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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잡감

중앙일보도 말리는 한동훈

2023년 11월 28일 by 이상한 모자

어제 한겨레 방송(이제 나가는 방송이 몇 개 남지 않아 자꾸 똑같은 방송 얘기를 반복 언급하게 된다)에서 좀 한 얘긴데, 오늘 미디어스 글에 이렇게 썼다.

만일 ‘윤심’이 인요한 혁신위를 통해 희생을 밀어 붙이는 것에 있다고 하면 한동훈 장관의 ‘앞당겨진 정치 행보’에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만나는 것 역시 포함됐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윤심’과 혁신은 별 관계가 없는 것에 가까워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한동훈 장관 카드를 앞당겨 쓴 역효과가 커지는 중이다. 동아일보가 지난 21일 <1주일 새 대구 대전 울산… ‘정치 행보’는 장관직 내려놓고 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한동훈 장관의 정치 행보를 비판적으로 다룬데 이어, 중앙일보도 28일 <총선 출마할 장관들, 조속히 거취를 결정하라> 제하 사설에서 “사표를 내고 물러나기 전까지는 장관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그리 못 하겠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에 출마할 장관들의 거취를 조속히 결정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며 비슷한 지적을 내놓은 것이다. 한동훈 장관으로선 속도조절을 할 수밖에 없다. 하물며 일단 링 위에 올라가겠다는 선언이 되는 ‘혁신’에 동참할 수는 없는 것이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122

오늘 중앙일보 사설은 이런 내용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울산 HD현대중공업을 찾은 자리에서 “미국 정치인이 공개 석상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흑인 비하 용어로 지칭하면 즉각 영원히 퇴출당할 것”이라며 “‘이게 민주당이다. 멍청아’라고 하는 게 국민이 더 잘 이해할 것 같다”고 했다.

(…)

한 장관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건방진 ×, 어린 ×’이라 부른 데 대해서도 “운동권 경력 하나로 도덕적으로 우월한 척하며 정치를 수십 년간 후지게 했다”고 했다. 또 검사 탄핵을 추진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듯 “고위 공직자가 법인카드로 소고기·초밥을 사 먹는 게 탄핵 사유”라고도 했다. 장관의 발언이 혐오성 정치 언어와 뒤섞이면 시시비비를 떠나 소모적 논란을 낳고,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역효과를 부를 우려가 크다.

(…)

총선 출마설이 파다한 한 장관의 잇따른 현장 방문도 뒷말을 낳고 있다.

(…)

‘현장 의견 청취’란 게 법무부 설명이지만 정치인들의 팬 미팅을 방불케 하는 행보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공직선거법 9조) 위반 시비로 번질 우려도 있다.

(…)

한 장관이 26일 고교 동기인 배우 이정재와 서초동 갈빗집에서 저녁 자리를 갖고 주변 시민들에게 사인해준 것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구설을 낳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

사표를 내고 물러나기 전까지는 장관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그리 못 하겠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에 출마할 장관들의 거취를 조속히 결정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0563

지난 주 동아일보 사설은 이런 내용이었다.

한 장관은 “국정감사로 미뤘던 통상 업무”라고 하지만 방문 횟수, 방문지, 발언 수위를 볼 때 총선 출마는 물론 전국 단위 선거 참여를 염두에 둔 것처럼 읽힌다. 한 장관은 지난해 5월 취임 후 1년 동안 지방 행사에 5번 참석했다. 장소도 지방 검찰청과 교도소 등에 국한됐다. 그러다가 여름이 지나면서 횟수도 늘었고, 대학 조선소 딸기농가 등 민생 현장이 추가됐다. 이런 게 정치인의 일정 아닌가.

한 장관은 대구에서 “대구시민들을 대단히 깊이 존경한다”고 했다. “6·25 때 적(敵)에게 도시를 한 번도 내주지 않았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이겨냈다”는 이유를 댔다. 이렇게 발언하는 국무위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

총선 출마에 뜻이 있는데도 1주일 새 3번이나 지방을 다니며 여론의 관심을 끄는 행보를 하는 건 국정을 앞세운 사전(事前) 정치로 비판받을 수 있다. 정치를 할 거면 본인 말대로 5000만의 상식에 따라 장관직을 내려놓고 해야 한다.

