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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Author: 이상한 모자

김연경 선수 스쳐지나간 얘기

2023년 7월 27일 by 이상한 모자

두통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병원에 다니고 있다. 강남까지 가야하는데 마침 방송도 다 짤려서 시간도 많으니 잘됐지 뭐냐.

오늘 병원 건물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키가 무지 큰 사람이 갑자기 뒤에서 오더라. 슥 봤는데 김연경 선수가 아닌가!? 나는 4층 가고 그 양반은 다른 층 가는데, 그 찰나의 순간에 많은 고민을 했다. 어떡하지… 인사를 해야 되나…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해야 되나… 근데 그게 오히려 민폐 아닌가… 내가 배구팬도 아니고 TV도 안 보는데… 그래서 결국 아는 척도 못하고 엘베에서 내렸다는 얘기…

그건 그렇고, 병원에서 도수치료를 받는데 거액의 치료비를 선결제했다. 두통만 없애준다면 억만금이라도 낼 수 있겠다는 심경이었다. 도수치료는 처음 받아보는데, 놀라웠다. 근육과 신경에 통달한 분인지, 그냥 터치만 딱 해도 어디가 문제인지를 알더라. 처음에 만질 때는 아프던 부위가 몸을 이렇게 저렇게 막 우두둑 꺾고 어쩌고 한 후에 만질 때에는 안 아프게 되는 것이 신기했다.

어쨌든 치료사 센세의 설명대로 하면 내 몸은 거의 쓰레기에 가깝다. 근육을 늘리는 스트레칭도 무리이니 하지 말라고 한다. 일단 팔을 곧게 펴는 연습부터 하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센세의 걱정은… 두통의 원인은 어깨지만 지금대로면 어깨를 바로잡아도 문제가 허리로 갈 수 있다… 왜냐면 실제로는 어깨부터 발끝까지 다 문제이기 때문… 그러니까 상체의 경우 특정 부위의 신경을 건드리면 팔이 찌릿찌릿 하는 반응이 있는데, 하체는 신경을 건드려도 발에 반응이 없다. 센세는 “충격적”이라고 했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내가 뭘 그렇게 잘못 살았는가…

진통제와 더불어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았는데, 약국의 약사가 조금 이상하게 생각하는 눈치였다. 중독되는 거 아니겠지? 그러면서도 모처럼 평일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생각도 들었다. 평소엔 일찍 누워도 제대로 잘 수 없다. 근데 이거 신경안정제 먹고 잠들었다가 새벽 4시에 못 일어나게 되는 거 아닌가? 그나마 남은 프로그램도 짤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걱정이다. 그런 일이 생기면 주간 아니면 일간 김민하 같은 걸 구상을 해서 여러분의 코 묻은 돈을 빼앗는 거밖에 방법이 없다.

앞으로 먹고 살 길을 생각하느라 집중이 잘 되지 않지만, 조금 쉬고 휴가 가신 분 땜빵하러 나가야 한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두통, 재활의학과

이상보다 현실, 말보다 주먹

2023년 7월 24일 by 이상한 모자

학생인권조례부터 손봐주자는 윤통의 주장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이것은 이념투쟁이다… 윤통의 지시가 나오기 직전인 오늘 아침에 쓴 글인데, 이런 대목이다.

정부 여당이 해결책이 아닌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일은 결국 정치적 이념적 대결구도를 상정하지 않고는 이해가 불가능하다. ‘인권만 강조하다 이 사달이 났다’는 식의 스토리텔링은 수해 대응에서도 드러난다. 대통령은 얼마 전 환경부를 질타하며 “물관리 업무를 가져갔으면 예방을 제대로 하라”고 했다. 주무부처를 질타할 수 있지만 굳이 “물관리 업무를 가져갔으면”이라는 전제를 붙인 것은 전 정권에서 시행된 물관리 일원화를 겨냥한 것이며, 환경부가 ‘안전’보다는 ‘환경’에 방점을 찍고 치수 업무를 해온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라는 언론의 해석이 있었다.

