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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삶에 관심이나 있냐

2022년 12월 10일 by 이상한 모자

안전운임제는 거의 끝났다고 본다. 정치적 효과만 생각하지 실제 노동자의 삶에는 아무도 관심을 안 갖기 때문이다. 지금 예산도 합의를 못하는데, 예산 합의하고 나서 연내에 처리해야 할 소위 쟁점법안이 여러가지일텐데, 거기 안전운임제 일몰 연장이 낄 수 있을까? 끼더라도, 대통령과 정부가 저런 태도인데 여당이 용인할까? 여당이 용인하더라도, 피 맛을 본 맹수가 돼버린 윤통이 거부권 행사 안 하고 그냥 넘어갈까? 장담 못한다. 말일까지 수를 내지 않으면 뭐 그냥 끝나는 거다. 그러면 시멘트와 컨테이너 운송 업종은 직접적인 임금 하락 효과가 바로 발생한다. 하지만? 뭐 아무도 책임 안 지는 거지.

안전운임제 효과를 정확히 확인하자고 그러는데, 그럴려면 오히려 일몰 연장과 품목확대를 다 해야 한다. 지금 벌크시멘트랑 컨테이너에만 초점에 맞춰가지고는 대량의 인원을 동원해 실질적 추적조사를 하지 않는 한 효과 확인은 어렵다. 가령 아래의 KBS 기사를 보자.

정부와 화물연대가 이처럼 같은 연구보고서를 보고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리게 된 건 한국교통연구원의 연구보고서 내용 자체가 충분한 근거가 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충분치 않은 근거로 양측 모두 각자의 논리에 도움이 될만한 부분만 인용해 주장 하다 보니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것입니다. 국토부와 화물연대도 해당 보고서가 안전운임제의 효과를 판단할만한 객관적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고 평가합니다.

더욱이 일부 데이터에는 조사 방식과 대상이 다른 데이터가 혼재돼 있어 일관된 추이를 파악하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맥락 설명 없이 단순 수치만 나열돼 있어 각자 해석의 여지를 남겨둔 점도 문제입니다. 가령 코로나19 발생 이후 2020년 상반기 수출입 컨테이너와 국내 시멘트 물동량이 전년 대비 급감했다가 이후 대폭 늘어난 상황이나 수에즈운하 선박 좌초 사고 등 전례 없는 해운물류 대란으로 수출입 컨테이너 시장이 출렁인 계절적 효과 등은 수치만 보고 파악할 수는 없는 내용입니다. 교통사고 발생을 유발하는 요인이 안전운임제 외에도 관련 제도나 도로상태, 날씨 등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지만, 해당 보고서 내용이 그런 변수까지 반영된 건 아닙니다. 보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또한, 위 그래프에도 나와 있다시피 양측이 내세운 조사 대상 자체가 ‘견인형 화물차’, ‘사업용 특수자동차’, ‘화물차’ 등 제각각입니다. 현재 안전운임제 대상인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송차량만 따로 떼어내 조사한 자료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해당 결과들 역시 ‘오차’나 ‘착시’가 생길 수밖에 없어 각 데이터 간 비교를 하는 것도 적절치 않습니다. 꼭 들어맞는 데이터가 없다 보니 관련 데이터를 통해 ‘추론’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안전운임제를 시행한 지 3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축적한 데이터로 교통안전 개선 효과가 있다, 없다를 논하는 것 자체가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교통연구원 보고서에도 그런 한계점이 있다는 점이 분명히 명시돼있습니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13849

