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당신 같은 사람 처음 본다

… 라는 얘기를 오늘 들었다. 먹고 살려다 보니 이런 방송 저런 방송 보따리 장수 마냥 돌아다니는데 그 와중에 좋은 일도 있고 황당한 일도 있고 도대체 납득할 수 없는 일도 있고 늘 그렇다. 그래도 되도록이면 그런 얘기는 여기저기 하고 다니지 않으려고 하는데, 나름대로 상도의라거나 매너라는 게 있지 않나. 그런데 오늘 얘기는 하도 황당해서 기록이라도 남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모 프로그램의 작가라는 분이 전화를 했는데 “다른 작가들이 당신과 일하는 것을 모두 힘들어 한다, 어떻게 해야겠느냐, 나도 경력이 18년인데 당신 같은 경우는 처음이다, 여기 있는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도 아닌데…”라고 하는 거였다. 어차피 프로그램에서 하는 역할도 애초 요구와 달라진 데다 여러 형편이 맞지 않아 그만둬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이런 황당한 얘기를 듣고 또 고개를 끄덕끄덕 할 수는 없는 거다.

남들은 안 그러는데 너는 왜 그러냐, 여기 있는 사람들이 나쁜 건 아니잖냐… 이거는 “네가 이상한 거다”란 뜻이다. 그만 나오라는 취지의 얘기를 하면서 이런 수준 낮은 말을 한다. “너무 이해가 안 돼서 당신을 추천한 사람에게도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어봤다”고도 하던데, 이거는 동네방네 흉을 보고 다닌다는 얘긴가? 사정을 모르는 분들은 네가 욕먹을 만한 일을 하지 않았느냐 라고 할텐데, 대략의 사정은 이 전 무슨 글에다가도 일부를 적어놨다. 그 외 있었던 일은 늦게 가서 허겁지겁 스튜디오 들어가며 “아이 씨”라고 한 거? 님들한테 한 말도 아니잖아요… 이것도 무슨 일인지 미주알고주알 쓸 수 있지만 안 쓴다. 심지어 말하는 사람 본인이 직접 들은 일도 아니다.

상호 비즈니스적인 관계에서 18년 만에 당신 같은 사람 처음 본다고 하는 게 상대에게 무슨 의민지, 사회생활을 18년 이상 했으면 모르실 거 같지는 않고. 어차피 그 회사랑은 이제 거래할 일 없을테고 평생 이 분야에서 이러고 살 일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해가 안 되기도 하고, 그런 인생이 뭔가 좀 안 된 거 같기도 하고. 끼리끼리 기분 좋은 사람들이랑만 즐거운 분들이 만드는 시사프로그램이라는 게… 아이고~~~ 아니다.

하여간 이런 저런 게 문제다 라고 얘기를 하면 ‘별 것도 아닌데 왜 나한테 화를 내지’로 주제를 바꾸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늘 어렵다. 아마 지금도 제가 문제라고 드린 말씀은 온데간데 없고, 총대 메고 이상한 출연자 자른 얘기가 돼있을 것이다. 이상한 사람 되는 건 익숙하고 실제로 뭐 좀 이상한 면도 있지만, 하여간 그러한 이상함의 평가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적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