(…)

정권의 이런 태도는 결국 수해를 고리로 해서 ‘4대강 사업 명예회복’ 등을 노리는 정치적 행보로 해석할 수 있는데, 앞서 교육 문제까지 포함해 좀 더 넓게 본다면 특정한 이념적 접근을 반복하는 것으로도 읽을 수 있다. 그것은 ‘이상이 아닌 실질’이라는 식의 냉소적 체념적 세계관을 재생산하는 것이다. 학생 인권만 강조하고 교권을 외면했다, 환경만 강조하고 안전을 도외시 했다, 가짜평화를 주장하며 스스로 힘을 약화시켰다는 등의 주장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과학 대 괴담’ 구도와 무슨 문제제기만 하면 ‘가짜뉴스’와 ‘선동’이라고 반응하는 태도 역시 이와 관련이 있다.

종합하면 결국 ‘전 정권은 이상을 앞세운 이념으로 접근해 망친 문제를 우리는 실용적 실질로 접근해 성공을 거둘 것이다’란 주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구도를 더 확대하면 이 정권이 생각하는 통치란 정치적 타협이나 합의를 이뤄내는 이상이라기보다는 법적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 더 먼저이며, 법적 책임을 추궁하는 것보다 법을 적용할 대상을 실용적으로 선택하고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 더 먼저이다. 즉 정치보다는 법, 법보다는 주먹 즉 곤봉이 앞서는 것이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5735

팩트타령 선동타령 다 마찬가지다. 민주당이 문제가 아니라(지난 번에도 썼듯 민주당은 잊어버려라!) 이른바 진보의 생각과 방식 전반에 대한 공격이다. 일전에 경향신문에 쓴 ‘먹어도 안 죽어’ 세계관이다. 이것을 느껴야 한다. Feel the Bern~~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학생인권조례

왜? 라는 질문

2023년 7월 22일 by 이상한 모자

최근의 안타까운 젊은 교사와 관련한 사건에 대하여 사건 다음날 아침 라디오에서 조금 말한 것 외에는 언급을 하지 않아왔다. 워낙 개같은 소리들이 많기 때문이다. “나 아니다”로 시작하는 가짜뉴스 타령이나 계속하는 정치권에 신물이 난다. 지금 그런 얘기나 할 때인가? 그냥 틀린 사실이 있으면 바로잡고 털보를 고발하고 그냥 그 선에서 끝내는 거지 백날천날…

학생인권조례 같은 얘기도 황당하다. 역시 애들은 줘패가면서 가르치는게 맞다는 댓글도 봤다. 품위있는 정치권이 때리라고까진 안 하겠지만 본질적으로는 뭐 비슷한 얘기다. 어렸을 때 누가 봐도 이 분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기에 부적합하다 싶은 교사들이 있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러면 이렇게 하자는 건가? 이상한 교사 문제가 터지면 학생 인권을 제고를 위한 제도를 도입하고, 교사가 어려움에 처하면 다시 학생 인권은 후퇴시키는 일을 반복하는… 한 발짝 앞으로 갔다가 한 발짝 뒤로 가는 뭐 그런 거만 계속 하는 건가? 그럼 뭐가 바뀌나?

4대강이니 뭐니 다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이슈를 다룰 때 그 자체나 연관된 세계관보다는 정당의 입장부터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듯한 느낌이다. ‘친민주당들이 이런 얘기하니까 같은 편인 나도 그런 입장을 가져야지’라고 생각하는 것 만큼, ‘나는 민주당이 아니니까 같은 입장이 되지 말아야지, 속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진 듯한 느낌이다.

트로츠키가 인민전선에 대해서 한 얘기가 있다. 당과 계급을 혼동하지 마라… 중간계급의 이익을 표방하는 당과 노동계급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당이 정치적으로 손을 잡는다고 실제 계급적 연대가 이뤄지는 건 아니라는 거다. 계급 간 관계는 그 관계 자체로 그냥 남아 있는 거지… 마찬가지로 내가 어떤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질 것이냐는 나의 세계관이 결정하는 것이지 특정 정당과의 정치적 거리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 그러니까, 무슨 문제를 다뤄야 할 때, 코끼리가 아니라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뭐 기타등등의 당 이런 건 생각하지마! 국민의힘은 생각하지마! 민주당은 생각하지마! 생각하지마! 문제 그 자체를 얘기하라고. 멍청이들아 아이고 갑자기 흥분해서 멍청이는 좀 너무 나갔네 죄송합니다

다시 돌아와서. 라디오 방송에서 그랬다. 갑질하는 학부모들에 분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라는 질문을 더 많이 던졌으면 좋겠다. 학부모란 분들은 왜 갑질을 하는가? 그러한 일은 어떤 사정에서 나오나? 오은영씨가 나오는 프로를 보고 그렇게 됐다고 주장하는 건 사리에 맞는 판단인가? 주변에 교사가 있으면 좀 물어보라. 지금 어떤 상황인지.

