… 그런 내용이었다. 음모론인가? 근데 에스비에스가 맨들었대니깐. 엠비시가 아니고. 아니 엠비시는 여러분들이 자꾸 가짜뉴스라고 하니까… 에스비에스는 장송곡만 안 틀면 문제 없는 거 아녀?
아무튼 운동이라는 건 말야. 옛날에는 돈 드는 일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돈을 꼭 써야 한다. 달리기를 할래도, 그냥 나가서 뛰면 되잖아. 요샌 아니야. 무슨 달리기 동호회 같은 데 가서 크루니 뭐니 하면서 입단을 해가지고 운동복과 신발을 꼭 사서 달려야 한다구. 테니스? 좋은 라켓 사야지. 자전거? 말할 필요도 없지. 그니까 먹는 데도 돈을 쓰고 운동을 하는 데도 돈을 써야 자본주의가 굴러간다 이말이야. 근데 탈성장은 뭐냐, 그것은 그냥 먹고 싶은 욕망과 싸우는 일이다… 그럴듯 하지? 탈성장은 아사이다… 굶어 죽어야 한다… 이 얘기 하니까 김선생님이 그건 좀 아니라고 하더라고.
아무튼 탈성장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