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장파장의 오류
오늘은 방송에서 빈곤 포르노 얘기를 하는데, 상대편에 앉으신 분이 얘기를 한다. 이재명 장경태도 다 빈곤포르노 하지 않았느냐! 자기들부터 스스로 비판하는 게 맞다! 내가 그래서 그랬다. 민주당도 당연히 자유롭지 않다, 다만 자기가 왕년에 가난했다고 말하는 거랑은 다른 문제다… 그 분은 여전히 말했다. 선거 때 민주당도 어려운 사람들과 사진 찍고 하지 않았느냐!
시간이 없어서 이 다음 얘기를 못했는데, 그니까 민주당이 자유롭지 않다고 말한 거 아닙니까. 근데 진짜 아껴둔 말. ‘너나 잘해’라는 그 논법을 할 말이 없으면 다들 즐겨들 쓰는데, 그게 논리적 오류의 한 종류라는 거. 피장파장의 오류라고 있다. 다만 이 얘기로 가면 상대는 정말 할 말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냥 아껴둔다.
정치에서 가장 고약한 게 바로 이 피장파장의 오류이다. 뭘 바꾸자고 하면 넌 그 주장을 할 자격이 없다고 되받아치면서, 실제로는 아무도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현상 유지라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래왔다. 이 피장파장의 오류를 한 바퀴 꼬면 내로남불타령이 된다. 이 관계에 대해서는 몇 개월 전에 한겨레 기자가 칼럼을 쓴 일이 있는 기억인데, 찾아보긴 귀찮다.
아무튼 앞서 글에서도 썼듯, 이 빈곤포르노라는 용어를 쓴 사람과 세력을 욕하기 위해 이것도 포르노겠네? 너네는 참사포르노네? 이것도 관광포르노겠네? 정우성은 포르노배우겠네? 이 지랄 하는 것이야말로 대표적인 반지성주의적 행태이다. 그 책에 한 사례로 소개 되어도 하나 이상할 것이 없이 자연스럽다. 문빠더러 반지성주의 어쩌구 했지? 나도 내로남불 타령 한 번 해보자. 너나 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