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창당 들어간다는 이준석
오늘 조선일보가 단독 달아서 실제 창당 발기인 모집에 나설 거라고 썼다. 물론 창당 발기인은 창당 발기인일 뿐이고 여전히 창당을 하려다가 말 수도 있고, 창당을 하려고 했지만 실패할 수도 있고, 창준위까지만 할 수도 있고, 끝내 창당할 수도 있고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나는 결국 창당까지 갈 가능성이 여전히 상당히 있다고 본다.
엊그제 뭐든지 전문가라는 최모라는 분이 이준석 신당은 뻥카다 라면서 그 특유의 도식을 제시했는데 그에게 신당론은 유리하지만 실제 신당 창당은 불리하다는 게 근거였다. 이 분은 평생 비슷한 오류를 저지르는데, 사람은 불리하다고 안 하는 존재가 아니다. 불리해도 할 수밖에 없으면 하게 되는 게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 이미 그렇게 행동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도식은 유용하지만, 사람의 행위를 예측하기 위한 도식이 쓸모가 없는 경우가 많은 게 다 이런 이유다.
우리 심리학과들은 MBTI를 믿지 않는다. 그러나 뭔가 비유해서 설명하기 좋을 때가 많아서 종종 써먹곤 하는데… 대개 정치인들은 P여야 한다고 보는 쪽이다. 왜냐면 정치라는 게, 계획 세워봐야 다 소용없기 때문이다. 뭇 사람들은 정치인들이 뭘 하면 아 다 계획이 있었구나 하는데, 계획이 있으면 뭘 하냐. 오늘 맞는 얘기가 내일 되면 다 틀린 얘기 되는데.
그렇다고 다 무계획이란 게 아니다. 대략적인 가닥을 잡고 오늘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지만 내일 바뀐 상황에 따라 그것도 계속 바꾸면서 현실에 대응을 하게 된다는 거다. 그걸 잘 못하면 정치의 기술적인 측면에서 부적응이 된다. 대표적인 게 안철수다. 내가 볼 때 안철수는 J다. 잠잠한 시기에 뭔가 계획을 세워. 시나리오를 한 10개 정도 그린 담에 활동을 시작해. 계획에 맞춰서 뭔가를 막 하지. 그러다가 10개 시나리오에 안 들어가는 사태가 생기잖아? 눈을 막 굴려. 동공지진… 대응이 안 돼. 다시 계획을 세울 때까지 다시 잠잠해짐.
그런 경우 말고 대개의 정치인, 그러니까 P같은 녀석들은 뭐냐면… 이준석을 예로 들어보자. 처음부터 나는 12월 말되면 반드시 신당을 출범시켜야겠어, 이런 정도는 아니었을 수 있지. 그때가 되면 신당을 하게 될 수도 있겠는데? 그 정도였을 수 있어. 근데 가면 갈수록 신당을 안 하면 안 되게 되잖아. 이제와서 유턴하면 우습게 되잖아. 그럼 하는 거지.
제가 방송에서 그런 비유를 여러번 했다. 칼은 칼집에 있을 때 가장 무섭다. 그런데, 칼이 칼집에 백날천날 있다면 그건 더 이상 칼이 아니다. 칼이 언제든 칼집에서 나올 수 있어야 칼이다. 그렇지 않나? 칼이 칼집에서 안 나오는데 어떻게 칼인가? 레닌인지 트로츠키인지 하여간 그런 말을 한 일이 있어요. 술잔이 눈 앞에 있다면? 일단 마셔야 한다. 나머지는 마시고 난 다음이다. 이건 레닌이 술꾼이다 이런 게 아니고, 기회가 왔다면 일단은 잡고 나머지에 대응할 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이준석 신당이니 뭐니에 대해 이른바 제3지대 신당에 대한 기대까지 뒤섞여서 예상 외로 높게 나오는 걸로 잡힌다. 이거 실제 창당하면 유지 안 된다. 누구나 동의할 거다. 그러나 일단 지지율이 그렇게 나오고 있다면, 정치인은 거기에 대한 무슨 대응을 안 할 수 없는 거지. 술잔을 들이킬 수밖에 없는 것. 특히 매일 뉴스에 나와야만 되는 사람 같으면 뭐 더 말할 게 있겠는가.
신당 하다 망하면 정치생명 끝나는데요? 진짜 최악의 경우엔 정치 그만하면 되지. 나이도 젊은데 뭐 어떠냐. 남경필이랑 코인전문가 하든지. 뭐 혹시 아냐? 20년 후에 그럴듯하게 돌아올지. 지금 국힘으로 유턴해도 정치 생명은 어차피 끝난다. 더 안 좋게 끝나겠지. 어려운 일에 도전한다며 뭐라도 해보려다 눈물의 퇴갤하는 거랑, 굽히고 들어갔는데 성과도 못 내고 불명예퇴장 하는 거랑 뭐가 낫겠어. 그니까, 중궈니횽처럼 이준석이를 애취급 하면서 이준석이 국힘을 뺏겼다고 생각하는 거라며 적당한 자리와 권한을 쥐어주면 진압된다는 얘기는 사석에서나 하시는 거고… 이런 이유로… 이준석 신당이 되는 거냐 마는 거냐는, 적어도 지금 시점에선 전자가 좀 더 가능성 높지 않느냐라고 보는 것.
내가 계속 이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 거는 이게 결국 보수의 차기 주자 결정과 그에 대응을 해야하는 그 반대편 진영,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갈피를 잡아야 할 이른바 진보들의 대응 전략과 관련된 문제라고 보기 때문. 무슨 신당은 잘 안 될 수 있어. 그래도 일정한 성과는 있겠지. 그게 결국 이래 저래 돌아가서 윤석열 말기에 대선 앞두고 보수정치의 동력으로 수혈될 가능성이 큰데, 그게 가져올 이런 저런 연쇄효과라는 게 있지 않겠어? 여기다가 예언식으로 쓰진 않겠지만, 진짜 황당한 판을 보게 될 수 있다고요. 그러니까, 맨날 에이~~~ 그 무슨 이준석 같은 게 무슨~~~ 이런 거 말고 좀 진지하게 생각들을 좀 해보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