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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세금폭탄

2024년 9월 6일 by 이상한 모자

세금 신고를 다시 해야 할 기간은 2023년이 아니라 2020년과 2021년이었다. 기타소득 사업소득…. 단순하게 구분하면 1회성 출연은 기타소득이다. 반복적으로 주기적으로 출연하면 사업소득이다. 그걸 구분해서 신고해야 하는데 다 기타소득으로 신고한 게 잘못됐다는 것이 요지다.

1차적으로 사업소득인지 기타소득인지 구분하는 것은 원천징수의무자가 한다. 3.3%를 떼냐, 8.8%를 떼냐 그 얘기. 세금 신고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원천징수의무자가 구분한대로 돈을 받고 그런가보다 하고 신고한다. 나의 경우는 방송국이다. 대개의 방송국은 그냥 기타소득으로 준다. 추측컨대 돈을 주는 부서에서 출연자가 1회성으로 나오는 건지 주기적으로 나오는 건지 구분하기 싫은 상황이 아니었을까 한다. 아무튼 방송국에서 이렇게 줬더라도 자기가 알아서 사업소득이 맞으면 사업소득으로 바꿔서 신고하라는 게 세법의 취지다. 하지만 대개는 이렇게 두들겨 맞기 전까진 방송국에서 처리해준대로 신고한다. 세무사한테 물어봐도 두들겨 맞기 전까진 일단 돼있는 대로 하라고 한다. 이번에 여기저기 알아보는 과정에 어떤 세무사는 “우리가 정의의 사도는 아니잖아요”라고 했다.

하여간 그래서 2020년과 2021년은 수입의 상당분이 기타소득으로 돼있다. 더군다나 이 해는 코로나의 해였다. 나는 거의 코로나 평론가였다. 남들이 힘들 때 돈을 좀 더 벌었다. 기타소득은 소득금액별로 필요경비 비율이 임의로 잡힌다. 그래서 과표가 상당히 줄어든다. 반면 사업소득은 필요경비를 자기가 쓴 돈에서 알아서 골라내 신고해야 한다. 필요경비를 많이 신고하지 않으면 과표가 줄지 않는다. 평소 경비를 지출하지 않는 사람, 그러니까 나처럼 돈을 크게 쓸 일이 없는 사람은 사업소득으로 받는 게 크게 불리하다. 즉, 기타소득을 사업소득으로 바꿔서 다시 신고하라는 거는 거의 무조건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뜻이다.

그 다음에, 세금을 늦게 내면 가산세라는 게 붙는다. 가산세는 계산하는 공식이 있는데, 늦게 내는 만큼 커지게 돼있다. 2020년과 2021년은 꽤 오래 전이다.

세무대리인이 계산을 해보니 천문학적 액수의 산출세액이 나왔다. 내가 이건희야? 물론, 원래 냈어야 할 세금이라고 한다면 불평할 거리는 아니다. 그러나 그냥 방송국이 해주는대로 헬렐레 있다가 내지 않아도 됐을 가산세+장부 작성 비용(제 때 신고하는 경우 장부 작성까지는 맡기지 않기 때문에, 이번의 경우는 돈을 더 줘야 한다)을 짊어지게 된 거다. 구체적으로 숫자를 쓸 수는 없지만, 한 두푼이 아니다. 어지럽다. 세무사 측이 이런 저런 ‘절세’ 수단을 강구할 것을 권했으나 나로서는 아예 할 수 없거나, 차마 할 수 없거나 하는 일이었다. 그냥 어떻게든 내가 다 안고 가야지 별 수 없다.

오다가다 만나는 평론가라는 분들에게 하소연을 하니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다. 언젠가는 한 번씩 다 겪은 일이라고 한다. 내가 액수를 얘기하자 어느 변호사는 “축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몇 년 전에 자기도 똑같은 경험을 했다며 낸 세금 액수를 말해줬는데, 정확히 내가 내야 할 세액의 10배였다. 어떤 평론가님은 연달아 두 번 이런 일을 당해 가산세를 내려고 집을 담보로 잡히고 대출을 받았다고 한다. 이 평론가는 심지어 불안해서 국세청에 물어봤는데 “뭐 별일이야 있겠어요?”라고 했었는데 이렇게 되었다고 한다. 이 분들이 주변의 다른 평론가들 얘기도 했는데, 이번에 똑같은 일로 누구는 몇 천만원을 낸다고 하고 누구는 1억 얼마를 낸다고 한다. 어떤 분은 사업자등록을 하겠다고도 한다(근데 그럼 뭐 달라지나?)… 이 분들이 내게 된 돈에 비하면 내가 내야 할 돈은 푼돈에 불과해서 이상한 위안이 되었다.

아니 가만있어. 그럼 다들 도대체 얼마를 벌고 있는거야? 갑자기 왜 이렇게 아등바등 살고 있는가 회의가 느껴졌다. 어쨌든 내 경제 규모에서는 이건 핵폭탄급 재앙이기 때문에 앞으로 뭐라도 해서 좀 더 벌충해야 한다…. 지금보다 더 나쁜 최악의 인간이 되어야 하는 것인가…. 그래도 어떻게든 감당 할 수 있는 액수라는 게 어디냐… 다른 평론가만큼 나왔으면 그냥 저승으로 갔어야 했을 것이다.

