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잘났다
얼마 전에 강대국들의 백신민족주의를 준엄히 꾸짖는 글을 보았다. 좋은 메시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정부가 백신 확보를 못했다는 뭐 그런 책임론을 생각하니 복잡해졌다.
국산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백신민족주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자국 생산분의 코백스퍼실리티 투입을 후순위로 놓은 인도와 우리가 다를 수 있을까?
얼마 전 무슨 방송에 나가 떠드는데, 진행자가 그러는 거였다. 문통이 백신의 공평한 배분을 주장하더라… 즉, 남 좋은 얘기나 속 편하게 하는 와중에 정작 우리 챙길 것은 바보처럼 못 챙긴 거 아니냐는… 그러니까 백신이 모자라니… 강대국들의 백신 민족주의를 비판하면서 우리끼리는 자국 우선주의를 주장하고 뭐 그런 건가? 일단 살고 보자!…가 목적인 대의명분의 기만적 활용이다. 이런 행태를 뒷받침하는 에너지들 앞에 나는 완전히 무장해제가 되었다.
동부구치소… 마찬가지다. 그냥 뭐 추미애라는 악녀를 두들겨 패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처럼 떠든다. 오히려 그게 은폐인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또 추미애 실드 어쩌구… 제발 좀! 법무부 책임론은 여러 방송에 나가 지난 주 내내 떠들었다. 핵심은 윤석열 징계청구 이딴 게 아니고! 한 번 뚫리면 문제가 될 게 100%인 상태의 시설을, 오직 안 뚫리는 것에만 신경쓰고 실제 뚫릴 경우 어떻게 할 거냐의 대책이 전무했던 것이다.
감옥은 뚫리지만 않는다면, 코로나19라는 특수성에서 예외인 것처럼 여겨졌다. 그것은 왜냐. 죄수들(죄를 안 짓고 억울하게 구속되신 분도 있것지요)이기 때문이다. 죄수들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원래 그렇다는 것이다! 죄수들은 거짓말만 하고! 마스크를 달라고요? 죄수들이 마스크로 뭘 할지 어떻게 압니까! 뭐 이런 식이다. 그래서 애초에 감옥에 빽빽하게 넣어 놓고 너 혼 좀 나봐라 하는 것 외에 신경 안 쓰는 우리가 다 문제 아니냐는 그런 얘기였다. 아래는 지난주 수요일에 쓴 글이다.
http://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49745.html
일전에 양쪽에서 욕 먹는 의사선생님을 잠시 만나 물어봤다. 왜 이렇게 무증상자 찾아내는 선별검사소에 집착할까요? 또 검사 늘리자며 치료제 같이 쓰자는 의사선생님은 왜 그런 주장 하실까요? 이 선생님 말씀이… 글쎄요 진단키트 회사들 문제도 있고… 주식도 그렇고… 다들 이유가 있겠지요…
시청률에 목숨 건 방송국. 정인이 챌린지… 사람들이 온갖 주제로 글 열심히 쓰고 사진도 열심히 올리는데, 그것은 생의 의지인가? 신문에 실린 어떤 글들을 읽다 보면 결국 나 잘났단 얘기 아니냐 싶다. 그래 너 잘났다 라고 하고 싶은 기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