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사퇴 어떻게 된 거냐… 어제부터 이 얘기를 하는데, 어제 마주친 모 보수인사하고 얘기를 하면서 그랬다. 조선일보가 참 큰 일 했습니다… 신문 안 보는 사람들은 체감을 못할텐데, 가령 방송에서도 이렇게 말하는 보수정당에 소속된 분들이 있는 거다.
[김재섭]
일단 당연히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가장 컸다고 생각이 됩니다. 지난주에 저희가 서울에서 6석밖에는 찾아오지 못한다라는 언론보도가 나온 이후에 급속도로 당내에 쇄신의 분위기가 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 밖에 당에 대한 여러 가지 비판적인 언론들의 사설들도 쏟아져나왔고요. 그러는 가운데서 지도부의 거취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야기가 나왔거든요. 지금 현재 지도체제로는 차기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패배의식 같은 것들이 짙어지는 상황에서 김기현 대표가 어떤 거취 결정을 할지에 대한 관심이 초미의 관심사가 됐는데 마침 장제원 의원이 그 물꼬를 트는 바람에 바로 그에 이은 이른바 김장연대의 김인 김기현 대표가 사퇴까지 바로 나아갈 수밖에 없지 않았나 그런 여러 가지 압박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대통령이 순방 전에 두 사람에게 신호를 보냈다, 이런 언론 일부의 보도도 있던데요. 이런 가능성도 생각하고 계십니까?
[김재섭]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대통령께서도 조선일보에서 나왔던 그 6석 기사를 봤다, 이런 풍문들이 전해지고 있고요. 그렇다고 그러면 우리가 강서구청장 선거 이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느냐라는 데 대해서는 이런 변화가 있었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그 가운데서 예를 들면 김기현 지도체제에서 당의 지지율이 조금이라도 반등을 한다든지 아니면 당이 조금 더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혁신위도 좌초가 됐고요. 지도부가 혁신위 안을 하나도 못 받는 모양새가 되다 보니까 혁신도 아니고 지도체제 변화도 없이 계속 지지율은 빠지는 상황에 내년 총선까지 어두운 그런 상황 속에서 저는 김기현 대표에 대해서 대통령도 모종의 우려 사항을 전달했을 거라고 보입니다.
https://www.ytn.co.kr/_ln/0101_202312132216358529
그러니까 이후 논할 모든 상황은 조선일보 [단독] 이후 당 내외의 여론이 심각하게 악화된 시점 이후 얘기다. 오늘은 사퇴 전후 정황을 가장 자세히 전한 한겨레 기사가 많이 인용이 됐는데, 이런 내용이다.
여권 핵심 인사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1일 김 대표에게 ‘당 대표직은 유지하되, 총선 불출마를 해달라’는 대통령실의 메시지가 전해졌다고 한다. 그날 윤석열 대통령이 3박5일간의 네덜란드 국빈방문을 위해 출국하기 전이었다. ‘총선 불출마’는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요구한 ‘당 지도부·친윤·중진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에 부합하는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를 거부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실의 제안과 정반대로 ‘당 대표직을 포기하고, 지역구에 총선 출마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이를 전해들은 윤 대통령은 격노한 상태에서 출국길에 올랐다는 게 여권 인사들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그날 오후 2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의 혁신안을 보고받고 “저를 비롯한 우리 당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로 민생과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김 대표가 대표직은 유지한 채 적정 시점에 불출마를 선언하겠다는 의미’라는 풀이가 나왔으나, 실제 김 대표의 뜻은 그 반대였던 것이다.
(…)
그날 낮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은 김 대표에게 ‘2차 설득’을 시도했다. 장 의원은 김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지역구 불출마를 설득했으나 김 대표는 역시 거부했다. 이에 장 의원은 저녁 8시22분 페이스북에 “이제 잠시 멈추려 합니다”라고 불출마를 시사하는 글을 올리고, 이튿날인 12일 오전 10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김 대표에게 불출마를 압박하는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장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12일부터 이틀동안 서울 모처에 머물며 주변에 거취와 관련해 의견을 구했다. 김 대표의 ‘숙고’ 모드가 길어지는 동안, 당에서는 김 대표 사퇴 요구가 공개적으로 쏟아졌다.
(…)
같은 날 대통령실과 친윤계에서도 ‘비상대책위로 전환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며 김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수용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120314.html
윤희석씨는 ‘격노’의 시점이 맞지 않는다는 등의 근거를 들어 이 내용을 부정했다.
