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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Author: 이상한 모자

계속되는 불행

2020년 5월 26일 by 이상한 모자

사람이 어떤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우면서도 또 숭고한 일이냐. 이 숭고한 일을 이루기 위하여 우리는 남이 무슨 말을 할 때에 저 사람이 저 말을 왜 하는지, 어떤 인식을 갖고 말을 하는 것인지를 계속 추론해보고 그 사람의 세계를 재구성해보는 노력을 늘 해야 한다. 그런데 그걸 그냥 남탓에 맡기는 편리한 사람들이 있어요. 털보아저씨 오늘 말이 그런 거다.

할머니가 누구 말이든 들을 수 있지. 평생 운동권 말만 들어야 하나? 할머니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처럼 조중동도 보고 티비 뉴스도 보고 다 할 것이다. 듣는 건 듣는 건데, 할머니가 그걸 근거로 왜 그런 판단을 하는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 말이예요. 털보아저씨는 누구 말 듣고 방송하나요? 정보는 다 어디서 얻습니까? 털보아저씨는 더불어민주당 당권파에게 지배당하고 있는 게 아닙니까? 닥치고 정치는 본인이 썼나요? 김어준 저 지승호 편 이던데? 털보아저씨 본인은 그냥 떠들고 이 분이 받아 적고 정리했는데도 김어준 저 인가요? 그건 그렇고 영화 찍는다고 모은 돈은 다 어디에 썼나요?

물론 우리가 너도 92세 돼봐라 할만한 일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일을 92세의 나이로만 말할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아유 피곤하다. 이쯤하고.

조선일보는 오늘도 천벌받을 사설을 썼다.

이 할머니가 기부금 문제를 폭로하자 정의연 등은 “할머니 기억이 왜곡돼 있다” “심신이 취약한 상태”라고 했다. 치매 환자 취급을 한 것이다. 윤 당선인은 “(30년 전) 이 할머니 첫 전화는 ‘내가 아니고 내 친구가…’였다”면서 이 할머니가 위안부 출신이 아닐 수도 있다는 듯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할머니는 “(당시) 차마 용기를 내기 어려워 제 자신이 아니라 친구 얘기인 것처럼 피해 접수를 한 것”이라고 했다. 왜곡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 내내 “나이가 많아 쉽지 않다”면서도 수십 년 전 사람 이름까지 기억해 냈다. 그런데도 ‘치매’로 몰았다.

천벌 얘기는 지난번에도 했으니까. 웃긴 건 가짜 피해자설을 끊임없이 제기하는 게 보수세력과 보수언론비스무리한 것들과 보수유트브와 그런 것들이란 거다. 자기들이 만든 문제를 또 자기들이 활용하고 북치고 장구치고… 어제 정의기억연대 입장문에도 이 문제가 일부 써있다.

정대협은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긴 증언집 발간을 통해 일본군‘위안부’문제의 역사적 진실을 정확히 알리고 가해자의 범죄인정과 그에 따른 책임 이행을 이루게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당시 증언집은 피재자의 존재를 알리며, ‘증거 문서부재’를 이유로 불법성을 부인하는 일본 정부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거자료였습니다.

그래서 오늘 기자회견이 특히 더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일본우익과 역사부정주의자들이 피해자의 증언을 부정하며, 일본군‘위안부’피해자의 인권과 명예를 훼손하는 행태를 보이는 데 있어 가장 많이 악용되고 공격받았던 분이 바로 이용수 할머니이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들의 증언은 사회적 맥락이 반영됩니다. 가해자들은 최초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이후 자신들의 책임을 부정하기에 급급했고 피해자들의 증언의 신빙성을 공격했습니다.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가해자들의 태도에 분노하는 한편 자신들의 피해성을 입증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일본군‘위안부’동원의 강제성과 불법성, 피해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가해자에 맞서기 위해 피해자들의 증언 중 일부가 변화되는 과정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본군‘위안부’로서 겪어야 했던 피해의 본질적인 내용은 결코 변한 적이 없습니다.

오늘 할머니께서 세세하게 피해사실을 말씀하신 것으로 압니다. 가해자들이 하루 빨리 자신들의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법적책임을 이행하여 더 이상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가 훼손당하지 않는 날이 올 수 있도록 정의연은 더욱 더 최선을 다해 활동하겠습니다.

이랬더니 동아일보가 여기서 한 문장을 똑 떼서 이렇게 쓴다.

정의연은 이어 “(일본이란) 가해자에 맞서기 위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 중 일부가 변화되는 과정이 나타나기도 한다”고도 했다. 할머니들의 피해 증언이 번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일 관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할머니 증언이 사회적 맥락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는 것으로, 일본 우익이 사용하는 논리와 비슷한 것 같다”고 했다.

