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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Author: 이상한 모자

정치평론에 대한 생각

2020년 4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아침 방송을 하러 갈 때 10분 늦게 나가면 30분 늦게 도착하는 마법 덕에 어제는 늦어버렸다. 그래서 오늘은 10분 일찍 나갔는데 방송 시작도 전에 도착해버렸다. 좀 그래서 SBS 앞의 스타벅스에 가서 좀 앉아 있었는데 옆사람들이 하는 얘기가 귀에 들려왔다. 더블민주당을 찍으려고 했는데, 투표용지에 더블민주당이 없어서 아무거나 찍었다는 거였다. 같이 있던 다른 사람이 더블민주당은 더블시민당 아니냐 라고 하니 전혀 몰랐다 라고 하더라.

중요한 건 여기가 SBS 앞의 스타벅스라는 사실이다. 최소한 화이트칼라다. SNS에서 늘 화려한 논리를 자랑하는 식자층이 볼 땐 황당한 일이겠지만, 비슷한 일이 부지기수일 거라고 본다. 지능이나 소양의 문제가 아니다. 관심의 문제다. 그래서 지금 선거 뉴스가 다 이런 거다.

그래서 정치를 어떤 기술의 문제로 보는 관점을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다. 실제 베버가 뭐라고 했는지와도 관계없이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말하면서 그런 관점만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치가’의 자질이 ‘기술’에 있다면 가장 모범적인 정치인은 세습정치인일 것이다. 오늘 중앙일보 칼럼에 이런 대목도 나오대.

한국인은 쉽게 납득 못 할 일이지만 일본 내 분위기는 다르다. ‘어설픈 자수성가보다 잘 키운 세습이 낫다’는 기류가 있다. 자민당 내 사정에 밝은 재일민단 관계자는 “총리가 될 만큼 싹수가 있는 세습 정치인에 대해선 병아리 시절부터 자민당이 전담 교사를 붙여 다방면에 걸친 교육을 한다”고 했다. “제대로 된 세습 정치인을 길러내는 쪽이 언제 사고 칠지 모르는 근본 없는 신인을 발탁하는 것보다 안전하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기술이 필요 없다는 거냐 라고 한다면,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굳이 말하자면 모든 사회구성원이 정치의 당사자가 돼야하고, 그 모두가 소명의식을 가져야 되겠지. 정치평론이라는 게 어떤 전문적 지식의 나열이나 엘리트정치 내부 정보의 유출, 통계학적 분석에 머무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치는 그 자신의 내부 논리가 아니라 외력으로 굴러간다. 유튜브언론인의 180석 발언이나 김대호 씨의 늙으면 모두 장애인 발언이 본의와 관계없이 정치적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를 바꾼다는 것은 내부의 부품을 업그레이드 하는 게 아니다. 외력의 조건을 바꾸는 것이다. 정치평론을 전문가나 어떤 재야의 고수가 아니라 나 같은 놈 포함 누구나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고 믿는 이유는 이런 것이다.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정치평론

알레르기

2020년 4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월요일, 바쁘다. 아침에 라디오 방송 하고 정책방송인지에 가서 잠깐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정책을 논한다. 여기서 화장을 하게 되는데, 이상하게 방송용 화장만 하면 알레르기성 비염이 도지는 것 같은 기분이다. 과연 정말 그런가 싶고 좀 의아한데, 이런 일이 반복되니 좀…

아무튼 집에 와서 좀 자고 일어나니 괜찮은 듯 했는데 글쓰기 수업을 하려니 다시 상태가 안 좋아졌다. 밤 라디오방송 직전까지 어떻게 수습을 해보려 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 결국 라디오방송에서 훌쩍대며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상태가 되었다. 피크 때에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다행히 진행자가 손수건도 건네주고 어찌어찌 넘겼다. 마지막에 진행자가 문자를 읽어주는데 무사히 넘긴 게 기뻐서 나도 모르게 참견을 하고 말았다. 진행자가 방금 코너 끝났다는 멘트 했는데 계속 말하면 어떡하냐고 해서 죄송합니다 했다… 짤리나!? 아 아 아니겠지… 이 이 정도는 귀엽지 않아요?