일부 신문 칼럼에 등장하는 논자들은 교사들에 대한 학부모들의 소비자주의를 말하지만, 물론 그런 것도 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자기 자식에 대한 물신을 빼고 말할 수 없다. 경쟁에서 이기는 게 목표인 학부모들에게 자식은 자기가 제조/생산한 상품이다. 누구에게 뒤쳐진 대우를 받아 가격이 깎여서는 안 되고, 훼손되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면, 그것은 적어도 경쟁을 할 수 있는 무기를 최소한은 갖추고 있는 집이다. 애초에 무기조차 없는 집은 자신들의 그러한 상태를 자식에게 투사한다. 학교에서라도 동등한 무기를 갖추고 경쟁하고 싶다. 원래 학교는 그러한 ‘공정한 대우’를 해주도록 되어 있는 곳이 아니냐……

그러한 무기조차 없는 집들은 대개 맞벌이를 할 것이다. 장시간 노동에 부부가 모두 시달리는 집도 있을 수 있겠다. 고단한 노동을 마치고 돌아오지만 여전히 양육/교육의 책임은 자신들이 감당해야 한다. 숙제도 있고 준비물도 있을텐데 애가 정확히 그것을 알고 얘기하는지는 알 수 없다. 과거 같으면 그냥 내탓이오 할 수밖에 없지만 이제는 인터넷 시대 아닌가? 이렇게 저렇게 확인할 수 있지만 확실한 것은 교사에게 확인하는 것이다. 마침 카카오톡이라는 개-훌륭한 플랫폼이 있잖은가? 그러다보면 아직 젊은 철없는 젊은이일 것이 분명한 이 교사에게 이런 저런 훈계와 요구를 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말하는 건 학부모가 그럴 수밖에 없으니 그걸 이해해주자라는 게 아니다. 일이 이렇게 되는 이유의 뿌리는 깊고 복잡하다는 거다. 그리고 그 깊고 복잡한 문제와 정면으로 대결해서 뭔가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그냥 떠넘기고 떠넘겨서 결국 현장 일선의 교사가 다 책임지고 뒤집어쓰는 시스템을 만들고 방치한 게 오늘에 이른 것이란 얘기다. 아니, 그렇잖은가. 이 모든 사회적 모순을 누가 책임지냐? 정치와 관료는 학교에 떠넘기고, 학교는 책임질 생각이 없으니 일선의 교사에게 떠넘기고, 그러니 교사는 실제로 할 수 있는 건 없는데 책임은 다 혼자 져야 되는 상황 속에서 고통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 아닌가.

어느 학교에서 경계선지능인 아이가 교사를 폭행해 논란이다. 폭행한 것은 당연히 잘못이다. 또 그에 대한 학부모의 대응은 잘못되었다. 그런데, 그러한 일은 왜 벌어졌는가? 경계선지능인 아이들은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하는가? 물론 이 얘기도 각잡고 시작하면 매우 어려워진다. 경계선지능을 장애로 간주하고 특수교육을 받도록 해야 할까? 부모들이 그것을 수용할 수 있을까? 그 외 뭐 이런 저런 얘기를 더 할 수 있을텐데, 그러나, 이런 쟁점을 그저 회피하기만 하면 똑같은 일은 또 벌어지고 그때마다 한 발짝 앞으로 갔다가 다시 뒤로 갔다가 하면서 누구를 단죄하자는 얘기만 반복하게 될 거 아닌가.

나는 사람들이 이런 문제를 직관적으로 대개는 알고 있다고 본다. 해결할 방법이 없으니 빨리 누군가를 단죄하는 것에 집중함으로써 사회의 정상성 회복을 희망하고 싶은 거다. 그러나 정치와 언론과 하여튼 그런 분들은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공교육,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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