오늘의 교훈: 1) 방송국을 믿지 말자, 2) 세금은 내야 할 때 많이 내자.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기타소득, 사업소득, 세금, 평론가

또 경제공동체

2024년 9월 4일 by 이상한 모자

몇 번에 걸쳐 말씀을 드렸으나, 여전히 유력 일간지에 ‘박근혜-최순실 경제공동체’ 이걸로 쓴 기사가 계속 나온다. 대표적으로 오늘 한국일보.

법조계에선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 사건에서 널리 알려졌던 경제공동체(함께 생계를 꾸려가는 사이) 개념이 문 전 대통령 사건에 적용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관련 경력이 없는 사위가 항공회사에 취업해 회사 대표보다 많은 급여를 받았는데, 검찰은 이 회사 실소유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준정부기관(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수장 임명의 대가로 문 전 대통령 측에 경제적 이득을 안겨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

사위의 월급을 어떻게 장인의 뇌물로 볼 수 있을까. 여기서 경제공동체 개념이 필요하다. 앞서 국정농단 재판에서 삼성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제공한 승마 지원을 놓고 특별검사 측이 제시했던 논리다. 당시 대법원은 공무원인 박 전 대통령과 민간인 최씨가 뇌물수수를 공모한 ‘공동정범’이라고 봤는데, 정유라씨의 말이 박근혜의 뇌물이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때처럼 검찰은 딸 부부의 이득이 곧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라고 보는 셈이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90315180005106

만약에 이 기사가 단지 박근혜 뇌물죄 유죄에 대한 해설 기사였다면 경제공동체라는 말을 쓰든 말든 상관 안 했을 것이다. 왜냐면 ‘경제공동체’라고 하면서도 기사 내용에 대법원이 박근혜-최순실 관계를 뇌물죄에 있어서 공동정범으로 봤다는 사실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경제공동체’라는 표현은 법률적으로 의미가 고정돼있는 표현은 아니므로, ‘박근혜 최순실을 공동정범으로 봤다’는 걸 ‘경제공동체로 봤다’고 굳이 표현한 거라고 주장한다면, 뭐 그것도 인정해줄 수 있는 얘기일 수 있어서다.

그런데, 이제 이걸 다른 사건에서의 ‘경제공동체’하고 묶어서 얘기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가령 누가 이렇게 말했다고 쳐봐라. “검새는 새다. 참새도 새다. 참새는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한다. 따라서 검새도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했느냐가 쟁점이다.” 이게 뭐다? 전형적인 범주 오류다….

여러차례 말씀드렸지만, 박근혜-최순실 사건에서는 두 사람 간에 ‘공동 가공의 의사와 이에 기초한 기능적 행위 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이 있었느냐가 관건이다. 그러나 한국일보가 기사 및 첨부된 표로 언급하고 있는 다른 사례, 즉 문재인-문다혜, 조국-조민, 곽상도-곽병채는 직계혈족으로 ‘경제적 의존관계’가 핵심이다. 문다혜(와 경제공동체인 서모씨), 조민, 곽병채가 받은 돈이 문재인, 조국, 곽상도에게 이익이 된 걸로 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거다.

이 기사에서도 마지막에 가서는 이렇게 쓰고 있다.

공직자가 청탁을 받고 그 대가는 다른 사람에게 제공토록 하는 ‘제3자 뇌물죄’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전 의원과 문 전 대통령 사이의 ‘부정한 청탁’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늘지만, 다혜씨 부부가 독립생계를 유지해 경제공동체가 아니라고 반박할 경우를 상정해 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대목에서는 또 ‘경제공동체’가 공동정범이 인정된 게 아니라 경제적 의존관계가 증명된 케이스가 됐다. 나는 그래서, 이 기사는… 기자가 박근혜-최순실 케이스와 이 사건의 차이를 다 알면서도 ‘야마’를 잡기 위해 이걸 동렬로 다뤘다는 의심을 하게 되었다.

말 나온 김에. 이 기사가 정리한 또 하나의 포인트는 검찰의 수사 방향이다. 세 가지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앞서 인용한 제3자뇌물 얘기에 더해 아래 대목.

전주지검 수사팀은 이런 정황을 파악한 뒤, 문 전 대통령에게 부정행위 이후에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할 때 성립하는 ‘부정처사후수뢰’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 전 의원 이사장 임명을 뇌물 범죄 시작점으로 보는 것이다.

다만 검찰은 과거 화이트리스트 사건 판결 등을 고려해 부정처사후수뢰 외에 ‘직접 뇌물’ 혐의를 적용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후수뢰 적용을 위해선 이사장 임명에 문 전 대통령이 직접 개입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데, 청와대 업무 특성상 대통령이 인사에 직접 개입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쉽지 않다.

