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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잡감

지선생 글로 보는 교훈

2021년 7월 19일 by 이상한 모자

https://m.hani.co.kr/arti/opinion/column/1003999.html

모든 글은 자기 식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 식으로 이해하는 거다, 나는.

가령 자본주의를 반대하면 공산주의가 되는 것인가? 중국의 사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본주의를 반대한 것의 실천적 결론은 ‘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아닌 권위주의적 자본주의’라는 것이다.

마치 더블민주당에 대한 반대가 현실에선 국힘이나 윤석열로 귀결되듯, 끝도 없이 반복돼온 반대의 정치는 대안을 마련하는 게 아니라 혁명의 외피를 뒤집어 쓴 자본주의 내의 핑퐁게임으로 귀결되어 왔다. 진보는 많은 것들을 바꾸고 쟁취해왔지만 결국 살아남는 것은 언제나 자본주의였다.

현실 정치를 돌아봐도 그렇다. 미국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심지어 이란도 그렇다. 일국의 정치 내에서는 각각의 정파가 서로를 반대하는 정치적 내전을 벌이지만, 그 결론은 언제나 글로벌 자본주의로의 편승이었다. 좌파를 반대하는 우파와 우파를 반대하는 좌파, 다들 마찬가지다. 양당을 반대하는 진보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교수인 나카노 고이치 씨는 일본 정치의 극우화 경향에 대해 진자운동의 축이동 이라는 틀을 갖다 댄다. 무슨 얘기냐면, 일본의 리버럴 정치가 진자를 왼쪽으로 아무리 밀어도, 한쪽으로 쏠렸던 진자가 진자운동의 원리에 의해 다시 돌아올 때는 진자의 축 자체가 우측으로 이동하고 있는 탓에 그 결과는 우측으로의 더 심화된 백래시가 된다는 것이다.

나카노 고이치 씨는 실천적 결론으로 제대로 된 리버럴 정당의 건설을 주장하지만 그게 답이 아니라는 건 이미 다들 알고 있다. 그러나 진자운동의 축이동이라는 개념 자체는 쓸만한 데가 있다. 축은 좌에서 우로 움직이고 있다기 보다는, 자본주의가 요구하는 글로벌 정치경제체제의 경로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애초 자본주의는, 그걸 뭐라고 부르든, 그러니까 군주제라 부르든 봉건제라 부르든 뭐든 간에 전근대를 반대하는 것의 맥락으로서 발명되었다. 권력에 맞서 자유를 쟁취하는 것은 정치적이든 경제적이든 근대로의 이행으로서 긍정적으로 해석되었다. 이 덕에 지금도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는 많은 경우에 동일시된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자본주의적 모순으로부터 경제적 자유를 제한할 필요를 부정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종종 정치적 자유의 제한으로 오도된다.

중국이 보여준 것은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의 분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자본주의 권력은 과거와 같은 방식은 아니더라도, 그러니까 더 교묘하고 더 세련된 방식으로 정치적 자유를 제한하면서 경제적 자유를 보장하는 쪽으로 움직일 것이다. 이미 그것은 현실이다.

현실 정치에서 권력을 쥐고 있지 않은 쪽이 오로지 반대만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러한 흐름을 반대하는 좌파의 기획은 무엇인가? 이 가능성을 중국이 아이러닉하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마디를 더 보태자면, 정치적 자유를 보장하면서 경제적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은 단지 자본주의를 반대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그러한 체제의 최대 수혜자들이 직접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장치를 실효적으로 만들 때에야 가능하다. 중국은 그게 오도된 프롤레타리아 독재, 즉 공산당 체제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시간이 없어서 이만…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공산주의, 반자본주의, 중국, 지젝

밝히라고 하는 사람만 바보 된다

2021년 7월 17일 by 이상한 모자

유튜브언론인이 “취향껏 골라 잡으라”고 했을 때부터 예상됐던 결론이다. 진보니 시민단체니들에게 ‘검언유착’이라는 건 이해하기 쉬운 전형적 프레임이다. “밝히라”고 할 수밖에 없다. 원론적으로 말해서 밝히라는 것은 조사를 하든 수사를 하든 뭘 하든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려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취향껏 골라 잡으라”는 것은 결론은 각자 정해져 있으니 밝히든지 말든지 상관은 없다는 거다. 판결이 나온들, 무슨 상관이겠는가. 모두가 이런 태도이니 밝히라고 하는 놈만 바보가 될 수밖에.

‘검언유착’의 전형은 박영수 특검이 다룬 사건에도 있다. 어느 기자가 자기가 소속된 주간지가 위탁생산하던 정부 홍보물 비용이 깎이자 우병우 민정수석에게 민원을 넣어 문체부 공무원을 감찰하는 걸로 손을 봐주게 했다는 거다. 과거 이 주간지는 우병우를 띄워주는 기사를 지면에 싣기도 했다… 는 게 당시의 보도 내용이다. 특검들은 굳이 이 얘기를 실컷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지만 검찰이 기소를 안 했다. 이 때만 해도 박영수 특검은 정의의 특검이었다.

어디다 내는 칼럼에다가 이 얘기를 썼는데, 우병우 외에는 주간지명이나 기자 이름을 직접 쓴 게 아님에도 당사자에게 전화가 왔다. 왜 사실 확인도 안 하고 막 쓰느냐 하는데, 억울했던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느 대목이 어떻게 잘못됐다는 건지는 얘기를 안 하더라. 그냥 소리 지르고 끊어버리더라고.