예를 들면 추레라도 다 추레라 나름이다. 추레라에 대해서 아니? 내가 담쁘에 있었을 때는 말이다. 추레라는 공공의 적이었다. 무슨 얘기냐. 덤프트럭은 법적으로 건설기계로 분류된다. 화물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유가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한다. 그런데 추레라라는 게, 앞에 끌고가는 차가 있고 뒤에 끌려다니는 차가 있는 거잖아. 그게 각각 별개의 차량이다. 번호판이 각각 나옴. 근데 앞에는 일반적인 트레일러인데 뒤에가 덤프인 경우가 있어요(이거 하려면 앞의 트랙터도 유압펌프를 추가하는 등의 일부 개조를 해야 됨). 덤프트럭이랑 사실상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거지. 근데 그렇다면 가격경쟁력은 어디가 유리하겠어? 유가보조금 받는 덤프-트레일러가 더 많이 깎을 수 있다는 거지. 그러니까 덤프아저씨들은 덤프트레일러를 미워하게 되고 우리도 유가보조금을 달라 이러다가, 안 줄거면 쟤네도 주지 마라고도 하고… 이렇게 되는 것임. 추레라를 쫓아내자는 게 거의 구호이고 요구사항인 현장도 있었음.

여기서 알 수 있는 거. 화물노동자가 평생 한 종류의 차량만 하는 것도 아니고, 앞의 트랙터와 뒤의 트레일러가 어떻게 연결돼있는지에 따라 업종이 다 다를 수 있는 건데 이걸 그냥 나와있는 통계나 이런 것만 가지고 안전운임제가 효과가 있는지를 과연 파악할 수 있느냐는 거. 차라리 넓게 적용하고 장기적으로 보는 게 답이지. 근데 그럴 생각은 전혀 없지. 이번 기회에 부담스러웠던 거 그냥 치우자… 이렇게 갈 가능성이 높겠지.

화물노동자들이 월 5백씩 벌면서 뭐 그렇게 말이 많냐, 이러는데… 화물노동자가 한 달에 얼마를 버냐, 그건 아무도 모른다고 본다. 예를 들면 또 연합뉴스의 기사를 참고해보자.

https://www.yna.co.kr/view/AKR20221202080500502

이런 저런 항목을 막 얘기하고 있지. 저게 노동자마다 다 달라. 예를 들면 애초에 상당한 자본을 들고 시작하는 노동자라면 차량 할부금 부담이 경감되겠지. 할부금 다 내면 차량은 어차피 자산이 되는 거 아니냐 할 수 있는데, 감가상각이라는 게 있고, 업종에 따라서는 할부금 다 갚을 때 되면 차량을 바꿔야 되는 경우도 있다. 옛날에 담쁘에 있을때 소위 말하는 앞사발이 24톤 덤프트럭 노동자 중에 그런 아저씨가 있었음. 최대한 적재함이 상하지 않는 업종을 해야 하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나. 또 어느 시기에는 일감이 없기도 하는 등… 결국 다 지나봐야 내가 얼마를 벌었는지가 나오는 거지, 월급쟁이처럼 딱딱 월급명세서 찍혀 나오는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 보니까 대부분 돈 쓸 때는 자기가 실제보다 더 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차 바꾸면서 옵션 같은 거 추가하면서 한 탕 더 뛰면 되지 뭐 하는거) 또 한편으로는 결산하면 어떨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과노동하는 것이기도 함.

그니까 이게 맞냐고. 이런 삶이 맞습니까? 그건 온데간데 없고 뭔 불법 타령만 하고… 뭘 부쉈습니까 어딜 점거를 했습니까 도대체… 그러나~~ 말해봐야 소용없지요. 지지율 40% 고지로 가즈아~~~!!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특수고용노동자, 화물연대

어려운 하루

2022년 12월 9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새벽에는, 어려웠다. 화물연대가 파업을 선언한 이후 정부 대응과 사람들의 여러 발언, 가령 노동자가 아니니까 파업이 아니랄지, 본때를 보여줘야 한달지… 내가 화물연대 조합원도 아닌데, 존재를 부정당하고 인생 전체를 모욕 당하는 느낌이었다. 그런 와중에 거의 백기투항을 해버린 것은, 그럴 수 밖에 없다 것은, 그리고 그 뉴스를 말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가슴이 아픈 일이다.

