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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신변잡기

하수구 역류

2022년 12월 15일 by 이상한 모자

어쩐지 느낌이 안 좋았다. 저녁 약속을 마치고 귀가해보니 화장실에 뻘건 오수가 역류해 차오른 흔적이 있다. 구토를 할 때 느낄 수 있는, 그런 오물의 신내가 진동을 한다. 끓는 물, 뜨거운 물 좀 뿌리고 사진 찍고 영상 찍는… 이유가 없는 하나마나한 일을 하면서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다.

3년 전, 2년 전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 저~ 윗집에서부터 쓴 물에 포함되어있는 음식물이나 기름 찌꺼기들이 오수가 최종 배출되는 배관에 차곡차곡 쌓여 1층으로 역류하는 거다. 1층 사는 건 죄다. 절대 1층에 살지 말것. 절대, 절대 다시는 1층에 살지 말 것… 2014년에 부동산 업자가 맨 처음 보여줬던 2층의 그 집에 들어갔어야 했던 건데…

당시 업체를 불러 고압세척을 했다. 하수구 저 깊은 곳에 퇴적돼있던 굳은 기름덩이들이 음식물 찌꺼기… 특히 김장을 한 흔적들과 함께 쏟아져 나왔다. 그 고약한 냄새를 기억하는데, 다시 맡게 되었다. 업자들은 몸에 고프로를 달고 작업을 했다. 뭐든지 찍어 파는 유튜브의 시대다. 구독자 수 23만명인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렸더라. 지금까지 그러니까 2년간 조회수 161만회를 기록하였다. 그들이 올린 수많은 동영상 중에서도 탑5 안에 들만한 성적이다. 그들은 최근 유튜브 성과가 좀 더디다고 생각하였는지 우리 집 화장실 영상을 쇼츠로도 만들어 업로드했다. 한 달도 안돼 조회수 233만회를 기록하였다. 그들이 업로드한 9개의 쇼츠 영상 중 1등이다. 2위 188만회, 3위 17만회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독보적인 성적이다. 수익 배분을 요구해야 하나?

이들을 다시 불러야 한다니 기가 막힌다. 2년마다 불러야 하는 것인가? 정 방법이 없으면 화장실 배수구를 폐쇄하고 샤워와 세면을 포기하는 게 답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그러면 1층으로 역류할 오수는 2층으로 대신 넘칠 것이다. 어차피 인생사 다들 그렇게 살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왜 이런 것에까지 신경을 쓰고 고민하며 살아야 하는가… 하수구에 대해 왜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가… 내가 잘못한 게 도대체 무엇인가… 모르겠다. 뉴스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난 끝났다.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하수구 역류, 화장실

님이 SNS하는 거랑 제가 블로그 하는 거랑

2022년 12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SNS를 안 쓴다. 확인도 안 한다. 저번에 누가 트위터로 DM을 보낸 걸 오랜 시간 후에 확인하고 답을 썼다. 다시 답이 왔는지 보러 들어갔는데 누가 멘션을 보낸 거였다. 뭐지 하고 봤는데, 이 블로그에 쓴 글은 결론이 허무해 도움이 안 된다 이런 평가를 보내 놓은 거였다. 내가 이 분은 그럼 얼마나 평소에 사회에 빛과 소금이 되는 말씀을 하고 사시는지 들어가봤다. 트위터에다가 얼마나 인생에 도움이 되는 말씀을 쓰시는지… … … 그럴리가 있겠냐. 도움이 안 되면 보질 말든지 굳이 왜 멘션을 보내서 시비를 거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는 사람들이다.

여기다가 왜 쓰냐! 답답하고 열받아서 쓰는 거야!! 님들이 SNS에 개소리 적는 거나 비슷해요. 단지 팔로어니 친구니 좋아요니 댓글이니 신경쓰기 싫어서 SNS를 안 쓰는 것 뿐이지… 님들에게 도움이 되라고 쓰는 데가 아니에요. 여기가 무슨 빵 진열대인줄 알어? 이 빵은 맛이 없다는 둥 하는? 여기는 쓰레기통이야. 도움을 구하고 싶으면 차라리 신문을 봐라. 어차피 여기 있는 얘기 다 신문에 있다. 그게 아니라 특별히 저한테 관심이 있는 거면 책을 사보세요. 관심도 없고 안 사보겠지만…

신세한탄 하는 김에… 쓰레기 같은 얘기 더 씀. 게임 한글패치 카페에 글 올라오는 거 보는데 누가 PSP용 영웅전설3 한글화에 도전하겠다고 하더라고. 영웅전설3…! 전형적인 예수님 스토리지. 마지막에 눈물이 납니다… 하얀마녀 게르드… 어쩌면 그렇게 야사시이 할 수 있나요 이 세계가 무엇을 해주었다고 엉엉…

