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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내로남불

피장파장의 오류

2022년 11월 17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은 방송에서 빈곤 포르노 얘기를 하는데, 상대편에 앉으신 분이 얘기를 한다. 이재명 장경태도 다 빈곤포르노 하지 않았느냐! 자기들부터 스스로 비판하는 게 맞다! 내가 그래서 그랬다. 민주당도 당연히 자유롭지 않다, 다만 자기가 왕년에 가난했다고 말하는 거랑은 다른 문제다… 그 분은 여전히 말했다. 선거 때 민주당도 어려운 사람들과 사진 찍고 하지 않았느냐!

시간이 없어서 이 다음 얘기를 못했는데, 그니까 민주당이 자유롭지 않다고 말한 거 아닙니까. 근데 진짜 아껴둔 말. ‘너나 잘해’라는 그 논법을 할 말이 없으면 다들 즐겨들 쓰는데, 그게 논리적 오류의 한 종류라는 거. 피장파장의 오류라고 있다. 다만 이 얘기로 가면 상대는 정말 할 말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냥 아껴둔다.

정치에서 가장 고약한 게 바로 이 피장파장의 오류이다. 뭘 바꾸자고 하면 넌 그 주장을 할 자격이 없다고 되받아치면서, 실제로는 아무도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현상 유지라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래왔다. 이 피장파장의 오류를 한 바퀴 꼬면 내로남불타령이 된다. 이 관계에 대해서는 몇 개월 전에 한겨레 기자가 칼럼을 쓴 일이 있는 기억인데, 찾아보긴 귀찮다.

아무튼 앞서 글에서도 썼듯, 이 빈곤포르노라는 용어를 쓴 사람과 세력을 욕하기 위해 이것도 포르노겠네? 너네는 참사포르노네? 이것도 관광포르노겠네? 정우성은 포르노배우겠네? 이 지랄 하는 것이야말로 대표적인 반지성주의적 행태이다. 그 책에 한 사례로 소개 되어도 하나 이상할 것이 없이 자연스럽다. 문빠더러 반지성주의 어쩌구 했지? 나도 내로남불 타령 한 번 해보자. 너나 잘하세요!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내로남불, 빈곤포르노, 피장파장의 오류

이게 무슨 조국 정권인가

2022년 4월 15일 by 이상한 모자

내가 계속 말하는데, 조전장관님 사건 때는 물러나셔야 된다는 입장이었다. 글도 쓰고 떠들기도 했다. 채널A사건 때는 석열왕이 후니횽을 감싸기 해서는 안 된다고 쓰고 떠들었다. 그때도 제보자X니 더블민주당 민모 변호사와의 연결고리 이런 것도 팟캐스트 등에서 다 얘기했다. 여기에다가도 쓰고. 또 석열왕 정치 참여, 하지 말라고 그랬다. 추윤갈등 때는 이 상황 방치하지 말고 대통령이 둘다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결책이 뭔지에 대해서, 어디까지나 나름대로 고민을 한 거였다.

하여간 이러다가 정권도 바뀌었는데 아직도 조국 얘기를 하고 있다. 입시비리 얘기만 나오면 제2의 조국이라고 하고, 똑같이 수사하라고 하고, 조전장관님도 그새 그걸 못참고 압수수색 하라고 쓰고… 뭐지 자폭개그인가?

40년지기가 했다는 일이 비슷한 범주에 있는 건 사실이다. 나는 검찰이 됐든 누가 하든 하여간 수사를 해야한다고 본다. 그러나 수사를 할 것인가란 관점으로 봤을 때 조국처럼 해라! 라고 하려면 이 사람은 법무부 장관 후보자여야 한다. 수사기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러니까 후니횽이 이런 일 했다고 하면 그게 제2의 조국이 되는 거지. 물론 후니횽은 다른 면에서 석열왕의 조국이다. 이 얘긴 또 나중에 하기로 하고.

조국처럼 해라~~ 라고 하는 분들이 하고 싶은 말은 결국 조국은 억울하고 우리의 검찰반대는 정당하다는 거다. 좀 더 시간을 앞으로 돌려보면 보수언론과 보수정치는 문통이 집권하자마자 내로남불론을 외치며 공격했는데, 이게 본질적으로는 마찬가지다. 문정권에 대한 내로남불론이라는 거는 이명박근혜에 대해선 너네가 문제라며 탄핵까지 해놓고는 왜 걔네랑 똑같은 일을 하느냐는 거거든. 물론 그런 소리 들을만한 대목이 없지는 않았지. 하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자타칭 보수들이 주장한 내로남불 비판의 숱한 사례들은 따져보면 로맨스도 불륜도 아니었던 경우가 허다했다. 야 또 내가 이렇게 썼다고 염병하지 마라. 내로남불이 아니어도 잘못은 잘못일 수 있고 비판할 수 있다. 내가 얘기하는 거는 굳이 ‘내로남불’이라고 말해야만 되는 그 정치에 대한 거다. 그 내로남불 타령이 조국과 윤미향(이것도 할 말 많은데 다음에 하자)을 거치면서 조국윤미향내로남불이라는 보수의 염불이 돼버린 것이다.

