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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잡감

진보 그만 할 거냐?

2022년 1월 20일 by 이상한 모자

엊그제 한 때의 열성적 진보이다 부동층으로 튕겨져나간 상태인 분과 잠시 말씀을 나누었는데 야권이 단일화를 하면 그 후보를 찍겠다는 거였다. 내가 그랬다. 그게 그렇~~~게 욕하던 비판적 지지랑 뭐가 다르냐. 그랬더니 그러는 거다. 심이 마음에 안 들어서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내가 다시 답을 했다. 당신이 뭐 좌파입니까? 사회주의 철밥통 후보 찍는 사람입니까?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마지막으로 나온 얘기가 이거였다. 그래도 심이 마지막 소임이라는데 3%로 끝낼 순 없다는 마음도 있긴 있다…

절실함이 안 보인다는 게 이런 거다. 정말 배수의 진을 치고 이 선거 망치면 심도 정의당도 끝이다, 이런 개념이 있어야지. 그래야 하다못해 동정론이라도 등에 업지. 지금 심이 하는 선거전, 저거는 메이저 전략인데 뭔 절실함이 보이겠냐. 그렇다면 왜 절실하지 않은가? 다른 선거, 당선가능성 있는 선거를 또 나가실건가보지! 이번 선거 망해도 그게 심 혼자일지 정의당까지일지 모르지만 인생은 계속된다 뭐 이거 아니야?

재명대장이 ‘나를 위해’라는데, 더블민주당이 촛불시위 따라 춤추다가 이렇게 된 이유가 저의 신간에 다 써있다.

촛불시위의 시각에서 나라를 망친 ‘비정상’이란 보수적 정책과 사익추구의 결합인 셈이다. 따라서 이를 ‘정상화’하려면 진보적 정책과 사익추구의 방지를 결합해야 한다.

(…)

다시 말해 사회공공성 강화와 각자도생은 비정상화를 반대하는 맥락에서 한 바구니에 담긴 셈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으로 비정상에 반대하는 캠페인은 1차적으로 완료됐다. 그러니 사회공공성 강화와 각자도생이 함께 들어있던 바구니는 그 형태가 희미해질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양쪽이 분리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

오늘날의 젊은 세대는 성장 과정에서 경쟁을 통한 성과와 보상이라는 체제를 내면화했다. 게다가 기성세대는 이런 체제의 원리를 더욱 전면적으로 세상만사에 적용하는 것이 곧 ‘진보’라는 논리를 주입해왔다. 앞서 묘사한 것과 같이 이 논리는 ‘보수’가 초래한 비정상적 이익배분 시스템이 ‘나의 이익’을 훼손하고 있다는 인식을 전제하는 것이다. 이런 인식에 따르면 ‘보수’가 만든 체제적 왜곡을 바로잡고 ‘공정한 경쟁’과 이 결과에 따른 보상이 주어지는 체제로 ‘회귀’할 수 있다면 ‘나의 이익’ 또한 정상화될 것이다. 그러나 이 서사에서 생략된 것은 여기서의 ‘나’는 경쟁이 공정하기만 하면 반드시 승리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가? 승자가 있으면 패자도 있는 법이다. 따라서 공정한 경쟁의 질서를 확립하는 게 중심인 ‘진보’와 ‘나의 이익’이 언제나 양립할 수는 없다.

(…)

진보와 각자도생이 ‘정상화’라는 한 지붕 아래 더 이상 공존할 수 없다고 하면, 갈라서게 될 둘 중 어느 쪽이 ‘정상화’의 타이틀을 가져가는지가 중요해진다.

(…)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젊은 세대에게 가르쳐온 것은 실제로 진보가 아닌 시장원리였다. 실상 이 사회가 ‘진보’라고 불러온 이념과 사상의 어떤 덩어리들은 독재에 반대하고 개인의 자유를 쟁취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표현해왔다는 점에서 보다 엄격한 시장원리의 구현이라는 요구에 편승해 온 측면이 있다. 따라서 젊은 세대가 진보와 ‘손해’ 사이의 부조리한 연결고리를 발견한 것은 ‘정상화’의 이름을 각자도생 쪽이 가져갈 확률이 높게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책에 이렇게 쓴대로의 결과가 ‘나를 위해’라는 재명대장의 슬로건인 것이다. 그러면 진보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 ‘나를 위해’에 포함되지 않는 ‘나’들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그들을 대변하겠다는 행보를 적극적으로 밀어 붙이면서 그 지워진 ‘나’를 더욱 확장된 ‘우리’로 만들어 가자는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제는 진보라는 사람들도 이런 저런 ‘나’들이 좋아할만한 얘기를 하며 윙크를 보내는 게 ‘정치’고 ‘전략’이라고 생각하는 듯 보인다.