팔콤의 전성기에 나온 이 시리즈는 감미로운 음악을 함께 들으며 플레이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원판은 PC98용이다. PC98용을 돌리면 MIDI음을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영웅전설3의 경우 DOS로 컨버전해 국내 정발이 될 때 MIDI음을 다시 WAV따위로 녹음해서 출시를 했었다. 용량이 상당히 뻥튀기되지만 어차피 CD로 내면 상관없지. 근데 그때는 막 인터넷 중흥기에 들어온 때라… 불법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용량을 너무 잡아먹는 음악파일을 날려버린 이른바 ‘립버전’을 업로더들이 대거 유통시킨 것이었다. 지금 인터넷상에서 구할 수 있는 도스판 영웅전설3는 대개 이 버전이다. 그래서 음악이 안 나온다… 윈도우용으로 리메이크돼서 나온 신영웅전설3를 플레이 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그 방법은 일단 제쳐놓고…

구판 영웅전설3를 닌텐도 스위치에서 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레트로아크가 도스박스와 네코프로젝트 코어를 모두 지원하니 DOS판, PC98판 모두 상관없다. 문제는 한쪽은 음악이 없고 한글만 있고, 다른 한쪽은 음악은 있지만 한글이 없다는 거다. 만일 DOS판에서 대사파일을 추출해서 PC98판에다가 집어넣을 수 있다면 어떨까? 음악과 한글이 모두 제대로 나오는 PC98용 영웅전설3를 즐길 수 있겠지.

(쓰고 난 다음에 수정. 쓰면서 착각했는데, 실제로 하려던 건 PC98판에 있을 음악 파일을 DOS판에다가 넣어보는 거였다. DOS판 대사 파일을 PC98판에 넣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PC98은 폰트 문제가 복잡할 거 같아서 우선 반대부터 시도해보려고 한 것. 쓰고 나서 생각이 났네요. 큰 상관은 없지만…)

양쪽 버전을 구성하는 파일을 비교해보면 열 몇개의 DAT 확장자 파일로 돼있어서 리스트가 비슷하다. 그냥 복사 붙여넣기 해도 작동할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느낌만 그렇지 실제 되지는 않고… 그렇다면 DAT 파일을 뜯어가지고 이리 저리 분리 합체시켜 다시 리팩하면 될 거 같은데… 이 파일을 뜯을 수 있는 툴이 있는지를 써치해보았으나 너무 옛날 게임이라 그런지 찾을 수 없었다. 신영웅전설4나 궤적 시리즈 파일 뜯는 툴은 있는데…

요즘 인터넷 게임커뮤니티 가면 이제 내 나이대 게이머들은 ‘틀딱’소리 듣는다. 택틱스 오거 리본은 재밌을까 해서 가보니 다들 틀딱게임이라고 하더라. 재밌기만 하구만… 재녹음한 BGM도 가슴이 웅장해져 좋고… 뭐 이건 다음에 또 떠들기로 하고, 여튼 더 열심히 연구하면 뭔가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PSP판 패치가 나오기를 기다려보기로 했다는 말씀.

추운데 건강 조심하시고… 보일러 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영웅전설3

최고의 에뮬머신 닌텐도 스위치 2

2022년 12월 10일 by 이상한 모자

안 되냐? 니넨 축구 얘기 하잖아. 난 대신 게임 얘기 한다니까? 알겠냐? 아무튼, 전에 쓴 글에 이어서… 자 그렇다면 이러한 꿈의 에뮬머신은 어떻게 완성되는가! 일단 개념 정리 전에, 나는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 서비스 가입자이다. 내돈내산 스위치와 내부 프로그램을 변조하는 것은 닌텐도와의 규약 위반은 될지 모르나 남에게 피해를 안 준다면 큰 문제 없다고 알고 있다. 이 점을 분명히 하면서…

개념을 정리해보자. 닌텐도가 제공하는 에뮬레이터도 결국은 어떤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스위치의 커스텀펌인 atmosphere는 layeredFS 기능을 제공한다. 가령 설치된 프로그램이 A, B, C, D라는 파일로 구성돼있다고 할 때 프로그램을 직접 변조하지 않더라도 D를 변조한 D’에 해당하는 파일을 atmosphere의 contents/타이틀id 폴더에 넣어두기만 하면 프로그램이 A, B, C, D’를 읽어오도록 할 수 있다는 거다. 이 D’에다가 한글패치된 파일을 집어 넣는 게 그동안 스위치 비공식 한글패치의 적용 방식이었다.