조국처럼 수사해라~~가 윤석열 정권판 내로남불 타령이라고 보면, 이것 역시도 5년 내내 계속될 것이다. 검찰 수사의 피해자인 낮의 조국과 내로남불의 아이콘인 밤의 조국이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서로를 손가락질 할 것이다. 어느 한쪽은 낮의 조국이고 다른 한 편은 밤의 조국인 게 아니다. “조국처럼 수사해라~~”라는 거는 그 수사 대상, 그러니까 지금 같으면 40년지기가 조국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고 시작하는 거 아니냐. 조국과 눈물 많은 강욱이횽은 이 논리를 통해 역설적이게도 낮의 조국을 복권하고자 하는 거고. 그니까 같은 편 안에서도 낮의 조국과 밤의 조국이 막 바뀌는 거야. 사실 상관없거든. 검찰 반대가 핵심이니깐. 서로를 반대하기 위해 조국 타령하는 이걸 5년을 더 하는 거지. 그런 점에서 보면 조국 정권이 10년이 이어지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내로남불, 조국

뭐하러 쓰고 떠드냐

2021년 6월 28일 by 이상한 모자

너무나 허무한 삶이다. 예를 들어 이대남 보수화 이런 거를 보자. 이대남이 보수화됐다, 그러면 여기서 말하는 보수화란 뭐고 근거는 뭔지, 그게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뭔지, 부정적 영향이라면 이걸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는지… 이런 걸 논해야 될 거 아니냐.

근데 매번 이런 식… 이대남 보수화 딱 얘기하면 한쪽에서 이대남들 하여튼 ㅉㅉㅉ 이러고, 이걸 실제로 당했는지 어쨌는지 모르는 이대남들 일부가 사전적 대응에 나서 왜 우리를 마녀사냥 합니까!! 막 이러고… 무조건 근거가 잘못됐다 그러고… 실제로 문제 해결이나 뭐 그런 거에는 관심이 없는 거지. 누가 욕을 먹는 거냐, 이것만 얘기하고… 그 와중에 젠더갈등 싸우지 말고 차카게 살자 이런 기회주의자 나오고… 있는 갈등을 어떻게 하루 아침에 없는 걸로 치나?

사람들이 요즘 하는 얘기들 보면 정말 내가 이상해졌나 싶은 생각이… 얼마 전에 유치원생들이 어느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고 싶다고 허락을 받고 싶다는 방을 써붙여서 주민들이 스티커 투표하는 얘길 봤거든. 근데 그 밑에 달린 댓글들이…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관리비 내서 유지보수하는데 아무나 쓰게 할 순 없는 거 아니냐…

또 이런 예도 있어. 부자는 벌금 더 내게 하자는 얘기 있잖아. 이재명-윤희숙 논쟁 같은 거. 그 얘기를 하는데 어떤 사람이 그랬다는 거야.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봐주자는 거냐… 부자 벌금 더 매겨야=가난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덜 매기는 효과=봐주자는 것… 이렇게 생각한다는 거거든? 더 나아가면, 가난하니 봐주자는 건 감성팔이고 선동이다 이거지. 내가 그래도 얼마 전까진 이런 선동에 속아도 주고 넘어가주고 했는데 진보들 하는 거 보니까 지들은 챙길 거 다 챙기고… 안 되겠더라는 거야.

처음 하는 얘기가 아니고, 다 옛날에 한 얘기야. 아래는 2018년 6월달에 쓴 글의 일부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2020년이나 2022년에 보수정치가 다시 부활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번 지방선거와 앞서 언급한 2008년 이후 흐름의 유사성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변화보다는 요동치는 대중의 원한감정(ressentiment)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발견된다. 즉, 최근의 급격한 변화는 구조가 아니라 사건이 주도한 것이란 얘기다.

