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론과 가짜뉴스를 또 생각하며
한겨레 인터넷 방송 본격 시작 전에 김수민 평론가님과 티격태격 한다. 네가 더 잘 나가니 마니… 제가 분명히 말씀드리는 것은 이거 먼저 시작한 건 김완 김수민 두 분이다. 예언해줌 당시에… 느닷없이 저더러 월천평론가 비난을… 여보세요!! 무슨 월천입니까 지금… 아무튼 김수민님이 어디 가서 김민하로 오해를 받았다 그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김수민으로 오해를 받은 것이 수천번 정도 된다… 이런 얘기였거든. 오늘 한겨레 유튜브 채널을 들어가보니까 말야. 쇼츠라고 있어. 이 쇼츠가 완전히 무슨 김수민 월드야. 김수민 밖에 없어. 같이 방송을 했는데 김민하는 없음. 한겨레도 아는 거지… 누가 더 잘 나가는지를…
여튼 이런 취급을 당하면서도 한겨레를 꿋꿋하게 보는데, 오늘은 세대론 얘기가 있었다. 기사 제목에 ‘편도’가 들어가는데, 중년 기자가 이해를 못하더라… 근데 그러면서 역시 MZ세대는 다르다고 하기에 당신이 편의점 도시락을 안 먹는 것 뿐이지 않느냐! 라고 했다는 얘기로 시작하는 그런 글이다.
일주일에 한 번 신 모 교수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를 가는데, 거기서도 편도 얘기 한 일이 있다. 근데 이 분은 또 편의점 도시락을 좋아한다고 주장을 하더라. 내가 “MZ세대가 편의점 도시락을 좋아서 먹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했는데 자긴 좋아서 먹는다고… 뭐 여튼.
그니까 MZ세대라는 말이 왜 이렇게 됐느냐, 그 시작점을 잘 봐야될 필요가 있어요. MZ세대가 이런 저런 특성을 가졌다, 그게 뭘로 규정이 되느냐. 사실 아무도 실제로 확인한 일은 없거든. MZ세대가 무슨 특성을 가졌는지를. 근데 뭔 자신감으로 그 얘길 하느냐, 결국 ‘MZ세대는 386과 대립한다’ 이게 핵심이고, 나머지는 그냥 ‘반-386’ 코드로 자동생성 하는 거지. 386이란 운동권이고 집단주의고 민주당이니까, MZ세대는 반-운동권이고 반-집단주의고 반-민주당이다… 이렇게. 그래서 ‘MZ세대는 386과 대립하므로 우리 편이다’라는 게 보수들의 접근 방식이고, 애초에 이것 외의 MZ세대론의 효용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그냥 이 틀로만 생각하다가(사실 생각을 했다기 보다는 그냥 관성적으로 그랬다고 봐야겠지) 막 69시간 돼버리고 그랬던 것임. 그니까 진짜 MZ세대가 어떻다 라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임.
이게 정치적 논리로 들어오면 세상 만사가 다 그런 식. 제가 책도 썼지요? 굳이 안 사도 되니까 한 번 쯤 빌려서든지 읽어보시고. 신 모 교수 얘기 한 김에, 내가 라디오 방송에서 그 얘기 한 일 있거든. 메이지 유신 얘기 일본 극우들이 좋아한다… 그랬더니 그렇게 얘기하는 건 좀 무리다 라고 막 답하던데, 그게 이것과 같은 논리라고.
여러 차례 여기도 썼는데, 첨에 조슈 일당들이 하려고 했던 건 ‘도쿠가와 막부 반대’였단 말야. 왜냐면 도쿠가와 막부 내내 비주류였으니까. ‘막부 반대’를 하기에 좋은 빌미가 된 게 흑선내항이고 ‘거봐라 막부가 쇄국만 하더니 이제 외국에 너무 뒤져서 망할 위기 아니냐’란 논리가 성립된 것. 그래서 막부-반대는 1) 막부가 아니라 천황이 통치권을 회복해야 한다, 2) 쇄국이 아니라 외국을 배워야 한다… 이렇게 존황양이로 정식화가 되는데, 물론 이것도 무리가 좀 있었지. 왜냐면 도쿠가와 막부가 어찌됐건 강요된 개항을 하긴 했고 대정봉환도 수용하고 뭐 이러니까… 그래서 자기들끼리도 옥신각신하고 논쟁도 있고 했는데, 어쨌든 핵심은 ‘막부 반대’로부터 연결되는 논리다 라는 것.
