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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신변잡기

싸늘하다

2022년 5월 23일 by 이상한 모자

방송인으로 먹고 살다 보니까 이 즈음 되면 느껴지는 싸늘한 기운 같은 게 있다. 뭔가 논의가 시작됐구나… 그러면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데, 거기엔 내가 뭘 더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생각도 있다. 이쪽에선 이런 이유로 난리치고, 저쪽에선 저런 이유로 물어뜯고… 그러나, 그런 생각은 그냥 잠시 하는 거고 모두에게는 커녕 한쪽으로부터 사랑 받는 것도 포기한지 오래다. 어차피 요즘에는 종편에 안 나가면 방송인으로 얼굴을 알릴 수 없다. 그런 삶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이런 생각을 할 때에는 과거부터 최근까지 쓴 글들을 다시 돌아보곤 한데. 그렇게까지 틀린 말 쓴 것은 없다. 그러면 되었다. 세상살이는 맞는 말 하는 걸로 다 되지 않는다. 정치인들이 기꺼이 바보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보라서가 아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맞는 말 하는 것밖에 못하는 놈도 필요하다. 물론 그 ‘맞는 말’이 세상 다른 사람들도 인정할 수 있는 내용이냐는 것은 별개다. 나는 지금 어떤 태도로 세상을 살아가느냐를 말하는 거다.

요즘 너무 어깨에 힘이 들어갔거나, 이를 아득바득 가는 방송인들이 더러 있다. 맞말만 하고 살려면 이는 언제든 평생 갈아야 한다. 이를 하도 갈아서 그런지 요즘 두통이 더 심하다. 지난 주에는 거의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방송을 한 경우도 몇 번 있었다. 하여간 멀지 않은 느낑이다.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평론가

로드바이크를 상전으로 모셔야 되냐?

2022년 5월 9일 by 이상한 모자

요즘 날도 좋고 해서 일부러 시간내서 자전거를 타러 나가는데, 로드 타는 사람 중 일부의, 별 유난을 다 떨고 한강을 다 전세낸 듯이 구는 태도를 보면 국가가 나서서 로드 자전거를 전량 압수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게 될 정도이다.

어린이날인가 휴일에도 자전거를 타러 한강에 나갔는데 사람이 무진장 많았다. 축제 분위기였다. 자전거와 사람이 뒤엉켜 아주 엉망이었다. 그런 장소에서 중무장한 로드바이크 마니아들이 고속질주를 한다. 뭐 하는 것까진 좋은데 막 투덜댄다.

한강 자전거 길이라는 게, 중앙선을 기준으로 상행 하행이 나눠지게 되는데, 예를 들어 내가 상행으로 가는데 앞에 가는 자전거 추월을 시도한다 치자. 그래야 될 때가 있잖아. 그러면 중앙선에 붙어서 추월하게 될 거 아니냐. 근데 반대쪽인 하행으로 내려오는 자전거가 있잖아. 그럼 추월하면서 그들과 부딪치지 않게 타이밍과 속도를 조절해야겠지. 그런데 또 마침 하행에서도 추월을 시도하는 자전거가 있잖아? 그럼 중앙선에서 부딪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조심해야된다 이거다.

근데 로드자전거라는 거는 한강 상태가 어떻든 고속주행을 안 하면 큰일이 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무슨 예측을 할 수가 없지. 내가 상행에서 추월을 시도하려는데 갑자기 하행에서 로드자전거 떼가 나타나더니 막 추월을 하면서 내려오면서 소리를 지르는 거야. 물론 안전 문제가 있으니까 경고 하려는 거는 이해할 수 있어. 근데 그 소리를 지르는 내용이 “야!!!!!!” 막 이렇다니까. 여보쇼 여기가 경륜 경기장도 아니고 남녀노소 별의별 사람들이 다 나와있는데 꼭 그렇게까지 해야돼? 속도는 저기 멀리 가서 즐기면 되잖아. 어차피 외곽으로 가면 마니아들만 있을 거 아니냐. 여의도, 마포 이런데서 그것도 휴일에 왜…

근데 여기까지는 그냥 그랬나보다 한다고. 열 받아서 여기다가 한탄을 할 것까진 없지. 페달 굴리느라 흥분한 상태에서 찰나의 순간에 대응을 하려면 뭐 그럴수도 있다 이렇게, 자전거인으로서, 이렇게 이해를 할 수도 있어요.