▷김태현 : 이런 내용입니다. 당초에 대통령실에서 김기현 대표에게 당대표직은 유지하되 총선 불출마를 해달라 이게 혁신안이랑 비슷한 거잖아요. 이런 대통령실의 메시지가 전해졌는데 김기현 대표가 그 제안과는 반대로 당대표직 포기하고 지역구 총선 출마하겠다 이렇게 답변해서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한 상태에서 출국길에 올랐고, 장제원 의원이 본인 불출마 선언을 하기 전날 김기현 대표에게 전화해서 그 대통령실의 제안을 받으라 이렇게 얘기했는데 김기현 대표가 거부해서 그다음 날 장제원 의원이 전격적으로 먼저 불출마 선언을 했다 뭐 이런 얘기들이 지금 한겨레신문에 실렸거든요.
▶윤희석 : 제가 확인할 수는 없지만 그러한 구도가 아니고요. 월요일에 대통령께서 네덜란드에 출발하는 그 상황에서도, 공항에서도 만약에 그런 분위기였다면 김기현 대표가 공항 환송에 나가서 그럴 수가 없지요. 대통령이 부탁했다는 얘기는 있잖아요. “용기 있는 희생을 해달라.”.
▷김태현 : 네, 그런 얘기가 보도가 됐지요.
▶윤희석 : 그 상황까지만 보더라도 지금 한겨레 보도는 일단 그 시점부터 잘못된 보도 같은데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당대표 사퇴하는 데 대해서 용산의 적극적인 개입은 없었다 이런 취지이십니까?
▶윤희석 : 용산이 개입하고 이런 차원으로 자꾸 생각을 하시는데요. 이 상황을 보세요, 그러면 김 대표가 왜 고민을 했을까요? 만약에 그런 구도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는 거잖아요.
▷김태현 :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용산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적극적인 의사를 전달했으면 그전에 이미 결단했을 거다?
▶윤희석 : 그렇지요. 만약에 그런 구도로 진행이 됐다면 그러면 고민할 필요가 없는 거잖아요. 전격적으로 뭔가 다 결정이 되고 그런 시대를 우리가 옛날에 겪었으니까. 그런데 그게 아니었지 않습니까? 그건 억측이라고 봅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김기현 대표의 자발적인 선택은 맞으나 일종의 밀려서 한 느낌이 있는 거지요?
▶윤희석 : 분위기가 그렇게 갔지요. 당내에서도 초선의원들 중심으로 김기현 대표 체제를 계속 가야 한다는 의견에 대한 어떤 여러 가지 기사들도 나오고 하는 분위기. 그러고 결정적으로 저희 내부보고서가 뭐 서울에서 6개 된다 이런 보도가 주말 사이에 있었잖아요. 그게 상당히 분위기를 많이 좌우한 느낌이 들어요.
▷김태현 : 그래요?
▶윤희석 : 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461650
그 와중에도 꺠알같이 조선일보 보도가 핵심이었다는 얘기를 하는데, 근데 ‘격노의 시점’의 문제라고 한다면 동아일보 보도를 통해 보완할 수 있다. 동아일보는 이렇게 썼다.
여권은 11일 최고위원회의 이후 공식 당무를 중단하고 거취를 숙고해온 김 대표가 대표직을 끝내 내려놓은 건 윤 대통령의 의중이 깔렸다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이 8일 김 대표, 인 위원장과 함께한 자리에서 “인 위원장이 당 혁신의 50%를 성공했으니 미진한 부분은 당이 잘 반영해 완성하면 100%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도 인 위원장의 ‘희생’ 혁신안에 힘을 실은 것이라고 여권 관계자는 말했다.
그럼에도 김 대표가 혁신위 종료 날인 11일 불출마 선언 등 구체적인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장 의원만 선제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다는 보고를 네덜란드행 비행기에서 받은 뒤 윤 대통령이 격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대표직 사퇴로 몰렸다는 것이다. 애초 김 대표가 먼저 불출마를 선언하면 장 의원이 따라 나서는 모습을 만들려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한 여권 인사는 “윤 대통령이 11일 네덜란드 순방을 떠나기 전 김 대표와 장 의원에게 희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김 대표가 응답하지 않자 장 의원이 먼저 응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231214/122618391/1
당과 함께 100% 해라 라는 메시지에 의미 부여를 하는 건 동아일보-채널A가 특히 강하게 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시고. 이 구절을 보면 윤통의 격노 시점은 ‘장제원만 불출마’가 된 이후 비행기 안에서다. 이 설명으로 보완하면 한겨레 보도가 큰 줄기에서는 크로스체크가 될 수 있는 것. 김기현씨가 ‘대표직 유지-지역구 불출마’가 아니라 ‘대표직 사퇴-지역구 출마’를 원했다는 건 TV조선도 비슷한 취지로 보도했다.