아이고… 그냥 그만 얘기하고 일이나 하는 걸로…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김어준, 윤미향, 이용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조선일보

보고 싶은 것만 봐라

2020년 5월 25일 by 이상한 모자

할머니가 뭐라고 말씀을 막 했는데 조선일보인지 조선비즈인지는 ‘가짜 피해자’ 논란에 할머니가 반론을 했다고 막 쓴다. 미쳐버리겠다. 이 사람들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은 할머니가 가짜라는 거다. 이 마타도어는 오래됐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그것만 보이는 거다. 1차적으로 이간질이고, 2차적으로 할머니가 가짜인지 알면서 왜 그동안 이용해왔냐, 이런 얘기를 하려는 거다. 이게 조선일보들이 윤미향 씨의 “내가 아니라 내 친구가요” 얘기에 집착하는 이유이다.

뭐 그건 그렇고 할머니 오늘 얘기로 그동한 한 말이 다 이해가 됐다. 할머니 입장에서 상황을 봐라. 사람이 속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내가 언제부터 속았는지를 따지게 된다. 힘이 없는 사람일수록 더 그렇다. 할머니의 눈으로 세상을 봐야 이 얘기가 다 이해가 된다.

할머니는 윤미향 씨와, 뭐 이런 저런 갈등도 있고 했지만 하여간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해왔다. 2015년에 위안부 합의에 반대도 했다. 10억엔을 받는 것에도 반대했다. 10억엔은 일본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10억엔은 그냥 정부가 갖고 있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어떻게 하겠다는 말도 없다. 한일관계에서 최대 쟁점은 어느새 강제징용 문제가 되었다.

강제징용에서 뭔가 풀리고 한일관계가 개선되면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정부는 의지도 없는 거 같고 이제 피해자는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그런데 이걸 같이 해오던 윤미향 씨는 여당 국회의원이 된다고 한다. 이 정부와 한통속이었던 건가? 나는 이용당한 것인가? 할머니의 발언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잊혀진다는 위기감이 계속 느껴지는 건 이런 상황 때문 아닐까.

나는 할머니가 윤미향 씨도 반대 입장인 건 마찬가진데 왜 10억엔 얘기를 하나 했다. 정부가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고 ‘나’는 거기에 불만이 있는데 ‘같은 편’이라고 생각했던 윤미향 씨가 사실은 ‘정부 편’(대통령이 국회의원직을 줬다고 생각하신다)이더라 라고 해석할 때에야 이 의문이 이해가 된다. 이렇게 윤미향 씨에게 이용당했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니 그동안 그래도 저 사람 고생한다고, 뭔가 이상하지만 그래도 이해를 하자고 생각해왔던 모든 게 의문으로 남는 것이다. 그럼 어디서부터 속은 것이냐, 따지고 보니 이 단체 이름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였다는 것에까지 의문이 미친 것이다. 처음부터 강제징용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는 거였구나! 난 그것도 모르고 공범이었구나. 여성들에게 미안합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정대협은 고쳐서 못 쓴다고 하면서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거다. 위안부 문제는 잊혀지지 말아야 한다. 양국 정부와 윤미향 씨를 비롯한 운동권들은 이유가 뭐든 이 문제를 잊혀지게 만들고 있다. 위안부 피해 자 문제는 없어지고 뭔가를 항의하고 요구하는 것만 남았다. 피해자들까지 다없어지면 이걸 누가 알리겠는가.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교육을 해야 한다. 이런 양 국가 간의 또 정파적 대결구도로부터 자유로운 젊은 세대들에게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보편적 인권의 문제임과 동시에 전쟁범죄에 의한 여성의 피해 문제라는 특수한 문제라는 점을 인식 시켜야 한다… 뭐 이런 말씀으로 이해된다.

오해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큰 틀에서 틀린 말씀 아니다. 한일 양국 문제라는 게 돈 받고 빨리 끝내고 경제를 위해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걸로 그냥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의식은 이제 다 온데간데 없고 윤미향 사퇴 하니 안 하니만 얘기할 것이다. 할머니는 이래도 저래도 불행하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윤미향, 이용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정대협, 정의기억연대

할머니한테 관심도 없으면서

2020년 5월 22일 by 이상한 모자

정파적 이해관계만 말하지 할머니한테는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 많다. 지겹다. 냉소사회는 보셨나들? 보지마세요. 관심도 없으면서, 하나도 아는 것도 없으면서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월간중앙은 지들이 인터뷰를 해놓고도 제대로 보도를 못, 아니 안 한다. 지들 유리한 대목만 쓰는 거다. 전체를 봐라. 할머니가 무슨 말씀 하고 싶으신지.

https://news.joins.com/article/23782888

가령 아래의 발언들이다.

