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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대협

보고 싶은 것만 봐라

2020년 5월 25일 by 이상한 모자

할머니가 뭐라고 말씀을 막 했는데 조선일보인지 조선비즈인지는 ‘가짜 피해자’ 논란에 할머니가 반론을 했다고 막 쓴다. 미쳐버리겠다. 이 사람들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은 할머니가 가짜라는 거다. 이 마타도어는 오래됐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그것만 보이는 거다. 1차적으로 이간질이고, 2차적으로 할머니가 가짜인지 알면서 왜 그동안 이용해왔냐, 이런 얘기를 하려는 거다. 이게 조선일보들이 윤미향 씨의 “내가 아니라 내 친구가요” 얘기에 집착하는 이유이다.

뭐 그건 그렇고 할머니 오늘 얘기로 그동한 한 말이 다 이해가 됐다. 할머니 입장에서 상황을 봐라. 사람이 속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내가 언제부터 속았는지를 따지게 된다. 힘이 없는 사람일수록 더 그렇다. 할머니의 눈으로 세상을 봐야 이 얘기가 다 이해가 된다.

할머니는 윤미향 씨와, 뭐 이런 저런 갈등도 있고 했지만 하여간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해왔다. 2015년에 위안부 합의에 반대도 했다. 10억엔을 받는 것에도 반대했다. 10억엔은 일본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10억엔은 그냥 정부가 갖고 있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어떻게 하겠다는 말도 없다. 한일관계에서 최대 쟁점은 어느새 강제징용 문제가 되었다.

강제징용에서 뭔가 풀리고 한일관계가 개선되면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정부는 의지도 없는 거 같고 이제 피해자는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그런데 이걸 같이 해오던 윤미향 씨는 여당 국회의원이 된다고 한다. 이 정부와 한통속이었던 건가? 나는 이용당한 것인가? 할머니의 발언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잊혀진다는 위기감이 계속 느껴지는 건 이런 상황 때문 아닐까.

나는 할머니가 윤미향 씨도 반대 입장인 건 마찬가진데 왜 10억엔 얘기를 하나 했다. 정부가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고 ‘나’는 거기에 불만이 있는데 ‘같은 편’이라고 생각했던 윤미향 씨가 사실은 ‘정부 편’(대통령이 국회의원직을 줬다고 생각하신다)이더라 라고 해석할 때에야 이 의문이 이해가 된다. 이렇게 윤미향 씨에게 이용당했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니 그동안 그래도 저 사람 고생한다고, 뭔가 이상하지만 그래도 이해를 하자고 생각해왔던 모든 게 의문으로 남는 것이다. 그럼 어디서부터 속은 것이냐, 따지고 보니 이 단체 이름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였다는 것에까지 의문이 미친 것이다. 처음부터 강제징용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는 거였구나! 난 그것도 모르고 공범이었구나. 여성들에게 미안합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정대협은 고쳐서 못 쓴다고 하면서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거다. 위안부 문제는 잊혀지지 말아야 한다. 양국 정부와 윤미향 씨를 비롯한 운동권들은 이유가 뭐든 이 문제를 잊혀지게 만들고 있다. 위안부 피해 자 문제는 없어지고 뭔가를 항의하고 요구하는 것만 남았다. 피해자들까지 다없어지면 이걸 누가 알리겠는가.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교육을 해야 한다. 이런 양 국가 간의 또 정파적 대결구도로부터 자유로운 젊은 세대들에게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보편적 인권의 문제임과 동시에 전쟁범죄에 의한 여성의 피해 문제라는 특수한 문제라는 점을 인식 시켜야 한다… 뭐 이런 말씀으로 이해된다.

오해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큰 틀에서 틀린 말씀 아니다. 한일 양국 문제라는 게 돈 받고 빨리 끝내고 경제를 위해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걸로 그냥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의식은 이제 다 온데간데 없고 윤미향 사퇴 하니 안 하니만 얘기할 것이다. 할머니는 이래도 저래도 불행하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윤미향, 이용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정대협, 정의기억연대

할머니에 대한 생각

2020년 5월 15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은 마음이 좋지 않았다. 방송에 가서 말을 하는데 차례가 잘 오지 않았다. 이용수 할머니가 이실직고 하라지 않느냐 하기에, 거기 보면 내가 몰랐던 것도 많더라 하신다… 언론이 쓴 의혹 기사 보고 하시는 말씀 아니냐 라고 했다. 맥락을 비틀지 말란 거였다. 그러자 경향신문도 친일이냐, 한다. 기억이 온전치 않다면 왜 30년 간 써먹었느냐 하는 말씀이 있다는 거다. 기억에 대해선 이미 얘기했다. 윤미향 씨 얘기는 위안부 합의 발표 당일의 기억이 달라져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냐. 그걸 이용수 할머니라는 한 사람의 인식능력을 말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 뭐 이런 얘기도 소용이 없다.

원래 30년간 써먹더니 이제와서 기억이 어쩐다더라 하는 얘기는 조선일보인가에 실린 칼럼에 나온 얘기다. 그 신문은 윤미향 씨가 이용수 할머니와 처음 전화통화한 경험을 말하며서 “내가 아니고 내 친구가요”라고 했다는 대목을 피해자 본인이 아닐 가능성을 말한 거라고 해석한 일도 있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자기가 당한 일이란 걸 제대로 말도 못하던 시대라는 것에 관심이 없든지 아니면 이간질 하려고 작정을 한 것이다.

월간중앙인지 뭔지의 인터뷰에선 그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김학순이 시작했지만 이용수가 끝낸다는 마음으로… 이제 생존자 18명, 언제 어떻게 되실지도 모르고. 피해당사자의 존재가 운동의 큰 동력이었는데, 그 다음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할까. 아마 그런 고민도 있지 않으셨겠나 생각했다. 그런 얘기도 했지만 별로 뭐 관심들은 주지 않았을 거다.

어느 잡지에 보내는 글에는 이용수 할머니는 피해 당사자인 동시에 여성인권운동가이므로 당연히 단체의 운영과 노선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썼다. 친일 반일의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의 의사를 얼마나 잘 대변하고 있느냐는 문제라는 중앙일보의 논조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얘기 하는 거랑 비슷한 거다. 진보들이 명분을 내세우며 당사자가 응당 가져가야 할 몫을 빼앗아 사익을 채우는데 쓰고 있다… 그렇다면 피해당사자는? 알아서 살아 남아야 한다. 각자도생 적자생존. 시장원리주의. 그런 게 아니라 운동의 큰 틀에서 서로 부대끼며 부딪치고 입씨름 하면서 같이 걸어가는 게 맞는 거다. 문제가 있다면 그걸 더 못한 게 문제이다.

이런 얘기와 별개로, 내 고향 수원의 수원시민신문 문제는 심각하다. 하루이틀 보는 것도 아니지만.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수원시민신문, 윤미향, 이용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정대협, 정의기억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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