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가 혁신당할 판
더블민주당의 혁신위원장이라는 분은 동네 아저씨 스타일 같다. 푼수라고 해야 되나? 눈치없이 되는대로 막 말하고 수습하려다가 더 사고치는… 이런 분이 그런 면모가 있어도 다른 장점이 있다면 혁신위원장을 할 수도 있을텐데 다른 무슨 장점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혁신위니까 혁신위원장이 좀 이상해도 다른 분들이 멀쩡하면 혁신위가 잘 굴러가야 할 거 같은데, 그렇지 않다. 오늘도 봐라.
◎ 진행자 > 물론 김은경 위원장은 학교에 계셨던 분이고 정치 일선에서 뛰었던 분은 아니기 때문에 메시지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훈련이 안 돼 있는 분이긴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된 자리라고 한다면 물론 항상 발언이 문제가 되면 내 발언 의도나 맥락은 그게 아니었다라는 항변들을 다 해요. 일반적으로. 하지만 보통 뽑아서 쓴다는 거 다 알잖아요. 그러면 발언에 주의를 기울였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 서복경 > 그래서 어제 인천에서 당원 국민 간담회 할 때 그 발언으로 인해서 불쾌하시거나 그런 분들이 있다면 유감이다, 그런 얘기도 하셨죠.
◎ 진행자 > “그것으로 인해서 마음 상한 분들이 있다고 하면 유감이다” 어제 이런 입장 표명, 이걸로 갈음된다고 평가하시는 겁니까?
◎ 서복경 > 저희가 말한다고 해서 갈음이 되는 건 아닌 것 같고요. 들으시는 분들이 계속 용납이 안 되면.
◎ 진행자 > 그런데 들으시는 분들 중에 국민의힘도 있잖아요. 지금 국민의힘에서는 상당히 공세를 세게 펴고 있는데, 혁신위원회 해체까지 얘기했거든요. 김기현 대표 같은 경우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 서복경 > 그런데 혁신위하면서 굉장히 의아했던 부분은 있는 게 국민의힘의 원내대표님도 그렇고 대표님도 그렇고 남의 당에 관심이 많으시더라고요. 제가 보기에는 그 당도 문제가 많으시던데 그 당 일은 알아서 하시고 민주당 일은 또 민주당에서 알아서 하고 그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 진행자 > 그런데 과거 2004년 총선 때인가요. 정동영 열린우리당 시절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까지 다시 소환하고 있는데 그럼 이건 그냥 정치공세다, 이렇게 받아들이시는 겁니까?
◎ 서복경 > 실제로 저희 위원장님도 나이가 곧 60세인데요. 연배가 있는 국민 분들이 들으시기에 불쾌하다 라고 하는 것은 저희가 얼마든지 말씀을 드려야 되는 부분인데, 국민의힘에서 그렇게 얘기하시는 거는 또 그분들은 그분들의 의도가 있는가 보다.
정치 조직에 들어갔으면 거기서 하는 말은 다 정치적으로 소비되기 마련이다. 이 문제의 경우 사려깊지 못했다, 유감이다, 진의는 그게 아니었지만 미안하다… 이렇게 계속 반복하면서 넘어가야 할 문제다. 그렇게 말하지 않았느냐 라고 할지 모르겠는데, 사족을 붙여서 너네나 신경써라 라고 하면 앞의 얘기는 다 소용이 없게 된다. 가령 여기서도 다뤘는데 ‘민주주의에 반대한다’라는 책이 있다고 할 때, 학계라면 중간에 좋은 얘기가 많이 있다는 게 중요하지만 이 책이 정치권으로 오면 결론이 투표권 제한이라는 게 알파요 오메가인 책이 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국민의힘의 비판 취지에는 뭐라고 할 거냐’는 질문에 뭐라고 답을 해야 했을까? 그냥 땡큐라고 하면 된다. 그정도로 모자랄 것 같으면, 우리가 제안하는 혁신 과제는 앞으로 국민의힘에도 필요할 거다… 그 정도면 된다. 너네 일에나 신경써라, 이러면 앞의 얘기는 다 없어지고 이것만 남는 거다. 이런 저런 설명을 해도 욕만 먹다보면 결국 남탓 언론탓 정치인탓 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정치권이 이 모양 이꼴로 온 경로를 정확하게 답습하는 거다. 혁신위가 시궁창 정치 체험 위원회는 아닐 것이다.
지금 서교수님 같은 분들이 이렇게 몰리는 이유가 2개 있다. 하나는 이미 ‘사과할 일 아니다’라고 혁신위가 이 문제를 규정해버렸기 때문에 혁신위원이 그 밖으로 벗어날 수는 없다는 거다. 변호사와 기자 출신 대변인이 이미 그렇게 대응해놨다. 물론 그 대응도 혁신위의 집단지성?의 결과겠지만. 그런데 그런 입장은 애초에 왜 나온 건가? 이게 둘째 이유인데, 만약 혁신위가 별 일 아니고 국힘이 문제다, 이렇게 반응하지 않고 도게자 분위기로 갔다면 그렇잖아도 내외로 취약한데 이미 상당히 부풀어오른 내부로부터의 압력으로부터 버틸 수 있었겠는가 하는 생각도 있다. 지금 상황에서 기반이 취약한 혁신위가 혁신을 하려면 일단 살고 봐야 하는데 버팀목도 없이 살기는 어려운 거다. 물론 급히 주워온 버팀목이 오히려 더 취약한 썩은 나무 같은 분위기가 되어 버렸지만…
그러니까, 세상사 다 이유가 있는 거예요. 정치판이 이따위인 이유가 그저 정치인이 이상한 이유 때문만이 아니라는 게 이런 사례에서 드러나는 거다. 뭐 어떡하나. 누가 칼 들고 협박해서 혁신위원 하신 것도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