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을 보진 않고 기사로 보는데 뭔 소린지 모르겠다. 다 모아 놓고 보면 이런 얘기가 된다.
첫째, 범진보 180석 얘기는 내가 그냥 혼자 희망사항 말한 거지 무슨 내부 자료를 보거나 그런 건 아니다. 둘째, 근데 사실 내부 자료를 보는 일도 있긴 있는데 2016년에 셰누리 180석 얘기가 거기서 나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한 일은 아니었지~ 정치평론들이 기성세력이랑 엮여서 이러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셋째, 내 발언 때문에 손해를 보신 후보들이 있다고 하니까… 응응, 99를 잘했어도 1을 못하면 그건 그만둬야 되는 거지… 그러니까 내가 그만 둘게.
그럼 뭐냐? 앞으로는 더블민주당이랑 더 긴밀히 엮일 예정이고 그러면 난 아주 더 정파적이 될 거기 때문에 앞으로 안 하겠습니다? 이런 거냐? 근데 행간을 잘 보면 뭔가 반발심리 같은 게 느껴지지 않나? 이런 거지. 어떤 내부 자료를 공유한 거라고 내가 내 입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과거에 그런 일이 없었던 건 아니었고, 근데 나 때문에 막 손해보고 떨어졌다고들 하니까, 이제와서 나한테… 그래요 그럼 내가 다 뒤집어 쓸게요 원하는대로 해줄게요 안 할게요 이제 됐냐? … 이런 느낌 아닌가?
내가 그랬으면 다들 코웃음이나 치면서 ㅋㅋㅋ그러시든지 이랬겠지만 역시 유튜브언론인은 체급이 다르지. 당장 전략가 선생 나오셔서 아이~~~ 또 왜 그래~~~ 이러고… 후보님 나오셔서 모든 것은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탓이로소이다 이러고… 이제 이러다가 서울 시내 곳곳에 박헌영 선생 나오시오 방 붙이고 이런 일이 또 일어나는 거 아니냐? 기왕 이렇게 된 거 유튜브 대선 갑시다~~ 가즈아~~
오늘 미국 교수님 블로그 보는데 한국 사람들이 왜 이렇게 방역에 협조를 잘 했냐 이런 건데, 글쎄요 뭐 아카데믹한 논의는 그것대로 존중하는데 사태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것의 정치적 영향이 뭘까를 매일같이 떠들어 온 입장에서 체감한 그런 게 있다고 할까요, 그 말씀을 드리자면…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인의 감정은 서바이벌, 즉 살아남기, 그러니까 각자도생이었다고 본다. 뭐!? 국가의 방역대책이 잘 작동해서 국가의 존재를 이번에 새로 확인했는데 뭔 소리냐! 진정하시고 제발. 내가 무슨 말만 하면 둘 중 하나야. 어디 또 무슨 말도 안 되는 얘기 하는지 보자, 이런 태도이거나 1부터 10까지 중에 1 얘기했는데 벌써 2얘기하면서 반박하려고 들거나. 내가 웃기냐?
아무튼 내가 느낀 건 일정 시점 이전까진 코로나19가 가진 정치적 효과는 양면적이라고 봤다. 첫째, 이런 재난은 기본적으로 정부 여당에 불리하다. 둘째, 그럼에도 블랙홀과 같은 이슈의 성격과 위기감 때문에 야당의 정권심판론이 무력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방역대책이 잘 작동하면 본전이라고 봤다. 그런데 이번에 투표 결과를 보면 이것 이상의 포지티브한 효과가 났다는 거지(전에도 썼지만 오로지 코로나19 효과 만으로 여당 승리가 됐다고 보지 않는다. 야당에 대한 적극적인 심판정서가 아니면 이렇게 까지는 안 됐다고 본다).
그럼 이 포지티브 뭐시기는 어디서 왔냐. 분명히 마스크 사려고 줄 서고 이럴 때까지만 해도 나라가 이게 뭐냐 이런 게 분명히 있었거든? 그 전까지 한 얘기들 보면 어떻게 하면 각자 알아서 살아남을 거냐, 포인트가 이거예요. 그래서 젤 중요한 게 마스크야. 더군다나 내가 병을 옮기면 막 동선 공유되고 골치 아프잖아. 어떻게든 스스로를 알아서 지켜야지(여기에는 남에게 옮기면 안 된다는 것도… 그니까 그게 ‘나를 지키는 행위’에 포함됨).
나랏님이 뭔가 대책을 세우고 지원을 한다더라, 이게 지식인 레벨에서는 뜨거운 감자고 중요한 문제였는데, 하루하루 바쁜 사람들 입장에선 그런 지원책은 결정적 도움은 안 되는 게 디폴트고 그래도 뭔가 좀 주면 땡큐고 이 정도 수준이지. 이러다보니까 뭘 준다고 해놓고 대출 뺑뺑이 돌리고 이래도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아요. 당장 자기 일 아니면 그냥 ‘역시 그렇겠지 잘 안 되겠지’ 하는 거지. 소득하위 70%? 그거 100%로 하고 빨리 주세요 이거 아니었거든. 왜 쟤는 되고 나는 안 됩니까 이거였지… 각자도생 하는 건데 왜 쟤는 주고 난 안 주냐고… 다 주지 말든지.