즉, 이런 거지. 1) 이상직 중진공 이사장 임명이 부당하다는 걸 입증할 수 있다면 부정처사후수뢰, 2) 이상직의 ‘부정한 청탁’ 등을 입증할 수 있으면 제3자 뇌물, 3) 1도 2도 안 되면 그냥 ‘경제공동체’ 이걸로 직접뇌물죄. 기사의 뉘앙스는, 전에도 썼지만 다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는 거다. 이건 길게 또 리바이벌 안함.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경제공동체, 문다혜, 문재인, 박근혜, 최순실

일본과 독일에 대한 생각

2024년 9월 4일 by 이상한 모자

기시다 후미오가 방한을 하는데 제3국 유사시 양국 협력 체제를 논의하고 MOU를 맺을 계획이라고 한다. 한국군과 자위대 수송기가 비상시에 중동, 아프리카, 대만 등지에서 한국인과 일본인을 구분없이 수송하는 것이다. 크…. 기왕 그럴거면 군수지원협정까지 가지 못할 이유는 또 뭐냐. 좋아 빠르게 가~! 내년에….

임기 다 끝난 기시다는 왜 이제와서 이걸 하느냐. 지난 번에 여기 썼지? 후계 구도 개입 명분이다 라는 저의 생각. 두 가지 신호가 있다. 첫째, 자민당이 개헌 쟁점 정리안을 냈다. 둘째, 기시다의 해결사 하야시 요시마사가 출마 선언을 했다. 그러면 총재선에서 주류는 어떤 구도가 되느냐. 기시다가 윤손뇨루 다이토료랑 한일 간 군사적 본격 협력에 대해 스타트를 딱 끊어놓고 온 거잖어? 그리고 다음 총리는 꼭 개헌을 합시다 이렇게 분위기도 띄워 놓고…. 그러면 저의 정책을 이어달리기 해주실 분이 좋습니다 이러면서 기시다가 무슨 얘기를 하기에 좋은 판이 만들어 지는 거지. 그때 하야시가 막 손을 들면서 저요 저요 바람잡이를 하고…. 하야시가 실제로 총재가 되는 거냐는 상관없음. 적당히 하다 빠져도 되고 1차에서 죽쒀도 되고…. 중요한 건 기시다파가 아소랑 딜을 잘 해서 주류 파벌 연합을 유지하면서 챙길 거 챙기는 거지. 당장 개헌 드라이브에 감동한 산케이가 차기 내각에서 기시다를 헌법개정본부장으로~! 이러고 나오잖냐.

그러면 뭐냐. 봐봐. 윤손뇨루 다이토료랑 기시다랑 손을 잡고 일본을 재무장 시키고 그걸로 한미일 군사협력을 하면서 그게 국익이라고 주장하는 국면이라니까. 좌파가 이걸 좋다고 해야 돼요, 아니라고 해야 돼요? 근데 요즘 분위기는 왕년에 좌파라는 사람들도 민족주의 반일에 편승하지 말라는 둥 그러는 판국 아녀? 괴담이라는 둥…. 옛말에 그런 말이 있어요.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실천하라…. 매번 뭘 할 때마다 이게 국힘 혹은 더블민주당의 흉계에 말려 들어가는 건지 어떤 건지 포지셔닝이나 고민하는 거는 지엽적으로 생각하고 지엽적으로 실천하는 거지. 뭐가 됐든 자기 기준을 갖고 가는 게 중요한 거야.

그런 생각을 하다가 요즘 또 화제인 바겐크네히트를 떠올렸는데, 내가 독일 사람도 아니고 이 양반을 지지하네 마네 할 입장 아니니까 오해들 말길 바라며. 체제가 우리한테 강요하는 선택지가 맨 그런 거잖아. 우크라이나냐 러시아냐, 네타냐후냐 하마스냐, 페미니스트(이른바)냐 이대남이냐 뭐 맨날 그런 거잖아. 근데 이런 선택지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그런 고민도 필요한 거 아닐까 하는 거지. 그런 의미에서 그런 대목은 그럴듯 하다고. 난민을 수용하면서 우크라이나전을 지지하고 그 핑계로 군비를 확장하며 재무장 하는 게 뭐냐는 거지. 그건 근본적인 해법인가 아니면 대증요법인가? 물론 대증요법도 필요한 때가 있지. 하지만 혹시나 그것만 계속 얘기하면서 안주한다면 그게 뭐냐…. 이런 얘기는 한 번 생각해볼만 하지.

그런 의미에서, 구 동독 출신이고 그 지역이고 거기서 작동하는 정치공학 등등을 제외하고 순전히 이론적인 얘기만 본다면 지젝이랑 비슷한 입장인 거 아닌가? 옛날에 한겨레의 지젝 글….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871411.html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누구는 이래서 안 되고, 누구는 저래서 안 되고, 이제 이런 얘기도 그만하고, 누가 되든 안 되든 건질 것을 건지고 곱씹을 것을 곱씹는 것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그런 생각도 했다.

하여간,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 무슨 종족주의가 아니고 평화군축이다 이것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기시다 후미오, 자라 바겐크네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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