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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우크라이나

푸틴이 싫어서 재무장하는 민주주의

2022년 3월 1일 by 이상한 모자

제 졸저에 보면 반대의 정치 개념이 나오는데, 책을 그냥 후루룩 읽으면 아 그냥 진보가 싫어서 보수가 된다 이런 얘기구나 하실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얘기라기 보다는, 정치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때는 그 방향이 너무 옳다고 다들 생각한 결과라기 보다는 무언가에 반대해서 그 반대편으로 달려간 결과일 때가 많다는 얘기다. 일본 정치의 우경화라는 것도 무언가에 대한 반대였는데, 그 반대의 대상이 된 것도 이미 무언가에 대한 반대였고요. 그건 책을 보시면 알 수가 있다.

어제 어떤 분과 푸틴 욕을 한참 했다. 나도 오다가다 전문가라는 분들과 자꾸 대화를 나누는데, 푸틴의 선택은 합리적 기준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어떤 경우든 침략은 정당화되지 않지만, 정당화되지 않는 선택을 해서라도 추구할 이익이라는 게 별로 없다는 거다. 매드맨 전략이 아니고 실제 매드맨인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일 거다.

근데 그러면서 이런 대화를 했다. 푸틴이 세계사의 새로운 장을 열어버린 것 같다. 그것은 푸틴을 반대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세상이다. 독일이 분쟁지역 무기수출을 재개한달지, 아베 신조가 대놓고 핵공유 얘기를 꺼낸달지, 뭐 그런 것들 말이다.

그러자 그분이 답을 했다. 어벤저스 같은 세상이다. 빌런이 출현하면 그 빌런을 막기위해 히어로들이 힘을 합쳐 막아낸다는 세계관 말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더 많은 힘을 갖게 된 히어로들이 새로운 빌런을 지목할 때, 그게 진정한 빌런이 맞는 것인지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 맞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우크라인들의 투쟁을 폄하하려는 게 아니고,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거다. 가령 우크라이나인들의 서구 지향은 소련-러시아에 대한 반대였다. 저의 이전의 졸저 냉소사회의 개념을 갖고 오자면, 소련-러시아는 ‘진정한’ ~(무엇무엇)이 아니다. ~(무엇무엇)에는 각자가 원하는 걸 넣을 수 있다.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니고, 문명이 아니고, 우리 편이 아니고 등등… 그렇기 때문에 소련-러시아의 반대편에 있는 유럽을 지향해야 하고, 우크라이나인들의 인식 속에 유럽은 진정한 ~의 위치를 점하게 된다.

그런데, 앞에도 썼지만 러시아반대냐 극우반대냐의 반대전선에서 친러파에 맞선 친유럽파 정치인들의 실상 역시도 진정한 ~(무엇무엇)은 아니었다. 진정한 ~을 지향하는 것 같으면서도(인민의 종) 전형적 친유럽파(유셴코 혹은 티모셴코 블록)는 아닌 것처럼 보이는 젤렌스키가 소환된 것은 그 이유였는데 그 역시 진정한 ~은 아니… 게 될 뻔 했으나 이번에 진정한 지도자로 거듭나고 있는 거다.

그니까… 지금까지 떠벌떠벌한 이 구조를 직시해야 상황의 본질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촛불시위를 촛불혁명이라고 한 것과 똑같은 오해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촛불시위가 의미있었던 것처럼, 우크라이나인들의 싸움은 인류사에 기록할만한 일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우크라이나, 푸틴

우크라이나에 대해 하루 1분은 생각하냐?

2022년 2월 27일 by 이상한 모자

보니까 또 재명대장이 경솔하게 한 말이 논란이 되고 있다. 모든걸 석열왕 골탕먹이려는 맥락으로 써먹다보니 이런 일이 일어난다. 재밍이 또 재밍했다. 중궈니횽도 부들부들한다. 난 좀 웃기다고 생각한다. 평소 우크라이나에 대해 하루에 1분도 생각하지 않는 한국인들이 하는 대부분의 말은 다 무책임한 것들이다.