그럼 포지티브한 평가가 어디서 올라오기 시작했냐, 물론 범인은 신천지(이레귤러가 책임론을 상당분 갖고 간 측면이 없지 않다)다 이런 것도 있었지만 소위 선진국들의 피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부터다. 그 다음부터는 걔네가 막 전화를 해와요. 여기서 ‘살아남기’에 한국이라는 공동체가 성공하고 있다는 점이 외부를 통해 인준된 것이다. 이제 여기에 딴지 거는 놈들은 비정상이야. 야 지금 빌게이츠까지 전화를 해서 한 수 가르쳐 달라는데 네가 뭔데 딴지냐!
그럼 이제 완벽해졌지. 우리는 각자도생이라는 과제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음. 그리고 이게 일전에 여기다가 쓴 한국이 글로벌자본주의를 지키고 있다는 얘기랑 일맥상통한다는 얘기야. 우리가 글로벌자본주의의 첨단이야. 어깨에 힘들 좀 주고 자랑스러워 해도 돼! 비바라라짜~!
투표일에 MBC라디오 개표방송에 나가서 더블민주당에서 오신 분 미래들에서 오신 분하고 앉아서 미주알 고주알 했더랬다. 거기서 미래들에서 오신 분이, 준연동형비례제 이거 더 이상 안 되고 완전한 연동형비례제를 하든지 옛날로 돌아가든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아니 자유한국당은 비례대표를 완전히 없애자는 게 주장 아니었냐, 우리가 민의를 충실히 반영한다는 선거법의 취지를 잘 살리는 방향으로 제도를 업데이트할 논의를 해야지 지금 잘 안 된다고 과거로 돌아가자는 건 안된다 라고 했다. 거짓말 같냐? 아래 영상에 6시간 16분 50초 쯤부터 봐라.
그리고 목요일에는 교통방송티비의 팩트온인가 그런 프로그램이 있대. 거기 나가서도 얘기했다. 이 선거제도가 유지가 되겠냐 하기에, 다들 문제가 있다고들 하니 보완 논의가 이뤄지겠으나 그 결론이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이면 안 된다, 업데이트를 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이거는 영상은 없는 거 같고 모르겠다 뭐 어디 있겠지.
자, 하여간. 완전한 연동형비례제로 하면 위성정당 문제는 없어지는 거냐? 아니지. 그러니까 슬슬 역시 대안은 원래 하던대로 하면서 의석 수 늘리는 것밖에 없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들 하기 시작한다고. 선거제도란 것에서 정답이란 없고 각각의 종류가 다른 제도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주장을 완전히 배척할 필요는 없겠지. 하지만 원래 제도에서 하다가 의석수를 늘리는 쪽으로 간 거랑, 중간에 연동형비례제로 갔다가 다시 뒤로 돌아가서 의석수 늘리잔 논의 하는 거랑은 정치적 맥락이 다르고 제대로 논의도 될 수가 없어요… 그냥 생각해봐도 그렇잖아, 결국 지금의 준연동형인지 무규칙비례제인지를 갖고 얘기를 해야 된다고.
개정을 한다면 어떤 방향이냐, 위성정당 못 만들게 하는 거 내 생각엔 쉽지 않다. 정당득표만 노리고 입후보하는 걸 막는 건 위헌 소지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하여간 근본적으로는 법률조항으로 막는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막을 수 있어야 한다. 나 같은 놈들이, 이번에 유권자들이 위성정당을 용인했다고 말하는 게 이 대목이란 말이다. 무규칙비례제로 원래 의석을 가져가야 할 정당들이 못 가져가게 됐다, 여기까진 이해를 해요 사람들이. 내가 얘기하는 건, 그러면 그 억울한 정당들이 의석을 제 실력대로 가져가면 뭐가 좋아지는 건지, 그게 없었다는 거야. 정의당이 교섭단체 만들면 좋아지는 게 뭔데?? 그냥 막연히 쟤네는 그 어떤 좋은 그 세력인데 좀 안타깝다… 이것만 갖고 위성정당 꼼수가 막아집니까? 지식인들 개념놀음 꼼수정당 비판만 갖고 막아지겠습니까??
그래서, 이제부터 자 이제 대중을 조직하고 어쩌고 그게 진보의 대안이다 이렇게들 말씀하실거야. 그거 좋다 이겁니다. 저도 과거부터 말씀 드리는 게 그겁니다. 그런데 그걸 할 수 있냐고요. 할 수단이 없지요. 예를 들어 이 정부가 경제가 위기여서 없는 사람들 피해가 클 것 같으니 100조원씩 풀자고 결단을 내려도 실제 풀어보면 돈이 저~ 아랫동네까지 전달이 안 되는 거랑 똑같지요. 수단이 없는데 무슨 대중을 어떻게 조직을 하겠습니까. 열씨미 하자? 그래요 열씨미 하자고 다 좋은데…
그래서 뭐가 어쨌든 일단 진보정치는 포퓰리스트가 될 수밖에 없다 이겁니다. 뭐 포퓰리스트?! 우리가 트럼프냐? 아이 씨 제발 흥분하지 마시고 제발 좀… 들어봐봐 좀. 지난 대선 때 심이 잘한 것이 뭐가 있었는지 다시 생각해보시오. 여성들과 성소수자들 억울함 대변해 준 거, 그 때를 돌이켜봐. 이 얘기 처음 하는 거 아니지. 이 블로그에도 쓰고 무슨 잡지에도 쓰고… 쓰고 쓰고…
더 말하기도 싫은 거 또 쓰고 또 쓰고 하는 이유. 자꾸 남의 다리 긁으니까… 내가 말하면 무조건 웃기냐? 아니다, 여기다 이래봐야 무슨 소용… 나는 내일부터 사실상 월요일이니 일이나 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