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무슨 방송을 하는데 진행자의 오프닝 멘트에 오류가 있었다. 미일이 52년 만에 공동합의문에 대만 문제를 명시하였다… 는 것에 대하여, 그렇다면 52년 전인 1979년과 그 다음에 어떠한 일이 있었느냐… 를 정리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52년 전이란 게 1969년이란 거다. 산수가 잘못된 걸로 보여 코너가 시작되면 고쳐주리라 했다. 오프닝에서 1979년이라고 했는데 1969년입니다… 문과신가봐요… 그렇게 스무스하게 넘어가는 방법도 있다. 문제는 “1979년과 그 다음”에 대한 얘기가 1980년대에 대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이러면 오프닝 멘트가 다 무너져 버리기 때문에 바로잡지 못했다.
1969년의 일은 일요일 방송에서 좀 거론을 했는데, 그 때는 미중관계 정상화와 중일수교가 이뤄지기 전이었다. 사토 에이사쿠를 비롯한 일본인들은 앞으로 동아시아 내 미국의 친구는 대만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대만과 한국, 비핵3원칙, 그리고 유사시에는 핵반입을 용인한다는 밀약이 한 세트였던 게 이 때문이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일본은 거하게 뒤통수를 맞게 되는데, 키신저가 소련 견제를 위해 미중관계를 정상화 하는 수를 냈기 때문이다. 일본은 부랴부랴 외교 노선을 크게 바꿔 대만을 버리고 중국을 취하는데, 이때 자기들끼리 막 반성을 하고 그랬다. 단 1~2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외교였던 게 아니냐…
이번에도 비슷한 목소리가 있는 것 같다. 이러다 내년에 미중이 사이가 좋아지면 어떡하냐는.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또 다르다. 미국이 볼 때 그 때의 소련이 지금의 중국이다. 물론 그렇다고 냉전이 영원히 지속되진 않겠지만 적어도 레이건이 올 때까지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트럼프와 바이든의 공통분모라는 것은 결국 이게 체제적 문제라는 걸 보여준다. 그렇기에, 그게 백신이든 뭐든 우리도 큰일이 난 거다.
최근 문교수님이 초월적 외교란 말을 썼는데, 난 대의명분의 외교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그런데, 중국이 정말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체제적으로 선호해서 그 깃발을 들고 있겠는가? 오늘 방송에서 대의명분도 결국 실리를 위한 거고 전략의 문제이다 라고 말한 건 이 얘기였다. 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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