그렇다면, 닌텐도가 제공하는 에뮬레이터에 대해서도 롬파일 등의 정보를 담고 있는 부분을 마치 한글패치를 적용하는 것처럼 다른 롬파일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임의로 별개의 게임롬을 구동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바로 이 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핵심은 롬파일, 타이틀 목록과 실제 롬 파일의 매칭 정보가 들어있는 파일, 각 타이틀의 구체적 메타 정보를 담고 있는 파일을 내가 커스터마이징한 파일로 대체하는 것이다. 에뮬레이터를 뜯어보면 수정이 매우 용이하게 작성돼있다. 그냥 줄줄이 쓰면 되게 돼있어. 눈이 좀 아프지만… 다만 커버이미지 등은 XTX.Z 확장자를 달고 있는데 Z확장자는 Zip 에서 사용하는 zlib을 적용했다는 거고 XTX는 얘들이 쓰는 그래픽 포맷이다. 추출 프로그램 등으로 불러올 수 있다. 이걸 바꾸면 나만의 커버 아트를 넣을 수 있는 거지. 완벽해.

근데 이 모든 과정이 귀찮잖아… 게임 하나 넣자고 이 삽질을 다 해야? 덕중덕은 양덕이다 라는 말이 있지. 이걸 대충 알아서 해주는 프로그램을 어떤 양덕이 개발하였다 이것이다. DarkAkuma라는, 이름만 딱 봐도… 아무튼 이 양반이 CaVE Database Manager라는 프로그램을 자기 블로그에 공개해놨다. 이걸 이용하면 앞서의 복잡한 과정을 좀 부실하긴 하지만 GUI를 활용해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좀 더 설명을 하자면… 닌텐도가 자체 개발한 에뮬레이터에는 그들다운 코드네임이 붙어 있다. SFC에뮬레이터는 Canoe, FC는 KachiKachi이다. 아마 들어본 분도 있을텐데, 슈퍼패미컴 미니, 패미컴 미니에 들어가있는 에뮬레이터를 좀 고친 거다. 여튼. CaVE Database Manager는 여기에 닌텐도64 에뮬레이터인 hovercraft, MD/제네시스 에뮬레이터에 더해 공개되지 않은 게임보이 에뮬레이터인 hiyoko, GBA 에뮬레이터인 sloop의 관리/적용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각 에뮬레이터의 대체파일들을 만들고, 앞서 atmosphere의 기능을 이용해서 적용한다면 나만의 콜렉션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Canoe와 KachiKachi의 경우 자기들이 제공한 롬을 돌리는 것만이 목적이므로, 호환성의 폭은 상대적으로 좁다. 그 중에서도 Canoe가 좀 그런데, 롬을 그냥 넣으면 안되고 DarkAkuma가 제공하는 툴로 컨버팅을 한 후에 넣어야 한다. 심지어 슈패미니용과 스위치용을 구분돼있다. 그러나 이걸로도 안 돌아가는 게임이 있다. 가령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는 안 돌아간다. 원본 카트리지가 Canoe가 지원하지 않는 영역의 마스크롬-메모리맵을 사용하기 때문으로 추측. 근데 덕중덕은 뭐다? 양덕이다… 특정롬에 영문패치를 한 경우 양덕들이 만들어 놓은 패치를 추가 적용하면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도 스위치의 Canoe에서 돌릴 수 있다. 다만 한글패치롬으로는 안 된다. 특히 이 게임의 한글패치는 임의로 롬확장을 한 거여서 안 된다. 성검전설3의 경우는 원본롬은 돌아가지만 한글패치 적용 롬은 글자가 깨진다. 이런 게임들은 어쩔 수 없이 레트로아크에서 돌리는 걸로 만족해야 한다.

KachiKachi도 아쉬움이 있는데 가령 일본판 캐슬바니아3인 악마성전설이다. 악마성전설 카트리지에는 보다 화려한 음향효과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특수칩이 들어가있다. 근데 캐슬바니아3에는 이 특수칩이 없다. 그래서 음악 딱 들으면 차이가 느껴진다. 악마성전설은 채널이 8개고 캐슬바니아3는 원래 패미컴사양인 5개다. 관심있으면 함 들어봐라.

이게 악마성전설의 Beginning (36분55초)
https://youtu.be/KqyoTvZ5cOE?t=2215

이게 캐슬바니아3의 Beginning
https://youtu.be/78706bv98S8

그런데 KachiKachi는 이 특수칩을 에뮬레이션 할 마음은 없는지, 악마성전설을 돌리면 뻗어버린다. 캐슬바니아3는 돌아간다. 레트로아크로 돌리시고… 몇 가지 안 되는 경우를 써놨지만 대부분은 작동한다. 그리고 SFC복각 패드는 스위치용 KachiKachi에서도 Canoe와 동일하게 인식한다. 최고다!

그담에 나머지 떠들만한 게… sloop 포함 나머지 에뮬레이터와, 여기엔 해당 안 되지만 CaVE Database Manager가 제공하는 Zebra엔진을 적용한 새턴 게임 에뮬레이션인데… 이건 나중에 또 얘기해보자.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고전 게임, 닌텐도, 닌텐도 스위치, 에뮬레이터, 에뮬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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