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안내
  • 이상한 모자
  • 야채인간
  • 김민하 공화국
  • 신간 안내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잡감

글자 없는 리본 달면 역적인가?

2022년 11월 4일 by 이상한 모자

미디어오늘이라는 매체가 있다. 종종 본다. 우리처럼 언론 욕하는 게 직업인 사람들 그러니까 언론욕쟁이들은 꼭 보게 될 수밖에 없는 매체이다. 저도 유사 매체에 잠시 근무도 하고 그랬습니다만…

아무튼 딱 들어가니까 마빡에 왜 방송사 뉴스 앵커들이 검은 리본달고 있느냐, 엠비씨만 근조인 이유는 뭐냐… 이런 거를 써놨는데, 사실 근조가 있으면 있고 없으면 어떤가. 정부의 그 지침이 없다고 하면 이게 무슨 논란거리가 되겠는가. 답답하다.

그 와중에 우리 맛자랑멋자랑 황선생님 코멘트가 나오는데, 환장한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KBS 앵커와 기자들의 글자 없는 검은 리본을 패용을 두고 “정부의 지침에 따라 글자가 없는 까만 리본을 달았다”며 “KBS 종사자들은 스스로 정부의 한 구성원이므로 정부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KBS는 공영이라지만 사실은 국영이라고 스스로 믿고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겠죠”라고 주장했다.

어제 장이사장님도 그러더니 이 분도 국영 얘기를… 뭐와 뭐는 통한다더니…

나도 월요일 밤에 라디오 방송하러 갔더니 검은 리본 달겠느냐고 묻더라. 마음은 열 개라도 달고 싶었으나 정부의 방침에 대한 기사를 본 터라 그냥 안 달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걸 달고 있는 사람 마음이… 절대 참사라고 해선 안 돼… 꼭 그런 거겠어? 제가 출연하는 라디오 진행자도, 또 출연자도 그거 달고 정부의 그 방침을 비판하였단다. 정부의 방침을 비판 비난하는 것은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검은 리본을 다 숙청할 필요가 있는 거냐?

참사가 아닌 사고라고 말한 사례도 막 찾아내고 그러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사실 댓글창 이런 데서 몇 번 봤어. 이게 말하다 보면 막 섞여 나오기도 하거든. 그런데 참사라는 말 자체가 ‘비참한 큰 사고’라는 뜻이란 걸 고려하면 사고라고 말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 참사라고 말하는 사람한테 굳이 그러지 말고 사고라고 표현하시오 라고 하는 것은 문제지만, 사고라고 말한 사람에게 왜 참사라고 안 하느냐고 멱살 잡는다고 하는 거, 전형적인 SNS 시대의 정의구현방식이지. 넌 SNS야. 넌 완전 SNS라고. 넌 SNS 인간이야.

요약

1) 글자 없는 검은 리본 달기 -> 문제없음
2) 근조라고 써있는 리본 패용하지 말라고 강요 -> 큰 문제
3) 글자 없는 검은 리본 단 사람 적폐로 몰아 비난하기 -> SNS

1) 이태원 사고라고 표현 -> 문제없음
2) 이태원 참사라고 하지 말고 꼭 사고라고 표현하라고 강요 -> 큰 문제
3) 이태원 사고라고 말한 사람 찾아내 비난하기 -> SNS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KBS, 검은 리본, 이태원 참사

언론 탓이나 하는 사람들

2022년 11월 3일 by 이상한 모자

나도 언론 욕하는 거는 아주 전문인 사람이다. 근데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은 요즘이다. 장이사장님이 라디오 출연해서 한 말씀 옮겨본다.

▶ 장예찬 : 그런 부분은 지적할 수 있겠지만 그게 지금 이 사고에 대해서 밤새 보고를 받고 현장에 내려가서 정부 당국자들 참모들과 이 사고 원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그 한 단어 한 단어 이게 메인에서 지금 뉴스거리로 다룰 만한 그런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언론도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KBS 그 전날 9시 뉴스에서 무슨 내용 보도했죠. 이태원 축제 가라고 보도하지 않았습니까? 사실상. 그런데 언론이 언제 자기들이 그랬냐는 듯 하루 만에 예견된 참사다. 국영 언론인 KBS는 왜 예견하고 미리 지적하지 않았습니까? 그 부분에 대한 통렬한 반성도 저는 이번에 언론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당내선거 준비하신다지만 너무한다. 이 얘기 온갖 포털사이트 댓글에서 보수적인 네티즌들이 한다. 정부 책임 따질 때마다, 그러는 언론은 뭘 잘했냐! 언론의 역할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인식이 없거나 그걸 무시하기로 작정하신 분들이다, 이렇게 본다.

예를 들어 엠비씨 같은 데가 이렇게 보도를 했다고 쳐보자. 할로윈 축제 역대 최대 인파 몰릴 걸로 예상됩니다… 안전 대책은 잘 준비가 됐는지 묻는 질문에 경찰은 문제가 없다, 준비 완벽하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저희는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반드시 문제가 생깁니다… 시청자 여러분 할로윈 이태원에 절대 가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뭐라고 그랬을까? 바이든 날리면 그 얘기나 하는 여러분들이? 엠비씨가 가짜뉴스 선동한다고 아주 개 지랄을 트고… 안 봐도 비디오. 좌파 방송이라 독재의 방식에 익숙하다며 경찰더러 할로윈을 즐기는 젊음의 자유를 박탈하라고 하고 있다 이랬을 것이다. 난 진짜 과장 안 보태고, 진짜 토할 거 같애.