옛날 같았으면 이렇게 접더라도 누가 어디 올라가기라도 했을 거다. 그리고 그걸 부여잡고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훗날을 기약하며… 어떻게든 상황을 해소하고 마무리를 했겠지. 그런데 지금은 그마저도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권이 강공인 것은 처음 겪는 일도 아니고 그러니 놀랄 일도 아니다. 그러나 마치 소리 한 번 못 질러보고 우르르 무너진 것처럼 돼버렸다는 것은, 민주당의 빈 발길질을 그나마 아닌척 명분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은, 그게 마치 전부 당연한 일인양 얘기한다는 것은… 밖에 있는 사람이 함부로 할 얘기는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기분상, 굴욕이 아닌가. 그러니까 지금은, 그런 굴욕을 감수하는 것 외의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아닌가. 여러분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내 기분이 그렇다는 거다.

왕년에 잠깐 특수고용조직에 몸을 담았다는 것 뿐이지만, 그때 비슷한 처지라는 이유로 이래 저래 화물연대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왜 우리는 저렇게 못하나 하는 얘기도 하고… 그때 그들의 사무실에 갈 일도 종종 있어 왕래도 했다. 심 모 국장이라고 특이한 분 있었는데 잘 사시는지 모르겠다. 그 양반 빼면 얘기가 안 되는 사람이었는데… 아무튼 조직의 전환 과정에 떠나야 했지만, 그 때의 기억을 잊지 않으려고 늘 노력한다. 화물과 구조가 거의 유사했기 때문에 할 말이 많고 남의 일 같지 않다. 무슨 이상한 기사 같은 거 나오면 반박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해서 뭐하나 싶고, 그런 게 요즘 분위기고 정서이다.

노옥희 선생은 갑자기 돌아가시고… 정신차려보니 주변이 다 휑하고 막막하다는 기분이다. 다들 그렇겠지. 그런 기분으로 뭔가를 떠드는데 진행자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유튜브 막말 댓글을 보고 참지 못했다. 나는 라디오 방송에서 자꾸 유튜브 얘기 하는 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 기분 십분 이해한다. 한겨레 유튜브 방송 할 때 건너편 큰 화면에 실시간 댓글을 띄우는데, 이태원 참사 이후 뭘 집어 던지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렇게 어렵게 시작한 하루지만, 오늘은 한가하다. 속보를 받고 싶지 않다. 잠이나 자빠져 자야겠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화물연대

불법과 윤리

2022년 12월 5일 by 이상한 모자

일전에 윤통의 이태원 참사 이후에 대한 대응에 대해 얘기한 일이 있다. 불법이냐 아니냐를 말하는 것에 맞서 윤리적 기준을 논하는 게 필요하다… 이런 얘기하면 대부분의 정치-덕후들은 코웃음이나 치지. 근데 정치-덕후들, 한 번 생각해봐라. 윤통이 화물연대 때려서 지지율 올리는 건 통치-엔지니어링의 기준에서 보면 선택할 수 있는 카드 아닌지? 더블민주당 성향 정치-덕후들은 이 점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화물연대 탄압에 분노하는 듯한 외양을 띄는 것은 그것 역시 그들 입장에선 ‘선택할 수 있는 카드’인 것이란 것이고, 그렇다는 건 결국 세간에서 말하는 마키아벨리스트적 처신인 것이지. 뒤집어 말하면 이 정치-덕후들이 정권을 잡는다면 혹은 정권의 스핀닥터가 된다면 윤정권이랑 똑같이 하면서 ‘전 정권은 안 했나요 왜 우리한테만 이러나요’ 하는 거다.