이 지면에서도 수차례 지적했듯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어떤 가치나 노선의 관철이라기보다는 기만적 행위를 지속하는 비정상적 권력을 하루빨리 제거하려는 욕망의 실현에 가까운 사건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앞서 글에서 지적했듯 이 사건의 영향 속에서 치러졌다. 따라서 앞서의 사례처럼 이후에 어떤 사건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유권자의 지향은 손바닥 뒤집듯 바뀔 수 있다.

물론 하기에 따라서는 현재의 구도가 구조적 차원으로 고정될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문재인 정권이 역대 그 어떤 정권보다도 성공적 마무리를 할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현재의 여당이 10년 이상 장기집권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세대를 넘는 장기집권은 사실상의 독재체제가 구축되거나 현실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정치가 해결하는데 지속적으로 성공해야 가능하다. 전자는 바람직하지 않고 후자는 집권세력이 지속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 있어야 하는데 양당 중심 대통령제 기반의 구조에선 이것이 쉽지 않다.

만일 정권교체가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라면 그때 대안으로 각인될 세력이 어떤 내용을 갖추고 있는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정치권 인사들이 말하는대로 보수정치가 혁신에 성공하고 전열을 정비해 ‘합리적 보수’라는 새로운 노선을 갖고 대안 세력으로 떠오른다면 최악의 결과는 아닐 것이다.

현재의 정치권에 있어서 가장 무서운 결과는 서구의 경우처럼 대중의 원한감정이 극우화된 형태로 돌출되는 것이다. ‘공정성’을 요구하는 대중의 목소리에서 이 길로 이어질지 모르는 단서를 찾을 수 있다. 공정성에 대한 갈망은 민주주의와 시장논리의 결합이라는 근대 사회의 원리로 볼 때 자연스러운 것이다.

문제는 이 갈망이 좌절될 때 사람들이 무엇을 요구하느냐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본 것은 사람들은 불공정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평등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약육강식의 질서를 강화하는 시장원리의 확대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실질적 평등을 요구하는 길은 가능하지 않다는 인식을 내면화한 상황에선 스스로 강자가 되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방식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 같은 ‘요구’도 결국은 정치의 효과인 셈이다.

서구의 경우 이런 요구가 소수자 및 난민으로부터의 분리 시도를 통한 정상성 회복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요즘 말하는 극우포퓰리즘이다. 인터넷이 세계만물을 통합하는 시대상 속에서 우리도 자유롭지 않다. 이걸 바람직한 미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안을 자처하는 정치는 태평성대 속에서도 파국을 준비하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실질적 평등의 달성이 가능하다는 사회적 신뢰가 만들어져야 하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들 역시 마련돼야 한다. 대안적 정치는 이런 조건을 스스로 만드는 속에서만 가능할 수 있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6685

사실 이런 얘기, 계속 했었지. 아래는 2019년 3월달에 쓴 글의 일부이다.

최근의 자유한국당은 별다른 비전도 보여주지 못하고 극단적 행태로 일관하고 있는데도 지지율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이 덕에 국정농단 정국 이전의 양당구도는 거의 복원됐다. 이것은 대중이 자유한국당의 극단적 행태에 단순히 호응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만 보기 어렵다. 어차피 손해를 감수하는 개혁이 어렵고 또 안 될 거라면 차라리 각자도생을 선택하는 게 이득이라는 판단이 작용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유럽에서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주변화 된 경로와 거의 일치한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9136

이 글들 뿐만이 아니고 이 시기 정치에 대해 쓴 거의 모든 글에 이 얘기가 들어가 있다. 심지어 이때 한겨레 이재훈 님이라는 분과 디스팩트라는 팟캐스트 했거든? 거기서도 맨날 한 얘기가 이거였어. 나만 했느냐, 아니지. 대학 졸업도 안 했는데 나만 한 얘기겠니? 석박사 하신 분들도 다 하던 얘기고 난 그냥 따라한 것 뿐이다.

여러분이 절대로 믿지 말아야 될 표현이 있습니다. 단군이래 최초라든지 어쩌구 저쩌구 한 최초의 세대라든지 하여간 뭔가를 놓고 아주 새로운 현상이라든지 세대라든지 이런 얘기는 일단 걸러라. 그런 거 없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똑같은 일이 변주되는 것에 불과하다.

근데 이런 얘기 해봐야 다들 자기들 좋을대로만 듣고 말하거든. 누구 남 욕하는 근거인줄이나 알고… 왜 얘만 욕하고 얘는 욕 안 하냐 이런 얘기나 하고… 그러니 쓰고 떠들어봐야 다 소용이 없다 이거야.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각자도생, 내로남불, 이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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