아무튼 아~ 방송용 화장 이거 좀 안 할 수 없나. 할 때마다 너무 열 받는다. 어차피 얼굴은 이렇게 생긴 게 어디 안 가는데… 여성들은 오죽할까. 이건 정말 말도 안 된다.

컨디션도 안 좋고 하루종일 먹은 거라곤 샌드위치 김밥 또 샌드위치여서 뭔가 좋은 걸 시켜먹고 나니 이 시간이다. 이제 뭘 할거냐, 내일 아침 방송 준비하지. 근데 벌써 눈꺼풀이 막 내려와. 이게 되겠냐? 그래도 얼마 안 남았다.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알레르기

이게 맞나 싶다

2020년 4월 12일 by 이상한 모자

이게 맞니 진짜? 벌써 그게 8년 전인가 그렇지. 홍선생님이 그랬어요. 이게 사는 건가? 비슷한 생각을 요즘 한다.

우리 지선생이 칼럼 썼던데 알랭 바디우나 한병철 씨가 뭐라고 했는지 난 모른다. 지선생 얘긴 당연한 거 아닌가? 누군가 지금은 너무 위기여서 혁명을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 라고 말한다면(너무 이르다는 것과 사람들이 귀기울이지 않을 것이란 얘긴 물론 다르다),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라는 얘기를 돌려주자. 행동의 때가 아니라는 것은 단계론자들의 주장일 뿐이다.

일전에도 썼지만 이 위기에서 세계의 대안으로 떠오른 국가가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한국이라는 점에 대해선 기성 체제의 수호자라는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세계 각국 정상들이 전화를 하고, 빌 게이츠도 전화를 하고, 유투 보노도 편지를 쓰고… 우리가 자본주의를 안 지키면 누가 지키겠냐.

혁명과 전복의 역사가 그랬다. 위기가 왔을 때 체제는 생명연장의 방법을 찾거나, 아니면 대안을 동반한 혁명에 밀려 역사의 끝으로 사라지거나, 그도 아니면 그냥 멸망했다. 멸망은 누구도 원하지 않으니 결국 체제의 생명연장이냐, 아니면 대안을 동반한 어떤 혁명이냐이다. 대~ 한민국은 전자의 첨단에 서있다.

이제 이 날카로운 칼 끝에 사는 자칭 좌파라는 사람들의 처지를 돌아보자. 한숨 쉬고, 한탄하고, 통곡하고, 밤새도록 울고, 날이 밝은 후에 다시 한 번 탄식하고… 방역은 문재인, 민생은 정의당? 선거법 선거법 노래를 부르더니 이 꼴을 당하고도 아직도…

엊그제는 사전투표를 했어요 내가. 코로나 코로나 하는데 인구 분산을 좀 시켜서 인류에 이바지해야 하지 않겠어? 비슷한 생각들을 했는지 사람들이 많이 왔더라고. 이 동네에 당신인지 원칙인지를 지켜준다는 후보랑 엔번방을 깜빵으로 후보가 있어요. 당으로 치자면야 둘 다 밉기는 밉거든? 서로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겠지만, 한쪽은 현실정치라 그러고 다른 한쪽은 급진 뭐라고 그러겠지만 내가 볼 때는 거기서 거기예요. 이게 뭐냐?

근데 그래도 본인부터 지켜야 될 거 같은 후보보다는 엔번방을 깜빵으로가 느낌이 좀 시원하고 좋잖아. 그래서 그래야겠다 생각하고 딱 갔는데 뭔 투표소 앞에서 깨방정들을 떨고 있더라고. 이게 뭐하는 거지? 그러나… 하기로 했으면 해야지. 정말 힘들고 어렵다 이게… 요즘은 뭘 해도 이게 맞나 싶다 정말… 내가 무슨 말을 하면 비웃기나 하고… 내가 그렇게 웃기니?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사전투표, 지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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