자 또 누구 편 든다고 할까봐 이 얘기도 하는데, 반대쪽에 있는 어떤 분들도 마찬가지야. 인터넷 방송을 하는데 댓글 창에다가 막 쓰더라고. 언론에 실망했다! 똑바로 보도해라! 그리고 전형적인 한겨레 주주 레파토리 뭐 그런 거… 근데 불만이 정확히 뭔지도 없고 왜 그러는지를 모르겠더라고. 아마 월요일 화요일 신문이 자기들 기대처럼 인터넷에서 막 수집한 그런 얘기를 적극적으로 안 쓴 것에 항의하는 그런 거였겠지? 이런 분들은 언론이 뭘 보도하는게 페이스북에 글 올리는 거랑 똑같다고 생각. 그냥 기사를 막 올리냐? 좀 기다리면 언론이 다 취재를 거치고 깔 것을… 대한민국이 어떤 나란데.

내가, 나도 언론 비판 많이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핵심 중에 하나가 그거거든. 언론의 보도라는 거는 페이스북에 글 올리고 따봉 유치하는 것처럼 해선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오직 피해의식을 도구적으로 자기활용하는 이런 목소리에 휘둘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양쪽 모두의 방향에서… 쓰다보니 너무 열받는다. 너무나 힘든 세상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이태원 참사, 할로윈

동훈쓰의 검수완박 타령

2022년 11월 3일 by 이상한 모자

어제 어떤 분하고 얘기를 하면서 그랬다. 이게 1차적으로는 남탓인데, 그게 전부인지 의문이다… 왜냐면 지금 상황에서 검경의 관계는 매우 미묘하고, 고관대작들의 관심사는 사고의 재발방지 이런 게 아니라 바로 이런 대목에 집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동훈쓰가 민주당 탓해야지~ 이 생각만 하지 않았을 거라는 거… 고객과 편의점 주인이 생각하는 바는 다를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원리다.

검수완박 때문에 대형참사 수사 어렵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근데 기자가 묻는 거는 경찰이 제 머리 깎을 수 있겠느냐, 이 얘기다. 경찰이 잘못을 한 거는 검찰이 수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양 조직의 관계를 봤을 때 검찰은 상당히 하고 싶어 하고 경찰은 그것만은 절대 막고 싶은 그런 눈치도 있다. 엊그제 여기다가 중앙일보 기사 인용한 거 있지? 다시 보자.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오늘 관련 부처가 다 뒤집어졌다”며 “대검이 강제수사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수사 및 감찰 결과에 따라 광범위한 문책 가능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니까, 이게 관심사인 거지. 그런 와중에 법무부 장관이 우리는 검수완박 때문에 수사를 막 펼칠 수가 없어요 라고 말하는 건 검사들에게 무슨 의미로 들릴까? 섣불리 나서지 말라는 얘기 아닐까? 지금 우리 방침은 경찰청장이 일단 수습하는 거다, 그 결과가 미흡하면 어차피 수사는 하게 돼있다, 미리 경거망동 하지 마라… 더 나아가서는, 앞으로 펼칠 수사의 길목을 잡아줬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우리가 수사를 하는 거는 경찰이 잘못한 거, 그니까 감찰과 수사가 미흡한 것에만 딱 한정하는 거다, 섣불리 막 펼칠 준비 하지 마라… 그래서 오히려 민주당 탓은 지금 상황에선 옵셔널한 거 같다는 뭐 그런 생각.

근데 경찰이 똑바로 할 수 있겠냐? 털보아저씨가 한동훈이 마약 수사를 강조해서 경찰들이 마약 수사에 힘쓴 거 아니냐 이랬다는데, 나는 그 양반 얘기에는 관심이 없고, 근데 그런 건 있어요. 동훈쓰가 하자면 경찰이 따르는 구조는 아니야. 그것보다는 마약수사라는 영역을 둘러싼 검경의 대립구도가 있는 거지. 경찰은 우리가 잘 할 수 있습니다 검사님들은 꺼져주세요 이렇게 말하는 거고, 검찰은 경찰이 감당할 수 있는 그런 시절이 아닙니다 이러면서 가져가고 싶고… 영화보면 나오잖아. 사생결단이라고 우리 황정민 씨 나오는 영화… 내가 너무 영화에 몰입하는 것 같니? 근데 이 얘기 경찰 출신이 한 얘기니까 너무 미워하지 말고.

그니까 마약수사를 뺏기기 싫어서라도 마약수사를 해야 되는 거지. 근데 이게 참사 당시 경비 소홀의 직접적 원인이냐, 그렇겐 보지 않는다. 이거는 전담 영역이 다른 거니까. 마약수사와는 별개로 서울청이 기동대를 일부라도 배치했으면 되는 거였음. 다만 그런 건 있지. 13만명이 모인데 가서 무슨 마약수사를 하나? 뭐가 가능하겠어 거기서. 근데 그냥 가라니까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걍 꾸역꾸역 가는 거지. 그리고 경찰 지도부는 성과와 관계없이 우리가 할로윈에 마약수사 이만큼 투입했다, 이렇게 열심히 한다, 이걸로 생색내려고 한 거지. 경찰 윗대가리들이 평소 무슨 생각 어떤 태도로 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인 건 맞다고 본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검수완박, 마약 수사, 한동훈
« 이전 1 … 217 218 219 … 457 다음 »

최근 글

  • 엘리트-포퓰리즘과 포퓰리즘-엘리트주의
  • 좋은 말로 하면 악플이 아니게 되나?
  • 이단이 되어야
  • 주식 투자를 10억씩 하는 사람들의 훈계
  • 행복한 사람, 오지 오스본

분류

누적 카운터

  • 1,496,495 hits

블로그 구독

Flickr 사진

추가 사진

____________

  • 로그인
  • 입력 내용 피드
  • 댓글 피드
  • WordPress.org

Copyright © 2025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Omega WordPress Theme by ThemeH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