(…)

한 장관의 대구 대전 울산 일정은 국민 세금인 법무부 예산으로 집행된다.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31121/122290508/1

어제 한겨레 방송에서는 그냥 적당히 얘기했는데(말 길어지면 팬들이 떠나고 구박당하니까), 가령 한동훈씨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미는 얘기 중 하나가 이민정책이다. 법무부 장관이 지금 조선업계도 그렇고 딸기농장도 그렇고 자기가 이민정책을 다 쥐락펴락 할 수 있는 것처럼 행보를 하고 있는데, 주무관청이긴 하지만 지금 그렇진 않고, 다만 이민청을 신설하겠다는 얘기와 맥락을 연결하면 말이 안 되는 행보는 아니다. 원래 법무부는 올해 이민정책에 대한 뭔가 획기적인 얘기를 내놓겠다 그런 태세였는데, 오히려 총선 앞두고 다 흐지부지 되는 분위기 아닌가 싶다.

이민정책에 대해선 할 말 많은데, 단적으로 필리핀 가사노동자 얘기만 떠올려도 이 정권에선 웃기는 얘기라는 걸 직관적으로 알고들 계실 것. 이민청 신설 얘기가 최소한 얘기가 되려면 모범사례를 갖고 얘기해야 된다고 보는데, SBS 취재파일이라는 것을 보다보니 일본 얘기 중에 나름대로 중요한 얘기가 있는 듯 하여 붙여넣어 본다.

외국인이 제조업 공장에서 일하는 풍경은 한국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지만, 외국인 직원을 대하는 자세는 우리와 많이 달랐습니다. 최근 매출이 30% 정도 줄어들 정도로 반도체 경기가 부진한 상황임에도 외국인 고용을 당분간 유지하는 게 회사로서는 중요한 과제라고 했습니다. 반도체 경기가 다시 좋아질 때를 대비해 외국인 직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이어가는 게 결국 회사의 경쟁력이 될 거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

놀라운 건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 회사에는 외국인 사내 부부가 세 쌍 있었는데, 육아휴직도 내국인과 똑같이 적용받고 있었습니다. 외국인도 역시 산전 4주, 산후 8주의 출산휴가는 물론 1년의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회 보장 제도’에 의무가입하고 ‘일본인과 동일한 노동조건을 보장해 준다’는 것이 실감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

사실 취재하는 내내 놀라움과 부끄러움의 연속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위험한 일을 시킨다는 인식이 있는데 일본은 어떤가요?”라는 기자 질문에 대해 사토 이쿠요 후지센기공 경영전략실장은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며 “1년만 쓰고 버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위험한 일을 외국인에게만 시키는 일은 전혀 없다”고 답했습니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436785

이 취재파일… 일손전쟁 시리즈는 지금까지 총 3회가 나와있는데, 2회는 돌봄서비스 노동자와 외국인 교육기관, 3회는 우리로선 이민청격일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 초대 청장 인터뷰이다. 윤통이 일빠를 하려면 이런 걸 배우시든지 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얘기들이 있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438524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438668

그러니까 한동훈씨가 굳이 정치적 드라이브를 거시겠다라고 하면 이런 정도의 인사이트를 갖고 한다면 진지하게 다뤄보겠는데, 굳이 이승만 농지개혁처럼 이민정책을 해야 된다, 6.25 얘기, 박정희-이병철 얘기 이런 거 하다가 더블민주당 욕이나 한 마디씩 하고 이런 걸로 하면 뭘 진지하게 얘기하겠느냐, 저는 이런 얘기를 한 마디 더 얹고 싶은 것이다.

근데 이런 얘기를 어디가서 하겠어. 무슨 말만 하면 길다고 난리인데. 여기서 중얼거리는 걸로 때워야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이민정책, 중앙일보, 한동훈

지도가 없다고 내가 그랬잖아

2023년 11월 28일 by 이상한 모자

“행정안전부가 국가 재난 사태에도 행정망 전체 지도조차 갖고 있지 않다 보니 복구에도 며칠이 걸리고 앞뒤가 맞지 않는 어리숙한 해명을 내놓는 겁니다.”

(…)

문 교수는 행안부의 접근 방식을 전국 지도도 없이 차 사고 지점을 찾는 상황에 비유했다. 그는 “전국 통합 지도를 갖고 있지 못하다 보니 차 대형 사고로 도로가 막혀도 어느 곳에서 (사고가) 났는지 모르고 있다”며 “현재 국가 행정망은 서로 다른 업체가 서로 다른 시기에 만든 1400개 시스템이 통합 데이터 지도 없이 각자 돌아가다 보니 중복되고 누더기 상태로 방치된 데이터가 혼재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름, 주소 등 행안부 데이터 항목이 2만개 정도인데 현재 행정망에는 700만종 이상의 데이터로 엉켜 있고 이 때문에 여러 프로그램들이 데이터를 찾아가다 오류가 발생해 잘못된 답변, 지연, 시스템 장애 등을 유발하고 있다”며 “거의 쓰레기장 수준이라 언제 다시 사고가 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교수는 “문제 부위를 찾았다 해도 근본적으로 고치는 게 아니라 임시·응급 땜질 처방을 하니 잠복한 시한폭탄이 언제 또 다른 부위에서 돌연 터져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118105.html