이렇듯이, 검언유착이니 권언유착이니 하는 얘기들은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회색지대일 거다. 안에 있는 사람들이야 어느 정도 실체를 알겠지만 밖에 있는 사람들은 커튼 뒤를 상상하면서 더듬어 갈 수밖에 없다. 당사자들도 권력도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에 관심이 없는데 답을 어찌 알겠는가? 이런 때에는 커튼 위로 잡히는 것들에 대해 맞는 건 맞다고 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하고 모르겠는 건 모른다고 하면서 가야 한다. 자기가 내세우는 가치에 충실해야 한다는 거다. 그런 면에서 민언련의 1심 판결에 대한 입장은 고발을 한 당사자로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내가 보는 민언련의 정파성은 1심 판결에 대한 입장문이 아니다. 두 개의 고비가 있었다고 본다. 첫번째는 채널A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이다. 어찌됐건 취재과정에 있었던 일을 밝히기 위해 검찰의 강제수사 전례를 남긴 것, 그걸 사실상 용인한 것은 문제였다고 본다. 두번째는 제보자엑스니 하는 유치한 이름의 인물에 기댄 MBC 취재 방식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것. 제보자엑스가 단지 죄수이거나 사기꾼 출신인 게 문제가 아니다. 애초부터 취재 과정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었다.

아래는 언론이 전한 이번 판결의 내용 중 일부이다. 이 전 대표는 이철.

지씨는 자신이 이 전 대표의 오랜 친구라고 이 전 기자에게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거의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이 전 대표는 구치소에 접견 온 변호사와 이 전 기자의 편지 내용에 관해 상의했다가 변호사의 소개로 지씨를 알게 돼 이 전 기자와 만나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래 기사들 내용이 사실이라는 거다.

https://www.nocutnews.co.kr/news/5369508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30/2020063001858.html

속은 건지 애초부터 교감한 건지 모르지만, 속았다면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최소한 MBC는 팩트를 발굴한 게 아니고 팩트를 생산한 것이다. 숨어있는 정유라를 찍고 소재를 경찰에 신고한 후 정유라가 잡혀가는 모습을 또 찍은 것과 본질적으로 같다. 꽃게 배딱지에 납덩이를 넣어 무게를 속이고 있다는 믿을만한(당연히 주관적인 것이다) 제보가 들어와 확인을 했으나, 정작 납덩이가 들어있는 꽃게를 찾지 못해 오로지 화면을 위해 꽃게에 납덩이를 넣고 촬영한 것과 같다. 최근의 경찰 사칭도 똑같은 문제다. 언론윤리를 다루는 단체라면 모든 언론윤리에 대해 말해야 한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검언유착, 채널A

민주당 버전 기본소득 토론은 안 하는 게 나을 것

2021년 7월 16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한국일보를 보는데 훌륭한 기자분이 칼럼 쓰셨는데 이재명 기본소득 뒷전 사건 아쉽대. 기본소득 토론을 해가지고 불평등 이슈로 대선을 치를 생각을 해야지 뭐냐… 훌륭한 말씀이긴 한데, 그런 토론 해도 문제라고 본다.

이재명이 기본소득 뒷전에 안 놔도 이미 토론은 그 방향으로 안 간다. 왜냐면 기본소득 기본소득 신나는 노래가 코로나 이후부터는 완전히 경기부양수단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이재명의 기본소득 논리를 유심히 봐라. 갈수록 소비진작 타령… 그러면 이재명 말에 반론을 하려면 기본소득으론 소비진작이 안 된다, 이 얘기를 해야 되는 거야 지금. 안 되지 아무것도… 한국의 기본소득 논의는 이 덕에 개념 자체가 망함.

지금 이 정권이 소득주도성장이니 개혁이니 뭐니 한다고 했다가 별로 한 것도 없이 결과는 안 좋게 됐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냐면 역시 불평등 해소니 그런 건 586들 지갑 챙기는 소리다… 그러니까 공정성!! 각자도생!! … 이걸 민주당이 알아요 몰라요? 지금 다들 우클릭 하는 배경엔 이런 이유도 있는 것이다.

이미 다 예고가 됐던 게, 지역화폐 그 얘기 있잖아. 조세연 보고서를 관료 기득권으로 몰아 붙인… 그게 이재명 대 관료의 싸움 같은데 쟁점이 뭐였는지 상기해보시오. 소상공인 살리기 위해 꼭 지역화폐를 동원할 필요가 없고 국가적으로 시행할 때는 오히려 재정 소요의 부담만 남는다는 게 조세연 주장이었음. 핵심은 재래시장 상품권과의 차이를 논하면 되는 것임. 원래 지역화폐 기획의 목적인 지역 공동체 활성화라는 정치적 부수 효과를 말하면 되는데, 이재명은 이미 착한 개혁 얘기해봐야 박살나는 걸 아는데 그런 뜬구름 잡는 얘기로는 안 가지. 네가 기득권이라서 그렇다 하나만 우겨버리고 마는 것.

이번에 박용진에게도 그랬지요. 50조원을 예산 조정해갖고 만든다는 건 무협지다 라고 하니까 너는 못할지 몰라도 나는 한다… 이게 이재명식 토론입니다. 기본소득 얘길 해봐야 계속 그랬을 거라고 본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기본소득,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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