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어쩌고
한겨레라는 신문의 훌륭한 기자님도 그렇고 이번 선거 네거티브가 너무 심하다 자꾸 그러는데, 생각없이 하는 게 아니다. 왜 그런지는 여기저기서 이미 얘기했으니 찾아보시고.
네거티브도 다 이유가 있어서 하는 거다, 이렇게 말하면 마치 네거티브를 꼭 해야 되고 그거 안 하면 진다 네거티브 꼭 해라! 이렇게 말한다고 받아들이고 역시 너는 나쁜 놈이다 대깨문이다 이렇게 반응하는 분들이 있는데, 피곤하다. 잘난척 하지 말고 본질적인 걸 봐라 이거다.
정책 선거, 미래를 말하는 선거, 좋다 이거다. 박영선이 준비한 미래 의제란 이런 식이다. 21분 컴팩트 도시, 수직정원, KS무슨 코인, 구독 경제, 특수주사기… 요약하면 개발, 부동산, 코로나19 이다. 그런데 개발과 부동산은 LH때문에 이미 개박살났고 코로나19는 백신 음모론과 거리두기 피로감 때문에 더 이상 얘기가 안 먹힌다. 미래 의제는 이미 오링났다.
뭘 더 할 수 있을까? 첫 번째로 읍소. 대개 읍소의 형식은 님들마저 대통령을 버리면 안 되지 않습니까 라는, 집 나간 집토끼들에 대한 호소로 귀결된다. 그런데 이게 어려운 게 1) 특히 부동산으로 인한 정권심판론이 거의 원한이 돼있다 2) 여당 귀책사유로 시작된 선거라는 책임론이 크다 …
둘째, 승계. 하던 거 계속 하도록 힘을 모아주십시오 해야 되는데 ‘하던 거’에 해당하는 게 이미 없다. 특히 부동산. 김수현 나쁜놈 나쁜놈 하지만, 오히려 김수현 모델이 공식 폐기될 때 이미 ‘대안없음’으로 끝난 거다. 임종석이 박원순 타령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뭘 지키자거나 승계하자고 할 게 없으니까 박원순의 ‘공’은 승계해도 되지 않느냐 이 얘기를 하는 거다. 이렇게 얘기하면 또 그게 정당하다는 거냐 막 이러겠지? 이유가 있는 행위면 그게 다 정당한 거냐?
그니까 없잖아 박영선이 할 말이. 그니까 집토끼 전략으로 가는 거지. 집토끼 여러분 우리가 밉다고 국짐을 찍습니까 파란색을 찍으세요! 이명박 생각 안 납니까? 이명박 이명박박 이명박 이명박박… 이거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지금 없는 거예요.
그러면 네거티브만 하고 지금 뭐 하는 거냐 호통 막 치고 그런 것도 좋은데, 애초에 이 판이 어떻게 만들어졌느냐를 한 번 따져봐야 한다는 말이다. 이게 왜 이렇게 됐냐, 전략이 꼬이게 만든 핵심 사건인 LH가 뭔지를 한 번 생각해봐라. 이 정권이 개혁이니 뭐니 해서 나름대로 다 밀어줬거든? 근데 자꾸 사건 터지는데 보면 그 개혁이란 것들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아무런 쓰잘데기가 없어요. LH는 그 정수 같은 것임. 부동산 문제와 부패에 대한 이 정권의 해법이 오히려 사태 해결의 걸림돌처럼 비치고 심지어 자기들끼리 막 해먹더라니까? 개혁은 자기들끼리 해먹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 LH는 이런 인정하기 싫었던 혐의를 인정하는 핑계가 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은 그런 ‘개혁’의 안티테제이고, 지지율 거의 40% 나오고 이런거, 대중이 그 개념을 승인하고 있는 거다.
영원히 이럴까? 그건 아니지.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그러나 움직이기를 그냥 기다리는 게 아니라 한 번 따져나 보라고. 왜 이렇게 됐는지, 그 과정에 누가 뭘 어떻게 기여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