왜 이제야 문제를 제기한 건가?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건 안 해야 할 것 아니냐. 내 생각엔 역사관을 넓혀서 교육관을 만들어 올바르게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 한마디를 하더라도 옳게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 (수요집회) 나와봐야 배우는 거 하나도 없다. 사죄하라, 배상하라 하는데 뭣 때문에 하는지 알면서 하는 소리겠나.”

(생략)

수요집회를 그만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는 뭔가.

“학생들이 추우나 더우나 와서 앉아 있고, 저금통 털어서 가져오고 한 돈을 의심 없이 받더라. 난 그 학생들이 참 안타까웠다. 돈을 받으면 더 보태 점심이라도 먹여서 보내든지. 할머니들이 안타까워서 오는 학생들에게 옳은 역사 공부를 가르쳐야 하는데, (정대협은) 자기들 (단체) 운영하느라 바쁘다. 이제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를 배워야 하는데 말이다. 대한민국 학생들이 대한민국 주인이다. 일본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봐야 무엇이 맞는지, 잘못인지 알게 되리라 생각한다.”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느꼈던 계기가 있었나?

“아베 총리가 ‘한국이 거짓말한다’고 하니까 (일본에서 온)학생들이 정말 그런 줄 알더라. 이웃 나라니까 사이좋게 지내면서 올바른 역사를 알려준다면 자연히 깨닫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수요집회에 정말 안 나갈 건가?

“너무 기력이 없다. 이제 나가봐야 나밖에 없다. 피해자가 없는 데모(집회)를 왜 하나. 피해자가 있으니까 학생들이 오는 건데, 난 그 학생들 더 고생시키기 싫다. 없는 돈 받아다가 차곡차곡 쓰는 것 싫다.”

(생략)

지금 솔직한 심경은 어떤가?

“‘내가 너무 오래 살았나’ 그런 생각이 들다가도 김학순(※1991년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피해 할머니. 97년에 작고했다.)이 시작했지만 이용수가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결심하니 마음이 나아졌다.”

운동을 마무리 짓겠다는 건 무슨 뜻인가?

“운동을 끝내자는 게 아니다. 아베 총리의 악행을 보고도 일본에 면죄부를 줄 순 없다. 아베 총리는 항상 거짓말을 한다. 다만 운동하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우리 다음 세대가 일본에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또 그렇게 해야 먼저 하늘로 간 할머니들한테 당당하게 ‘내 할 일 마쳤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에 쓰는 글은 거의 이 문제에 관한 것 뿐인데 오늘도 보낸 글에 아래와 같이 썼다.

생존 피해자의 존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운동의 가장 큰 동력이었다. 하지만 피해자들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없다. 이대로 가면 몇 명의 국회의원 및 장관을 배출한 결과만을 남긴 채 흐지부지 될 수도 있다. 이용수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지어 제대로 교육을 하겠다면서 “김학순 할머니가 시작한 일을 이용수가 마무리 지어야 죽어도 할머니들 보기 부끄럽지 않다”고 말한 것에는 이런 고민이 담겨있는 게 아닐까?

이용수 할머니는 윤미향 당선인을 안아주고 “불쌍하다”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화해할 일은 아니라고 했다는데, 그 심경을 어찌 다 짐작하겠는가. 우리가 할 일은 앞으로 어떻게 일본의 전쟁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고 같은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각자 자기 좋을대로 이용수 할머니의 말을 활용하는 게 아니다.

아래는 나눔의 집 문제에 대한 화요일 라디오 방송의 일부이다.

나눔의 집 측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 사후에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에 대해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호텔식 요양원을 만드는 게 답은 아니다. 돈벌이를 위한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당연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일본에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고 이를 인정하도록 만드는 활동을 계속 해나가야 한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서 후원금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쓰이지 않았다는 얘기는 많이 하지만 이 분들이 다 돌아가시고 나면 일본의 과거에 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고민을 안 하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이런 고민이 더 절실하다.

‘말’에 대해서는 아래의 글도 참고할만 하다.

한겨레 / [기고] 군 위안부 논쟁의 윤리를 생각한다 / 정유진 (2020. 5. 14.)

글 안에 있는 김복동 할머니의 인터뷰도 다시 보면 좋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김복동, 나눔의 집, 윤미향, 이용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정의기억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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