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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Author: 이상한 모자

52년 만

2021년 4월 19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무슨 방송을 하는데 진행자의 오프닝 멘트에 오류가 있었다. 미일이 52년 만에 공동합의문에 대만 문제를 명시하였다… 는 것에 대하여, 그렇다면 52년 전인 1979년과 그 다음에 어떠한 일이 있었느냐… 를 정리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52년 전이란 게 1969년이란 거다. 산수가 잘못된 걸로 보여 코너가 시작되면 고쳐주리라 했다. 오프닝에서 1979년이라고 했는데 1969년입니다… 문과신가봐요… 그렇게 스무스하게 넘어가는 방법도 있다. 문제는 “1979년과 그 다음”에 대한 얘기가 1980년대에 대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이러면 오프닝 멘트가 다 무너져 버리기 때문에 바로잡지 못했다.

1969년의 일은 일요일 방송에서 좀 거론을 했는데, 그 때는 미중관계 정상화와 중일수교가 이뤄지기 전이었다. 사토 에이사쿠를 비롯한 일본인들은 앞으로 동아시아 내 미국의 친구는 대만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대만과 한국, 비핵3원칙, 그리고 유사시에는 핵반입을 용인한다는 밀약이 한 세트였던 게 이 때문이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일본은 거하게 뒤통수를 맞게 되는데, 키신저가 소련 견제를 위해 미중관계를 정상화 하는 수를 냈기 때문이다. 일본은 부랴부랴 외교 노선을 크게 바꿔 대만을 버리고 중국을 취하는데, 이때 자기들끼리 막 반성을 하고 그랬다. 단 1~2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외교였던 게 아니냐…

이번에도 비슷한 목소리가 있는 것 같다. 이러다 내년에 미중이 사이가 좋아지면 어떡하냐는.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또 다르다. 미국이 볼 때 그 때의 소련이 지금의 중국이다. 물론 그렇다고 냉전이 영원히 지속되진 않겠지만 적어도 레이건이 올 때까지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트럼프와 바이든의 공통분모라는 것은 결국 이게 체제적 문제라는 걸 보여준다. 그렇기에, 그게 백신이든 뭐든 우리도 큰일이 난 거다.

최근 문교수님이 초월적 외교란 말을 썼는데, 난 대의명분의 외교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그런데, 중국이 정말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체제적으로 선호해서 그 깃발을 들고 있겠는가? 오늘 방송에서 대의명분도 결국 실리를 위한 거고 전략의 문제이다 라고 말한 건 이 얘기였다. ㅈ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데탕트, 미일정상회담

평론가가 뭐냐

2021년 4월 16일 by 이상한 모자

먹고 살려다 보니 별 일 다 한다. 선거를 치른 지난 주에는 잠을 거의 안 잤다. 말 그대로 안 잤다. 자도 한 두시간 정도? 그만큼 일이 많았느냐, 그냥 한 두개 스케쥴이 추가된 정도였다. 그런데 시간대가 새벽부터 심야까지 띄엄띄엄 있으니… 안정적으로 잘 시간은 없는 것이다.

거의 6년간 평일 내내 하던 일을 절반 이하로 줄이게 되었다.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건 아니고, 시키는대로 하는 거다. 오늘은… 그 영향은 아니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이라 특집방송을 하느라 저녁 방송을 하루 쉬게 되었다. 심야에 가는 것은 마찬가지로 간다. 이렇게 쓰는 와중에도 당장 다음주 월요일 스케쥴이 막 없어져 버린다. 오라면 가고 오지 말라면 안 가는 거다.

평론가랍시고 나와서 이 얘기 저 얘기 하지만 결국 시키는대로 한다. 네가 뭐야? 남들에게 인정받을만한 뭐가 있냐? 그냥 자칭 평론가면 평론가 되는 거 아니냐? 네가 석사야 박사야 뭐야? 무게 잡으라면 잡고, 웃기라면 웃기고… 물론 완전히 소신을 꺾는 건 아니다. 내용은 내 중심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그것마저 잃으면 안 된다. 하지만 적어도 주제는 정해주는 대로 한다. 앞으로 여당의 갈 길 이런 거… 주제가 그건데 여러분 여당엔 희망이 없으니 진보에 투자하세요 이럴 수는 없는 거다. 알겠냐? 이게 먹고 살기 위한 직업이예요 직업… 내 맘대로 떠들고 그런 거는 사회원로로서 인터뷰 응할 때나 가능한 거라고.