[기자]
김기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에 출마하는 대신 당 대표직에선 물러나는 방안을 검토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스케줄이 꼬인 측면이 있습니다. 곧바로 대표직 사퇴 요구가 이어졌고, 일부 초선 의원들이 대표직 사수로 맞서면서 내홍으로도 번졌죠. 당내 민심이 돌아서면서 서둘러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앵커]
원래는 사퇴하고 울산 출마는 강행하겠다는 것이었는데 결국 타이밍을 놓쳤고 밀려서 사퇴하는 모양새가 됐군요.
[기자]
여권에선 그런 분위기가 많습니다. 장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당 대표가 지역구 출마를 고집하는 건 맞지 않다는 거죠.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김기현 체제’로 총선을 치르는 것이 대세였던 당내 기류가 급반전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입니다.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3/12/13/2023121390152.html
자, 이 정도면 윤통은 조선일보 쇼크 이후 ‘김기현 장제원 불출마 및 김기현 체제 유지’를 원했고, 김기현은 대표직을 사퇴하더라도 당장 불출마는 거부한다는 구도에서 결국 사태가 벌어진 거라는 추론을 할 수 있다. 그러면 여기서 궁금한 게 김기현은 왜 불출마를 거부한 걸까? 한겨레 분석처럼 단지 5선 욕심일까? 여기서는 이준석의 말을 들어보자.
◎ 이준석 > 생각해 보십시오. 이게 우리가 조선사에 보면은 왕이 쫓겨나가지고 군자 달고 있는 분들 있잖아요.
◎ 진행자 > 연산군 광해군.
◎ 이준석 > 대통령에 비유하는 게 아니라 그런 분들을 쫓아낼 때 보통 쫓아내고 그 다음에 나중에 죽이기까지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 순차적인 겁니다. 김기현 대표 입장에서는 그래 내가 그럼 불출마를 하면 당대표를 유지하냐 아니면 또 나중에 때리겠죠. 반대로 당대표를 그만두면 그러면 울산 출마하게 놔두냐. 아니죠. 나중에 또 쫓아가서 때리겠죠. 그게 자연스러운 그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실은 선택처럼 보이지만 선택이 아닌 걸 던져준 거였겠죠.
◎ 진행자 > 불출마 요구 자체에 모든 게 다 담겨 있었다.
◎ 이준석 > 그렇죠.
http://imbbs.imbc.com/view.mbc?list_id=7224544&bid=focus03
불출마를 받게 되더라도 결국 어느 시점에는 대표직도 지킬 수 없게 될 것이다, 출마는 쥐고 있는 게 오히려 낫다 이런 계산법이었던 거 아니겠느냐… 이런 얘기다. 뒤집어 말하면 김기현씨도 그만큼 뿌리가 약하고 언제든 용산이 바람 후~ 불면 날아갈 수 있으니 뭐라도 붙들고 있었던 거라고 볼 수 있지.
이러니 조선일보가 큰일 했다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전까지 방송가에서 많이들 언급했던 다음 두 주장에 대해 평을 한 번 해보시오.
1) 인박사 뒤에 윤심이 있는데 김기현 장제원이 항전을 하고 버티면서 윤통의 여당 장악력에 문제가 생겨 힘이 다 빠져버렸다.
2) 김기현이 김건희 특검을 볼모로 잡고 윤통을 압박하며 사실상 반기를 들며 당의 실질적 주인이 되고 있다.
타짜에 보면 아귀가 그런 말을 한다. 그 시방 대가리 치는 호구가 맨 노다지라 글드만? 근데 거 내가 힘 한 번 주면 말짱 설사여~ 제가 자꾸 말씀드리잖어요. 대통령이 힘 한 번 주면 담장이고 지붕이고 다 날아가는데 뭔 항전을 하고 압박을 하겠습니까. 그런 말씀 다시 한 번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