근데 오늘 말이다. 내가 자전거를 타고 동네 골목길을 지나고 있었어. 골목길에 커브가 있어서 틀었다고. 근데 마침 로드 두 대가 오고 있었던 거야. 중무장들 하시고.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아이 씨” 그러더라고. 둘 다 빨리 달리고 있던 것도 아니야. 골목길에서 빨라봐야 얼마나 빨리 달리겠어. 근데 왜 아이씨야? 뭐 어떡하라고? 깜빡이라도 켰어야 되냐? 내가 고라니냐?

이 아이씨를 내가 별 것도 아닌 상황에서 특히 로드 탄 사람들한테 몇 차례나 들었다 이거다. 그러면 내가 아무리 편견을 안 가지려고 해도 경험적인 어떤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지. 앞으로도 절대 자전거 옷을 입거나 고글을 쓰지 않을 것이며 지가 무슨 자전거의 신인양 자전거 대선배인양 구는 로드는 끝까지 추적하여 복수할 것이다.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자전거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매력

2022년 4월 28일 by 이상한 모자

최근의 한심한 뉴스들에 대해선 방송에서 충분히 계속 얘기했고 또 얘기해고 있으니 여기다 따로 적을 말이 없다. 지난 주인가 그 전 주인가, 더블민주당에서 오신 분에게 이걸 이렇게 아무 준비도 없이 막무가내로 하는 이유가 뭐냐고 막 다그쳤는데, 그 분이 개혁에는 늘 고통이 따르고, 손해가 되더라도 꼭 해야만 하며, 하여간 다 약속했던 대로 완성하는 것이다, 지금 아니면 안 된다… 막 그랬단 말이다. 그래서 그렇게 좋은 거면 석열왕이 거부권 행사해도 여론의 지지를 드엥 업고 3분의 2 모아갖고 국회에서 통과시키면 될 거 아니냐… 막 반론하고 그랬는데… 이번 주에는 우리가 조급했던 건 인정한다, 그렇지만… 어쩌구 저쩌구 이러더라. 자기들이 지금까지 검수완박이라고 해놓고 검수완박 아닌데 왜 검수완박이라고 기사를 쓰냐며 막 부들부들 하는데 뭘 더 얘기하냐.

하여간. 이런 한심한 뉴스들 얘기하면서 틈틈히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집에 앉아서는 호라이즌을, 돌아다니면서는 13기병방위권에 매진하여 결국 모든 것을 끝내버렸다. 둘 모두 포스트 아포칼립스 뭐 그런 건데, 공유하는 논리도 있고 완전히 다른 맥락도 있고 한 점이 특이하다.

13기병방위권은 뭐 어쩌구 저쩌구 복잡한 스토리지만,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인가란 모티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임은 어쩔 수 없이 쇼와시대에 포인트를 맞추는데, 그게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있다. 물론 안보투쟁 직후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똑같을 거라고 보지만…

호라이즌도 마찬가지로 다시 시작한다는 게 중요한다, 여긴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강제로 그렇게 돼버린 것에 가깝다. 기술의존으로 망한 문명이 모처럼 다시 시작됐지만 기술로부터 촉발된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없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 또 기술에 의존해야 하는…

두 게임 모두 복잡한 얘기를 여러가지 할 수 있겠는데, 하여간 우리는 많은 것들을 정당화하기 위해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러니까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어떤 경우에는 ‘복원’이라고 여겨지기도 하고 동시에 ‘청산’이 되기도 하는, 뭐 그런 거다. 그러니까 개혁이라는 것들을 떠받치는 상당 부분의 논리도 그렇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어떤 의미에선 ‘다시 시작’하는 것에 대한 뭔가라는 생각도 드는데, 하여간 그런 개념은 실제로 실현 불가능하다는 뭐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스토리였다.

횡설수설식 메모로 이렇게 끝내는 이유는 인터넷 게임 잡지에 글을 쓰라는 전화를 어제 받아서… 소재를 적어 놓긴 해야겠는데 여기다 다 써버릴 순 없는 거 아니겠나. 어차피 멋대로 아무 얘기나 적는 공간, 여러분의 너른 양해를 바라며…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13기병방위권,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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