이 얘기를 제가 지난 주인가 라디오 방송에서도 하고 한겨레 방송에서도 다소 전문적이지 않은 식견을 갖고 한계가 있는 상태에서 손짓 발짓으로 말씀드렸다. 이 블로그에도 다른 분이 적은 것 갖고와서 한 번 또 강조했을 것이다.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진행자도 제작진도 청취자도 뭔 개소리야 하고 넘겼을 것이다. 아마 기억들도 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과 같은 때에, 그러니까 일도 없고 아무것도 없고 집에서 수퍼 마리오 3나 하고 있는 때에는, 그것봐라 내가 뭐랬냐 라고 여기에다 적는 것으로 자존감을 복구해야 할 필요도 있는 것이다.

말이 나왔으니, 어디를 특정해서 하는 얘기는 아니고, 방송국 사람들도 그렇고 기자들도 그렇고 얘기를 나눠보면 오히려 시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매일같이 시사에 대한 일을 하면서, 잘 모른다. 기자들한테 신문 얘기하면 취재하느라 신문 볼 시간이 없다고, 잘 모른다고 한다. 예를 들면 PD들도, 그렇게 매일같이 시사 방송을 만들고 듣고 회의하고 하는데, 얘기해보면 잘 모른다. 근데 뭐 그건 그래. 그럴 수 있어. 일이라는 게 그렇지.

그런데, 안 좋은 것 중에 하나가, 모르면서 안다고 착각하는 경우다. 뭘 아냐? 언론계 종사자 중에 그런 사람들 가끔 있다. 진짜 알아서 안다고 생각하는 거면 누가 뭐라고 하는가. 그러면 한 수 배워야지. 근데 그게 아니고 모르면서 자기는 안다고 생각하고, 비슷한 모르는 처지에서 말하는 다른 사람의 말을 모르는 사람 말 취급한다. 이런 사람들과는 대화가 어렵다.

물론 나도 그러는 때가 있을 것이다. 나는 이것을 경계하여 공적인 자리에선 대개 모른다 라고 하는데, 그래도 은연중에 안다고 착각하는 태도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늘 경계해야 한다. 근데 사적인 자리에선 아마 모르면서 엄청 아는척 하겠지. 나도 나와 대화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하고 대화를 잘 안 한다.

가장 안 좋은 것은 우기는 거다. 상대가 맞는 말을 하면 수용을 하거나, 네 말은 맞지만 이러저러한 이유에서 수용하기 어렵다라고 해야 되는데, 그냥 밑도 끝도 없이 우기는 사람들이 있다. 네가 건강을 신경쓴다면 발아현미밥을 먹어야 한다 라고 했는데, 나는 건강보다는 맛이 우선이므로 거부하겠다든지 아니면 발아현미밥에 아픈 기억이 있다든지 이런 얘길 하는 게 아니라, 건강은 챙기고 싶지만 그냥 발아현미밥은 싫다고 하는 사람들이다. 밑도 끝도 없이. 뭐 먹는 것까지 허락 받아야 하느냐 라고 하실 수 있는데 이게 그냥 비유라는 걸 좀 알아달라. 비유라고요.

언론계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왜 여기로 왔지? 나는 발더스 게이트 3가 코로나19와 인공지능의 이야기라고 생각해. 이 얘긴 여기까지 하고 다른 얘기를 하겠습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행안부, 행정망

왜

2023년 11월 27일 by 이상한 모자

왜, 라는 질문은 중요하다. 왜? 가 중요하다. 이유가 중요하다. 무엇이든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유가 없는 것에도 최대한 이유가 있는 것이 좋다. 그래도 세상에 이유가 없는 게 있지만, 어쨌거나 이유는 있어야 한다.

오늘은 한겨레분들과 방송을 끝내고 회식을 했는데, 집에서 나올 때부터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전혀 알 수 없어 분위기를 맞출 수 없었다. 그것은 방송 중에도 마찬가지였는데, 아마 시작할 때에 티가 좀 났을 것이다. 떠들다 보니 컨디션 회복이 좀 되었으나… 어렵다. 휴대용 게임기를 들고 나와 대기실에서도 수퍼 마리오 3를 하면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했으나 쉽지 않았다.