근데 이게 실제 메이지 유신을 하고 나서도 떨치지 못하는 논리가 되는데, 뭐냐면 애초에 ‘막부-반대’의 명분이 ‘외세한테 질 거 같다’는 거였잖아. 이제 니덜이 정권 잡았으니까 외세한테 이겨야지? 이기게 되겠지? 이기게 만들어야겠지? 이게 메이지유신이 제국주의로 자연스럽게 가버리는 핵심 징검다리라고 볼 수 있겠지. 그러니까 일본 극우들이 메이지유신을 좋아하는 거라고. 더 나아가서, 윤석열 정권이 왜 이러냐! 이건 문재인 반대로부터 시작하는 거거든? 문재인은 왜 그랬냐! 그거 이명박근혜 반대로부터 시작하는 거지. 다 이런 데 답이 있는 거예요.
그담에 요즘 무슨 가짜뉴스 타령 자꾸하는데, 이게 또 묘미가 있어요. 뭐냐면, 우리가 쉽게 상상하는 구도는 그거잖아. 가짜뉴스 세력인 어떤 놈이 일광횟집은 일본놈이다 이걸 주장해. 그러면 그 어떤 놈과 같은 편인 놈들이 자기 편이 말했다고 똑같이 일광횟집 일본놈! 이 얘길 한다고. 그러면 팩트타령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서 일광횟집은 일본놈 아니다 이러고 다시 반격당하고 가짜뉴스 세력은 슬퍼지고… 이게 흔히 생각하는 구도지.
근데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냐. 러시아식 역정보가 일상화된 시대다. 오히려 반격을 하고 싶은 놈들이 가짜뉴스로 몰아 붙일 거리를 찾어. 내가 볼 때 열린 뭐시기 유튜브 그거 젤 열심히 보는 사람들이 보수일 것. 뭔가 찾아내갖고 막 동네방네 얘기하는 거야. 여러분 이것 좀 보세요 문빠들이 또 가짜뉴스를~~ 막 반격해. 그럼 오히려 이 반격 덕분에 같은 편 사람들도 알게 된다고. 그리고 반격 당하고 있으니까 괜히 재반격에 합세하고 그런다니까.
그니까 그냥 누군가 가짜뉴스를 주장했는데 그 효과가 미미하고 이러면 같은 편끼리 그냥 모른 척 할 수 있거든. 근데 상대편이 굳이 그걸 찝어내서 조리돌림하기 시작하면 여기서부턴 진영논리가 작동해서 같이 그걸 막지 않으면 안 되게 된다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 거지. 가만히 있으면 그냥 다 같이 가짜뉴스 되는 거고, 그렇다고 자기편한테 ‘너 왜 가짜뉴스 퍼뜨리고 그래! 가만히 있어’ 그러면 별 효과도 없이(이런 움직임은 공격하는 쪽이 무시) 내분만 되고… 결국 같은 편돼서 떠드는 것밖에 방법이 없게 됨. 그럼 이제 나 같은 놈들은 그냥 웃고 있는 거지.
뭐 그냥 생각나는대로 쓰다보니까 여까지 왔네… 그니까 누가 어느 편이고 무슨 주장을 해서 사람들한테 예쁨을 받고, 이거 사실 난 관심도 없거든. 근데 더 재밌어보이는 거는, 포퓰리즘에 반대하는 포퓰리즘, 가짜뉴스에 대항하는 가짜뉴스, 세대론-진영논리에 대항하는 세대론-진영논리… 이런 거라는 얘기. 맥모닝 먹으면서 써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