그 와중에 마지막 자존심은 지키려는 노력을 계속하지만, 세상사 다 그렇듯 백도 없고 배경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그런 게 잘 되겠냐? 여기까지 한 것도 많은 사람들의 호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호의를 갖고 대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 근데 일반적으로 방송가 사람들이 이런 거 잘 모르지… 그냥 돈 주면 주는대로 좋아하는 애 인줄만 알고…

책은… 시간을 정말 쪼개 쪼개 쪼개서 꾸역꾸역 쓰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한 600매 썼나… 여전히 뭐 이런 쓸데없는 걸 계속 쓰고 있나 싶다. 한국 얘기… 요즘 얘기 옛날 얘기 막 하다가… 미국 얘기 일본 얘기… 이 정권이 정말 인류사에 보기 힘든 그런 일을 하고 있는 거 같아도, 아니다. 맨날 있는 일이고 다들 겪는 일이다. 그게 중요하다. 일본 민주당 정권에서 도쿄지검 특수부가 오자와 이치로 정치자금 수사를 했는데 민주당이 뭐라 그랬는지 아냐? 관료개혁에 저항하는 검찰 용서할 수 없다… 그만 쓰고 이제 케이에프시 햄버거 먹는 시간…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선거, 평론가

네거티브 어쩌고

2021년 3월 26일 by 이상한 모자

한겨레라는 신문의 훌륭한 기자님도 그렇고 이번 선거 네거티브가 너무 심하다 자꾸 그러는데, 생각없이 하는 게 아니다. 왜 그런지는 여기저기서 이미 얘기했으니 찾아보시고.

네거티브도 다 이유가 있어서 하는 거다, 이렇게 말하면 마치 네거티브를 꼭 해야 되고 그거 안 하면 진다 네거티브 꼭 해라! 이렇게 말한다고 받아들이고 역시 너는 나쁜 놈이다 대깨문이다 이렇게 반응하는 분들이 있는데, 피곤하다. 잘난척 하지 말고 본질적인 걸 봐라 이거다.

정책 선거, 미래를 말하는 선거, 좋다 이거다. 박영선이 준비한 미래 의제란 이런 식이다. 21분 컴팩트 도시, 수직정원, KS무슨 코인, 구독 경제, 특수주사기… 요약하면 개발, 부동산, 코로나19 이다. 그런데 개발과 부동산은 LH때문에 이미 개박살났고 코로나19는 백신 음모론과 거리두기 피로감 때문에 더 이상 얘기가 안 먹힌다. 미래 의제는 이미 오링났다.

뭘 더 할 수 있을까? 첫 번째로 읍소. 대개 읍소의 형식은 님들마저 대통령을 버리면 안 되지 않습니까 라는, 집 나간 집토끼들에 대한 호소로 귀결된다. 그런데 이게 어려운 게 1) 특히 부동산으로 인한 정권심판론이 거의 원한이 돼있다 2) 여당 귀책사유로 시작된 선거라는 책임론이 크다 …

둘째, 승계. 하던 거 계속 하도록 힘을 모아주십시오 해야 되는데 ‘하던 거’에 해당하는 게 이미 없다. 특히 부동산. 김수현 나쁜놈 나쁜놈 하지만, 오히려 김수현 모델이 공식 폐기될 때 이미 ‘대안없음’으로 끝난 거다. 임종석이 박원순 타령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뭘 지키자거나 승계하자고 할 게 없으니까 박원순의 ‘공’은 승계해도 되지 않느냐 이 얘기를 하는 거다. 이렇게 얘기하면 또 그게 정당하다는 거냐 막 이러겠지? 이유가 있는 행위면 그게 다 정당한 거냐?

그니까 없잖아 박영선이 할 말이. 그니까 집토끼 전략으로 가는 거지. 집토끼 여러분 우리가 밉다고 국짐을 찍습니까 파란색을 찍으세요! 이명박 생각 안 납니까? 이명박 이명박박 이명박 이명박박… 이거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지금 없는 거예요.

그러면 네거티브만 하고 지금 뭐 하는 거냐 호통 막 치고 그런 것도 좋은데, 애초에 이 판이 어떻게 만들어졌느냐를 한 번 따져봐야 한다는 말이다. 이게 왜 이렇게 됐냐, 전략이 꼬이게 만든 핵심 사건인 LH가 뭔지를 한 번 생각해봐라. 이 정권이 개혁이니 뭐니 해서 나름대로 다 밀어줬거든? 근데 자꾸 사건 터지는데 보면 그 개혁이란 것들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아무런 쓰잘데기가 없어요. LH는 그 정수 같은 것임. 부동산 문제와 부패에 대한 이 정권의 해법이 오히려 사태 해결의 걸림돌처럼 비치고 심지어 자기들끼리 막 해먹더라니까? 개혁은 자기들끼리 해먹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 LH는 이런 인정하기 싫었던 혐의를 인정하는 핑계가 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은 그런 ‘개혁’의 안티테제이고, 지지율 거의 40% 나오고 이런거, 대중이 그 개념을 승인하고 있는 거다.

영원히 이럴까? 그건 아니지.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그러나 움직이기를 그냥 기다리는 게 아니라 한 번 따져나 보라고. 왜 이렇게 됐는지, 그 과정에 누가 뭘 어떻게 기여했는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네거티브, 재보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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