중궈니횽도 라디오에서 평화는 종잇조각으로 지켜지지 않는다류의 발언 한 걸로 들었다. 아니면 죄송… 여튼 이 얘기 보수언론과 석열왕도 비슷하게 한다. 처칠, 체임벌린, 체코, 뮌헨협정… 이런 얘기 하면서 힘에 의한 평화 어쩌구,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 막 이런 얘기 하는거지. 서방의 휴짓조각이 될 약속만 믿고 핵무기를 너무 쉽게 포기해서 이꼴이 났다 이거야.

근데 세상사가 그렇게 단순하던가? 소련이 망하고 그 영향으로 우크라이나가 독립했을때, 어땠겠나? 뭐가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었겠지. 근데 거기에 소련 핵무기가 있어. 서방이든 러시아든 그걸 그냥 두고 보겠냐? 이런 게 핵무기가 존재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상태일 것이다. 따라서 NPT 체제로 가서 핵은 폐기하도록 하고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약속받는 게 최선이다. 이 약속은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효력이 있었고 경제적 지원도 실행되었다. 오늘날의 우크라이나는 이 덕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걸 이제와서 이 시점에 벌어진 사태만 놓고 우크라이나 핵포기의 교훈이라며 쉽게 떠들어대선 안 되는거다.

또, 젤렌스키의 등장이라는 거는 양당이 아전인수격으로 논할 문제가 아니고 오히려 반성을 해야 되는 맥락이다. 젤렌스키를 유재석에 비유를 해보자. 우리나라 국민들이 하다 하다 유재석을 대통령으로 밀 정도가 돼버렸다고 생각을 해봐. 정치가 어떤 상태였겠냐.

우크라이나에선 상당기간 기득권=친러시아=부정부패였다. 오렌지혁명은 이걸 반대한 것이다. 그런데 ‘러시아 반대’로들 모이다 보니 민주주의를 바라는 소시민부터 공산주의를 미워하는 재벌, 극우주의자까지 모두 한 편에 서게되었다. 며칠 전에 푸틴이 나치 어쩌고 했지? 친러시아들은 오렌지=반러시아=극우=나치란 도식을 갖고 ‘극우 반대’로 맞섰다 이것임. 그래서 유로마이단 때도 러시아프로파갠디스트들이 극우테러리스트 얘기 막 하고 그랬던 거다.

하여간 이런 사정에다가 오렌지혁명 이후 친유럽 세력이 권력을 키웠음에도 부정부패와 관련된 스캔들은 계속됐고 경제 문제도 체감하기로는 크게 나아지지 않은데다 러시아의 군사적 압박은 커졌기 때문에 불만이 해소가 되지 않았던 거다. 공산주의자를 몰아냈더니 자본가들이 와서 행패를 부리는 꼴이었음. 게다가 그걸 서로 이용해 상대를 공격하고 견제하고 탄압한다. 그래서 친유럽 친러시아 핑퐁게임에 아주 질려버린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차라리 가상세계의 대통령을 실제 대통령으로 만들어 버린 거고 그게 젤렌스키인 거다. 그러니까 우크라이나 얘기를 할 거면 기성정치가 반성부터 하는 게 먼저이다.

유재석이 대통령이 돼도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할 수밖에 없듯, 이런 맥락에서 대통령이 된 젤렌스키도 러시아 반대라는 차원에서 유럽연합 가입이라는 국민적 요구를 무시할 수는 없는 거다. 그래서 젤렌스키가 준비 안 된 대통령이라 사태가 이렇게 됐다는 일부 미국 언론들의 지적은 그래서 편향됐다. 그리고 바이든이 초콜릿 재벌 포로셴코한테 어떻게 했냐? 트럼프는 젤렌스키한테 어떻게 했냐? 내 생각에 미국이 젤렌스키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할 자격은 없다.

그러니까 남의 나라 얘기를 할 때는… 아니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어 그만 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로마이단, 젤렌스키,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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