그래서 이 구조가 지긋지긋한 저 같은 인간들 입장에선 뭐가 더 나은 것인지 공통의 기준을 논하고 그것을 업데이트 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그러려면 윤리적 기준이 중요하다는 말씀 드리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 쓴 글이 그런 얘기. 링크. 쫌 읽어봐.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634

화물연대를 대하는 정권의 방식이 실용적 기준에서도 아주 악랄한데, 팔과 다리를 정확하게 타격하고 있다. 안전운임제 3년 연장 해준다고 했는데 파업 왜 해!! 이거는 화물연대 입장에선 답이 안 된다. 품목확대가 있어야 한다. 왜냐면 지금도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적용되기 때문에, 일부 조합원이나 비조합원 일부에선 결국 추레라 좋은 일만 하는 거 아니냐, 우린 호구냐, 역시 파업 동참 안 하고 일이나 하는 사람이 현명했다… 이런 반응이기 때문이다. 근데 3년 연장 받고 끝내봐라. 난리나지. 그게, 원래 특수고용 조직이, 원래 이래 원래… 파업을 해도 내홍 끝내도 내홍 원래 그래… 특고가 본질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어.

가령 같은 회사에 다니면 보통은 이해관계가 동질하잖음? 파업에 동참한 사람이 있고 안 한 사람이 있다고 해도, 임금이 인상되면 적용받는 건 마찬가지잖어요. 근데 특고는 일상이 서로 경쟁관계임. 화물 중에서도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원론적으로 볼 때 같은 업종이면 서로 가격경쟁하면서 제살 깎아먹기 하는 거지. 이런 환경에서 화물연대라는 틀로 여러 업종이 동일한 행동에 들어가는데, 성과는 특정 업종에만 주어지게 된다고 생각을 해봐. 그럼 성과를 적용받지 못하는 ‘나’는 그 특정 기간 동안에 그냥 일을 안 한 것만 남는다니까. 더군다나 내 일거리는 비조합원이 다 채가는 거지. 2배로 손해인 것.

이걸 아니까 절대 품목 확대는 안 해주겠다는 것이다. 품목 확대를 안 해줘야 화물연대가 죽는다 이거지. 애초에 안전운임제 같은 것도 생각도 없어. 그리고 비조합원 차 부수는 거. 이거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잘했다고 절대 말할 수 없는 일이지. 근데 이런 행태가 왜 발생하냐면 앞서 말한 사정, 그러니까 이것도 특고여서 그런 게 큰 것임. 어쨌든 파업을 한다는 건 화물노동자 전체를 위한 일이기도 한데, 비조합원들은 투쟁의 과실은 과실대로 챙길 거면서 남들 일 안 할때 열심히 일도 한다… 이러면 열받는다는 거지. 그래서 막 부수기도 하고 협박도 하고 무슨 응징한다고 하고 그러는 거거든. 그러나, 하면 안 되는 일이지. 어쨌든 여길 윤정권이 타격하는 것도 급소를 짚는 것. 명분 꺾으면서 협상력 강화라는 실리도 짤라버리는…

이게 그래서 윤통 본인은 화물연대가 북핵이라는 둥 조선일보가 할법한 얘기를 마구잡이로 하고 있는 것이지만, 그 대응방법이라는 거는 이 바닥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관료들이 입안하는 거거든. 이게 정치권력이 방향만 제대로 설정해주면 관료조직-수사기관은 노조든 무슨 단체든 뭐든 무력화 시키는 거는 아주 얼마든지 효율적이고 악랄하게 할 수 있음. 오히려 이런 악랄함이 윤통의 마구잡이 워딩에 가려진 측면도 있다고 할까?

그러니까… 이런 환경을 봐도, 우리가 저 위에 링크한 글처럼 화물노동자의 여건과 개선 방법에 사회가 어떻게 합의할 것이냐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면, 백약을 논한들 무슨 소용이냐는 것. 그리고 그게 시작이 되려면 어쨌거나 우리 모두가 각자에게 윤리 판단을 요청해야 가능. ‘안전운임제’니까 우리 안전의 측면에서도 같은 이해관계가 걸려있다 정도로는 부족. 일단 화물노동자들의 삶에 대해 관심부터 갖길 추천합니다. 나? 내가 담쁘연대 출신이라는 걸 잊지 마라…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파업, 화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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