할 말이 정 그런 것만 남아있다면, 진보를 그만하면 되는 거다.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나! 막 화를 내는 분들이 있을 거다. 여러분이 희망이다. 진보의 미래? 걱정하지마. 남아있는 사람들이 100년 내로 어떻게든 하겠지. 그러니 할 말이 더 이상 없는 분들은 진보를 그만하세요.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진보정치

숙고의 결과 회장님과의 만남?

2022년 1월 20일 by 이상한 모자

심의원님이 회장님을 만나서 나 그런 사람 아닙니다, 그랬는데… 회장님이 칼자루 쥔 사람도 아니고, 별 소용도 없는 얘기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백보 양보해서 회장님을 만날 순 있다. 기후위기 ESG 이런 거 좋다고 해줄 수도 있다. 그러나 진보만 할 수 있는 얘기를 해야지, 현산건설면허취소 중대재해법 이 정도는 재명대장도 할 수 있다. 물론 재명대장은 중대재해법 별거 아니니 안심하시라 이랬지만…

옛날에 독일 사민당이 정권을 잃었을 때 진보들이 떠들던 얘기가 뭐냐면, 제3의 길 그거 해가지고 얻은 이익이 뭐냐 이거다. 독일 유권자들 입장에선 시장친화적으로 갈 거면 차라리 자민당을 찍지 사민당을 찍을 이유가? 지금 마찬가지다. 이럴거면 재명대장이나… 쌍욕이 마음에 걸리면 안철수라도 찍으면 되지 심 찍을 이유가?

물론 당시 사민당이 좋은 평가 받는 지점이 있다. 투표권도 없는 우리나라 보수언론이 인기가 떨어질 걸 감수하고 노동개혁을 한 슈뢰더 만세 이러는거. 물론 독일 선거 투표권이 있어도 이 사람들이 사민당을 지지할리는 없지. 칭찬이 고픕니까 선거전략이 고픕니까? 칩거와 숙고는 왜 했습니까.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심상정, 최태원

책에 대한 장선생님의 서평

2022년 1월 18일 by 이상한 모자

프레시안
‘이재명·윤석열이 싫어서’ 투표하는 민주주의에 대해서
[장석준 칼럼] ‘반대의 정치’라는 감옥에서 벗어나자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011816142200175

관심에 감사드린다. 오늘 낮에 유튜브 방송에서 책 소개를 하면서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런 내용이 아닙니다!”라고 했는데, 그런 내용이 뭐가 아닌지를 잘 설명해주셨다. 감사드리고. 파레콘이니 뭐니 책에 써놨는데, 그런 개념이나 생각, 주장 자체를 장선생님 김선생님들에게 배웠다. 이것도 깊이 감사드린다.

대안 부분에 대해서 비현실적이지 않느냐, 그리고 극우포퓰리즘의 세상인데 참여민주주의를 구현하면 오히려 세상은 더 개판 되는거 아니냐, 이런 반응이 있을 수 있는데… 책에도 그렇게 썼다. 그리고 실제 참여민주주의를 구현하려는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사례들도 썼다. 그럼에도 이런 시도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 책에는 아래와 같이 썼다.

실패와 파국은 예정돼있다. 그러나 여기서의 핵심은 모든 것이 성공으로 귀결되는 낙관적 체제를 만드는 게 아니라, 비관적 실패 속에서 공동체가 무언가를 남기고 집단이 학습할 기회를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에 있다. 어떤 정파가 집권하느냐보다 이게 더 중요하다. 요는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보다는 ‘어떻게 실패할 것인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오늘의 실패가 내일의 더 나은 실패를 위한 근거가 될 수 있다면 세상은 조금씩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전진할 수 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책에도 써있지만 참여계획경제 등은 이러한 개념 자체를 포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된 시스템 안에서도 (정당)정치는 영원히 계속되는 것이다.

Posted in: 잡감, 홍보 Tagged: 장석준, 저쪽이 싫어서 투표하는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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