수퍼 마리오 3는 올타임 레전드 세계 최고의 게임이다. 닌텐도 스위치로 모든 버전의 수퍼 마리오 3를 할 수 있는 시대다. 패미컴, 슈퍼 패미컴, 게임보이 어드밴스… 온라인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지만, 어쨌든. 나이를 먹어 실수가 잦아졌다면 닌텐도 녀석들이 만들어 놓은 에뮬레이터의 기능으로 리와인드를 걸어 다시 시도할 수 있다. 이 얼마나 좋은 세상이냐? 뭐 내가 오늘 들고 나간 게임기는 GBA SP였지만…

어쨌든 PD님이 물었다. 뭐 서운한 거 있으시냐. 방송국 다니면서 서운한 거 있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을 때가 있는데, 별로 좋아하지 않는 질문이다. 일이라는 건 서운하고 말고와는 관계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이런 저런 감정을 느낀다고 해서 그게 제작이나 섭외에 반영이 되면 되겠는가. 만약에 그런 일이 있다고 하면 그건 정말 극단적 경우겠지. 근데 어쨌든 이건 내 기준에 그런 거고 남들이 서운하냐고 묻는 것은 그냥 그럭저럭 표준적인 대화 스킬일 뿐이다… 그래서 서운하다기 보다는 난 잘 모르겠다 라고 대답을 해드렸다. 왜 세트가 학교인지, 왜 학생과 선생님 컨셉인지 등등… PD님은 이유가 없는 것도 많고 저희는 다만 평론가님 같은 분들의 장점을 최대한 잘 살리려 할 뿐이다 라고 대답했는데, 그러면 제가 그만둘 경우에는 프로그램 컨셉도 바뀌나요 라고 하려다가 그만두었다. 괜히 시비거는 사람으로 보일 것 같기도 하고, 또 요즘 같은 때에는 말이 씨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가 써갖고, 진짜 씨가 되나?

서운한 거 있느냐란 질문과 함께 또 내가 좋아하지 않는 질문이 뭐 하고 싶으세요 라는 질문이다. 이것도 마찬가진데, 내가 뭘 하고 싶고 말고에 방송 내용이 좌우되면 되겠는가. 그날 해야 할 것을 해야되는 거지… 근데 사실 이것도 내 기준에 그런 거고 남들은 그냥 아이템이나 컨셉을 추천할 것이 있느냐고 묻고 있는 것일 뿐이다… 어찌됐든 이런 하나 하나를 신경을 써가면서 대화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 대하는 것이 피곤하다. 그래서 회식도 피곤하다. 평소 같으면 그러한 피곤함을 디폴트로 깔고도 잘 헤쳐나갔겠으나, 어려운 날도 있는 것이다. 어쨌든지 난 회식이라는 것은 4명까지가 좋다고 본다.

하여간 운동권 이후 왜라는 질문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운동권은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오늘 점심을 안 먹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세계 정세부터 살펴야 하는 족속들이다. 뭐 거기까지 안 가더라도… 지금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걸 해야 하고, 이런 걸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이 필요하며, 이런 사람들이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저런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다.

컨디션 난조로 집에 와서 이런 것을 쓰고 있는 이유는, 내가 앞으로 뭘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이런 식의 생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엊그제는 어떤 분이 당신은 글재주는 없고 말재주를 살려야 하니 뉴스레터 따위는 그만두고 방송에 집중하라 했는데, 극소수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유튜브 방송을 해서 과연 수익이 나겠는가? 그러니 옆에 있던 어떤 분이 또 그러시더라. 평론가님… 지금이야말로 한쪽 편에 서실 때입니다… 저를 잘 모르시는 분이다. 태생이 그렇지가 못해요 나는. 결국 시사에 실제로 관심이 있는, 실제 수요가 있는 층에다가 뭘 팔아야 하는데… 그러면 직군이 상당히 좁혀진다. 문제는 이 분들이 저한테 지갑을 열 확률이…

오늘 한겨레 방송에서 어떤 고마운 분이 블로그에다가 팬이 없다며 징징거리길래 글을 남긴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주셨다. 감사한 일이다. 그 멘트를 진행자가 소개하였는데, 혹시 돈을 내라고 해도 팬이신가요 라는 말이 나올 뻔하였으나 참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것은 아니잖은가. 나는 괴물이 되고 있는 것인가! 자책하며… 그런데 오늘 한겨레TV 회식 1차 비용은 같은 고깃집 옆 테이블에 있던 김준일님 팬(본인 능력으로 구매하였다고 주장하는 몽클레어 바지 착용)이 지불하였다. 감사합니다.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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