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격렬히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김정은
오늘 한겨레라는 신문이 뭘 분석을 해놓은 기사를 보면 북한 노동당 규약의 일련의 변화는 김정은이 독재로부터 한 발 물러나는 액션을 취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소위 정상국가화라는 건데, 정말 그럴까?
가령 김일성 김정일주의를 더 이상 표방하지 않는다는 것은 김씨일가의 영향력으로부터 국가를 자유롭게 하자는 것일까? 표면적으로는 특이한 국가에서 전형적 사회주의 당국가로 회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 개인 숭배가 유지되는 이상 김일성 김정일주의의 포기는 김정은의 자율성을 좀 더 확보하는 장치가 될 뿐이다. 가령 김정은이 뭘 하고자 할 때 누구도 반대할 수 없겠지만 김일성 김정일주의는 혹시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김일성 김정일주의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음으로서 김정은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현대적인 독재와 전근대적 군주제의 차이는 무엇일까? 뭔가에 대해 무슨 의무를 어떻게 지느냐에 있다고 본다. 가령 독재권력의 정당성은 독재자가 유능한 인간이라는 점에서 나온다. 그래서 독재자의 신화는 늘 불철주야 잠도 자지 않고 일하는 애민정신으로 포장된다. 반면 군주는 놀고 먹는 것 자체가 정당성의 문제로 비화되지는 않는다. 오직 결과에 책임질 뿐이다.
그런 점에서 ‘김정은 대리인’의 가능성은 어떻게 봐야 할까? 정으니는 이제 일을 하고 싶을 때만 할 수 있게 된 거다. 워라밸? 삼국지 게임에 보면 위임 커맨드 있잖아. 그런거지 뭐. 즉, 정으니는 독재자의 자기규정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하이퍼-독재자! 군주로서의 독재자의 길을 가려고 한다고 본다. 너네도 독재자 해봐라. 얼마나 피곤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