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뭘 주장하면 걔가 뭘 반대하는지를 먼저 파악해봐라
나는 빼고… 왜냐면 나는 다 반대하잖아. 난 다 싫어. 다 안 해. 난 나만 좋아. 명심하시오. 나한테 뭐 잘해주고 친해지려고 하는 거, 그런 거 다 소용없어. 나는 병든 개 입니다. 병든 개한테 밥 주다가 물리는 수가 있음.
여까지만 하고. 아무튼 윤석열 씨의 자유민주주의 타령에 대하여 얼마 전 어떤 분이 말씀을 주셨는데, 그게 비자유주의적(illiberal) 민주주의 그 얘기 아니냐 라고 하셨다. 물론 그럴 수 있다. 문정권이 검찰 문제에 대해 한 일과 그걸 지지하는 대중적 에너지에는 그게 분명히 있지. 윤석열이 경험한 것은 바로 그 전형일 수 있음. 그러니… 여기서 정답은 잘 모르겠으니 더 지켜봅시다… 이지만 나루호도군! 이럴 때는 발상을 역전시켜봐! 정치라는 맥락에서, 윤석열 씨가 하자고 하는 게 아닌, 무엇을 하지 말자고 하는 것인가…!
가령 이런 인식.
‘자유’에 대한 다른 해석도 있다. 윤 전 총장의 다른 측근은 “‘자유민주주의’는 민주당 주류인 586 운동권 세력의 ‘민중민주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윤석열표 화두'”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다수결 민주주의’를 앞세워 개인의 자유를 훼손하면서까지 밀어붙인 입법·개혁 과제들이 많았다”며 “자유민주주의 가치 아래 국민을 포용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63016100000314
자, 그러니까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로서의 행태의 본질은 586 운동권의 민중민주주의에 있다는 거다. 민중민주주의를 하지 말자는 거지. 그럼 민중민주주의가 뭔데? 솔직히 그런 개념이 뭐 어디있냐? 코뮌테른-스탈린-북한-NLPDR 이거잖아. 이거 외에는 없잖아. NLPDR에서 민중민주주의는 그 자체로 어떤 완결된 체제를 말하는 게 아니고 목표 달성을 전제한 단계론의 한 단계일 뿐이야. ‘민주당 주류인 586 운동권’이라고 했으니까 이 ‘목표’는 북한이다 이거겠지. 그럼 이게 잘해봐야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라는 포장지로 감싼 반공주의지 뭔가?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자고 하지 않습니까아!”…란 서사의 본질도 이거야. 주간조선의 2018년 기사를 첨부한다.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002495100008&ctcd=C03
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사회민주주의, 인민민주주의라고 분류해 놓은 게 좀 웃기지. 근데 의외로 중간에 쟁점정리를 나름 했어. 21세기 포퓰리즘과 반공주의를 뒤섞어 ‘반대하자’고 하는 논리가 정확히 드러나지.
그러면, 이건 한국인들의 한계인가? 사회주의-전체주의의 성립과 자유선거에서의 트럼프 당선을 동일선에 놓는 서구인들도 차이는 있어도 마찬가지 착시를 갖고 있다고 본다. 명확한 한계를 가진 시선으로 레닌이나 트로츠키 전기 같은 거 쓰는 거. 현실사회주의를 반대해야 하니 시장원리주의를, 또는 시장원리주의를 반대해야 하니 현실사회주의를 지지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 두 흐름은 본질적으로 동전의 앞뒷면 아닌가? 나는 다 싫다 이거야. 나는 병든 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