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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박지원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2021년 9월 13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아침에 방송을 하는데 진행자가 물었다. 조성은씨 이 발언 어떻게 생각하냐? 내가 뭐라뭐라 답을 하니 진행자는 “조성은과 박지원의 회동 사실을 안 이상 뉴스버스도 보도하지 않았을 수 없었을 것”이란 취지의 얘길 했다. 정리하면…

1) 조성은이 “9월2일이라는 날짜는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거나 제가 배려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거든요”라고 했다.
2) ???
3) 그러나 뉴스버스는 조성은과 박지원의 회동 사실을 안 이상 자체적으로 보도 시점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당연하다.

여기서 2)에 들어갈 자연스러운 말은 뭘까? “조성은의 말은 조성은과 박지원이 뉴스버스에 특정 보도 날짜를 요구했음을 증명한다”일 것이다. 근데 사전에 그렇게 짠 일도 없고 3)을 진행자가 뭐라고 말할지 난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얘기하지 않았다. 그냥 생각대로 했다. 그래서 내가 한 얘기는 이렇다.

1) 조성은의 발언은 박지원과 논의해 특정 보도 날짜를 뉴스버스에 요구했으나 거부됐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2) 하지만 인터뷰 답변 전체 맥락을 고려할 때 “박지원과 논의하거나 특정 보도 날짜를 뉴스버스에 요구한 일이 없다”는 말을 하려던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3) 정확히 하려면 조성은 씨나 SBS(편집을 했으니까 무슨 판단으로 했는지)의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

말을 하면서도, 다들 못 알아들을 거라고 생각했다. 조성은 씨는 말주변이 없는지 입장문이라고 올린 것도 그렇고 아침 라디오 나와서 말하는 것도 그렇고 막 횡설수설하고 있는데, 저 설명을 하려고 시도하는 거라고 본다.

아무튼 저렇게만 얘기하고 끝낸 건 아니고, 이어지는 대화에서 백보 양보해서 보도 시점을 음모론적으로 해석한다고 해도 뒤늦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조작할 순 없다고 했고, 국정원장이면 처신을 신중하게 해야지 정치권 인사들 함부로 만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이미 사람들이 A는 이렇게 말할 거고 B는 이렇게 말할 거다란 선입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A나 B가 아닌 말을 해야 한다는 게 매우 힘들다. 그 말을 해서 양쪽에서 욕먹고 이런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말 자체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에 계속 실패한다. 운명이려니 하기엔 가혹하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박지원, 윤석열, 조성은

샛길 만들기

2021년 9월 11일 by 이상한 모자

어제 아침 방송에서부터 한 얘긴데 어제 돌아가는 꼴을 보니 역시 국힘과 윤전총장이 어떻게 대응할지 대략 견적이 나오는 것 같다.

2020년 4월 3일과 8일에 손검사로부터 김웅씨에 전달된 고발장을 편의성 고발장A와 고발장B라고 하자. 지금 언론의 접근은 실제 고발로 이어진 고발장B가 전달된 손검사-김웅-제보자-???-정점식-조변호사-고발… 이라는 루트를 정확하게 하면 고발 사주 의혹이 성립하고 같은 개념을 고발장A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면 고발장A가 실제 고발에 쓰이지 않더라고 ‘윤석열이 배후에 있는 고발사주’라는 의혹이 성립한다.

그러면 국힘 입장에선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이냐. 고발장A와 고발장B의 분리가 필요하다. 그러면 이런 루트가 되는 것이다.

고발장A: 손검사-김웅-제보자-전달자A
고발장B: 전달자B-정점식-조변호사-고발

언론은 전달자A와 전달자B를 같은 존재로 본다. 하지만 이걸 분리한다면 이런 대응이 될 것이다.

그제 어제 제보자의 주장을 보면 자신이 받은 자료는 당에 넘긴 바가 없다고 했다. 이 주장을 확대 해석하면 일단 전달자A는 존재하지 않는 게 된다. 따라서 고발장A는 손검사-김웅 관계 속에서만 존재하는 물건이 되는 것이다. “손검사와 김웅이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렇게 가는 거다. 고발장B에 대해서는 전달자B가 새로 등장하면 된다. 전달자B가 검찰이 아니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당이 그냥 고발한 것이다… 그것은 일상적 정치활동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제보자가 김웅으로부터 전달받은 여러 자료 중 고발장B의 원본으로 보이는 문서(고발장B-1), 그리고 정점식씨가 조변호사에게 넘겼다는 고발장 초안(고발장B-2), 그리고 실제 고발에 사용된 고발장(고발장B-3)이 거의 같다는 것이다. 이걸 설명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볼 때는 안 똑같다고 우기는 것이 답이다. 고발장B-1과 B-2, B-3는 다르다! 이게 똑같이 보이세요? 내가 볼 때는 아닌데, 전혀 아닌데… 참 신기하네 어떻게 이게 똑같다고 하시는지…

그러면서 이제 박지원 만난 거 수상하다, 공수처 불법 압수수색 수상하다, 이상하지 않느냐, 막 이러는 거지.

말이 나왔으니, 박지원은 뭡니까? 박지원 연관설은 김웅씨가 제보자 얘기를 기자들에게 떠들고 다닐 때부터 이미 소문이 파다했다. 의심은 과장되어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국정원장이 됐으면 처신을 똑바로 하셔야지. 동네 장삼이사들 다 만나고… 가짜 수산업자는 무엇이며… 정치인 출신을 국정원장으로 쓰지 말아야 한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고발사주, 박지원,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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